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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만나는 멋진 친구 같은 화포천

아름다운 화포천 김해 화포천의 사계절은 아름답다. 봄이면 왕버들 가지 위로 몽글몽글 연초록이 얹어지고 물 위에 펼져진 마름·생이가래·자라풀·개구리밥이 생기를 더해가는 여름날에는 들판에 흩어져 있던 왜가리·백로·해오라기 한두 마리 점점이 하늘로 날아오른다. 가을바람에 속절없이 흔들리던 갈대들 그 속삭임이 옅어지면 어느새 찾아든 새들로 곳곳이 북적인다. 끼룩까룩 기러기 울음소리는 화포천의 적막을 가르고 오리 떼의 경쾌한 날갯짓은 장관을 이룬다. 덩달아 우아하게 하늘을 수놓는 덩치 큰 고니들도 자태가 근사하다. 아담하지만 넉넉한 화포천은 언제 어디서든 오목조목한 풍경들이 그림처럼 눈에 담긴다. 물과 뭍이 붙어 있어 물안개에 자욱하게 젖는 새벽 습지는 환상적이다. 게다가 화포천을 지나 낙동강 너머 밀양까지 들판..

가본 곳 2021.10.10

가을에 품어보는 남해의 보물 앵강만

다랭이논 하면 단연 가천마을 남해는 들어서는 길부터 특별하다.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만큼 멋진 남해대교와 노량대교 그리고 창선·삼천포선대교로 시작되는 섬이 남해다. 자동차로 달리다 보면 사철 푸르른 채소밭이 멀리 바다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는 풍경이 나그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남해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가장 북적이는 곳 중의 하나가 가천마을이다. 지금은 유명한 관광지가 된 이 마을의 다랭이논은 오랜 세월 자연과 맞서며 고된 노동으로 일군 삶의 현장이었다. 벼농사를 지을 논이 부족했던 섬사람들은 거친 언덕배기 땅을 일구며 살았다. 옛사람의 고달픔이 사라진 자리에는 이제 찾아 온 이들의 왁자지껄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다랭이논은 가천마을 들머리에 서 있는 우뚝한 이팝나무 너머로 산비탈..

가본 곳 2021.10.09

가을이면 재약산 사자평과 표충사지!

보기 드문 고산습지 사자평 사람들은 습지라 하면 버드나무 가지가 하늘하늘 늘어진 늪이나 저수지를 먼저 떠올린다. 아니면 넓게 펼쳐지는 바닷가 갯벌을 생각하거나다. 널리 알려진 주남저수지나 우포늪, 순천만이 그렇다. 좀 더하면 논이나 둠벙, 강도 습지에 포함된다. 습지는 평지가 아닌 산꼭대기에도 있다. 밀양 재약산 정상 수미봉 동남쪽 비탈 해발 700~800m에 너르게 탁 트인 사자평이 대표적이다. 대략 58만㎡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산지습지로, 2006년과 2018년에 각각 습지보호지역과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됐다. 살고 있는 생명체도 다양하다. 삵·담비·하늘다람쥐와 은줄팔랑나비·꼬마잠자리·비단벌레 같은 희귀 야생 동물과 곤충들은 물론 물매화·용담·삿갓사초·미나리아재비·꿩의다리·쥐오줌풀·실패랭이·송이풀..

가본 곳 2021.10.08

행정구역 뛰어넘는 생태관광벨트 구축해야

늪으로 가는 생태여행 (7) 경남 생태여행의 미래와 전망 고성 둠벙·사천 완사습지 등 빼어난 자연환경 품은 경남 시·군 관광정책 제각각 추진 통합적인 관계망 형성해야 마을 공동사업·특산품 개발 등 주민 소득창출 연계 고민 필요 늪으로 가는 생태여행의 마지막은 경상남도생태관광정책위원회 이찬원 위원장과 경남생태관광협회 이찬우 회장을 모시고 얘기를 듣는 자리였다. 생태관광은 우리나라에서 본격 시도된 지 10년 정도로 걸음마 단계라 할 수 있다. 7월 27일 오후 창원 삼정자동 강림환경연구원에서 생태여행이 생태환경 보전과 주민 소득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함께 알아보았다. -도시수처리 전공 학자가 생태관광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이찬원 = 미국 유학..

늪으로 가는 생태여행 (6) 남강과 밀양강의 반전 풍경

강굽이 걸음걸음마다 차오르는 그윽한 감탄 진주와 의령을 잇는 한실고개 남강 절경·주변 산세 조망 명당 편히 걷기 좋은 상일제·화양제 봄 벚꽃·가을 단풍 사철 즐거워 용봉제 모래톱엔 꽃향기 가득 넉넉한 밀양강 몸살림에 제격 강변을 따라 길을 걷는 것은 괜찮은 일이다. 강물은 곧게 흐르기도 하고 굽이쳐 흐르기도 한다. 곧은 데서는 가지런한 풍경이 펼쳐지고 굽이치는 데서는 색다른 모습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바닥에 모래톱을 깔기도 하고 맞은편 산자락에 바위벼랑을 세우기도 한다. 제방과 강물 사이 둔치는 갖은 수풀로 우묵하게 덮여 있다. 온통 초록인 것 같지만 물이 고여 있는 웅덩이도 보이고 가늘게 이어지는 물길도 있다. 백로 같은 물새는 풍경을 더욱 조용하게 가라앉히며 바람은 때로 꽃향기를 실어와서 난데없이 사..

가본 곳 2021.10.05

늪으로 가는 생태여행 (5) 낙동강 따라 걸어보는 옛길

예나 지금이나 넉넉하게 걷는 이 맞아주는 낙동강 2000년대 걷기 붐에 벼랑길 부활 창녕 남지·임해진개비리길 유명 함안 합강정·반구정에 오르면 유장하게 흐르는 강물에 감탄 낙동강 물은 사람이 서두르지 않고 걷는 것과 비슷한 속도로 흐른다. 남강과 밀양강처럼 굵은 지류를 만나면 흐름이 더욱 느려져서 커다란 호수와 같은 느낌을 줄 정도다. 경남에서 낙동강은 이처럼 넉넉하고 여유로운 모습이다. 강물은 저 혼자 흐르지 않는다. 주변 풍경과 어우러지면서 흐른다. 가늘고 굵은 다른 물줄기도 받아들이고 높고 낮은 산을 만나면 그 발등도 적셔준다. 낙동강이 이들과 만났다 헤어지는 어귀에는 모래톱이 펼쳐지고 수풀 무성한 둔치가 자리를 잡았다. 강가 벼랑에는 옛길이 남아 있다. 대부분 사라졌다가 2000년대 들어 걷기 바..

가본 곳 2021.10.04

늪으로 가는 생태여행 (4) 남강댐의 습지

인공구조물이 만든 자연습지, 동식물 낙원이 되고 1969년 준공된 댐으로 습지 형성… 개발 제한돼 자연환경 좋아져 원시하천처럼 모래톱 쌓인 완사… 청량한 새 소리에 귀도 즐거워 사평 2㎞ 내내 습지 풍경 펼치고 수몰로 생긴 대평 색다른 정취 완사와 닮은 듯 다른 느낌 오미… 까꼬실엔 사람 살던 옛 흔적들 사람이 댐을 만들었더니 이번에는 그 댐이 다시 습지를 만들었다. 진주와 사천에 걸쳐 들어서 있는 남강댐을 찾아가면 그렇게 인공댐이 만든 자연습지를 넉넉하게 볼 수 있다. 1969년 준공돼 1989∼2003년 보강공사를 벌인 남강댐은 전기 생산도 하고 홍수 조절 기능도 하지만 주된 기능은 진주·사천·고성·통영·거제·하동·남해에 식수를 공급하는 역할이다. 수질을 깨끗하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행위가 엄격..

가본 곳 2021.10.03

늪으로 가는 생태여행 (3) 창녕의 습지

우포에 가려진 원석, 당당히 제 빛 뽐내는 보석 대봉늪, 숲속에 서면 꿈 같은 풍경 제방 따라 걸으면 또 다른 매력 가항마을 앞에 자리한 작은 늪, 습지 경관·관개수 제공 두 역할 1976년 개간사업 후 생긴 대학늪, 너른 들판 중심에 고요한 습지 창녕은 우포늪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창녕에 우포늪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길게 보면 창녕은 우포늪 말고 다른 습지를 찾아내 사람들이 탐방할 수 있도록 가꾸고 꾸밀 필요가 있다. 갈수록 우포늪으로 집중되는 탐방 압력을 골고루 흩어놓으면 여러모로 좋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렇게 할 그럴듯한 습지가 없는 것도 아니다. 바로 열매를 따야 한다는 조급한 기대를 접고 차근차근 해볼 만하다. 초목을 심고 길을 내고 포토존을 설정하면 사람들이 꾸준하게 찾을 습지가 한두 군데가 ..

가본 곳 2021.10.02

정세권 선생이 북촌 한옥마을을 지은 뜻은

서울 남촌 일본인 거주지의 확장 그 북진 막으려 한 정세권 선생 독립운동에 몸소 나서고 고향 고성 소학교 건립도 서울에 가면 북촌 한옥마을이 있다. 하나같이 가운데에 마당을 두고 사방을 건물로 두른 ㅁ자 모양이다. 북촌은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있어서 고관대작들의 저택이 많았는데 지금 한옥은 1920~30년대에 대단지로 지어졌다. 북촌 맞은편 남촌은 일본인들의 집단 거주지였다. 1920년대에 서울 인구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일본인들이 많아지자 북촌 고관대작들의 소유지에 눈독을 들였다. 북촌 한옥마을은 일본인들의 이런 북진을 막으려고 지은 것이다. 조선이 망하면서 궁색해진 고관대작들이 저택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고 그러는 족족 정세권이라는 인물이 사들였다. 광대한 집터를 잘게 쪼갠 다음 10~20채씩 한..

늪으로 가는 생태여행 (2) 함안의 습지

취향껏 즐길 다양한 습지가 군데군데 경남 대표 습지 '질날' 눈맛 으뜸 천연기념물 '대평'엔 공존 가치 1500년 전 연꽃 피는 생태공원도 함안, 세계적인 철새 기착지 '뜬늪'처럼 작은 습지 큰 역할 물줄기 따라 볼거리도 가득 함안은 습지의 땅이다. 남강과 낙동강이 북쪽과 동쪽을 감싸 안았고 함안천과 석교천, 그리고 광려천 등 그리로 흘러드는 물줄기가 곳곳에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예나 이제나 사람들은 이런 물줄기를 중심으로 땅을 일구며 살아왔고 그리로 들어가 자연과 더불어 노닐었다. ◇질날늪 = 함안에서 습지 경관이 가장 멋진 데는 질날늪이다. 2020년에 경남의 대표습지로 선정됐다. 안쪽으로 크지 않은 물웅덩이가 조용하게 자리 잡은 가운데 물풀이 무성하게 자라나 바라보는 풍경이 푸근하고 넉넉하다. 그..

가본 곳 2021.10.01

늪으로 가는 생태여행 (1) 믿고 찾는 경남 생태여행 7선

신록 가득한 습지, 봄에만 만날 수 있는 단 한 순간 어느덧 5월 봄의 한가운데다. 화사한 봄꽃과 연두빛 신록이 어디서나 싱그럽다. 자연 속으로 여행에 나서기 좋은 계절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여행도 바뀌고 있다. 크지 않은 장소를 찾아 소규모로 조용하게 즐기는 경향이 많아졌다. 멀리 가는 것보다 한나절에 오갈 수 있는 데를 선호할 수밖에 없기도 하다. 이에 맞춰 지역에서 생태여행을 즐길 만한 데를 찾아보기로 했다. 습지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 증진을 목표로 하는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과 더불어서다. 이를 통해 경남의 자연과 역사·문화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커지면 좋겠다. 첫 회에는 우리 경남의 환경부 지정 생태관광지역(4곳)과 경남도 선정 대표 생태관광지(3곳) 등 일곱 군데를 소개한다...

가본 곳 2021.09.30

<습지에서 인간의 삶을 읽다> 에필로그

멀리서 보는 습지는 아름답다. 하지만 속으로 들어가면 인간이 습지를 얼마나 함부로 대하는지 그 흔적들을 너무도 쉽게 볼 수 있다. 이번 습지 탐방은 우리 인간이 망가뜨린 적나라한 현장을 두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해안에는 그물, 브이, 유리병, 페트병 따위가 밀려온 파도 끝에 수북이 매달려 있다. 냇가에는 수풀더미로 대충 눈가림을 하고 있는 쓰레기더미가 쌓여있고, 낚시꾼들이 버린 찌, 바늘, 밑밥, 라면 따위는 흐물흐물 습지 속으로 녹아든다. 냉장고, 텔레비전, 전축, 선풍기, 밥솥 등 온갖 가전제품이며 자전거, 타이어, 의자, 소파, 찬장, 씽크대, 침대매트, 옷가지, 과자 봉지, 포장용 스티로폼 등 인간이 버린 온갖 잔해들이 패잔병처럼 구석구석 널브러져 있다. 어디 그뿐이랴! 농사용 비닐은..

법수옥수홍련의 고향은 안녕하신가

함안에는 법수옥수홍련이 있다. 법수면 옥수늪에서 오래전부터 자생해 온 붉은 연꽃이라 붙은 이름이다. 지금은 옥수늪에서는 보기 어렵고 가야 읍내 함안연꽃테마파크에 가면 많이 볼 수 있다. 법수옥수홍련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홍련이다. 2007년 조선시대 왕궁인 서울 경복궁의 경회루 앞 연못에 연꽃을 복원할 때 채택된 것이 법수옥수홍련이었다. DNA를 조사했더니 신라 경주 안압지에 있었던 연과 같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람들 손을 타기 이전의 모습과 성질을 그대로 간직한 채 적어도 1100년 넘게 연원을 이어왔다는 얘기다. 가야시대와 이전 청동기시대에도 이 홍련은 옥수늪에 있었음이 분명하다. 현존하는 연꽃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고유 토종이라는 역사성과 상징성이 옥수홍련에게 주어졌다. 옥수홍련은 개량을 거듭한 여느..

21. 창녕 청도천변 비봉리 패총

태풍 덕분에 세상에 나온 8000년 전 사람살이 태풍 매미의 악몽 2003년 추석 연휴는 끔찍했다. 태풍 ‘매미’가 한반도에 머무른 시간은 12시간도 되지 않았다. 추석 다음 날인 9월 12일 오후 3시 제주도 근접과 저녁 8시 30분 남해안 상륙을 거쳐 이튿날 새벽 2시 30분 동해상 진출에 이르기까지. 하지만 매미는 강풍과 폭우로 경상도를 서남에서 북동으로 비스듬히 지르면서 엄청난 피해를 남겼다. 바다는 만조가 겹치는 바람에 최고 4m를 넘는 해일이 해안을 덮쳤다. 산골에서는 빗물이 계곡으로 쏟아져 몰리면서 비탈이 사태 졌다. 바닷가 마산에서는 젊은이들이 건물 지하에서 해일을 만났고 화왕산 산기슭 창녕에서는 한 집안이 고스란히 흙더미에 묻혔다. 상류에서 빗물을 받아 안아 부풀어 오른 낙동강은 경남에 ..

가본 곳 2021.09.29

20. 밀양 재약산 사자평

아름다운 억새 물결도 역사의 아픈 흔적 재악산과 재약산 밀양도호부 항목을 보면 “종이·차(茶)와 피리 만드는 대나무(笛竹)가 영정사(靈井寺)에서 난다”고 적혀 있다. 스님들이 생산해 조정에 공물로 바친 물품인가 보다. 영정사는 지금 표충사가 되어 있고 표충사는 재약산(載藥山)에 들어 있다. 그런데 은 “(재약산이 아닌) 재악산(載嶽山)에 영정사가 있다”고 적었다. 이를 근거로 삼아 일제강점기 민족문화 말살정책에 따라 재악산이 재약산으로 바뀌었다며 원래대로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있다. 그래서 지난해 표충사는 산문을 새로 만들면서 현판에 재악산이라 썼다. 하지만 ‘재약산’은 1858년 제작된 표충사 지장보살탱화의 화기(畵記)에 이미 나온다. 일제강점보다 52년이 앞서는 시기다. ‘재약산 표충사에서 불..

가본 곳 2021.09.24

19. 양산 천성산 화엄늪

원효스님 화엄벌 전설과 KTX 원효터널의 공존 갈등의 현장에서 시작된 평화의 탑 쌓기 한국 불교의 성지 화엄벌 양산 천성산에는 내원사가 있다. 신라시대 고승 원효(617~686)가 창건했다는데 관련 설화는 이렇다. 673년 담운사(淡雲寺)에 머물고 있을 때 보니 당나라 태화사의 법당이 산사태로 매몰될 위기에 놓여 있었다. 거기서는 1000명 대중이 모인 가운데 법회가 열리고 있었다. 원효가 널빤지에 ‘해동원효척판구중(海東元曉擲板求衆)’이라 써서 날려 보냈다. 해동의 원효가 널빤지를 던져서 대중을 구한다는 뜻이다. 널빤지는 태화사에 이르러 공중에 떠 있었다. 이 신기한 모습을 보려고 1000명 대중이 법당을 빠져나왔다. 바로 그 때 뒷산이 무너지면서 법당을 덮쳤다. 덕분에 목숨을 구한 대중들이 바다 건너 ..

가본 곳 2021.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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