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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타고 즐기기 : 창선삼천포대교

삼천포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 시내버스 정류장에 서는 버스는 모두 부두로 간답니다. 창선·삼천포대교는 부두 옆에 있습니다. 이 맞은편 정류장에서 아무 버스나 타고 부두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으면 이 다리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물론 대방을 지나 실안으로 나가는 20번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 대교 들머리에서 내려도 됩니다. 이러면 걷는 발품은 적게 들지만 부두와 시장의 이런저런 소리와 풍경을 듣고 보는 보람은 누릴 수 없습니다. 20번 버스를 타기 위해 시간을 미리 맞춰야 하는 까다로움이나 기다려야 하는 지루함도 있습니다. 4월 29일 오전 11시 35분 터미널 맞은편에서 70번 버스를 타고 5분남짓 걸려 부두까지 갔습니다. 부두에는 생선을 말려 파는 노점상과 가게들, 무슨 수산 또는 무슨 무역 업체들과 수산업협..

가본 곳 2011.05.17

시내버스 타고 즐기기 : 남해 가천∼홍현마을

풍경이 아름다우면서도 호젓한 길과, 둘레 자연이 썩 잘 어울리는 멋진 마을을 한꺼번에 누리는 즐거움은 흔하지 않답니다. 거기에 더해 세상 사는 사람들 속내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여정이겠지요. 5월 4일 찾아간 남해 가천·홍현 마을과 이 둘을 이어주는 도로가 그랬습니다. 남해읍 남해버스터미널에서 가천 마을 가는 군내버스에서는 운전기사와 손님들이 주고받는 얘기를 통해 거기 사는 사람들 일상을 푸근하게 맛보기까지 했습니다. 자가용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 누릴 수 없는 호사였습니다. 오전 9시 30분 남해읍발 군내버스는 운전기사가 참 별났습니다. 입으로는 연방 손님들에게 말을 했고교 왼손으로는 운전대를 잡고 운전을 하면서 한 번씩 오른손에 들려 있는 파리채로 파리를 쫓았습니다. 촥~ 촥~ 감기는..

가본 곳 2011.05.15

시내버스 타고 즐기기 : 창원 동판 저수지

사람들은 대부분 주남저수지라 하면 주남저수지 하나만 달랑 떠올리지요. 하지만 주남저수지는 가장 북쪽에 산남저수지, 가운데 주남저수지 그리고 가장 남쪽의 동판저수지 셋으로 이뤄져 있답니다. 이를 통틀어 '주남저수지'라 합니다. 이들 저수지 셋은 저마다 특징이 있습니다. 산남은 물풀이 많고 조용해 새들에게 쉼터 노릇을 하고요 주남은 거리낌 없이 시원스레 트여 있으며 동판은 왕버들 따위 나무들이 우거져 있어 그윽한 맛이 있습니다. 사람 중심으로 얘기한다면, 산남은 사람들이 별로 찾아가지 않고요 주남은 남녀노소 가림 없이 즐겨 찾지만 특히 20대 30대 청년과 잘 어울리며, 동판은 나름대로 인생 쓴맛 단맛 골고루 겪은 40대나 50대와 격이 맞다고나 할 수 있겠지 싶습니다. 주남에 견줘 동판이나 산남은 잘 알려..

가본 곳 2011.05.06

시내버스 타고 즐기기 : 합천 영암사지 벚꽃길

이번에는 합천 영암사지와 가회 마을을 잇는 길을 소개합니다. 벚꽃이 한창일 때 다녀왔는데, 지금 가면 싱싱하게 돋아나는 이파리들이 반겨줄 것입니다. 꽃은 꽃대로 좋고, 잎은 잎대로 멋진 그런 길이랍니다. 그리고 그것을 모산재와 그 아래 영암사지가 자기네 엄청난 에너지로 받쳐주기까지 합니다. 그렇습니다. 모산재는 언제나 장합니다. 커다란 바위들로 이뤄진 모산재는 엄청난 에너지를 사철 내뿜습니다. 영암사지는 모산재의 그런 기운을 통째로 품어 안는 명당인 셈이지요. 햇볕도 밝고 화사하게 내려옵니다. 원래 폐사지(廢寺祉)는 을씨년스럽기 마련인데 이 망한 절터는 오히려 당당합니다. 단정한 삼층석탑과 화려한 쌍사자석등, 높게 쌓아올린 돌축대가 그런 느낌을 더해주는 것 같습니다. 위쪽 금당 자리를 둘러싼 석재들에는 ..

가본 곳 2011.04.29

엉겁결에 얻어걸린 아름다운 내연산

4월 15일 감은사지와 호미곶을 거쳐 북쪽으로 가다가 포항시 송라면에서 내연산을 알리는 표지판을 봤습니다. 예전부터 내연산의 명성은 익히 들었던 터라 망설이지 않고 자동차 손잡이를 그 쪽으로 틀었습니다. 명불허전(名不虛傳)이었습니다. 들머리 자리잡은 보경사에서 문화재 관람료 운운하며 앞에서 먼저 낸 주차 요금과 관계없이 2500원인가를 더 거둬 좀은 짜증스러웠지만 몇 발자국 걸으니 그조차 스르르 녹아내렸습니다. 마치 산책하듯이 편한 길이었습니다. 조금씩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었지만 연산폭포 있는 데까지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땀 흘리지 않고 걸을 수 있었습니다. 창원으로 치면 정병산, 마산으로 치면 무학산에 해당되겠다 싶었는데요, 골짜기 따라 생겨나 있는 열두 폭포가 절경이라 하고 연산폭은 일곱 번째라 합니..

가본 곳 2011.04.29

봄날 감은사지에서 으뜸은 볕과 꽃이었다

4월 15일 감은사지를 들러 3층석탑을 보고 왔습니다. 전날 경주에서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바람직한 재난 보도의 방향' 세미나를 마치고 회식을 한 다음 경주문화교육회관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떠난 길입니다. 일행은 남산이라든지 경주시내에 있는 관광지와 문화유적들을 보러 떠났지만, 저는 그렇게 여러 사람들 함께 다니는 취향이 아닌데다 봄날을 맞아 툭 트인 데를 골라 혼자 돌아다니고 싶었습니다. 감포 가까운 데 있는 감은사지 3층석탑은 여전히 두터우면서도 날렵한 몸매였습니다. 봄볕 따뜻한 가운데 수학여행(요즘은 현장 체험 교육이라 한다지요)을 온 아이들이 종종걸음으로 다녀오고 다녀가고 했습니다. 그리고 남녀가 나란히 구경나오기도 하고 아이들 데리고 나온 식구들 나들이도 있었는데요, 그래도 으뜸은 그이들이 아..

가본 곳 2011.04.27

시내버스 타고 즐기기 : 박경리묘소~달아

박경리 기념관과 박경리 선생 묘소에 머무른 시간이 예정보다 길어졌습니다. 자리잡고 들어선 데가 아주 좋았기 때문입지요. 볕이 발랐고 펼쳐지는 풍경 또한 걸맞게 멋졌습니다. 멀리 봉전항 앞바다로는 햇살이 부서지고 있었으며 가까운 봄산은 꽃으로 들떠 있었습니다. 묘소로 가는 길지 않은 산책로는 곳곳에 선생의 육필 원고 동판이나 시편과 산문이 잘 배치돼 있었습니다. 억지로 애써 읽지는 않았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가운데 그 뜻이 가슴을 울렸습니다. 4월 8일 오전 9시 죽림동 통영종합버스터미널 앞에서 탄 534번 시내버스가 9시 35분 못 미쳐 박경리 기념관 정류장에 멈췄습니다. 잠깐 앉았다가 꽃길 사이로 묘소까지 올랐다가 돌아오니 1시간가량이 걸려 버렸습니다. 박경리 기념관도 꼼꼼하게 둘러볼만했습니다. 선생의..

가본 곳 2011.04.20

시내버스 타고 즐기기 : 창녕 소벌 일대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어머니 품 안에 있을 때는 그 따뜻함을 제대로 알아채기 어렵지요. 봄 기운도 마찬가지여서, 봄의 한가운데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는 법이랍니다. 사람들은 대개 봄이 겨울을 '이기고' 온다지만 사실은 봄은 그냥 겨울을 '거쳐' 올 따름입니다. 거기에 무슨 승패가 있을 까닭은 없는 것 아닌가요? 그러니까 겨울에서 막 빠져나와 피어나기 시작할 무렵이야말로 봄의 봄다움을 가장 짜릿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4월은 절기로 치면 분명 봄의 한가운데지만, 날씨나 기분으로는 막 봄이 시작되는 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시는대로, 나뭇가지에 잎도 제대로 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망울을 머금었거나 막 잎이 솟고 있을 뿐이지요. 지금 봄의 봄다움을 푸근하게 한껏 느낄 수 있는 데가 있습니다. 창녕군 이방면 ..

가본 곳 2011.04.14

시내버스 타고 즐기기 : 안민고개 밤벚꽃

매화, 목련, 진달래, 철쭉, 개나리, 벚꽃은 공통점이 있답니다. 모두 이른 봄에 잎보다 꽃이 먼저 피어나지요. 식물학자들은 봄이 제대로 돼야 꽃이 피는 다른 식물들보다 이렇게 먼저 꽃을 피움으로써 생존과 번식의 '틈새시장'을 노린다고 풀이하더군요. 화창한 봄이나 여름에 꽃이 피는 것들은 벌과 나비와 새만을 매쟁이로 부리지만 이른 봄에 피는 꽃들 중매쟁이는 줄곧 불어대는 바람입니다.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환절기에 바람이 많은 현상을 이들 나무들이 기막히게 알아채고 체화했다는 얘기입니다. 벚꽃은 지고 나면 보잘것없고 나아가 보기실기까지 한 목련·개나리와 달리 피어서도 아름답고 지고 나서도 아름다움이 여전합니다. 밤하늘 나무에서 떨어지는 벚꽃잎은 중량감조차 없는 것이 마치 겨울철 눈처럼 난분분 날린다는 느..

가본 곳 2011.04.05

시내버스 타고 10배 즐기기 실패담

올해 들어 '시내버스 타고 우리 지역 10배 즐기기'를 시작했습니다. 1월 4일치 신문에 첫 번째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 일대를 다뤘습니다. 어항과 시장, 동헌을 비롯한 문화재를 하나로 묶었습니다. 묶는 끈은 당연히 시내버스입니다. 창원역을 출발해 마산 고속버스터미널과 경남도민일보, 내서읍을 거쳐 진동으로 빠지는 80번 말입니다. 3월 29일까지 모두 열세 차례 다녀와 글을 썼습니다. 바다도 들판도 시가지도 자연도 건물도 있었습니다. 한 번 나가면 적어도 3km안팎, 보통은 6~7km, 많게는 10km넘게 걷습니다만, 그리 힘들거나 피곤하지는 않습니다. 다니다 보면 뜻하지 않게 실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미리 답사를 해서 한 번 걸러내면 실수할 개연성이 낮습니다만, 믿는 구석이 확실하거나 일정이 빠듯해 ..

가본 곳 2011.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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