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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본 곳 477

아주 독특한 한옥 폐가를 봤습니다

저는 오늘(12월 12일) 경남 함양군에 와 있습니다. 유림면 웅평마을에 들렀다가 아주 특이한 한옥 건축물을 보게되었습니다. 물론 저는 건축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저도 시골서 태어나 자란 덕에 부자집 한옥은 별로 못봤지만, 서민들의 전통가옥은 많이 보고 큰 편입니다. 그런데, 오늘 함양군 유림면 웅평마을에서 본 한옥 아랫채는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독특한 구조였습니다. 건축물의 왼편에 방문이 두 개가 있습니다. 보통 방문은 앞으로 나 있기 마련인데, 이건 옆으로 문이 있습니다. 이것부터가 특이해보였습니다. 현재 이 집의 주인은 객지에 나가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언젠가 들어와서 살지도 모르지만, 그땐 이 건축물을 뜯고 새집을 짓겠지요. 인근에 사는 노인에 의하면 이 아랫채는 옛날 결..

가본 곳 2008.12.12

사다리로 올라가는 2층 변소 보셨나요?

대개 X돼지는 제주도에만 있는 줄 아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경남 함양군에도 옛날식으로 X돼지를 키우는 농가가 많습니다. 특히 마천면에 많은데요. 그래서 유명해진 것이 '함양 마천 흑돼지'입니다. 이런 식으로 키운 흑돼지는 보통 흰돼지의 두 배 가격으로 팔린다고 합니다. 얼마 전 휴가를 내고 함양군 마천면에 갔다가 두 농가에서 X돼지 키우는 돼지우리를 봤습니다. 한 집은 우리가 비어 있었는데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거기서 흑돼지를 키웠는데, 지금은 할아버지가 너무 연로하여 더 이상 돼지를 먹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돼지우리는 그대로 있었고, 그 위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변소가 있었습니다. 또 다른 집은 지금도 흑돼지를 변소 아래에서 키우고 있었습니다. 여긴 앞의 집보다 사다리가 좀 더..

가본 곳 2008.12.11

완전 개방된 통도사 금강계단

양산 통도사 석가모니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이 모든 사람에게 완전 개방이 돼 있었습니다. 11월 29일 부처님을 마음으로 뵙기 위해 들렀더니 그랬습니다. 600년대 자장율사가 중국에서 진신사리를 모셔와 세웠다는 금강계단. 금강계단은 부처님 사리탑을 모신 자리로서 스님이 처음에 계戒를 받는 의식을 행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수(受)계를 해야만 스님이 된답니다. 통도사 으뜸 절간인 대웅전에는 그래서 불상을 모셔 놓지 않고 있습니다. 부처님 진짜 몸이 있는데 그 형상을 따서 새기거나 그린 나무토막 쇳조각 흙덩어리가 무슨 소용이냐, 는 것이지요. 통도사는 그동안 부처님 진신사리 다칠까봐, 아니면 신앙의 대상인 부처님과 일반 신도 사이에는 적당한 거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금강계단 출입을 금지해 왔..

가본 곳 2008.12.02

빈칸 채워보세요 "쳐부시자 ○○○"

혹시 여러분은 "쳐부수자 ○○○, 때려잡자 xxx!"이라는 구호를 듣고 보며 자라셨나요? 또 학교마다 담벽에 교훈 대신 '초전박살, 멸공통일, 승공통일, 반공방첩' 등의 구호가 적혀 있는 걸 보셨나요? 말 그대로 공산당을 싸움 초기에 박살을 내버리자는 게 초전박살이고, 멸공은 공산주의자를 멸망시키자, 승공은 이기자, 반공은 반대하자는 뜻이겠지요. 제가 어릴 땐 그랬습니다. 또한 국민학교(초등학교) 교과서에는 온순한 양들이 사는 사는 마을에 따발총을 든 늑대들이 갑자기 나타나 온갖 횡포를 부리며 양들을 못살게 구는 우화가 실려있었습니다. 선생님은 그 우화를 통해 북한 공산집단에 대한 공포심을 심어주곤 했습니다. 얼마 전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에 있는 청소년수련원에 강의가 있어 갔다가 아주 낯익은 구호를 발견..

가본 곳 2008.11.24

느티나무 단풍의 치명적 유혹

어제 창원에 나갈 일이 있었습니다. 경남도청에서 창원 성산아트홀까지 도로의 가로수에 단풍이 한창이더군요. 아무래도 따뜻한 남쪽지방이다보니 서울보다는 좀 늦은 지금이 절정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설픈 실력이지만, 저도 단풍 사진에 한 번 도전해봤습니다. 경남도청 주변은 특히 느티나무가 많습니다. 느티나무가 경남 도목이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저도 느티나무를 좋아합니다. 듬직한 줄기와, 잎이 풍성한 느티나무를 보고 있으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집니다. 봄에 느티나무 새잎이 나기 시작하면 막 설레고 흥분되기도 합니다. 봄에 나오는 연녹색 느티나무 잎도 좋지만, 가을에 보는 느티나무 단풍도 붉은 색과 노란 색, 녹색이 조화를 이뤄 가히 환상적이었습니다. 대개 단풍 사진은 그야말로 단풍나무 잎이나 은행나무 잎을 많..

가본 곳 2008.11.06

나는 한라산보다 도들오름이 좋다

1. 10월 9일과 10일,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주도를 갔습니다. 하지만 한라산은 발치에도 가보지 못했고 구름까지 어스름하게 어려서 그 장한 모습을 멀리서조차 보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아쉬웠지만, 나중에 제주시 도두항 옆 도들오름에 오른 뒤에는 아쉽지 않았습니다. 도들오름은 높지 않아서 동네 뒷동산쯤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제주도에 있는 고마운 벗 문용포가 길라잡이를 해 줬습니다. 그렇다고 대단한 무엇은 아니었고 높이가 50미터도 채 안 되는 여기를 오르면서 몇 마디 말을 던졌을 뿐입니다. “사람들은 제주도에 한라산밖에 화산이 없는 줄 아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오름 하나하나가 죄다 화산의 자취지요. 용암이 이래저래 끓어오르면서 쌓인 지형이라는 얘깁니다.” “오름이 곳곳에 있는데, 도들오름 같은 오름은 ..

가본 곳 2008.11.04

아직 가동중인 정미소 보셨나요?

아마도 제가 중고등학생일 때만 해도 농촌 마을엔 대부분 정미소(방앗간)가 가동되고 있었습니다. 벼를 찧어 쌀로 만드려면 모두 이 정미소를 거쳐야 했죠. 물론 추곡수매는 벼 상태로 내놓습니다만, 집에서 먹거나 자식들에게 보낼 때는 쌀로 찧어야 하니까요. 어릴 때 아버지와 함께 볏가마를 리어카에 싣고 정미소에 가서 순서를 기다리다, 우리 벼를 찧기 시작하면 저는 왕겨(벼껍질)를 다시 빈가마니에 옮겨 닮고, 아버지는 쌀과 뒹겨를 담아 다시 리어카에 싣고 오던 추억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각 마을의 정미소가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동네 정미소도 아직 남아 있긴 하지만, 가동은 않은 채 폐허처럼 버려져 있습니다. 바로 가정용 도정기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부터였죠. 옆 사진은 가정용 ..

가본 곳 2008.11.02

중국 심천에선 악어도 슈퍼에서 판다

얼마 전 중국 심천(선전)에 갔다가 한 대형 슈퍼마켓에 들렀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백화점의 지하 식품매장과 비슷하더군요. 각종 생활용품과 먹는 건 거의 다 있었는데, 특히 저의 눈길을 끈 것은 생선 매장과 과일 매장이었습니다. 거기에선 큰 수족관에 활어들을 넣어놓고, 손님이 뜰채로 사고 싶은 생선을 잡아 주인 앞에 내놓으면, 계산을 해주는 방식으로 생선을 팔더군요. 물론 죽은 생선을 손질하여 얼음더미 위에 얹어놓고 파는 것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깜짝 놀란 것은 악어 한 마리가 입을 떡 벌린 채 토마토를 물고 있었던 겁니다. 처음엔 그냥 악어 모형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실제 악어더군요. 중간 중간 몸체를 잘라 단면을 볼 수 있게 해놨더군요. 중국말을 몰라 어떻게 파는 지, 가격이 얼마인..

가본 곳 2008.10.31

산꼭대기까지 아파트가 점령한 홍콩

홍콩은 흔히 아름다운 야경으로 알려져 있지만, 공기가 안 좋기로도 유명합니다. 심지어 환경단체들은 '홍콩의 공기가 시민을 독살하고 있다'는 표현까지 쓰면서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더군요. 비싼 인건비 때문에 공장들은 대부분 동남아나 중국으로 옮겨갔다지만, 바람의 흐름 자체를 차단하는 고층빌딩들 때문에 공기가 좋을리 만무합니다. 더구나 홍콩은 제가 보기에 아예 건물을 지을 때 용적률 제한 같은 건 없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아파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토록 빽빽하게 지어놓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참 용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빅토리아 피크로 불리는 태평산 정상에 올라 야경을 보면 마천루 위로 뿌연 구름도 아니고 연기도 아닌 것이 홍콩 하늘을 덮고 있습니다. 이건 결코 해무(海霧)가 아닙니다. 바로 스모그였습니다..

가본 곳 2008.10.26

중국 밤거리에서 찍힌 심령 사진?

4박 5일간 홍콩과 중국 선전(심천)으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앞으로 시나브로 거기서 보고 느낀 것들을 포스팅해보겠습니다. 선전은 홍콩 바로 북쪽에 있는 중국의 경제특구로, 도시의 역사는 약 29년밖에 안 된 신흥도시입니다. 홍콩과 마찬가지로 고층건물이 가득 차 있어 공기는 별로 좋지 않지만, 도시 조경은 세계 최고라 할만큼 잘 돼 있었습니다. 선전과 비슷하게 28년의 도시 역사를 가진 경남 창원시도 나름대로 한국 최고의 거리 조경을 자랑하지만 선전에는 비할 바 못될 정도 있습니다. 그래서 선전의 밤거리 조경을 촬영해보려고 민속문화촌 앞 선난따도(深南大道)를 육교로 건넜습니다. 삼각대가 없었던 관계로 인도에 퍼질러 앉아 카메라를 바닥에 놓고 셀프타이머로 촬영을 해봤는데요. 처음 찍은 사진은 아무도 없는 ..

가본 곳 2008.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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