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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본 세상 1803

화왕산 억새 태우기 전설은 날조 왜곡이다

5명이 숨지고 60명 남짓이 다치는 참사가 화왕산에서 일어났습니다. 창녕군청 등은 화왕산에서 억새태우기를 하면서 그 근거로 전설과 세시풍속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날조 아니면 왜곡입니다. 억새 태우기 행사를 실행하려고 지어낸 얘기라는 말씀입니다. 창녕군청 홈페이지는 억새 태우기를 두고 “화왕산이 예부터 불의 뫼라고 하여 이곳에서 불이 나야만 풍년이 깃들고 평안하다는 전설”이 있다 합니다. 그리고 창녕군이 산림청에 낸 억새 태우기 행사 개요에는 ‘세시풍속 재현’이라는 표현이 있답니다. 그러니까 화왕산 산꼭대기에서 억새를 태우는 세시풍속이 예부터 있어왔다는 얘기가 됩니다. 저는 창녕이 고향입니다. 63년 태어나 68년에 떠났다가 70년에 다시 돌아와서는 75년 국민학교 6학년까지 거기서 살았습니다. 그..

벌써 새싹 돋은 화왕산 참사 불탄 자리

1. 화왕산 억새밭은 사람들 놀이터? 사람들에게 화왕산은 관광지고 놀이터였습니다. 사람들은 좀 더 즐겁게 놀아보려고 1995년부터 화왕산 꼭대기에다 불을 지르기 시작했습지요. 반대하는 사람도 없지는 않았지만,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목청에 묻혀 버렸습니다. 2월 9일 정월 대보름 화왕산 억새 태우기로 말미암은, 5명이 숨지고 60명 남짓이 다친 참사의 원인은 바로 자연 생태계를 놀이터로만 여긴 데에 있지는 않을까요? 만약(이제 와서 이 말이 무슨 소용 있을까만), 숱한 생명체들이 살아가고 또 자연물들이 어울리는 보금자리로 여겼다면 여기다 불을 지르겠다는 생각은 아예 못했을 테니까요. 지난 15일 일요일 아침, 화왕산 불탄 자리에 올라가 봤습니다. 한 시간 남짓 올라가면서 거기 살았던 생명체와, 생명체는..

반인권 범죄 피해배상 입법 절실하다

오늘 진주KBS 라디오와 최근 두 건의 민간인학살 관련 법원 판결에 대해 전화인터뷰를 했습니다. 내용을 공유하기 위해 앞에 썼던 글과 다소 비슷한 부분들도 있지만, 기록삼아 포스팅합니다. 진주 KBS 라디오 프로그램 시사매거진-진주 투데이 -담당 PD : 김해천 , 진행 : 김하희 -담당 작가 : 신미연 -방송 일시 : 2009년 2월 17일 화요일 오후 3시 20분 진행자 = 한국 전쟁을 전후해 우리나라에서는 국군과 경찰 등에 의해 수많은 민간인들이 학살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민간인 학살은 우리 역사에서 잊혀지도록 강요당한 기억인데요.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중앙지법이 울산보도연맹 희생자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유족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앞으로 도내에서도 민간인 학살과 관련한 ..

지역원로에게 답답한 시국상황을 물었다

박호철(68·창원시 상남동). 일반 시민들에겐 별로 알려지지 않은 분이다. 하지만 마산·창원지역에서 민주화운동이나 노동운동을 해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인하는 '운동권의 원로'이다. 지난 2005년 타계한 이선관 시인이 1942년생이었으니, 1941년생인 그를 '마창 진보세력의 최고 어른'이라고 칭해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박호철 선생은 앞에 잘 나서지 않는 분이다. 그래서 대중적으로 드러난 인물이 아니다. 80년대 초부터 약 30년 가까이 지역 운동권의 든든한 후원자와 정신적 지주 같은 역할을 해왔지만, 그동안 맡았던 감투는 거의 없다. '전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후원회장'과 '현 노동사회교육원 고문' 정도의 직책이 거의 전부다. 그런 그였기에 인터뷰도 쉽지 않았다. 14일 서울에서..

갈수록 비장해지는 집회 분위기

집회 분위기가 갈수록 비장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 서울에 볼 일이 있어 갔다가 저녁에 명동성당 앞에 가봤습니다. 역시 용산 철거민 참사 추모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이날 촛불집회는 작년의 그것과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습니다. 날이 춥기도 했지만, 억울한 죽음의 역사가 되살아나고 있는 상황에서 참석자들의 마음도 꽁꽁 얼어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참석하신 분들도 유난히 국가범죄, 국가폭력에 의해 희생된 분들의 유가족들이 많았습니다. 동병상련일까요? 1987년 6월항쟁 당시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숨진 고 이한열 학생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를 비롯한 민주화운동 유가족들은 물론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로 아버지를 잃은 박봉자 여사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날 집회현장에서 불리워진 노래도 한결같이 비..

한 전직경찰관의 경찰 옹호논리

"데모하는 놈들은 다 쏴죽여 버려야 돼!" 너무 극단적인 말이지만, 가끔 택시를 타거나 술자리 이야기를 옆귀로 듣다보면 요즘도 종종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을 볼 수 있다. 궁금했다. 서울 용산 철거민 참사와 강경한 시위 진압 등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확연히 달라진 경찰의 태도, 그리고 이에 대한 비난여론에 대해 경찰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과 논리를 갖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객관적 논리나 합리적 의견을 듣고자 함이 아니었다. 오히려 철저히 경찰의 편에서 가장 경찰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어떤 논리에 근거하고 있는지를 알고 싶었다. 그래야 공감까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왜 그런 주장이 여전히 우리사회에서 힘을 발휘하는지 알 것 같았다. 현직 경찰은 아니지만 가장 경찰의 입장을 잘 대변해줄 ..

적벽대전2 : 주유의 독백으로 완성된 소교의 눈물

‘적벽대전 2 : 최후의 결전’을 봤습니다. 아들이랑 딸이랑 함께 봤습니다. 1월 30일 밤에요.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 영화 전체에서 주유의 아내 소교는 두 차례 눈물을 흘립니다. 저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왜 눈물을 흘리는지 몰랐습니다. 자기 나라가 망할 위기에 빠져 있는데, 남의 나라 군사들 죽는(또는 죽은)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다니요. 그런데 나중에 딸의 이야기를 듣고 제가 생각이 짧았음을 알았습니다. 우리 딸 현지에 따르면, 첫 번째는 죽은 사람들 인생이 불쌍해서 울었습니다. 좀 신파조이기는 하지만요. 두 번째는 죄책감에 울었습니다. 자기가 조조로 하여금 공격하는 시기를 놓치게 해, 결과로 볼 때 자기편이 이기게 하기는 했지만 그 탓에 남의 나라 군사가 죽고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 우는 장면은..

용산참사를 보니 한옥신 검사가 그립다

서울 용산 철거민 참사를 놓고 경찰과 검찰에 대한 불신이 높아가고 있다. 경찰의 무모한 진압작전으로 인한 비극도 비극이지만, 그 이후 유족들을 따돌리고 일사천리로 시신 부검을 해치운 것은 물론, 경찰조직이 직접 나서 숨진 철거민들을 '폭도'로 매도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기가 찬다. 오늘 뉴스를 보니 동네의 경찰지구대까지 동원해 아파트단지에 철거민들의 폭력성을 부각하는 사진을 게시하는 등 여론전(戰)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경찰이 이럴 수 있는 것은 최고권력자인 대통령에게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TV에 나와 "법을 위반하는 사람,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처벌하는 경찰을 앞뒤 가리지 않고 징계한다면, (경찰이) 일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진압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2009년 철..

이문열 황석영의 삼국지와 김구용 장정일의 삼국지

이문열과 황석영이 저마다 나관중이 지은 ‘삼국지연의’를 번역해 ‘삼국지’로 펴냈다지만 실제로 번역했다고는 믿지 않으며, 그래서 저는 읽지 않는다(이문열 황석영 삼국지는 안 보는 까닭 http://2kim.idomin.com/688)고 했더니 근거를 대라는 댓글이 많이 달려 있더군요. 미리 밝히자면, 그이들 삼국지 때문에 그이들을 제가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쓴 이문열을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합니다. 다만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 이문열, 전라도를 무슨 버러지처럼 여기는 이문열은 싫어합니다. 황석영도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무척 좋아했습니다. ‘삼포 가는 길’도 좋고 나중에 펴낸 ‘무기의 그늘’도 좋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객지’를 가장 좋아합니다. 다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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