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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불매 선언 1차·2차 결산(완결)

1. 400명 참여에 92만원 성금 1월 23일 블로그에 '삼성 불매 선언문'을 올리고 동참하실 분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동참자가 100명을 넘으면 자비로 신문에 광고를 내겠다고 했습니다.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234명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경남도민일보 26일치에 4면 사회면 하단에 5단으로 1차 선언 광고를 실을 수 있었습니다. 뒤이어 2월 2일까지도 166명이 동참하셔서 이튿날인 3일치 경남도민일보 2면 정치면에도 하단 5단 광고를 싣게 되었습니다. 내용은 1차 때와 같고 표현을 가다듬고 분량을 줄였습니다. 열흘 남짓 동안 400명이 함께해 주셨고 광고비에 보태라고 주신 성금도 25명 91만9999원에 이르렀습니다. 삼성 문제가 자기 하고는 아무 관련이 없는데도 적지 않은 분들이 물심양면으로 호응..

전라도 강진 백련사에서

동백동백이 좋은 것은 꽃 때문이 아니었다. 동백이 좋은 것은 푸른 잎사귀 때문이었다. 울퉁불퉁한 줄기 때문이었고 햇살 때문이었다. 동백 나무 줄기는 사람의 잘 단련된 근육 같았다. 햇살은 잎사귀에 부딪히면 눈이 부실 정도였고 줄기나 잎들 사이로 잘게 부서지면 더없이 하얀색이었다. 이번에 전남 강진 백련사 동백숲에 들어가 보고 나는 알았다. 꽃은 동백에게서 오히려 서글픈 존재였다. 어쩌면 생존 본능에 따라 열매나 맺으려고 솟아나온 몸부림만 같았다. 꽃몽오리는 무성한 잎사귀를 뚫고 달려 있었다. 잎사귀 사이로 삐죽 나온 모양이 마른 뻔데기 같았다. 예전에는 왜 미처 몰랐을까 싶었다. 아마도 차갑고 황량한 겨울 이미지와 붉디 붉은 꽃의 이미지가 극단적인 대조를 이루기 때문이었을 것 같다. 꽃은 예쁘다, 꽃은 ..

가본 곳 2017.02.05

닮고 싶은 전라도 섬 강진 가우도

1월 20일 전라도 나들이에서는 강진의 가우도도 찾았다. 오전에 토도를 둘러보고 같은 강진의 백련사를 들른 다음 세 번째로 찾았다. 한 바퀴 둘러보고 난 소감은 이랬다. 우리 경남에서도 섬 가꾸기를 한다면 가우도처럼 하면 좋겠다. 사람과 자전거만 다닐 수 있는 출렁다리 가우도는 강진만 한가운데 있다. 강진만은 강진군의 한가운데 놓여 있다. 말하자면 강진만이 강진군을 동서로 갈라놓고 있는 셈이다. 서쪽 신전면에서 동쪽 마량면으로 가려면 강진읍내를 거쳐 한 바퀴 빙 돌아야 한다. 이런 번거로움은 강진만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하나 놓으면 간단하게 해결된다. 한가운데 떠 있는 가우도라는 섬을 징검다리 삼으면 좀더 쉽게 다리를 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 물론 가우도에도 동서 양쪽으로 다리가 있다..

가본 곳 2017.02.04

황교안은 4등 안철수는 3등

1. 김무성의 족쇄 대선 불출마 약속반기문이 나가떨어졌다. 반기문의 낙마는 지난달 13일에 이 블로그에 써 올렸던 '반기문은 대선 본선 완주 가능할까?'에서 밝힌대로 충분히 예측가능한 사실이었다. 반기문의 준비 정도와 드러난 자질에 비쳐볼 때 결론이 빤히 나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반기문은 나가떨어진 뒤에조차 '남 탓'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인격살해에 가까운 음해", "각종 가짜 뉴스", "일부 정치인들의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이기주의적 태도"를 대선을 중도에 그만두는 원인으로 꼽았다. 옹졸하고 늘푼수 없는 반기문이라 하겠다. 어쨌거나 이로써 가장 타격을 입은 인물은 내가 볼 때 김무성이지 싶다. 김무성은 반기문을 앞장세워 대선을 치름으로써 자기가 최대주주로 있는 바른정당 의석도 늘리면서 당내 주도..

반기문 참사 월간중앙 편집장에게 깊은 위로를 보낸다

중앙일보에서 내는 시사잡지 이 참사를 빚었다.2월호 표지인물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을 내고, '첫 공개-반기문과 '3분의 2 집권' 플랜 실체' "진보 vs 보수 대결구도 깨면 기회 온다"는 표지 타이틀을 뽑았다.이 잡지는 독자들에게 이미 배달을 마쳤고, 서점에도 깔렸다. 아래 사진은 2월 2일 오전에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서점에서 찍은 것이다.이게 왜 '참사'냐면, 하루 전날인 2월의 첫 날 반기문이 대선 출마 포기를 선언했기 때문이다.잡지사 입장에선 이미 배달되고 배포된 을 다시 회수할 수도 없고, 표지 갈이를 하고 다른 기사로 바꿔 재인쇄를 하기도 그렇고 정말 난감할 것이다.나도 라는 월간지를 내는 편집장 입장에서 편집장은 지금 심정이 어떨까 생각하니 한편으론 마음이 아프다. 그러나 다른 ..

통근시간이 행복의 결정적 변수라는데 한국 직장인은?

아래는 별책부록으로 나온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중 '행복조사가 말해주는 여섯 가지'에 나오는 내용이다.다른 건 몰라도 통근시간이 인간의 행복에 결정적인 변수가 된다는 조사결과는 여러 모로 공감이 되었다.실제 사람이 자는 시간을 빼면 하루 중 활동시간은 15시간 정도 될 것이다. 그 중 직장에서 보내는 9시간(점심시간 포함)을 빼면 6시간 정도가 남는데, 그 중 2시간 이상을 출퇴근을 위해 차량 안에서 쓴다면 여유시간은 겨우 4시간에 불과하다.의 해당 부분을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최근 미국 갤럽 조사 결과에 따르면, 통근시간이 오래 걸리면 피로감 때문에 업무에 대한 적극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부수적으로 스트레스와 걱정을 더 많이 하게 된다.독일 사회경제 패널조사(1985~1998)에서 10년 이상의 데이터..

유튜브에서 조회수 높은 뉴스 동영상의 조건

2010년 12월 첫 영상을 올렸으니 만 6년 정도 유튜브를 해왔다. 그동안 올린 동영상 숫자는 288개. 그러나 그 중 절반 가까운 영상이 최근 3개월 동안 올린 것이다.그렇게 3개월여 기간 동안 유튜브를 통한 내 나름의 영상 실험을 해봤다.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것은 '그냥 길에서 "박근혜는 퇴진하라" 외쳐봤더니'라는 영상이었다. 현재 176만 5000회 정도 된다. 물론 그 이전(2014년 10월)에 올린 '제주항공 대구 출신 승무원 코믹 안내방송'도 352만 8000 조회수를 찍었다. (그 영상은 우연히 얻어걸린 것이었다.)앞의 것은 11초 짜리 아주 짧은 영상이고, 뒤의 코믹 안내방송은 2분 59초쯤 된다. 지금까지 올린 288개 영상의 총 누적 조회수는 817만 9000이고, 구독자는 3..

토도 할매는 살갑지도 무뚝뚝하지도 않다

절반은 섬 절반은 뭍토도에 대하여 들었다. 전남 완도에 있는 섬인데 바닷물이 빠지면 둘레가 온통 갯벌이라는 얘기였다. 절반은 섬이고 절반은 뭍인 셈이다. 알아보니까 내일은 아침 9시 전후가 썰물 때였다. 20일에 새벽 같이 나서서 달렸다. 과연 그러했다. 도착했을 때는 섬으로 이어지는 콘크리트길이 젖은 몸을 말리고 있었다. 날은 흐렸으며 바람은 세게 불지 않았다. 아마도 밀물 때는 물 아래 잠겨 있었었겠지. 펄이 묻어 있어서 미끄러운 길이었다. 동네 할매를 모셔다 주고 나오는 모양이지 싶은 택시가 한 대 지나갔다. 운전기사는 아줌마였다. 차창을 내리더니 "어데서 오셨소?" 묻는다. "창원에서 왔는데예." 말하니까 "멀리서 오셨네, 잘 놀다 가시고 종종 오시소." 한다. 웃는 얼굴이 정겨웠다. 우편 배달 ..

김무성이 반기문을 붙잡고 매달리는 이유

1. 반기문 손학규 박지원손학규가 반기문을 27일 만났다. 언론 보도를 따르면 반기문이 "먼저 만나자"고 해서 만난 자리였는데 손학규는 "보수는 집권할 수 없으며 개혁 색채를 분명히 하지 않으면 함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손학규가 26일에는 박지원도 만났다. 마찬가지 언론 보도를 따르면 박지원이 먼저 "개헌을 고리로 삼아 정권 교체를 위해 통합하자"고 제안했고 양쪽 모두 빠른 시일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로 했다. 또 반기문과 함께할 수 없다는 데도 의견 일치를 보았다.(손학규는 좋겠다. 여기저기서 만나자고 불러대니까. 지금 보도를 보면 손학규가 마치 태산이라도 옮길 것 같다. 하지만 태산은 손학규의 약삭빠름으로는 옮길 수 없다. 태산은 우공이산에서 보는 바대로 우직해야만 옮길 수 있다.) 2. 반기..

삼성 불매 선언 1차 경과와 2차 준비 보고

하루도 안돼 200명 돌파 경남도민일보 26일자 4면에 '삼성 불매 선언' 광고를 내었습니다. 234명이 동참해 주셨습니다. 23일 불매 선언 동참 인원이 100명을 넘으면 사비를 털어 에 광고를 내고 동참하신 분들 성함을 싣겠다고 했는데 하루도 지나지 않아 200명을 넘어버렸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런데 23일 올렸던 원래 문안대로 하면 지면이 모자라게 되어 줄였습니다. 읽기에도 부담스러울 것 같기도 했고요. 그러고 보니 줄이고 덜어낼수록 가볍고 좋아지는 것은 우리네 삶뿐만 아니라 글도 마찬가지네요.^^ 다음 2차 선언에서는 좀더 줄이고 다듬겠습니다. 경남도민일보 삼성 불매 선언문 □ 우리는 삼성전자에서 백혈병이 사라질 때까지 삼성 제품을 불매한다 여태까지 삼성 반도체·LCD공장에서는 225명이 직업병 ..

지리산 덕유산을 동해에 던져버리고 싶었다는 함양 사람들

며칠 전 경남도민일보에 보도된 '경남의 산-함양' 편을 읽으며 문득 오래 전에 썼던 보고서가 생각났다. 함양군 민간인학살 피해자 전수조사를 했던 결과보고서였는데, 거기에 함양군의 지리적 특성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함양사람들은 "지리산과 덕유산을 원자력의 힘으로 떠서 동해에 던져버리고 싶었다"는 구절이 나온다.그 산 때문에 유난히 파르티잔의 활동이 많았고, 그들을 토벌하던 군경에 의해 수많은 민간인들이 희생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역사적 맥락도 '경남의 산'에서 좀 언급되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부분을 다시 여기에 옮겨놓는다. 함양의 행정구역변천조선시대까지만 하더라도 함양지역은 함양군과 안의현으로 나뉘어 있었다. 고종 32년(1895) 지방관제 개정으로 안의현이 군으로 되었다가, 1914년 지방..

민주노총이 촛불집회서 무엇을 잘못하나

1. 하고 싶은 얘기와 듣고 싶은 얘기 개인 촛불은 하고 싶은 얘기를 하면 된다. 하지만 운동권=조직 촛불은 그 대표나 임원 또는 간부들은 자기가 하고픈 얘기보다 상대방이 듣고픈 얘기를 해주면 제발 좀 좋겠다. 운동권은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조직 내부에서 소화해 주면 좋겠다는 말이다. 2016년 12월 어느 토요일 창원광장에서 열린 촛불대회에서 젊은 여성 한 명이 하는 발언을 들었다. 자기 소감을 얘기했는데 아주 짧았다. 조금 더듬거리고 목소리도 크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 애타는 마음은 짠하게 울려왔다. 엄마 아빠가 이혼했는데 어떤 이유로 서류상 그냥 부부로 남아 있다, 때문에 동생이랑 셋이서 어렵게 사는데도 나라로부터 생계비를 못 받는다. 삼성이 박근혜-최순실한테 준 뇌물 200억원의 0.00..

블랙리스트가 무서운 것은 파시즘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제 페이스북 친구 중에 김수영이라는 분이 있습니다. 그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사진을 보니 '새누리당 경남도당 디지털정당위원회 온라인전략본부장'이라는 긴 직함을 갖고 있더군요. 어떻게 친구가 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으나, 가끔씩 페이스북에 올리는 글을 보면서 '수구·보수적 세계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사고체계'를 엿볼 수 있어 굳이 '페절'(페이스북 친구를 끊는 것)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그가 최근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관해 이런 글을 올렸더군요."특검이 블랙리스트라 특정 지어 부르는 것들은 좌파 및 좌익 명단이다. 블랙리스트 명단 작성과 내용이 과연 구속영장을 발부할 만한 사유가 될 수 있는가? (…) 이건 명단의 문제가 아니라 국정정책 방향의 문제다. 우파 정권이 국가의 권력을 잡으면 우파인..

삼성 제품 불매 선언문

우리는 삼성전자에서 백혈병이 사라질 때까지 삼성 제품을 불매한다 2017년 1월 14일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린 채 5년째 투병하던 김기철씨가 서른한 살로 숨을 거두었다. 기철씨는 2006년 11월부터 삼성 협력업체 소속으로 삼성반도체공장에서 반도체 웨이퍼 자동반송장비 유지보수를 했다. 벤젠·포름알데히드·비소 같은 발암물질과 메탄올 같은 독성화학물질에 노출되어 일했고 2012년 9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여태까지 삼성 반도체·LCD공장에서는 225명이 직업병 피해를 입었고 79명이 숨졌으며 이 가운데 백혈병 사망은 32명이다. 삼성전자에서 백혈병으로 황유미씨가 2007년 3월 7일 처음 목숨을 잃은 뒤로 고작 10년만에 이토록 많은 목숨이 스러졌다. 이재용은 자기 ..

40년 전 국민학생 시절과 독재자 박정희

나는 박정희가 싫다. 5·16군사쿠데타, 10월유신, 계엄령·위수령, 비상사태·긴급조치, 중앙정보부, 공포통치 등 사회 전반에 걸친 객관 사실 때문에도 그렇지만 개인 경험만으로도 나는 박정희가 너무 싫다. 나는 1963년 생이다. 1970년 국민학교에 입학했다. 박정희는 이태 전인 1968년 12월 5일 국민교육헌장을 발표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박정희는 전체주의에 따라 사회 모든 분야를 군사화했다. 그것은 조그만 시골 국민학교 교실에까지 관철되고 있었다. 학교 정문을 통과할 때마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해야 했다. 입학식 하는 첫 날, 배우지도 듣지도 못했기에 교문을 그냥 지나쳤다. 선생님은 그런 나를 불러 세워 엄한 얼굴로 꾸짖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때리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그 뒤 학교 생활에..

김무성의 노림수와 반기문의 선택

1. 정권 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2017년 대한민국에 주어진 으뜸 과제가 정권 교체라는 데는 대다수가 동의하는 것 같다. 정권 교체가 바로 민심이라는 관점에서 한 번 써본 글이다. 박근혜-최순실과 친박 무리가 저지른 잘못을 청산하고 민국의 주권자들 권리를 회복하려면 정권 교체는 필수다. 하지만 정권 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정치세력의 교체가 동반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정권 교체가 되더라도 개혁이나 개선이 의미있게 진행되기 힘들다. 지금 우리가 성취해야 할 국리민복은 최소한 이런 정도는 되어야 한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고용 안정, 생활임금 수준으로 최저임금 보장, 해고 요건 강화, 노동시간의 실질적 단축, 일자리 확대, 노인을 비롯한 복지 전반의 확대, 재벌 특권 축소, 하청 기업 제조 단..

배설 장군의 행동은 도망일까? 후퇴일까?

2014년 엄청나게 관객이 몰린 영화가 이다. 한국영화 관객 동원 1위를 지금도 지키고 있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다룬 이 영화에는 배설도 나온다. 경상우수사 배설은 영화에서 시종일관 비열한 이미지로 나온다. 칠천량해전에서부터 싸울 생각 없이 도망친다. 이순신이 통제사가 된 뒤에도 사사건건 반대하고 심지어 이순신을 암살하려고까지 한다. 명량해전 직전에는 거북선을 불지르고 달아나다 부하 안위한테 화살에 맞아 죽는다. 대중들의 역사관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이 교과서와 드라마나 영화다. 1700만 명이 넘게 을 봤으니 배설은 빼도박도 못하게 비열한 인간으로 낙인이 찍힌 셈이다. 그렇다면 진짜 역사 기록 속에서 배설은 어떤 모습일까? 배설은 칠천량해전에서 전선 12척(또는 8척, 나머지 4척은 이순신이 ..

원균은 정말 나쁘기만 한 사람이었을까?

칠천량해전 하면 원균이 떠오르고 원균 하면 무능하고 이순신 장군을 괴롭힌 나쁜 사람이라는 규정이 항상 따라붙는다. 그런데 원균이 정말 그토록 무능하고 나쁜 사람이었을까는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원균은 경상우수사로서 임진왜란 초기 경상좌수영이 전멸한 가운데서도 적극 나서 왜군을 막았고 이순신과 합동 전투도 치렀다. 우리한테 널리 알려져 있는 것처럼 뒤로 숨는 용렬한 지휘관은 아니었다는 말이다. 이순신과 견주어서 능력을 평가하면 무능하지 않은 사람이 드물 것이다. 게다가 능력을 떠나 주어진 조건만 비교해도 원균은 이순신보다 불리한 점이 많았다. 이순신은 1592년 4월 임진왜란이 터지기 1년 2개월 전인 1591년 2월 전라좌수사로 임명되었다. 나름 전란에 대비할 시간이 넉넉했다는 얘기다. 하..

민주노총과 삼성 제품 불매운동

나는 민주노총 조합원이다. 열성적이지는 않아도 민주노총의 취지와 대의에는 적극 동의한다. 나는 민주노총이 취지에 충실하려면 삼성 재벌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삼성 이재용이 박근혜-최순실한테 거액을 뇌물로 주는 범죄를 저질러서가 아니다. 삼성 이재용이 민주노총을 부정하고 그 존립 기반까지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민주노총은 이재용 등의 '구속 촉구'만 하고 있다. '구속 촉구'는 입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이재용과 삼성은 '구속 촉구'나 하고 앉았는 조직 따위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을 것 같다. "민주노총은 배알도 없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이다. 민주노총이 삼성 제품 불매 운동을 벌일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첫째 삼성은 노동조합을 부정한다. 무노조 경영을 지향한다. 삼성 ..

대통령이 중허냐? 아파트 동대표가 중허냐?

뭣이 중헌디? 대한민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한민국 대통령을 아파트 동별 대표자보다 못하게 만들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3일 40살 이상으로 (어떤 식으로든) 국내에 5년 이상 거주한 적이 있으면 누구나 대통령 선거에 나설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했다. 세상에, 마흔 살 되기까지 한국 국내에 5년도 살지 않은 사람이 그렇게 많을까. 그래서 이렇게 법률로 규정해야 할 만큼 문제가 될까. 어쨌거나 이로써 지난 10년 동안 대한민국을 떠나 유엔 본부가 있는 미국 뉴욕에서 거주해온 반기문은 대통령 피선거권을 인정받았다. 덕분에 대한민국 법치(法治)는 사망했고 인치(人治)는 더욱 활개를 치게 되었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안내문에서 "선거법 등을 종합해 볼 때 선거일 현재 5년 이상의 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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