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경남 마산에선 기막힌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멀쩡한 바다에 아파트를 짓겠다며 매립을 하더니, 택지 개발이 잘 안되니까 매립목적 변경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버젓이 조선소가 들어와 불법 조업을 했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마치 대포를 쏘듯 쾅 쾅 하는 소리를 듣고 확인해봤더니 STX라는 업체가 불법조업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주민들이 탄원서를 제출하고 시끄럽게 하니까, 국토해양부는 마치 마산시와 STX의 불법 조업을 합리화라도 해주는 듯 매립목적 변경 승인을 해줬고, 마산시는 이곳에 "마산시장직을 걸고 4월 중으로 수정매립지 용도변경문제와 관련한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주민들의 민원도 해결하겠다"고 큰 소리를 쳤습니다. 그 때가 2008년 3월이었습니다.

그런데, 1년이 훌쩍 지났지만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황철곤 마산시장은 지금도 이곳에 조선기자재 공장을 유치하려 기를 쓰고 있습니다. 명백하게 마산시의 잘못된 행정과 STX의 불법 조업에서부터 시작된 마산 수정만 사태는 '지역경제 발전'을 앞세운 마산시와 "내 삶터를 빼앗지 마라"는 주민들간의 갈등으로 1년 8개월이 지났습니다.

수정만 주민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천주교 마산교구청 마당. @김주완


그 사이 마산시는 각종 관변단체를 동원해 주민들을 '지역발전 방해세력'으로 몰아부쳤고, 환경영향평가와 지방산업단지 심의계획을 밀어붙여 성사시켰습니다.

주민들에겐 어떻게 보상해주겠다는 말도 없습니다. 물밑에서 회유만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의 편을 들어주는 사람들도 별로 없습니다. 상공인단체나 경찰, 검찰은 그렇다고 치고, 언론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접 피해를 입을 일이 없는 마산의 다른 동네에서는 "지역발전을 위해 수정마을 주민들이 양보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합니다. 극단적 이기주의입니다. 다수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소수의 삶터는 유린되어도 좋다는 논리입니다.

블로거들의 관심과 취재를 호소하고 있는 수녀님. @사진 = 발칙한 생각 블로그 http://kisilee.tistory.com/661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은 지난 5일부터 천주교 마산교구청 마당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며칠 전 경남도민일보 블로그강좌가 열렸을 때 주민들과 함께 천막농성을 하고 있던 수녀 두 분이 오셨습니다. 기존 언론이 제대로 보도해주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블로거들에게라도 힘을 얻고 싶다고 호소했습니다.


농성장의 식사.


저 역시 저의 취재분야가 아니라는 생각에 이 문제에 큰 관심을 갖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두 분의 수녀가 오신 것을 계기로 어제 저녁 농성장을 찾았습니다.


농성 중인 주민들은 한 목소리로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 김태호 경남도지사와 황철곤 마산시장을 욕했습니다. 서울 용산 철거민 참사나, 요즘 강행하고 있는 4대강 개발사업, 그리고 수정만 조선기자재 공장 유치가 모두 똑같은 일이라는 겁니다.

제가 갔을 땐 마침 농성 중인 수녀와 주민들이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덩달아 저도 거기서 밥을 얻어먹었는데, 어민들이 직접 잡았다는 잡어 생선조림과 주민들이 재배한 채소들로 만든 반찬이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공장이 들어오면 채소도, 생선도 더 이상 잡을 수 없다고 합니다.

할머니들이 만든 기막힌 개사곡



식사를 마친 후 할매들이 모여 집회 때 부를 노래의 개사곡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할매, 할배들이 만든 개사곡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재치와 기지가 넘치는 가사였습니다. 그 중 몇몇 개사곡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주민들은 29일(월) 오전 서울역 맞은 편에 있는 STX그룹 본사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개사곡 연습을 하고 있던 그 때 서울남대문경찰서에서 온 공문이 전해졌습니다. 집회 금지 통고가 온 것입니다.

선(先) 신고된 집회가 있고, 그 집회가 서로 상반되거나 방해가 된다고 인정된다는 겁니다. 먼저 신고된 집회는 STX가 에너지절약 캠페인을 하겠다며 미리 내놓은 집회를 말합니다.


심지어 남대문경찰서가 보내온 공문에는 "집회를 강행할 경우 주최자는 처벌받고, 참가자도 자진해산하지 않을 경우 전원이 처벌받게 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에 개의치 않고 버스 3대를 대절내 서울로 갈 예정입니다. 당연히 집회도 강행하겠다고 합니다. 오전 10시 서울역 맞은편 STX 본사 사옥 앞입니다. 요즘같은 무시무시한 시국에 이들 할배, 할매, 그리고 수녀들이 어떤 봉변을 당할지 걱정됩니다.

저도 따라 가보고 싶지만, 사정상 도저히 어렵습니다. 혹 서울에 계신 블로거 여러분 중 가능하신 분은 좀 챙겨주십시오. 아마도 서울지역 언론의 취재는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일시 : 2009년 6월 29일(월) 오전 10시부터
장소 : STX 본사 앞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5가 631 STX남산타워)
참석 : 주민대책위, 마산교구 박창균신부, 강기갑의원, 유원일의원, 노회찬대표 등
진행 : 성명서 낭독, 주민(할머니, 할아버지)삭발식,
         STX 면담(공문 : 수정2009-52관련 ; 2009.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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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기록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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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_top_blogtop=go2myblog 실비단안개 2009.06.28 20: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들에 갔다가 이제야 왔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블로그 강좌일에 안타까웠었습니다.
    STX - 진해에선 베스트 기업입니다.
    그 선이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지 알 수 없지만요.

    수정주민들과 수녀님들 힘내시고요, 서울 가셔서 승리하고 오셔요.()

  2. Favicon of http://blog.daum.net/pssyyt 무터킨더 2009.06.28 22: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주환,김훤주 블로그가 정말 제대로 일을 하고 있네요.
    대형 언론사에 소속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바로
    이런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계속 건필하세요.
    화이팅!!!!

  3. Favicon of https://toyvillage.net 라이너스™ 2009.06.28 23: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안타까운 일이네요.. 저도 소문으론 들었는데
    이정도 까지일줄은 미처 몰랐네요. 역시 언론에서
    축소보도하는게 맞는가봅니다.
    솔직히 조선업, 국가 기반사업인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소위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는 명목으로 환경 파괴나
    지역 주민들의 생계는 안중에도 없다면 먼 미래를 놓고본다면
    소탐대실인듯합니다. 좋은 기사 잘보고갑니다.

  4. Favicon of http://blog.naver.com/lovessym 크리스탈 2009.06.28 23: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 포스팅을 하고 싶었는데
    정확히 알고 있는 사실이 편중적이어서 고민만 많이 했습니다.
    함께 동참하는 마음만 보태서 수정만 주민들께 죄송하네요.

  5. 사람보다 돈.. 2009.06.29 00: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용약관위배로 관리자 삭제된 댓글입니다.

  6. sk 2009.06.29 01: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른 나라가서는 그 지역 기업 들어오면
    주변 지역 주민들이 불편함 없이
    잘살도록 배려하고 도서관도 지어주고 놀이터도지어주고
    그렇게 하더만..............어떤 기업보니깐
    이상하게 한국에선 그렇게 하려하질 않고
    환경망치는게 경제개발이라니
    먹고 살기만 하면 된다고 하면서
    정작 후진국에선 그렇게도 배려하더라

  7. 809 2009.06.29 02: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언론은 이런곳에 가지를 않아.

    광고 주는 재벌놈들이나 정부 똥구멍이나 따라 다니지

  8. Favicon of http://misterson.tistory.com/ 미손 2009.06.29 07: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주목하는 부분은 해당지역외의 그 주변지역인들의 반응입니다.
    용산에서 그런 참사를 겪고,
    세상에 비정규직이 넘쳐나고,
    웃으며 재래시장 살린다고 해놓고 골목에 SSM을 깔고 큰 길엔 대형마트 깔아놓아도

    자신의 일이 아니면,자신의 이익에 부합된다면 외면하거나 힘있는자에게 붙어사는데 익숙한
    국민이 많이 사는 이런나라...

    그렇게 당했으면 누가 아군이고 누가 적군인지 구별했으면 좋으련만....기득권 세력을 욕할게
    아니라 단합하지 못하고 하나하나 각개격파당하는 우리들의 무지와 무관심도 큰 문제입니다.

  9. 누구나 2009.06.29 07: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부하는 일 다 그렇치요 ..비효율적이고 무계획적이고 ..행정편의 정경유착.등등 시장도 특별치않치요
    시민을 먼저 고려안해요 ..누군가 죽어야 그때 수사하고 그때 기사화 되지요 용산참사처럼

  10. 앙카라 2009.06.29 07: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sbs 드라마 씨티홀 보면서 쫓겨난 전 인주시장이,
    꼭 마산시장 같단 생각을 했었더랬죠..
    (시장님, 억울하다면 죄송합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 그러니 참.. 달리 오해를 안할수가..)

    눈 막고 귀 막고 지역경제 살리겠단 명분으로
    틈만 나면 바다를 메우시니..
    어디 수정마을 뿐입니까, 가포 현동 일댄가요..
    버젓이 공공임대주택 부지로 정부 허가를 받고
    매립된 땅을 이제 와서 용도변경해 또 공장을
    유치하겠다고 덤비던 시절도 있었더랬죠..
    (이 불경기에 들어오겠단 공장이 있긴 있답니까?)
    집은 나날이 남아도는데
    공공임대주택까지 생겨서 없는 사람들 들어와 살면
    가뜩이나 가치 없는 마산 가치-정확히 땅값?-가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시던데, 맞습니까?
    그럼, 집없는 사람들은 마산시민도 아닙니까.

    허구한 날 바다 밀어서 공장 지어야 잘 살 수 있단
    생각으로 그 바다를 이불처럼 덮고 살아온 주민들을
    외면하는 시장님..
    그나마 얼마 남지 않은 갯벌을 지키겠다고
    stx 유치 저지하는 환경단체 실무자에게 쌍욕을
    해대던 모 공무원님.. 도대체 당신들은 마산에 사는
    분들이 맞습니까?(어느 별에서 뚝 떨어졌나 해서..)

    창원에서 돈벌고 마산에서 거주하는 마산시민들
    엄청 많습니다.. 그런데 창원으로 이사하고 싶다는
    분들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지역경제가 기우는 것도 안타까운데 환경마저
    척박한 곳에서 살고 싶지 않은 겁니다.
    바다를 자산으로 가진 도시가 바다를 살리는 건
    고사하고 바다를 못잡아먹어서 안달이니..

    바다 좀 그냥 두십시오. 아직도 그 바다에 미련이
    남아서 마산에 살고 있는 고마운 시민들을,
    끝내 내치시겠습니까? 제발 부탁입니다..

  11. 현자의눈 2009.06.29 09: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이 무거워지는 일들만 갑자기 늘어나네요...대통령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숨 죽이고 있던 이기적인 기운들이 앞 다투어 일어나는 형상이란...체념하고 싶은데 그래서는 안되겠지요.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12. 있는 그대로 2009.06.29 11: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의 목소리는 언제 MB의 귀에 제대로 들어 갈까요?
    생각이란 것이 있는 인간인지...
    사람을 당장 죽이는 것만 살인에 해당되나요?
    살 곳 없게 만들고, 먹고 살 수 있는 곳을 훼손하는 것도 살인 아닌가요?
    자연은 그냥 두었을 때 가장 안전한 것입니다.
    제발 그냥 좀 놔두란 말이다!
    왜 잘 돌아가는 그 순리를 어거지로 돌리려 하느냐 말이다!
    에이 눈 먼 인간들...

    집회에 참석하시는 모든 분들 힘내시고 꼭 계획 이루고 오시길 바랍니다.

  13. 자연은 2009.06.29 11: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론이 정부와대기업 앞잡이만하느라 민생은 무시하니
    이나라가 깝깝합니다.
    오죽해야 수녀님들이 나섰을찌....쩝

  14. skrwjd 2009.06.29 12: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번 파괴된 자연은 원상회복이 안됩니다.
    대기업 편드는 정부와 언론은 나중에 우리 후손께 얼굴을 못 들겁니다.
    수녀님, 주민 여러분 힘내세요.

  15. Favicon of http://www.yuntae.com 윤태 2009.06.29 12: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두 김 블로거님들께 존경을 표합니다.
    언론 외적으로 참 좋은 일 많이 하십니다 ^^
    화이삼..

  16. 행인 2009.06.29 12: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친기업 주의를 표방하던 MB정부의 결과 인듯 하네여. 기업의 편의를 위해서라면 소수 국민들이야 희생이 되어도 좋다는 그런 편의주의적이고 이기적인 발상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네여.
    그기다 언론 조차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니 그참!
    현재의 언론이 이러 한데 한나라가 말하는 미디어법이 통과되고 대기업과 기득권 세력이 언론을 장악한다면 정말 생각하기도 싫어 지네여.
    아무쪼록 주민분들이 원하시는데로 일이 원만이 해결 되었으면 하네여!

  17. 마산시민 2009.06.29 16: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산시민의 대부분은 유치 찬성이다. 몇몇의 사람들이 시위질을 하고 기막힌 일을 벌린다.

    마산시민의 한사람으로 그들이 바라는것은 돈 단지 그뿐이란것을 50%의 시민들은 알기에 가만히 있는다


    지역이기심이 아닌 지역 방해자가 된 할머니와할아버지들...

    그들의 이기심에 마산시민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