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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형 작가/대한민국에서 즐겁고 재미있게 사는 여성들 6

제6화. 한영미, 언니네텃밭은 어떻게 성공했을까

대한민국에서 재미있고 즐겁게 사는 여성들 제6화. 한영미, 토종민들레 포자되어 1990년대 여대생 K가 농활을 갔다. 그 마을에서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한 여성이 자살했다. 동네에서는 전후 사정을 잘 알았다. 장례를 치르고 나서 곧 동네 아주머니들이 죽은 여성의 남편에게 말했다. “애가 있으니 빨리 새장가 들어야지.” K는 마을 사람을 보면서 전의가 불타올랐다. 그리고 다짐한다. ‘내가 부녀회장이 돼서 마을을 바꿔야겠다!’ 농촌은 자연을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곳이면서 가부장성, 폐쇄성이 선명한 곳이기도 하다. 몇 해 한 여성 활동가 Y가 강연에 나와 귀농 여성들이 농촌 마을을 바꾼 운동사례를 소개했다. 3.8 여성의 날, 마을 여성들이 동네 냇가에 모여서 북과 장구를 치며 놀았다. 오후 5시 30분에 행사..

제5화. 1999년생 임예빈, 나는 시간을 잡는 소녀

대한민국에서 즐겁고 재미있게 사는 여성들 제5화. 임예빈, 나는 시간을 잡는 소녀 나는 1999년생 임예빈이다. 엄마는 30대 중반 나를 낳고 이혼했다. 아빠가 엄마를 많이 때렸다고 한다. 엄마는 딸들을 데리고 부모님이 사는 완주 시골집으로 왔다.유년 시절 내가 기억나는 장면은 두 가지다. 엄마가 나를 무릎에 앉혀놓고 잘 때까지 파리채를 살랑살랑 부쳐주던 장면이다. 눈을 떠보니 엄마가 보이지 않아 엄청나게 울었다. 다른 장면은 할아버지가 엄마에게 화를 내던 모습이다. 할아버지는 이혼을 엄마 탓으로 돌리곤 했다. 엄마는 부엌에서 흐느끼며 울었다. 엄마는 식당 일을 했다. 항상 밤 10시쯤 녹초가 돼 집에 들어왔다. 밥 먹었는지 확인하는 것 말고 깊은 대화는 없었다. 엄마와 어떻게 대화해야 할지 점점 알기 ..

제4화. 동네 속으로 파고 든 박신연숙 씨의 경우

대한민국에서 즐겁고 재미있게 사는 여성들 제4화. 박신연숙, 나는 무지 사랑스러워 이 글 제2화의 주인공이었던 성공회대 교수 박인혜 씨는 동네에서 변화를 몰고 오는 여성이 지닌 자질을 이렇게 요약했다.“저 사람이 나와 똑같은 듯한데 내가 배울 게 조금은 있어요. 내가 저 사람과 함께 있으면 뿌듯하고 기분 좋아요. 질투가 날 정도로 잘하면 안 돼요. 뭔가 배울 만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 같아야지요. 사람들은 다 그런 것을 바라거든요. 사회에서 내가 의미 없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지 않지요.” 이런 자질을 바탕으로 지역 여성 조직화에 탁월한 이가 있다. 쌩글이, 물귀신 등으로 불리는 박신연숙 씨다. 그는 1986년 대전에서 대학을 다녔다. 당시 대전에는 1987년 6월 항쟁 이후 진보적인 지역 여성이 모..

제3화. '여성의식 없다' 지적받은 김영례의 선택

대한민국에서 즐겁고 재미있게 사는 여성들 제3화. 김영례, 전화 한 통이면 해결 끝 2006년 김영례 씨는 동네에서 난생 처음 페미니스트 여성들을 접하게 된다. 신기하게도 도움을 요청받는 처지였다. 이들은 마을 축제를 열자고 제안했다. 함께 축제 광장을 채울 부스 종류와 운영자를 정하기 시작했다. 김영례 씨는 떡볶이 부스를 맡았다.축제를 준비하면서 김영례 씨는 다양한 여성을 만났다. 남편이 있는데 비혼 상태며 자녀 없이 사는 여성도 있었다. 그는 편하게 친구처럼 평등하게 지내는 관계라고 했다. 김영례 씨는 담배를 피면서 남편 끼니 걱정을 하지 않는 여성을 보면 상반된 감정이 생겼다. 평등 개념을 이해하고자 애썼지만 공감하기 어려웠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김영례 씨가 답답하게 보일 수도 있다. 동..

제2화. 박인혜, 예쁜 파마머리의 비밀

대한민국에서 즐겁고 재미있게 사는 여성들 제2화. 박인혜, 예쁜 파마머리의 비밀“저 지금 작가님께 예쁘게 보이려고 머리 손질 하고 있어요.”통화한 다음 날 박인혜 씨가 있는 성공회대 교수실로 찾아갔다. 그를 만나기 전 이력을 살펴봤다. 인천여성의전화 회장과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상임대표를 지냈고, 남편은 전직 국회의원이었다.박인혜 씨도 2014년 인천 남동구청장 출마경험이 있다. 그는 자신이 쓴 책 서문에 ‘후배 여성운동가의 성장을 위한 징검다리가 되겠다’는 포부도 담았다.처음 이 취재를 하면서 만난 대다수는 여성의식이 높았다. 말과 행동은 사고에서 나온다. 내 표현이 못마땅할 때마다 공부 좀 더 해야겠다는 말이 바로 들어왔다. 만남이 그리 유쾌하지는 않았다.박인혜 씨 이력을 보고 나니 앞에서 최대한 말조심..

제1화. 오정수. 숲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까?”세상 어려운 질문 가운데 하나다. 필자는 행복에 이르는 답으로 ‘네트워킹’을 주목했던 바 있다. 이전 연재 글 에서 다양한 실천 사례를 소개하며 확신을 얻었다.네트워킹 핵심은 ‘긍정’과 ‘공명’이다. 긍정적인 요소가 작동하면서 주변에 변화를 퍼트린다는 것이다. 이번에 연재를 시작하는 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공통점이 있다.아무도 진지하고 치열하게 살지 않는다.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진지하고 치열한 여성을 제외한 이유는 간단하다. 필자 스스로 그렇게 살고 싶은 마음이 없다. 게다가 그런 삶은 주변에 평범한 여성들이 모델로 삼기에도 버겁다. 즐겁고 재미있게 살면 일단 자기가 행복하다. 스스로 행복한 사람은 주변에도 변화를 일으킨다. 이 흐름이 가장 권장할 만한 지역운동 모델이다.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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