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굽이 걸음걸음마다

차오르는 그윽한 감탄

 

진주와 의령을 잇는 한실고개

남강 절경·주변 산세 조망 명당

편히 걷기 좋은 상일제·화양제

봄 벚꽃·가을 단풍 사철 즐거워

용봉제 모래톱엔 꽃향기 가득

넉넉한 밀양강 몸살림에 제격

 

강변을 따라 길을 걷는 것은 괜찮은 일이다. 강물은 곧게 흐르기도 하고 굽이쳐 흐르기도 한다. 곧은 데서는 가지런한 풍경이 펼쳐지고 굽이치는 데서는 색다른 모습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바닥에 모래톱을 깔기도 하고 맞은편 산자락에 바위벼랑을 세우기도 한다.

제방과 강물 사이 둔치는 갖은 수풀로 우묵하게 덮여 있다. 온통 초록인 것 같지만 물이 고여 있는 웅덩이도 보이고 가늘게 이어지는 물길도 있다. 백로 같은 물새는 풍경을 더욱 조용하게 가라앉히며 바람은 때로 꽃향기를 실어와서 난데없이 사람을 들뜨게 한다.

계절 따라 달라지는 맛도 나쁘지 않다. 봄철이면 파릇파릇한 새싹에 갖은 꽃들이 곁들여지고 여름에는 싱싱한 푸른 빛에 더해 쉴 새 없이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가을이면 걸으면서 눈에 담는 산색과 물빛이 그저 그만이고 겨울에는 버릴 것 다 버린 채 오롯이 버티는 모습이 씩씩하다.

한실고개.

한실고개(진주시 대곡면 대곡리 757-10대곡리 984-1) = 강변 풍경이 멋진 데가 어디 한 군데뿐인 것은 아니다. 낙동강의 창녕 남지 개비리길도 있고 반구정과 합강정이 멋진 함안 용화산 산길도 있다. 같은 낙동강에서 전통과 역사가 서려 있는 밀양 작원잔도나 양산 황산잔도 옛길을 꼽기도 한다.

사람마다 취향이 제각각이지만 한 번 걸어보고 나서는 누구나 감탄하면서 엄지 척을 하는 길이 있다. 바로 진주시 대곡면 대곡리 한실마을과 의령군 화정면 상정마을을 이어주는 산길 이른바 한실고개길이다. 얼핏 느끼기에는 가파르지만 조금만 발길을 천천히 놀리면 그리 어렵지 않게 넘을 수 있다. 전체 거리는 5정도인데 걸음을 옮기고 산길이 달라지는 데마다 여러 가지 풍경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숲길이 이어졌다가 농사짓는 모습이 나타났다가 숨은 듯이 감추어진 민가가 보이다가 한다. 그러는 사이사이로 건너편 너른 들판을 휘감으며 유장하게 굽이치는 강물이 슬금슬금 나타나는데 그와 어우러지는 강변 풍경 또한 그럴듯하다.

한실고개길에서 무엇보다 멋진 것은 조망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강변의 펑퍼짐한 제방에서는 맛볼 수 없는 느낌이다. 새가 높은 데서 내려다보듯이 강물이 산자락을 깎아낸 절벽과 흐름이 느려지면서 내려놓은 모래톱 등등이 한눈에 담긴다. 주변 산세까지 어우러지니 이런 호사는 다른 어디에서도 단연코 누리기 어려울 정도다.

마진제

게다가 한실고개길은 아래위로 모두 쓸 만한 제방길을 끼고 있다. 상류 진주로는 대곡제(대곡면 대곡리 764-3대곡면 마진리 산 1-1)·마진제(대곡면 마진리 7-12대곡면 마진리 산 180-10)가 잇따라 있고 하류 의령으로는 상정제(화정면 상정리 991-47화정면 상정리 774-1)와 이어져 있다. 진주 대곡제와 마진제는 제각각 23남짓 되는데 마주하는 풍경이 다채롭고 아기자기하다면 1가 채 되지 않는 의령 상정제는 바라보는 눈맛이 그윽하고 아늑하다.

용봉제.

용봉제(진주시 지수면 용봉리 산 150-2용봉리 336-1) = 한실고개길 건너편 강변이 바로 용봉제 제방길이다. 여기 용봉마을은 지형이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쏙 빼닮았다. 남강이 삼면을 휘돌아 흐르고 그 강변을 따라 너른 들판이 펼쳐져 있으며 마을은 산비탈에 자리 잡았다. 맞은편은 한실 뒷산이 버티고 있고 제법 널찍한 모래톱은 그 아래위에서 강물에 몸을 담그고 있다. 제방에는 개망초꽃이 지천으로 피어났는데 붉은 싸리꽃도 눈에 띈다. 선뜻 불어오는 바람에 짙은 꽃향기를 실어오고 나비들 날갯짓 사이로 벌들 또한 아주 웅웅거리고 있다.

마을길 말고 제방길만을 따라 4가량을 걸을 수 있고 제법 지루하지 않게 여러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다. 의령쪽 남강 제방처럼 가로수가 심겨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2011년에 왔을 때보다는 길도 풍경도 한결 좋아져 있었다.

상정제.
화양제.

상정제(의령군 화정면 상이리 74-4상일리 808-20)·화양제(화정면 화양리 산 10-1화양리 672-1) = 한실고개길과 상정제에 이어지는 남강 하류 제방길이다. 제각각 32남짓 되는데 서로 800m가량 떨어져 있지만 아스팔트도로가 이어주고 있다. 내친김에 이어서 걸어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길이다.

풍경 또한 가까이서나 멀리서나 다른 어디에 견주어도 처지지 않는다. 양쪽으로 제법 무성하게 벚나무가 자라나 있어서 여름에도 뙤약볕 아래를 걸어야 하는 일은 전혀 없다. 봄에는 벚꽃이 멋지고 가을에는 단풍이 아름다우니 사철 언제나 찾아와 즐길 수 있는 자리다.

밀양강 하류.

밀양강 하류 = 밀양강 하류에는 물에 잠기는 잠수교(삼랑진읍 미전리 838-1)가 있다. 삼상교 아래에 있는 작고 낮은 다리인데 옛날에는 자동차도 다닐 수 있었지만 지금은 사람만 걸어다닐 수 있다. 여기 공터에 차를 세워놓고 하류 쪽으로 걸으면 넉넉하고 편안한 풍경을 안을 수 있다.

동쪽 삼랑진읍 쪽 제방길은 삼랑리 654-1까지 4남짓 이어지고 서쪽 상남면 쪽 제방길은 상남면 외산리 19-28까지 6가량 계속된다.

낙동강과 만나면서 크게 넓어지는 강폭 너머로 낙동강 철교가 얹혀 있는 모습이 색다르다.

끝까지 걸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적당한 데서 돌아서도 그만이다. 제방 위에 두 줄로 벚나무가 심겨 있는데 내키면 어디서나 자리를 깔아도 된다.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를 씻으며 혼자 멍 때려도 좋고 일행과 어울려 음식을 함께하며 얘기를 나누어도 괜찮다.

 

경남도민일보 2021714일자에 실린 글입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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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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