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생생한 역사기록물을 올려주십시오

기록하는 사람 2008. 6. 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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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년 전국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촛불집회는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후퇴한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항쟁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이는 87년 6월항쟁에 버금가는 촛불항쟁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항쟁에 참여한 여러분이 곧 역사이며, 여러분이 외치는 구호와 손팻말, 펼침막 등 각종 시위용품이 곧 역사의 기록물입니다. 이 기록물을 여러분이 직접 남겨주십시오. 이 자료는 모두에게 공유될 것이며, 이후 설립될 민주화운동기록관에 전달할 것입니다.

○ 자료 올리기 : '08년 촛불항쟁 역사자료실'(http://cafe.daum.net/chotb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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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직접 제작했다는 유인물도 생생한 역사기록물입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시작된 촛불집회가 대운하와 공공부문 사영화 등 이명박 정부의 총제적인 정책에 대한 항쟁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민들은 경찰의 폭력진압과 언론장악 시도에서 드러난 '민주주의의 후퇴'에 분노하는 국민항쟁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이는 20여 년 전의 '87년 6월항쟁'에 버금가는 '08년 촛불항쟁'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따라서 이번 항쟁에 참여하고 계시는 여러분이 곧 역사이며, 여러분이 외치는 구호와 손팻말, 펼침막 등 각종 시위용품이 곧 역사의 기록물입니다.

저는 미력하나마 한반도의 남단 경남 마산의 현대사를 기록으로 남기고자 1945년 해방에서부터 1979년 부마민주항쟁까지의 지역사를 묶어 <토호세력의 뿌리>(2004, 도서출판 불휘)라는 책을 낸 적이 있습니다. 또한 2007년에는 6월민주항쟁 20주년을 맞아 80년부터 87년 6·29항복선언에 이르기까지의 경남역사를 모아 <80년대 경남의 민주화운동>을 26회에 걸쳐 연재한 바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안타깝고도 힘들었던 게 '기록과 자료의 부재'였습니다. 특히 서울이 아닌 지역의 자료 부재는 심각할 정도입니다. 6월항쟁 당시 진주지역 시위의 경우, 제가 어렵사리 찾아낸 단 2장의 사진 외에는 LPG 가스차량 탈취시위와 고속도로 및 철도 점거투쟁에 대한 사진들이 한 장도 제대로 남아 있지 않을 정도입니다.

<조선왕조실록>이라는 세계적으로도 찬란한 기록유산을 남긴 우리의 선조들에 비해, 해방 후 이 땅의 위정자들은 기록물을 보존하기 보다 '파기'하는 데 오히려 골몰해 왔습니다. 이승만·박정희·전두환으로 이어진 독재정권은 기록을 남기는 것 자체를 자신의 범죄기록을 남기는 것으로 생각한 탓인지 철저히 증거인멸 정책을 썼습니다. 그 때문에 다른 나라에는 도서관(Library)과 박물관(Museum)의 수만큼이나 많은 역사기록관(Archive)이 우리나라는 전국을 통털어 한두 개밖에 없는 이상한 나라가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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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이 갖고 있는 손팻말도 역사기록물입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독재에 저항해온 수많은 민주단체 역시 기록물에 관한 인식은 천박하기 짝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엄혹한 독재시절 유인물 한 장 때문에 감옥에 가야할 일이 비일비재했던 상황에서 기록을 남기지 않는 게 조직보위의 한 수단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 때문에 몇 십 년 되지 않은 민주화운동의 기록조차 빈약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미 지나간 민주항쟁의 기록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지금 우리가 만들어나가고 있는 역사만큼은 풍부한 기록물로 남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인터넷이 있어 수많은 사진과 자료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록이란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분류하며 보존해두지 않는 이상 의미를 갖기 어려울 뿐더러 언제 멸실될지 모르는 속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선 급한대로 다음에 '08년 촛불항쟁 역사자료실'(
http://cafe.daum.net/chotbul)이라는 카페를 열었습니다.

각종 기록사진과 손팻말, 펼침막, 유인물 등 기록물을 여러분이 직접 남겨주십시오. 유인물이나 손팻말은 스캔을 하셔도 좋고 사진으로 찍어올리셔도 좋습니다. 사진 용량은 다음카페가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크게 올려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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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들도 지하철 입구에서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지역보다 그 외 지역의 자료들이 더 소중합니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보다 소규모 지역의 작은 투쟁이 더 소중할 수도 있지만, 그런 곳일수록 자료가 귀하기 때문입니다.

이 자료는 누군가 독점할 성질의 것이 아니어서 모두에게 공개하는 것으로 설정해두었습니다. 다만 자료를 올리실 땐 카페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회원가입을 하신 분만 가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 자료는 모두에게 공유될 것이며, 가능하다면 이후 설립될 민주화운동기록관에도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혹 웹상의 기록물 관리에 대한 더 좋은 의견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 자료 올리기 : '08년 촛불항쟁 역사자료실'(http://cafe.daum.net/chotb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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