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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본 곳 477

소벌에서 본 소달구지와 가시연

30일 경남블로거 컨퍼런스를 마치고 참석한 블로거님들과 함께 창녕 소벌(우포늪)에 다녀왔습니다. 마침 그날은 소벌에서 열리는 반딧불 축제의 첫날이라 평소보다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또 요 며칠 선선했던 데 비해 그날은 유난히 덥기도 했습니다. 저는 경남에 살면서도 사실 소벌은 처음 가봤습니다. 30일은 컨퍼런스를 마치고 급히 둘러보고 오느라 자세히 소벌을 보진 못했습니다. 다음에 한 번쯤 여유를 갖고 둘러볼 것을 기약하면서 아쉬운 발걸음을 뗐습니다. (곧 일본 출장을 떠납니다. 이 글은 '예약'으로 설정해두고 갑니다.)

가본 곳 2008.09.01

부산 살아도 몰운대 몰랐던 이유 있었네

1. 8월 23일 토요일, 우리 신문사 구성원들이랑 함께 부산 다대포에 다녀왔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몰운대도 한 바퀴 잘 둘러봤습니다. 몰운대, 이번에 처음 봤는데, 그래서 유원지인 줄도 처음 알았는데, 참 멋지더군요. 탁 트인 바다가 아주 시원했고, 무슨 동해안처럼 우렁차게 파도치는 소리도 근사했습니다. 곳곳에 자리잡은 자갈이랑 바위랑 모래랑도 정겨웠고요, 가까이서 멀리서 무리지어 노니는 사람들도 정겨운 모습이었습니다. 들머리 다대포 객사도 보기에 괜찮았습니다. 오르내리는 길에는, 크고 반듯한 길을 새로 닦으면서도, 옛적 다니던 조그만 등산길은 그대로 둬서, 그리로 솔잎 보드라운 느낌 발바닥으로 느끼며 걷는 즐거움도 작지 않았습니다. 2. 그러다가, “참, 나도 부산에 살았었지. 그런데 왜 몰운대를 ..

가본 곳 2008.08.26

연계정 꽃 품에서 낮잠 한 판 때리기

합천에 가면 연당이라는 크지 않은 습지가 있습니다. 가을이 되면 말밤(서울 사투리로는 물밤이라 한답니다.)이 실하게 여물곤 하는 곳입니다. 연당 옆에는 전혀 정자 같지는 않고 그냥 오래 된 일반 가정집 같은데 이름이 정자 같은, 연계정(蓮溪亭)이라는 건물이 하나 있답니다. 합천 황강 가에 있는데,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지금은 말라붙어 버리고 없지만, 조금 옛날에만 해도 여기 연계라는 시내가 있었으리라 짐작되는 그런 곳입니다. 뒤집어 말씀드리자면, 지금은 사라진 연계라는 시내나, 아직도 그 앞에 동그마니 모습을 잃지 않고 있는 연당이 없었다면 들어서지 않았을 건물이 바로 이것입니다. 오늘 말씀드리려는 바는 이 연계정에 있는 모습 몇몇 가지입니다. 먼저 연계정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마루 난간에 새겨져 있는..

가본 곳 2008.08.20

사천 용섬서 본 도둑게

세 해 전 8월 막내처제 막내동서 식구들과 함께 사천 비토섬 앞바다 진도(辰島)에서 2박3일을 지낸 적이 있습니다. 홀로 되신 장인 어른을 모시고였지요. 진도는 우리말로 용섬이라고 이르는데, 딱 한 집이 살고 있었습니다. 민박 등으로 살아가는데, 도시서 살다가 아이들 아토피 때문에 들어와 씻은 듯이 고쳤다고 했습니다. 막내처제네 둘째도 아토피가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겸사겸사 온 셈인데, 저는 취재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로 하루밖에 같이 지내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이 돼 있습니다. 우리는 섬을 한 바퀴 두르는 일이 잦았습니다. 섬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한 시간 남짓이면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로질러 가는 길도 있었습니다. 가장 신기한 것은 도둑게였습니다. 옛날에는 발에 밟힐 정도로 흔한 존재였는데, ..

가본 곳 2008.08.18

한 번 더 둘러보고픈 함양 상림

김주완 선배가 앞서 올린 함양은, 제가 어릴 적 잠깐 살았던 동네입니다. 일곱 살 때이니 모두 다 제대로 생각나지는 않지만, 밤새 눈이 엄청나게 내린 날 아침에 상림에 나가 놀던 기억은 아직도 뚜렷합니다. 우리 식구 살던 집 앞에는 늑대 똥 같은 것이 새벽에 나가보면 있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추운 겨울 새벽에 어머니 손 잡고 성당 가던 길 하얗게 서리 내린 장면도 때때로 떠오르곤 한답니다. ^.^ 뜬금없게도, 함양서 남원 광한루로 어머니 ‘희추’ 따라간 기억도, 슬그머니 끌려나오는데요. 하하. 그래서인지, 함양은 제게 아주아주 좋은 느낌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우리 신문 문화부 ‘자연과 쉼터’ 취재를 맡았을 때는 함양을 그야말로 뻔질나게 드나들었습니다. 허삼둘 가옥과 박지원 유적비가 있..

가본 곳 2008.08.18

서울사람 불쌍케 하는 함양 상림과 연꽃단지

가끔 저는 서울 사람들이 불쌍하게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그토록 많은 인구가 모여 사는 곳에 정작 휴일이나 휴가 때 가볼만한 곳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저도 서울 사람들 따라 강원도나 경기도의 관광지(또는 휴양지)라는 곳에 좀 가봤는데요. 강원도의 남이섬이나 아침고요수목원, 양떼목장, 각종 허브농원은 물론이고, 경기도의 수목원 같은 곳도 모두 적지 않은 입장료를 받더군요. 적어도 몇 천 원씩 입장료를 받으면서도 각종 규제는 또 얼마나 많은지... 하지만, 제가 사는 경남은 조금만 눈을 돌려봐도 가볼만한 데가 쌨고도 쌨습니다. 입장료도 없고, 지켜야 할 규칙도 없습니다. 각자 알아서 공중도덕만 지키면 됩니다. 함양군에 있는 상림(上林)도 그 중 하나입니다. 최치원 선생이 이곳 태수로 계실 때 강변을 따라..

가본 곳 2008.08.17

흙벽으로 지은 옛 농협창고

경남 함양에 갔다가 수동면 도북마을을 지나면서 옛 농협창고를 발견했습니다. 지금은 텅 비어 있더군요. 겉은 시멘트로 발랐지만, 시멘트벽이 떨어지면서 흙벽이 군데군데 드러나 있었고, 천장은 목재로 되어 있었습니다. 상당히 오래 전에 지은 건축물로 문화재적 가치도 나름 있어보였습니다. 옛 농협마크가 선명하게 남아 있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용도로 활용이 될 수도 있겠지만, 언제 뜯겨버릴 지도 모를 일이어서 일단 사진으로 담아두었습니다.

가본 곳 2008.08.16

지리산 아래에서 만난 가을(秋)

지난 13일 경남 함양에 출장 간 김에 찍어온 사진들입니다. 이렇듯 농촌은 벌써 가을 기운이 완연합니다. 어떻습니까? 가을 냄새가 좀 나는 것 같나요? 저녁 어슴프레한 무렵에 함양군 읍 구룡리와 마천면 구양리 사이에 걸쳐 있는 오도재의 지리산조망공원을 찾았습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확 찬기운이 느껴지더군요. 마치 으슬으슬한 초겨울의 기온이었습니다. 이렇게 가을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있었습니다.

가본 곳 2008.08.16

결국 블로거 지적 수용한 남해군

사소한 일이긴 하지만, 저희 블로그를 찾으시는 분들께 결과 보고는 해드리는 게 도리일 것 같아서 알려드립니다. 저는 지난 7월 16일 '관리 안 되는 관광안내책자 배부대'라는 포스트를 통해 경남 남해군버스공용터미널에 방치된 시설물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 내용을 남해군청 홈페이지 '군수에게 바란다' 코너에도 올렸습니다. 그랬더니 아래와 같은 답변이 올라왔습니다. 답변대로 조치했거니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8월 3일 친구 부친상 조문차 남해에 갔다가 터미널에 들렀는데,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방치돼 있는 배부대를 발견했습니다. 사소한 문제일 수도 있지만, '관광 남해'의 이미지에 손상을 줄뿐 아니라, 행정의 신뢰에도 금이 갈 수 있는 일을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보고 다시 '고쳐지지 않는 남해..

가본 곳 2008.08.09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시골집

제 고향마을에 있는 이웃집의 모습입니다. 안채(윗채)는 현대식 목조주택으로 신축했습니다. 자식들이 부모의 편안한 삶을 위해, 그리고 미래에 귀향할 자신을 위해 옛 가옥을 헐어내고 이렇게 새로 지었습니다. 그러나 아랫채는 예전 모습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아마도 자식들은 이것도 헐어버리자고 했을 겁니다. 하지만, 아직 농사를 짓고 있는 아버지는 아랫채가 없으면 농기구나 농작물을 보관할 곳이 없어 안 된다면 반대했을 게 틀림없습니다. 돌담도 예전 모습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돌담 위로 핀 장미와 그 옆의 부용화, 담 너머 남새밭의 고추, 옥수수 등이 정겹습니다. 감나무 한그루에 주렁주렁 열린 감도 탐스러워 보입니다. 아랫채를 더 가깝게 보니 바지게까지 걸쳐진 지게가 아직도 보이네요. 자붕 아래 가로로 걸려 ..

가본 곳 2008.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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