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의아했다. 보통 동화책 표지라면 예쁘거나 재미있어 보이는 그림을 쓰지 않나? 그런데 이 동화는 어두운 표정을 한 초로의 남자가 구부정한 자세로 걷고 있는 그림을 표지에 썼다. 뭐지? 책을 읽고 나서 알게 됐다. 네 살 때 교통사고를 당해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난 아이가 5.18 광주 학살의 현장에서 또 한 번 간신히 목숨을 부지했고, 평생 그로 인한 어둑시니에 시달려온 남자. 그런 남자를 이해하고 보듬어준 여자. 어둑시니의 괴롭힘을 예술로 극복하고 승화하여 마침내 다시 광주를 찾아온 남자의 이야기라는 것을. 이런 어두운 이야기도 동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실존 인물의 삶을 동화로 쓸 수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아이들과 어른들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5.18 주간에 아이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