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석 달 동안 거창을 참 자주 드나들었습니다. 보기 좋고 걷기 좋은 길을 찾기 위해서였지요. 거창에는 수승대 일대와 월성계곡을 비롯해 아름다운 명승지가 꽤 많습니다. 금원산과 기백산 등 빼어난 산도 마찬가지 많습니다. 그러나 길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월성계곡을 보기로 들 수 있겠는데, 골짜기는 매우 그럴 듯하지만 길은 아니었습니다. 길을 걸으면서 골짜기 풍경을 보기 어려웠고 그 길 또한 밋밋한 편이었습니다. 골짜기와 도로를 둘러싼 산들 또한 소나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다채로움이 덜한 편이었습니다. 여러 차례 둘러본 끝에 주상면 연교리 임실마을 성황단에서 도평리 봉황대까지 3km 남짓을 골라잡았습니다. 농로로 쓰이는 콘크리트길과 둑길·아스팔트길이 어우러져 시골 맛이 살아 있었고, 들판을 질러다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