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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다시 민주주의를 외치다!

지난주 4일 부산에 갔습니다. 부산의 한 병원에 아버지를 모시고 갈 일이 있었는데, 내친 김에 부산의 촛불집회 분위기를 보고 싶었습니다. 아버지를 먼저 보내드리고, 서면 주디스태화 빌딩 앞으로 가봤습니다. 이곳에서 저녁 7시 촛불문화제가 예정돼 있었습니다. 오후 5시30분쯤, 집회가 시작되려면 아직 한 시간 반이나 남았지만 행사를 위한 연단 가설 및 앰프설치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그 인근 지하도 앞에는 한 소녀가 직접 만든 팻말을 들고 1인시위를 하고 있었습니다. 팻말에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와 7조, 21조와 34조가 빼곡히 적혀 있었습니다. 다가가서 왜 1인시위를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다른 주장도 하고 싶은 게 많지만, 무엇보다도 기본을 말하고 싶습니다.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며, ..

광우병 미국소는 과연 가해자인가

촛불집회가 날마다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른바 ‘광우병’을 뛰어넘어, 이명박 정부 비판이나, 정권의 집회 시위 폭력 진압 규탄으로 나아간 측면도 큽니다만, 여전히 핵심은 광우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 미국산 쇠고기입니다. 광우병 소는 우리를 공격할 의사가 있을까? 요즘 이런 ‘광우병’ 국면을 보면서 저는 조금 의심을 품게 됐습니다. 미국 소가 과연 가해자인가? 미국소가 미쳤다는데 과연 맞는가? 우리 지부에서 ‘우리 집은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반대합니다.’는 펼침막을 무료로 나눠주는 운동을 펼치면서 더욱 그런 생각이 커졌습니다. 저희가 나눠 드리는 펼침막을 보면, 바다 건너 미국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가 공격하는 품으로 배를 타고 옵니다. 주부는 장바구니를 든 채 진땀만 흘립니다. 저는 핵심..

민주주의가 진전되면 항쟁은 잊혀진다?

‘예언자는 고향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말씀을 예수께서 하셨다고 성경에 기록돼 있습니다. 제게는 이 말이, 어름하게 아는 사람(=고향 사람)들에게는 제대로 된 값어치(=예언자)가 인정받지 못한다는 뜻으로 들립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진전시키는 데 버팀돌 디딤돌 노릇을 했던 80년 5월 광주 항쟁을 진지하게 다룬 책들도 환영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뜻도 있고 가치도 퍽이나 있는 이런 책들은 어째서 잘 팔리지 않을까요? 민주주의가 진전되면 민주 항쟁의 역사는 잊혀진다?지난달, 생애 처음으로 ‘5월 광주’를 찾았을 때 황풍년 편집국장이 있는 전라도닷컴 사무실을 들렀습니다. 들어가 커피 한 잔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사무실 뒷벽 책장을 보니 한 가지 책이 수 백 권 꽂혀 있었습니다. 왜..

촛불집회가 끝난 뒷자리에 가봤더니...

어제(5일) 경남 창원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렸습니다. 그동안 창원과 진주에서 따로 집회가 열려왔으나 어제는 진주에서 경상대와 진주교대 학생들이 창원집회에 합류해 제법 많은 사람이 모였습니다. 아마 1000명은 족히 넘어 보였습니다. 서울과 달리 지역에서는 경찰이 전혀 시위대의 행진을 막지 않습니다. 아마도 청와대와 같은 주요 시설물이 지역에는 없을 뿐 아니라, 대부분의 경찰력이 서울에 차출돼 가 있는 상태여서 막을 여력이 없을 지도 모릅니다. 또한 서울 외 지역에서까지 경찰과 시위대간 충돌이 생긴다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올지도 모릅니다. 공권력이 무력화하는 사태 말입니다. 그렇게 되면 경찰로 시위를 막을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서게 되고, 이 경우 정권은 계엄령과 함께 군 병력 투입을 고민하거나 퇴진하는 ..

생생한 역사기록물을 올려주십시오

08년 전국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촛불집회는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후퇴한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항쟁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이는 87년 6월항쟁에 버금가는 촛불항쟁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항쟁에 참여한 여러분이 곧 역사이며, 여러분이 외치는 구호와 손팻말, 펼침막 등 각종 시위용품이 곧 역사의 기록물입니다. 이 기록물을 여러분이 직접 남겨주십시오. 이 자료는 모두에게 공유될 것이며, 이후 설립될 민주화운동기록관에 전달할 것입니다. ○ 자료 올리기 : '08년 촛불항쟁 역사자료실'(http://cafe.daum.net/chotbul)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시작된 촛불집회가 대운하와 공공부문 사영화 등 이명박 정부의 총제적인 정책에 대한 항쟁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민들은 경찰의 폭력진..

노동조합의 민주주의와 신흥재벌의 민주주의

지금 마산에서는 진해에 있는 stx조선 공장의 수정만 유치를 놓고 한창 말썽이 많습니다. 이 말썽의 장본인은, 황철곤 그리고 황철곤이 시장으로 있는 마산시입니다. 거리에는 갖가지 관변단체들이 “사랑해요 stx! 어서 와요 stx!!" 따위 몸 팔아 밥 벌어 먹는 구호를 난리스럽게 붙여놓고 있습니다. 반면 지역 주민들 가운데 일부는 숫자로 보면 소수이기는 하지만, 그야말로 아주 완강하게 황철곤이 시장으로 있는 마산시의 stx 유치를 반대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는 바로 생존 자체, 여태 살아왔던 그대로 앞으로도 살고 싶다는 것입니다. 주민 무시 행정의 배후에는 신흥 재벌이 있다? 마산시장 황철곤은, 지난 4월까지 시장 자리를 걸고 반드시 stx 유치를 이룩하겠노라고, 제가 보..

'존재'를 배반하지 않는 일상은 없을까?

하루하루 일상을 지내다보면 제 존재를 배반하는 상황에 놓일 때가 어쩌다 있습니다. 그러면 황당한 느낌을 들게 마련입니다. 물론 중요하고 결정적인 그런 국면은 아닙니다. 일상이지요. 1. 요즘 들어 지부에서 물품 발송을 자주 하다보니 택배 직원이 사무실을 자주 드나들게 됐습니다. 며칠 전 이 사람이 무엇 물어볼 일이 있었는지 “사장님!” 하고 저를 불렀습니다.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술집이나 밥집에서도 듣는 소리입니다. 그런 데서는 내가 노동자인줄 모르니까 그냥 대충 부르는 것이야, 여겼습니다. 그러면서도 어쩌다 한 번씩은, ‘저는 노동잔데요.’ 대꾸를 하기도 합니다. 이 날은 느낌이 좀 야릇했습니다. 저는 노조 지부에서 지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맞서는 조직인데, 택배 직원이 제가 노조 ..

진주의 유명 식당에서 본 전두환

경남 진주에 가면 제일식당이라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해장국·육회비빔밥집이 있습니다. 저도 취재차 진주에 갔다가 하룻밤을 자고 올 경우 아침에는 꼭 이 집에 가서 해장국을 먹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처제가 아들을 낳아 문병 겸 축하를 위해 진주에 다녀왔습니다. 자연스럽게 제 손위인 둘째·세째 동서 부부, 그리고 우리 부부가 함께 모이게 되었습니다. 저녁에는 우리 동서들 중 가장 부자(?)인 둘째 동서 형님네 집에서 돼지고기를 구워먹고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지리산 흑돼지라는데, 비계 끝부분 껍데기까지 붙어있었습니다. 쫀득쫀득하게 맛있더군요.이렇게 마치 펜션처럼 아름다운 형님네 집에서 자고 다음날 아침 예의 그 제일식당의 해장국을 먹으러 갔습니다. 저는 돈에 대한 욕심은 별로 없는데, 이런 집은 정말 살아보고 싶..

광우병 반대 펼침막을 달게 하는 힘은?

이른바 ‘광우병’ 국면을 맞아 우리 지부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펼침막 보내기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5월 20일 시작했으니 내일로 보름째가 됩니다. 열흘 남짓한 짧은 기간이지만 이 일을 하면서 느낀 바가 적지 않습니다. (제작 단가가 4000원이지만) 한두 장씩 신청하시면 배송료 3000원만 받고 공짜로 드리겠고, 10장 이상 필요하다면 장당 3000원씩 쳐서 보내드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레째부터는 하루 400장 정도 나가는, 폭발적이라 할만한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전국에서 골고루 30~40대 주부가 주로 신청 전국 각지에서 골고루 신청이 들어왔습니다. 상대적으로 서울이 적었고 경기도 신도시 쪽이 많았습니다. 전라도 지역은 물론이고 제주도에서도 신청이 들어왔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경..

펼침막 보내기 운동을 해 봤더니

깜짝 놀랐습니다. 반응이 생각보다 아주 뜨거웠습니다. 저희 지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펼침막 보내기 운동을 시작한 때가 5월 20일인데 31일 현재 발송된 분량이 2100장 남짓이니까 하루에 170장 꼴로 나간 셈입니다. 정부가 우리를 얕잡아보고 마구 추진한 데에 근본 원인이 있지만, 그래도 독자 여러분의 경남도민일보에 대한 관심 또는 기대가 없다면 저희 반대 펼침막 보내기 운동이 이토록 뜨거운 호응을 받을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고마운 호응을 마주하면서, 저희 보내기 운동이 무슨 뜻이 있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저희가 보내드린 펼침막의 숫자가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2000장이라야 전국 가정집을 1000만개로 줄잡아도 0.02%밖에 안 되기 때문입니다. 동해 바닷물에 보태어진, 물 한 방울..

낡은 것만 빌려주겠다는 선관위

처음엔 무슨 농담인 줄 알았다 진짭니다. 저는 처음에는 농담하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제가 “무거운 것 말고 가벼운 것으로 빌려주십시오.” 했더니 담당 직원이 “그렇게는 안 되는데요.” 그랬을 때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예?” 했습니다. 담당 직원은 “가벼운 새 기표대는 (우리가) 공직 선거에 써야 하니까 빌려드릴 수 없습니다.”라고, 정색을 하고 말했습니다. 그제야 저도 얼굴에서 웃음기를 걷어내고는, “빌려가도 곧바로 돌려드리니까 (공직 선거에) 충분히 쓸 수 있잖아요?” 물었습니다. 담당 직원은 말을 이었습니다. “(빌려갔다가) 갖고 올 때 보면 어디가 망가져 있거나 부품이 빠져 있는 때가 많아서요.” 저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야 받을 때 제대로 챙김으..

딱 걸렸네, 보도방의 도우미 공급 현장

경남 창원의 최대 유흥가인 상남상업지역에서 하루저녁에 이뤄지는 성매매가 무려 1만 건에 달한 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돼 지역사회에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경남여성회 부설 창원여성인권상담소(소장 최갑순)가 작년 4월부터 창원 상남 상업지구에 대한 현장조사를 해 분석한 자료(표본을 통해 전체를 추정 판단)를 통해 발표한 게 계기가 됐었죠. 당시 경남여성회는 '창원 상남 상업지구 안에서 성매매가 일어날 수 있는 관련 업소는 600여 개, 업소마다 5~6명의 성매매 여성이 활동한다고 전제할 때 여성 한 명당 하루 평균 3~4건의 성매매가 이루어진다'며 하루 1만여 회의 성매매가 가능하다고 추정했습니다. 이런 발표가 언론에 보도되자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경남지회 창원시지부는 즉각 반박자료를 내고 "하루에 유흥업..

불복종 표시로 집집마다 조기를 달자

경남 창원에서 열린 촛불집회 이모저모 29일 저녁 경남 창원의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 현장에서 한 시민이 발언대에 나왔다. 그는 "집집마다 태극기를 조기로 내걸어 시민불복종 의지를 표현하자"고 제안했다. "촛불만으로는 절대 이명박 대통령을 집에 보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제가 제안을 하나 하겠습니다. 촛불집회에 나오시지 못하는 모든 국민들이 집집마다 태극기를 내걸면서 깃봉에서 한 뼘씩 내려 달거나, 검은 천을 태극기와 함께 걸어 이명박 정권에 대한 불복종 의사를 표현합시다.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자기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조기를 게양합시다." 여기 저기서 "옳소"하는 소리가 나왔다. "제 말씀에 동의하시는 분들, 오늘 당장 집에 가면 조기를 거실 분들은 촛불을 높이 들어주십시오." ..

1박2일 경주 가족여행, 이렇게 했습니다

지난 주말(24·25일)에는 가족들과 1박2일로 경주 문화유산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광우병 위험 쇠고기 문제로 긴박한 상황에서 한가롭게 가족여행이나 다닌다고 핀잔을 주실 분도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3년 전 홀로 되신 아버지와 연 2회 정도는 여행을 가기로 한 가족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이해해주시겠죠? 금강산이나 개성 관광도 생각해봤지만 여의치 않은데다, 아버지의 여행취향이 경치 구경보다는 역사유적을 좋아하셔서 경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형제자매들도 대부분 초등 또는 중학교 때 수학여행 말고는 경주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우리가족의 네이버 카페(http://cafe.naver.com/kjw1732)에 공지했더니 너도 나도 동참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처음엔 우리..

가본 곳 2008.05.30

아파트 베란다에 활짝 핀 패랭이

요즘 거리나 고속도 휴게소 등에 변종 원예용 패랭이꽃이 참 많더군요. 예쁘긴 하지만 토종이 아니어서인지 우리나라 꽃이란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카네이션 아류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패랭이꽃은 제가 어릴 때 고향 냇가와 개울 방천에 지천으로 피어있던 꽃이었습니다. 그래서 몇 살 때인지는 모르지만 제가 아주 어린 시절, 생후 처음으로 '참 예쁜 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해줬던 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꽃을 보면 고향 방천과 어린 시절이 떠오릅니다. 2005년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오랜 병원생활 끝에 마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숨을 거두셨는데, 그 병원 가는 길에도 갖가지 꽃과 풀이 많았습니다. 그 길을 오가던 중 이 패랭이꽃을 발견했습니다. 살짝 뽑아와서 저희 집 베란다 화분에 심었습니다. 과연 살아날까 걱..

진보정당이여, '자발적 왕따'가 되라

기자·공무원보다 못한 진보정당 윤리규정 지난 99년 가 막 창간했을 때의 이야기다. 우리가 '언론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촌지와 향응·선물을 거부한다고 공개적으로 떠들었더니, 기존의 신문·방송사 기자들이 적잖이 불편했던 모양이다. 당시 햇병아리였던 공채 1·2기 기자들은 곳곳에서 노골적인 '왕따'를 당했다. 그 중에서도 당시 창원지방법원 기자실은 문서로 '결의문'까지 만들어 우리 기자를 공식적으로 왕따시켰다. 이를테면 '도민일보 기자는 기자실 차원의 회식이나 오찬간담회에도 끼워주지 않겠다'는 따위의 유치한 내용이었다. 당시 법원 출입기자들이 친필로 연대서명까지 한 그 문서를 나는 아직도 '증거물'로 보관하고 있다. 다른 기자실에서도 여러가지 방식으로 왕따를 당했다. 일부 시·군 중에는 도민일보 기자의 출입..

지역신문 관련 책 두 권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 상세보기 김주완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지역신문 기자의 고민과 삶을 담은 책. 20여 년간 지역신문기자로 살아온 저자가 지역신문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기자생활을 하면서 겪은 일들을 풀어낸다. 이를 통해 서로 비슷한 고민을 가진 지역신문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촌지, 살롱이 되어버린 기자실, 왜곡보도, 선거보도 등 대한민국 언론의 잘못된 취재관행을 비판한다. 기사를 엿으로 바꿔 먹다뇨 상세보기 박주현 지음 | 인물과사상사 펴냄 팔리지 않는 지방신문의 비밀? 17년 넘게 지역언론에 종사하면서 현직 기자부터 논설위원에, 시민편집국장까지 역임한 저자가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본 지역과 언론에 대한 세밀한 보고서 『기사..

경주에서 발견한 박정희 송덕비

저도 대학 땐 적잖이 데모도 해봤지만, 한총련과 그 이전의 전대협이 내놓는 유인물이나 대자보에서 유난히 거부감을 느꼈던 게 있습니다. '000 의장님께서 연행되셨습니다'는 따위의 어처구니 없는 존대어 때문이었습니다. 대외적으로 발표되는 성명서 같은 데서 '~님께서 ~되셨습니다'는 식의 표현을 쓰는 건 말이 안 됩니다. 더구나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다수 국민이 대통령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는 게 상식이고, 전대협이나 한총련 의장 또한 그 조직을 구성하는 학생 대중의 대표 심부름꾼일 뿐 대중보다 높은 사람은 아닙니다. 저는 한총련이나 전대협이 그런 표현을 쓰는 것 자체가 스스로 북한 추종주의를 드러내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위원장께서 교시하시었습니다' 따위의 표현을 쓰기 때문이..

KBS 김금수 이사장 사퇴, 이건 아니다

KBS 사장과 한국언론재단 일부 이사들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노골적인 사퇴 압력이 가관이다. 이들 언론 유관기관이나 단체 뿐 아니라, 정부투자기관이나 각종 위원회도 마찬가지다. 법규에 의해 엄연히 임기와 신분이 보장된 사람들을 정권과 코드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쫓아내려는 것은 월권이며 횡포다. 권력의 이런 횡포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문제는 사퇴 압력에 대응하는 기관·단체장이나 위원들의 태도다. 한 부류는 사퇴 압력에 쉽게 굴복하거나 아예 자발적으로 사표를 던지고 떠났다. 또 한 부류는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소신을 바꾸면서까지 알아서 기는 사람들이다. 마지막으로 정권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직분과 소신에 충실한 부류도 있다. 물론 이 세 가지 부류의 경계가 뚜렷한 것도 아니고, 딱히 이 속에 포함..

광주서 먹은 생고기의 잊을 수 없는 맛

제가 맛집 관련 포스팅을 자주 하니까 "저 놈은 돈 벌어서 다 먹어치우나?"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좀 그렇습니다. 다 먹어치우진 않지만, 그래도 맛있는 거 사먹는 데는 크게 아끼지 않는 편입니다. 다 잘 먹고 잘 사는 게 목적이지 않습니까? 이게 제 삶의 원칙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제 돈을 들이지 않고 정말 맛있는 쇠고기를 먹었습니다. 지난 5월 17일 광주에서 '지공사(지역현대사를 공부하는 사람들)' 첫 모임이 있었습니다. 모임을 마친 후 전남대 최정기 교수께서 맛있는 집을 안내하셨는데, 광주에서 쇠고기 구이와 생고기로 유명한 '유명회관'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약 5년 전 광주에서 소생고기를 먹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어느 식당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맛있게..

맛집 기행 2008.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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