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촛불집회가 끝난 뒷자리에 가봤더니...

기록하는 사람 2008. 6. 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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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5일) 경남 창원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렸습니다. 그동안 창원과 진주에서 따로 집회가 열려왔으나 어제는 진주에서 경상대와 진주교대 학생들이 창원집회에 합류해 제법 많은 사람이 모였습니다. 아마 1000명은 족히 넘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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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창원집회가 열린 정우상가 앞 도로입니다.


서울과 달리 지역에서는 경찰이 전혀 시위대의 행진을 막지 않습니다. 아마도 청와대와 같은 주요 시설물이 지역에는 없을 뿐 아니라, 대부분의 경찰력이 서울에 차출돼 가 있는 상태여서 막을 여력이 없을 지도 모릅니다.

또한 서울 외 지역에서까지 경찰과 시위대간 충돌이 생긴다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올지도 모릅니다. 공권력이 무력화하는 사태 말입니다. 그렇게 되면 경찰로 시위를 막을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서게 되고, 이 경우 정권은 계엄령과 함께 군 병력 투입을 고민하거나 퇴진하는 수밖에 없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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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위대열 뒤를 따라가며 보호해줍니다.


그래서인지 어제 창원집회 후 참석자들이 모두 거리행진에 들어갔지만, 경찰은 차도를 내어주고 차량으로부터 시위대를 보호하는 역할에만 충실했습니다.

그동안 촛불집회 때마다 저도 카메라를 들고 행진대열을 따라다녔는데, 오늘은 중간에서 빠져 애초 집회가 있었던 곳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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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선 한창 집회장 청소를 하고 있더군요. 그냥 쓰레기만 줍는 게 아니라 촛불에서 떨어진 촛농까지 제거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참 아름답게 보이더군요. 조중동을 비롯한 기회주의 신문이 시비를 걸 수 있는 빌미조차 주지 않으려는 민주시민들의 모습이었습니다.

머리가 허연 노동자의 모습도 보이는군요. 누군가 했더니 민주노총 경남본부 이흥석 본부장이었습니다. 역시 지도자는 남다른 뭔가가 있는 모양입니다. 노동자 집회에서 포효하듯 연설하던 모습만 봐오던 그의 또다른 일면을 보는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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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요즘 촛불집회에서 전통적인 운동권 조직들, 즉 노동단체나 시민단체의 장들은 별로 대접을 받지 못합니다. 발언권도 평범한 시민이나 학생들에게 밀려 얻기 어렵습니다. 그래서인지 예전의 폼나는 집회에는 빠지지 않고 참석하던 시민운동가들 중 최근의 촛불집회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빗자루를 든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의 모습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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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신나게 촛불집회를 즐길 수 있는 것도 늦게까지 남아 뒷마무리를 깔끔하게 해주시는 분들의 노고 덕분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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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완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지역신문 기자의 고민과 삶을 담은 책. 20여 년간 지역신문기자로 살아온 저자가 지역신문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기자생활을 하면서 겪은 일들을 풀어낸다. 이를 통해 서로 비슷한 고민을 가진 지역신문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촌지, 살롱이 되어버린 기자실, 왜곡보도, 선거보도 등 대한민국 언론의 잘못된 취재관행을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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