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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본 세상

김무성의 노림수와 반기문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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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권 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2017년 대한민국에 주어진 으뜸 과제가 정권 교체라는 데는 대다수가 동의하는 것 같다. 정권 교체가 바로 민심이라는 관점에서 한 번 써본 글이다. 박근혜-최순실과 친박 무리가 저지른 잘못을 청산하고 민국의 주권자들 권리를 회복하려면 정권 교체는 필수다. 

하지만 정권 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정치세력의 교체가 동반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정권 교체가 되더라도 개혁이나 개선이 의미있게 진행되기 힘들다. 

지금 우리가 성취해야 할 국리민복은 최소한 이런 정도는 되어야 한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고용 안정, 생활임금 수준으로 최저임금 보장, 해고 요건 강화, 노동시간의 실질적 단축, 일자리 확대, 노인을 비롯한 복지 전반의 확대, 재벌 특권 축소, 하청 기업 제조 단가 보장, 검찰·경찰·국정원 개혁, 지방자치 내실화, 탈핵 실현, 남북 평화 체제 전환, 미·일·중·러에 대한 자주 외교 구현 등등. 

연합뉴스 사진.

이런 과제들이 실현되면 이 나라 일반 대중들 살림살이는 틀림없이 나아질 것 같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수구 기득권 세력에게 마뜩찮은 일임이 분명하다. 정권 교체 이후 개혁이 대중의 삶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되려면 수구 세력이 강성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김대중 정부 5년과 노무현 정부 5년을 돌아보면 알 수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자신들의 잘못 또는 역량 부족이었던 측면도 있지만 수구 세력이 막강했던 탓에 이루지 못한 개혁도 많다고 나는 본다. 대표적으로 사학법 개정 실패를 들 수 있다. 이사진의 민주적 구성 등을 가로막기 위해 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이 야당 시절 부렸던 막무가내 어거지는 아직도 기억에 뚜렷하다. 

이번 대선을 통해 수구정당이 힘을 잃지 않으면 국민 대중의 더 나은 삶을 위한 개혁이 엄청난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는 얘기다.  

2. 친박 새누리당은 몰락 0순위다 

가장 수구적인 집단 친박 새누리당을 먼저 한 번 보자. 수구세력이란 자기네가 이미 확보하고 있는 기득권은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집단을 이른다. 서청원·최경환·윤상현 같은 골수 친박이 그렇고 정우택은 따로 말할 필요도 없으며 바른정당으로 가려다 멈칫한 나경원 부류도 마찬가지 수구다. 

경남도민일보 사진.

나경원은 유승민이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을 발의한 것을 두고 반자본주의적이라 했으니 말 다했다. 사회적경제기본법 취지는 사회적 기업 육성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자는 데 있다. 스페인의 세계적인 축구클럽 바르셀로나도 사회적 기업=협동조합으로 운영되는 현실이다. 

친박 새누리당은 이번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맞아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으로 인명진을 주인공으로 삼아 쌩쇼를 했다. 그렇지만 진짜 해당분자인 박근혜한테는 손도 대지 못했다. 그에 빌붙어 호가호위한 서청원·최경환·윤상현에게조차 제대로 징계를 먹이지 못했다. 

출당·제명 정도는 시켜야 그나마 관심을 가질 텐데 고작 당원권 정지 3년·1년에다 징계 배제였으니 한 번 더 침을 뱉을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이로써 친박 새누리당은 이번 대선에서 10% 이상 의미 있는 지지를 얻을 가능성이 거의 없어졌다. 친박 새누리당은 반기문조차 부정적이니 어쩌면 대선에 후보를 내지 못할는지도 모른다. 

3. 바른정당은 보수지만 김무성은 수구다

경남도민일보 사진.

새누리당에서 떨어져나온 바른정당은 어떻게 될까? 바른정당은 보수와 수구가 뒤섞여 있다. 수구는 말이 통하지 않지만 보수는 그래도 말은 통한다. 지킬 것을 지키더라도 정상과 상식을 기반삼아 고칠 것은 고치고 바꿀 것은 바꾸어 가면서 하자는 주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른정당은 보수를 표방하지만 최대주주인 김무성이 수구세력이다. 김무성은 바른정당이 보수처럼 보이도록 하려고 유승민·남경필을 내세우지만 사실은 영락없는 수구다. 

"좌파 집권을 막기 위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다"는 말이 대표적이다. 김무성은 친박으로 남고 싶었던 비박이었다. 박근혜는 상대방이 좌파라서 좌파라고 한 것이 아니다. 자기를 반대·비판하는 사람이나 세력은 죄다 좌파로 낙인을 찍었다. 김무성의 이런 발언은 박근혜를 빼닮았다. 

박근혜는 또 정책과 지향이 어떠한지 밝히지 않았다.(사실 밝힐 내용이 없기도 했다.) 김무성도 이와 같다. "친박과 친문 빼고 누구와도 함께할 수 있다"고 할 뿐 자기 생각과 정책은 밝히지 못한다. 친박은 국민한테서 버림받아서 함께할 수 없고 친문은 좌파라서 배격한다는 공허한 얘기다. 

4. 반기문은 바른정당을 수구로 만든다

이런 바른정당이라 해도 유승민이나 남경필이 대선 후보가 되면 보수를 정체성으로 삼을 가능성은 살아 있다. 반면 김무성이 좌지우지하는 후보가 들어서면 바른정당은 또다른 수구정당이 되고 만다. 

연합뉴스 사진.

지금 반기문이 바른정당에 들어가겠다면 김무성이 가장 반길 것이다. 먼저 수도권의 나경원 부류와 충청권 정우택 부류를 덤으로 챙길 수 있다. 하지만 반기문을 갖고 유승민·남경필을 제압한 다음 수구의 가치까지 외치도록 할 수 있다는 일타쌍피가 핵심이다. 

반기문은 정치 경험도 없는 필마단기지만 김무성은 바른정당 최대주주이기도 하면서-조직도 갖추고 있으면서 정치판에서 굴러먹은 눈치만도 9단이 넘기 때문이다. 

5. 제3지대론도 수구정당으로 귀결된다

이런 사정은 반기문이 새로운 정당 창당을 내걸고 제3지대론을 실천에 옮겨도 별반 달라지지 않는다. 새누리당에서는 나경원·정우택 부류가 뛰쳐나올 것이다. 제3지대론의 원조격인 손학규도 함께할 테고 어쩌면 더불어민주당 김종인도 쓸려들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바른정당도 어떤 식으로든 합류할 것이다. 유승민과 남경필은 김무성이 마음에 안 들어도 독자 생존 능력이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끌려들어온다. 하지만 그 이상은 끌어모으기 어렵지 싶다. 

경남도민일보 사진.

반기문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바닥을 기고 있는데다 여태껏 나온 반기문의 말과 행동에 비추어 설 연휴를 지나도 달라질 기색이 없기 때문이다.(대한민국 유권자 대부분은 그리고 심지어 김무성조차 이런 사실을 아는데 반기문과 측근들만 이를 모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제3지대 세력 분포상 김무성이 중심 역할을 맡기 쉽다. 

6. 김무성이 반기문으로 국민의당을 누르면 

이런 조건에서 반기문이 앞서 밝힌대로 '한 몸 불사르면' 그 외형이 바른정당이든 제3지대=새로운 정당이든 대선 이후 김무성 중심 수구정당을 위한 불쏘시개가 된다. 김무성 중심 수구정당은 반기문을 앞장세우면 국민의당도 누를 수 있다. 

반기문이 바른정당(또는 제3지대에 기반한 새로운 정당)으로, 안철수 등이 국민의당으로, 그리고 누가 되었든 어느 한 사람이 더불어민주당으로 나오면 표심은 어떻게 움직일까? 수구 성향 유권자는 당연히 반기문으로 쏠린다. 보수 성향 유권자들 가운데 정권 교체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 또한 반기문에게 투표할 것이다. 

이처럼 수구 전체와 보수 일부가 반기문으로 기울면 반작용으로 정권 교체를 바라는 유권자들은 보수·개혁·진보 구분 없이 더불어민주당으로 쏠리게 마련이다. 이래서 국민의당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 되고 만다. 

이는 김무성이 가장 바라는 상황이다. 정권은 내어주지만 끊어질 것 같았던 정치 생명은 연장되고 수구세력 정체성도 유지하면서 득표율 2위까지 차지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정권 교체 이후 새로운 집권 세력에게 몽니도 부릴 수 있다. 

거제 대우조선해양을 찾은 반기문. 경남도민일보 사진.

7. 그렇다면 반기문은 어떻게 될까? 

이처럼 반기문이 대선 본선에서 완주하면 반기문은 쪽박을 차기 십상이지만 바른정당이나 제3지대에 모이는 수구세력한테는 크게 남는 장사가 된다. 수구정당은 생명 연장의 꿈도 이루고 세력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반기문은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하면 더 이상 쓸모가 없으니까 버려질 수밖에 없다. 반기문은 차기가 없는 사람이다. 이번에 떨어지면 반기문은 5년 뒤까지 버틸 역량과 의지가 없다. 김무성을 비롯한 수구 세력 또한 반기문을 위해 5년을 기다릴 까닭이 없다. 

반기문은 버려지지만 수구정당은 그의 대선 본선 완주 덕분에 강성한 세력을 조금만 손상된 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정권 교체 이후 개혁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것이다. 반기문이 당선 가능성도 없으면서 대선 본선을 완주하면 자기도 망치고 대한민국 역사도 망친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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