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8월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이 전격 사퇴했다. 그의 아버지 신상묵의 친일 행적이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당시 언론은 마치 숨겨져 있던 대단한 비밀이 새롭게 밝혀진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지만, 사실 신상묵의 친일행적은 정부 수립 직후 설립된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에 체포됐던 친일헌병보 박종표의 조사 및 재판기록에 상세히 기록돼 있다. 즉 국가의 공식 기록에 이미 다 나와 있는, 별로 새로울 것도 없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마치 대단한 것처럼 인구에 회자될 수 있었던 것은 '반민특위의 조사 및 재판 기록'을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1993년 도서출판 다락방에서 총 17권 분량으로 영인본을 묶어냈지만, 워낙 방대한데다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