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이라 하면, 저는 입가에 웃음을 머금게 됩니다. 제 어린 시절 짧은 한 때를 보낸 곳입니다. 여섯 일곱 살 이태 동안인 것 같은데, 여섯 살 1968년 음력 8월 20일 할머니 상을 당해서 아버지 어머니랑 함양에서 창녕까지 먼 길을 한밤중에 자동차를 타고 달렸던 서늘한 기억이 있습니다. 보통 고향이 가장 따뜻하고 포근하고 웃음 머금게 하는 기억이 많다지만,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고향이 창녕인데, 어릴 적 세 살 네 살 적 기억은 딱 한 토막밖에 없고, 나머지 여덟 살 국민학교 시절부터 기억은 전혀 유쾌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함양에서 지낸 이태는 따뜻하기만 합니다. 유쾌하지 못한 기억은 하나뿐입니다. 아버지랑 닭장을 만들다가, 아버지가 철사를 잘못 휘두르는 바람에 제가 장딴지를 다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