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생각-김주완

아파트 베란다에 활짝 핀 패랭이

기록하는 사람 2008. 5. 28.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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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거리나 고속도 휴게소 등에 변종 원예용 패랭이꽃이 참 많더군요. 예쁘긴 하지만 토종이 아니어서인지 우리나라 꽃이란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카네이션 아류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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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휴게소의 변종 패랭이꽃입니다. 예쁘긴 하지만 웬지 우리 꽃이 아닌 것 같습니다.

패랭이꽃은 제가 어릴 때 고향 냇가와 개울 방천에 지천으로 피어있던 꽃이었습니다.

그래서 몇 살 때인지는 모르지만 제가 아주 어린 시절, 생후 처음으로 '참 예쁜 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해줬던 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꽃을 보면 고향 방천과 어린 시절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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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오랜 병원생활 끝에 마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숨을 거두셨는데, 그 병원 가는 길에도 갖가지 꽃과 풀이 많았습니다.

그 길을 오가던 중 이 패랭이꽃을 발견했습니다. 살짝 뽑아와서 저희 집 베란다 화분에 심었습니다.

과연 살아날까 걱정했는데, 이렇게 해마다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겨우내 죽은 듯 말라 있다가도 봄이 오면 다시 파란 줄기를 내밀고 이렇게 꽃을 피웁니다.

2005년이니까 벌써 3년째입니다. 이 꽃을 볼 때마다 이제 저는 어린 시절과 더불어 어머니를 떠올립니다. 마치 어머니의 영혼이 이 꽃에 옮겨와 매년 봄 저를 만나고 계신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화려한 관상용 변종 패랭이꽃보다 저희 집 화분의 이 토종 패랭이가 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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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진 5월 20일의 사진입니다. 28일, 다시 패랭이꽃을 찍었습니다. 꽃이 흐드러지게 많이 피었습니다. 덩달아 제 기분도 좋습니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순수 토종 패랭이를 볼 수 있다는 건, 고향을 느낄 수 있다는 건 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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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예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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