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바이러스가 하나 있다. 아는 이들은 김장하 바이러스라고들 한다. 발원지는 서울에서 1000리 떨어진 한반도 동남쪽 경상남도의 중소도시 진주라는 곳이다. 이 바이러스의 첫 번째 특징은 자기가 가진 바를 한사코 나누고 베푼다는 것이다. 증상이 가장 먼저 발현한 김장하 선생의 삶을 보면 그것은 이렇다. 태어날 때는 그럭저럭 먹고사는 집안이었으나 1950년대 6.25전쟁을 비롯한 시대의 격랑에 가세가 기울면서 친구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 남의 한약방에서 점원 노릇을 해야 했다. 힘든 조건에도 틈틈이 주경야독한 실력으로 10대 후반 한약종상 시험에 합격하고 이를 바탕으로 20대부터 한약사로 성공해 대단한 부를 일구었다. 이렇게 힘든 시절을 겪었으면 그 성과를 자기 앞으로 쌓는 것이 당연해 보이는데도 그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