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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본 세상 1803

봉쇄 수녀들, 수도원 박차고 나선 이유

지금 마산에서는 거대기업과 행정기관이 짝짜쿵이 되어 아파트 용도로 바다를 매립한 후, 거기에다 조선기자재 공장을 유치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이 맑고 경관이 아름다워 수정만(水晶灣)으로 불리는 곳이 바로 그곳입니다. 이곳에 조선기자재 공장이 들어오면 바로 그 매립지를 둘러싸고 있는 수정마을은 소음과 분진, 쇳가루 등으로 인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한다고 합니다. 그것은 이미 STX조선이 들어가 있는 진해시 죽곡마을의 생생한 사례가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죽곡마을을 그렇게 만들어놓은 STX라는 거대기업이 수정마을까지 들어오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앞의 글(평생 한나라당만 찍던 할매들이 변한 까닭)에서도 썼듯이, 행정기관과 주민들이 싸우면 대개 백전백패 주민들이 질 수밖에 없습니다...

평생 한나라당만 찍던 할매들이 변한 까닭

행정기관과 주민들이 싸우면 어느쪽이 이길까? 다른 나라라면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국에선 백전백패 주민들 쪽이 진다. 특히 지역발전을 앞세운 개발사업으로 피해를 보게 된 동네의 주민들은 그야말로 대여섯 명의 거대한 골리앗을 홀로 상대해야 하는 소년 다윗의 신세다. 처음부터 한 편이 되어 있는 기업체와 행정기관은 기본이고, 광고주를 무시할 수 없는 언론사, 법으로 죄고 들어오는 검·경찰과 상공인단체까지 모두들 감당하기 버거운 거대권력들이다. 기자들이 이런 싸움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이면에는 광고주가 무서운 탓도 있지만, 자신들의 어설픈 경험에 따른 편견도 깔려있다. '주민들이 저렇게 반대 하는 배경엔 결국 보상금을 많이 타내려는 저의가 깔려 있다'고 단정해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기자들의 이런 편견에는 일방..

블로거들에게 취재 호소하는 수녀와 할머니

지금 경남 마산에선 기막힌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멀쩡한 바다에 아파트를 짓겠다며 매립을 하더니, 택지 개발이 잘 안되니까 매립목적 변경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버젓이 조선소가 들어와 불법 조업을 했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마치 대포를 쏘듯 쾅 쾅 하는 소리를 듣고 확인해봤더니 STX라는 업체가 불법조업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주민들이 탄원서를 제출하고 시끄럽게 하니까, 국토해양부는 마치 마산시와 STX의 불법 조업을 합리화라도 해주는 듯 매립목적 변경 승인을 해줬고, 마산시는 이곳에 "마산시장직을 걸고 4월 중으로 수정매립지 용도변경문제와 관련한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주민들의 민원도 해결하겠다"고 큰 소리를 쳤습니다. 그 때가 2008년 3월이었습니다. 그런데, 1년이 훌쩍 지났지만 이 문제는 해결되지..

시장님 욕먹이는 무식한 공무원들

창원 현대로템 맞은편에는 창원시 어린이 교통공원이 있습니다. 여기는 초등학교들에서 학생들을 데리고 공부하러 많이 오는 곳입니다. 제가 신문이나 방송에서 그렇게 많이 들었거든요. 이리 말씀드리는 까닭은, 교육 측면에서 좀더 배려해야 할 필요가 있는 공간이라는 얘기를 덧붙이는 데 있습니다. 행정 측면에서 좀더 세심할수록 좋다는 것입니다. 지나가다 우연히 봤는데 이 공원 옆에 주차장이 있는데요, 여기 안내판이 엉터리입니다. 문장 한가운데 "중장비 및 대형 차량은 주차를 상가하여 주시고"라 돼 있는데 여기서 '창원시장'은 한꺼번에 두 곳에서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여기 딱 맞는 말은 "주차를 삼가 주시고", 입니다. 조심하다 또는 꺼리다는 뜻으로 '삼가다'가 으뜸꼴이지요. 그런데 사람들은 이것을 "삼가하다..

공단 도시 창원에도 갯벌이 있었다

마산과 창원을 잇는 봉암다리에 서서 봉암갯벌을 바라보면 너머에는 공단지대만 있을 것 같습니다. 왼편 앞쪽에 들어서 있는 생태학습장과 인공섬 등에만 갯벌이 보이고 오른쪽과 한가운데는 공장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봉암다리에서 바라보는 한가운데서 물줄기가 오른쪽 남천과 왼쪽 창원천으로 갈라진답니다. 남천은 옛 자취가 거의 사라졌지만 창원천은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남천 쪽 자취는 사라지고 = 남천 쪽이 거의 자취가 사라진 까닭은, 아마도 양쪽으로 모두 공장들이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바다 쪽은 물론이고 조개무지와 야철지와 산성이 발견된 성산을 둘러싼 일대까지 갯벌과 논이 드넓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별로 손대지 않고도 공장터 닦기에 딱 좋은 지형이지요. 이를 일러..

민간인학살 유족들의 뿌리깊은 피해의식

어제(20일) 오후 1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마산유족회' 창립대회가 경남도민일보 강당에서 있었다. 1961년 5·16쿠데타 정권에 의해 유족회 간부가 구속되고 강제해산되는 아픔을 겪은 후, 48년만에 재창립되는 행사였다. 창립 준비과정에 함께 했고, 어제 행사 사회를 내가 맡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마산의 학살사건을 처음으로 발굴해서 보도하고, 1960년 유족회 활동과 강제해산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나로선 정말 각별한 행사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유족들을 만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아버지가 학살된지 60년이 다 된 지금까지도 유족들의 '빨갱이 컴플렉스'는 여전하다는 것이다. 나치의 유태인 학살(genocide)과 달리 한국에서의 민간인학살은 명백한 '정치적 학살(massacre..

경남교육감이 털어놓은 한국교육의 문제

권정호 경남도교육감이 우리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블로거들과 간담회를 했습니다. 권 교육감은 지난 17일 오후 6시30분 경남도교육청 교육감실에서 블로거 파비(정부권), 봄밤(이김춘택), 달그리메(나현주), 이윤기, 커서(김욱) 등을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교육감과 블로거들은 최근 교육계의 뜨거운 현안이 되고 있는 △연합고사 부활과 △독서 인증제 △학교운동장 인조잔디 조성 △체벌 문제 △야간자율학습 △일제고사(학력진단평가) 등에 대해 약 3시간 동안 다양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런 대화내용들은 아마도 참석한 블로거 여러분이 차차 올릴 것으로 봅니다. 다만 간담회 마무리 즈음에 권 교육감이 자신의 교육관과 교육철학에 대해 솔직히 털어놨는데요. 그가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지를 잘 알 ..

현 정부의 잔인한 현실은 누가 그릴까?

서경식의 정체성은 뿌리뽑혀 떠돎(diaspora)에 있습니다. 서경식은 재일조선인으로 국적은 대한민국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도 그이는 환대받지 못합니다. 스스로를 '재일조선인'이라 규정하는데, 여기 '조선'은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넘어서는 그런 나라를 뜻하고 있습니다. 서경식이 조선인임을 포기하지 않으니까, 자기가 살고 있는 일본에서도 대부분은 그이를 외면합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도, 제가 알기로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사실은 그이에게는 천형(天刑)일 것입니다. 고향을 떠나 일본에 살게 된 원인이 그이에게 있지 않고, 일본 식민지배 그리고 어버이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천형이 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집단의 구성원으로서가 아니라 독립된 개인으로서 세상을 볼 수 있다는 면..

최인호 소설 <제4의 제국>은 틀렸다

가야 역사를 한 눈에 알게 해주는 책이 나왔습니다. 인제대학교 박물관 이영식(가야문화연구소 소장) 관장이 펴냈습니다. 제목은 입니다. 1. 가야 역사 빠진 '삼국시대' 표현은 틀렸다 이영식은 가야 역사에 대한 최신 정보를 쉽게 전달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제대로 읽어보면 진짜 목적은 우리 고대 역사에서 빠져 있는 가야사를 있어야 마땅한 제자리로 돌리는 데 있음을 알 수 있답니다. "고려시대 일연 스님이 에 적은 것처럼 가야가 여섯 개가 아니고, 열두 개 이상 되는 가야 나라들이, 2000년 전부터 1400년 전까지, 그러니까 백제·고구려가 신라에 통합되기 100년 전까지 600년 동안 고구려·백제·신라 삼국과 함께 나란히 해온 고대사의 당당한 주체"라는 얘기입니다. 이영식은 ..

암행어사 박문수가 절에 시주한 까닭은?

1. 창원에는 국보가 하나도 없습니다. 보물도 겨우 하나뿐입니다. 불곡사 석조 비로자나불상(보물 436호)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밖에 봉림사 터 진경대사보월능공탑과 탑비가 보물 362호와 363호로 지정돼 있습니다만 일제 강점기 수탈 반출돼 지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들어가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창원 성주사(주지 원정 스님)가 대웅전 삼존불 등을 문화재청에 보물로 지정해 달라고 신청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5월 28일 복장 유물을 수습하면서, 만든 시기가 350년 전인 1655년으로 확인된 석가모니불상과 아미타·약사불상, 영산전의 석가모니불과 지장전 지장보살상이 대상입니다. 특히 대웅전 목조 삼존불 가운데 석가모니불 복장(腹藏)에서는 '창원 웅신사 신조 불상 시주기'(1655년)와 복장문(1729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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