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가본 곳 477

외딴섬 폐교엔 청포도가 주렁주렁

전남 여수시 화정면의 외딴 섬 사도(沙島)에는 현재 약 20여 가구 40여 명이 살고 있다고 한다.(현재 화정면사무소 홈페이지엔 34가구 59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와 있다.) 많을 땐 80여 가구가 살기도 했다는데, 그래서인지 이 섬엔 1954년부터 1996년까지 약 42년간 초등학교가 있었다. 여산국민학교 사도분교가 그것이다. 지난 22일 전국에서 모인 20여 명의 블로거들과 사도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그 때 혼자서 우연히 폐교상태로 남아 있는 사도분교를 찾았다. 입구에 '전남대학교 사도수련원'이란 명패가 붙어 있는 걸로 보아 현재는 전남대 소유인 것 같다. 그러나 폐교를 둘러본 결과 수련원 용도로 개축하지도 않았고, 그다지 많이 사용한 흔적도 없었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뛰놀던 놀이기구들도 녹슨..

가본 곳 2009.08.30

외지인이 미리 본 여수엑스포 먹·볼거리

2012년 5월 12일부터 3개월동안 열릴 예정인 여수세계박람회(여수엑스포)가 지난 12일로 D-1000일을 지났다. 하지만 경남에 살고 있는 기자로선 1000일이란 날짜가 아직은 먼 훗날로만 느껴진다. 여수시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경남과 바로 인접한 도시다. 그래서 개최지인 여수 다음으로 큰 혜택을 볼 지역이 경남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이 역시 아직은 막연하고 추상적인 전망일뿐 실감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이런 차에 마침 민간기구로 꾸려진 여수시준비위원회(대표공동위원장 김광현)가 박람회를 널리 알리기 위해 전국의 블로거 24명을 초청했다. 기자 역시 블로거의 일원으로 참여해 엑스포가 열릴 여수신항과 오동도 일대를 둘러보고 준비위 관계자와 공무원들을 만났다. 25만㎡의 전시장이 조성될 여수시 수정동 신항과..

가본 곳 2009.08.24

충무공 모친 살던 집은 문화재 될 수 없다?

전남 여수시 웅천동 송현마을에 가면 이순신 장군의 어머니가 전란 중 5년간 살았던 집 터가 있다. 1593년부터 1597년까지 거기에 사셨던 어머니 초계 변(卞守琳) 씨는 아들 이순신이 억울한 옥살이를 한 후 백의종군을 위해 남쪽으로 가고 있던 1597년 4월 자신도 여수를 떠나 고향 아산으로 가던 중 길에서 생을 마감했다. 충무공의 어머니가 사시던 곳은 장군의 휘하에 있던 정대수(충정공) 장군의 집인데, 그 집 안쪽의 약간 높은 터에 따로 집을 지어 살았다고 한다. 현재 그곳은 터만 남아 있고, 정대수 장군의 집에는 14대손인 정평호(75) 씨 부부가 살고 있다. 그 집도 상당히 고색창연한 옛집인데, 임진란 당시의 집은 아니고 후손이 다시 지은 것이라고 한다. 난중일기에도 장군이 문안인사를 위해 이곳에..

가본 곳 2009.07.21

민중의 한 서린 암반동굴 여수 마래터널

지난 3일 전남 여수에 강의를 다녀온 적이 있다는 것은 이미 말씀 드린 바 있습니다. 하룻밤을 선소(거북선을 제조했다는 곳) 앞 모텔에서 자고, 다음날 오문수 선생의 안내로 여수의 이곳저곳을 둘러봤습니다. 그 중 인상적인 곳이 있어서 소개드릴까 합니다. 여수역에서 만성리 해수욕장으로 넘어가는 마래2터널입니다. 좁은 1차선 터널이어서 터널에 진입하기 전, 마주 나오는 차가 지나가길 기다려야 합니다. 터널 입구가 그렇게 좁은데다 낡아 보여서 그저 좀 오래된 터널인가 보다 싶었는데, 들어가보니 그냥 보통 터널이 아니었습니다. 암벽이 울퉁불퉁 거친 모습 그대로 드러나 있는 인공 동굴이었습니다. 폭이 좁아 차량 한 대밖에 주행할 수 없지만, 동굴 안 여섯 군데에 여유공간을 만들어 교행이 가능하도록 해두었습니다. ..

가본 곳 2009.07.11

동백과 후박나무 뿌리가 붙은 연리근

얼마 전(7월 3일) 전남 여수에 강의를 갔다가 다음날 오문수 선생의 안내로 여수의 이곳 저곳을 둘러봤다. 그 중 돌산섬에 있는 향일암에 올랐는데, 거기서 처음으로 연리근(連理根)이라는 걸 봤다. 뿌리가 서로 붙어서 두 그루의 나무가 자랐는데, 하나는 후박나무였고, 다른 하나는 동백나무였다. 연리지(連理枝)는 다른 뿌리에서 난 나무의 가지가 서로 붙은 것을 말하는데, 흔히 연인 사이를 의미한다고 하고, 연리목(連理木)은 다른 뿌리에서 올라온 나무의 몸통이 붙은 것으로 부부 사이를 상징한다고 한다. 그런데, 연리근(連理根)은 가장 깊고 숭고한 부모 자식간의 사랑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 상징하는 의미가 무엇이든 간에 참 신기했다. 처음엔 붙어 있는 두 나무가 같은 수종인줄 알았는데, 유심히 보니 키도 다르고..

가본 곳 2009.07.09

80년대 음악다방, 주점으로 부활하다

어제(1일) 마산 창동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후, 동행했던 블로거 파비(정부권) 님과 함께 막걸리를 한 잔 했습니다. 회사 후배인 김두천 기자와 함께였는데요, 재미있는 술집을 하나 개척했습니다. 청석골이란 주점이었는데, 과거 70~80년대의 '민속주점'과 80년대에 많았던 이른바 '음악다방', 90년대의 '가라오케', 그리고 2000년대의 '7080 라이브카페'를 혼합한 듯한 곳이었습니다. 동동주와 소주, 맥주를 모두 팔고, 파전과 정구지 부침, 두부김치에서부터 참치 마구로와 오리훈제, 돼지바베큐와 후라이드 치킨에 이르기까지 별의별 안주가 다 있으며, 인테리어도 민속주점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DJ부스가 있고, 실제 DJ가 있으며, LP레코드판이 있습니다. 당연히 신청곡을 받아 LP판으로 틀어줍니다..

가본 곳 2009.07.02

치자꽃 짙은 향기에 현기증을 느꼈다

모처럼 대학 캠퍼스에 가봤습니다. 제가 사는 마산의 경남대에 볼 일이 있어 낮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본 캠퍼스의 느낌은 '풋풋함' 그 자체였습니다. 우거진 수목과 벤치, 아름다운 호수, 그 속을 거니는 싱그러운 젊은이들…. 새삼 제가 늙었다는 생각에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아는 교수님을 만나고, 아는 직원분과 캠퍼스 벤치에 앉아 커피도 한 잔 마셨습니다. 그리고 교문으로 혼자 내려오는 길에 제가 아주 어린 시절 맡아보았던 익숙한 향기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향기였을까요? 그건 바로 치자꽃 향기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제 고향인 남해군은 유차, 치자, 비자, 이렇게 '3자'라고 부르는 나무가 유난히 많은 곳입니다. 향기로 치면 유자 열매도 유명하지만, 치자꽃 향기는 그 어떤 꽃향기에 비할 수 없을 정도..

가본 곳 2009.06.16

처음 본 부채선인장 꽃의 화려한 자태

제주도가 자생지로 알려져 있는 부채선인장(백년초)은 제가 사는 남해안 일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입니다. 제가 어릴 때 고향 남해의 집에도 있었고, 지금도 홀로 남은 아버지가 기르시는 화분에 있습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이 백년초에 꽃이 피는 건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연히 활짝 핀 백년초 꽃을 처음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경남 진주시 명석면에서 열린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희생자 유해발굴 개토제'에 갔는데, 행사가 끝난 뒤 명석면 사무소 앞길 골목에 노란 꽃이 눈에 띄더군요. 그래서 가봤더니 바로 백년초 꽃이었습니다. 상상했던 것보다 꽃이 훨씬 크고 화려했습니다. 꽃 모양만 놓고 보면 양귀비와 비슷하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처음 본 백년초 꽃, 서툰 솜씨로 이리저리 찍어봤습..

가본 곳 2009.06.10

여름 들머리 눈맛 시원한 담쟁이덩굴

며칠 전 취재할 일이 있어서 밀양 재약산을 찾았습니다. 재약산은 산기슭에 표충사를 품고서, 마루 가까이에는 산들늪을 이고 있습니다. 산들늪은 옛날 사자평으로 알려졌는데 '산 위에 있는 너른 들'이라는 뜻입니다. 습지보호지역으로 2006년 12월 28일 지정이 됐습니다. 올라가는 들머리에서 이런 멋진 담쟁이덩굴을 만났습니다. 아직 여름이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땀이 조금씩 삐질삐질 흘러나오는데, 이 녀석 덩굴을 보니까 그만 더위가 가셨습니다. 눈맛이 시원했으며 코맛은 상큼했으며 머리는 저절로 덩달아 맑아졌습니다. '우와, 우리 아파트에도 이런 친구 몇몇이랑 같이 살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줄기가 칡 줄기라 해도 속을만큼 꽤나 굵었는데 하늘하늘 하는 양이 이쁜 이파리는 조금 웃자랐..

가본 곳 2009.05.16

60년대 드라마에 80년대 필독서가 웬말?

전남 순천시 조례동 군부대 이전부지에 가면 , 등을 찍었던 드라마 세트장이 그대로 보존돼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있습니다.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초 소도시 읍내를 재현한 곳도 있고, 1960년대 서울의 달동네 모습과 1980년대 서울의 변두리 번화가 모습을 재현한 세트도 있습니다. 얼마 전 아버지와 아내, 아들, 그리고 동생네 식구들과 함께 1박2일로 순천 여행을 다녀왔는데요. 우리도 그 드라마 세트장을 둘러봤습니다. 아버지는 젊었던 시절이 떠오르는 듯 했고, 저도 어린 시절이 생각나더군요. 특히 195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순천읍내를 재현한 곳에 정감이 갔습니다. 막걸리 대포를 파는 선술집도 있고, 포목점도 있더군요. 세트장이라곤 하지만 그런 선술집에서 실제 막걸리와 파전이라도 팔면 그 시..

가본 곳 2009.05.12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