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가본 곳 477

갱상도문화학교와 함께 문경새재 걷기를

경남도민일보와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이 함께 '2011 생태·역사 기행'을 9월 들어 시작했습니다. '경남도민일보 갱상도 문화학교 추진단'이 주관하는 이번 기행은 지역 생태와 역사에 대한 도민 여러분의 상상력과 감수성을 풍성하게 만드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9월 2일 경북 문경 새재를 다녀왔으며 10월 7일(금)에는 우포늪(소벌)~주남 동판저수지~화포천, 11월 4일에는 창포만~사천만~하동 갯벌, 12월 2일에는 창녕 문화 유적으로 이어집니다. 많은 이들과 기행의 보람을 공유하기 위해 이렇게 다달이 소개해 올리겠습니다. 9월 2일 오전 9시 30분 2011 생태·역사기행이 첫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경남도민일보를 출발한 전세 버스는 37명을 태우고 달렸습니다. 이 날 안내를 맡..

가본 곳 2011.09.27

시내버스로 누리는 악양 들판과 마을들

어쨌거나 가을입니다. 추석이 지났어도 며칠 전까지는 더위가 여전했건만 나뭇잎은 짙은 초록을 벗어나 노랗거나 발갛게 바뀌고 있습니다. 들판에서 자라는 벼도 이삭이 패고 나락이 여물어 갈수록 고개를 더 숙입니다. 어디서는 벌써 가을걷이를 했다는 소식도 들려옵지요. 올 들어 유달리 잦았던 비도 잦아들기 시작했습니다. 짱짱한 햇살 덕분에 날씨가 우중충해 자라지 못했던 야채랑 곡물들이 실하게 자랍니다. 사람들 손길도 덩달아 바빠져 쉴 틈이 없어졌습니다. 9월 6일 아침 일찍 농촌 들판으로 나섰습니다. 하동시외버스터미널에서 악양면 노전 마을로 가는 오전 7시 40분발 버스를 탔습니다. 국도를 따라 이어지는 섬진강은 언제나 마음을 부드럽고 넉넉하게 만든답니다. 손님을 서넛밖에 태우지 않은 버스는 소설 의 최참판 댁으..

가본 곳 2011.09.23

바람과 바다가 몸을 섞는 그곳, 거제 홍포

햇빛이 바닷물과 만나면 출렁출렁 노랗게 황금빛을 띠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렇지만은 않은 줄 이제 다시 알았습니다. 가까운 바닷물은 그렇게 노랗게 빛나지만 멀리 물안개가 끼인 바다는 햇빛과 만나니 자줏빛을 내뿜었습니다. 가까운 바다 노란 빛깔과는 달리 그윽한 품이 한결 기품이 있었습니다. 하늘과 바다가 나뉘어 있지도 않았습니다. 하나로 뭉뚱그려져 있었습니다. 알맞추 끼인 안개 덕분이지 싶었습니다.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데가 서로 엉기면서 아련해져 있습니다. 하늘이 안개를 거쳐 바다가 되고, 바다는 안개를 지나 하늘이 되는 그런 식이었습니다. 8월 31일 오전 7시 25분 거제 고현 시외버스터미널에서 53번 시내버스를 타고 1시간 40분 남짓 걸려 가 닿은 홍포 앞바다가 그랬습니다. 여기 홍포(虹浦..

가본 곳 2011.09.14

시내버스로 누리는 의령천 제방길 눈맛

의령에 가시는 걸음이 있거들랑 가례면 운암리 평촌마을 은광학교 있는 데서 들판을 가로질러 의령천 제방에 올라보시기 바랍니다. 거기서 의령읍 중동리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 곽재우 장군을 모시는 충익사까지 3.5km가량 이어지는 멋진 길이 숨어 있답니다. 8월 22일 오전 8시 50분 의령읍 서동리 의령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갑을 마을이 종점인 농어촌버스를 탔습니다. 버스는 바로 앞 가례면 가례리 의령여중·고 앞을 지나 평촌 마을로 가지 않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자굴산 자락 갑을마을로 들어갑니다. 산책로를 통째로 누리려면 평촌 마을을 거쳐가는 합천행 시외버스를 타야 하지만, 이날 버스 출발 시각이 맞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답니다. 의령여중 앞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자굴산에서 의령천으로 흘러드는 가례천을 따라 샛길..

가본 곳 2011.09.11

시내버스로 보는 마산 바다와 드라마세트장

창원의 바다는 모두 죽거나 사라진 줄 알지만 실은 아니지요. 꽤 망가지기는 했어도 쓸모 있고 아름다운 바닷가가 여전히 많답니다. 물론 옛 창원은 봉암갯벌을 빼면 성한 해안이 없고 옛 진해 또한 신항만 어쩌고 조선소 저쩌고 하는 통에 대부분 원형을 잃은 해안입니다. 하지만 옛 마산은 다릅니다. 일제강점기 사라진 월포해수욕장에 이어 가포·광암까지 결국 폐쇄돼 해수욕장은 하나 남지 않았고, 마산자유무역지역과 하수종말처리장을 비롯해 갖은 공장과 집들에게 파먹혔지만 구산·진동·진전면 일대는 대부분 갯벌이 싱싱합니다. 해안선이 그다지 다치지 않아 보기에 좋을 뿐만 아니라, 바닷물이 더럽지 않아 물풀이 무성하고 덕분에 여러 물고기들이 알을 낳아 이른바 '수산자원'이 메마르지 않게 하는 곳이기도 하답니다. 이런 해안선..

가본 곳 2011.08.25

인간 문화와 자연 역사가 어우러진 우포늪

1. 람사르 협약에 등록된 대한민국 최대 자연늪 우포늪(소벌)은 경상남도 창녕군에 있는 내륙 자연습지다. 한반도의 남쪽을 흐르는 큰 강인 낙동강의 동쪽에 있다. 창녕군의 대지·대합·유어·이방면에 걸쳐 있는데 1998년 8월 람사르 협약(물새 서식지로서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에 등록된 데 이어 1999년 2월 일대 8.54㎢가 환경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이 가운데 물이 담겨 있는 부분만도 2.31㎢일 정도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자연늪이다. 우포늪에는 동물과 식물이 매우 많이 살고 있다. 오경환 경상대학교 교수 등의 2004년 조사에 따르면 물 속 또는 물가에 사는 식물이 모두 350가지나 됐다. 누가 어떻게 조사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이는 다른 습지와 견주면 아주 많..

가본 곳 2011.08.21

시내버스 타고 진주성 남강 저녁 나들이

정말 그날은 더웠답니다. 낮 더위는 '원래 그렇겠거니' 참았는데요, 밤이 돼도 더위가 수그러들지를 않았습니다. 물기가 잔뜩 밴 탓에 칙칙하기까지 합니다. 그렇지만 어차피 이미 나선 걸음입니다. 이럴 때는 최대한 천천히, 최대한 조금씩 움직임으로써 땀이 비어져나올 빌미를 줄여야 한답니다. 8월 5일 오후 4시 30분 즈음, 진주성에 닿았습니다. 찜통더위에 나들이 하는 사람이 적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입장료 1000원을 내고 안으로 들어가 촉석루에 올랐더니 난간이 있는 가장자리를 따라 사람들이 줄지어 앉아 있었습니다. 다들 조금은 늘어져 있었는데, 난간이 아니라 가운데 기둥에 기대어 앉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자리를 잡고 땀을 식힌 다음 앞을 보니 젊은 아버지가 아이와 함께 있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가본 곳 2011.08.19

창녕 옥천 골짜기 신돈 폐사지와 물놀이

창녕 옥천 골짜기가 아주 크고 넓지는 않지만 그래도 깊은 맛은 있어서 여기 들어서면 여름이라도 공기 자체가 다르답니다. 옥천 마을 들머리 군내버스 종점에서 가파르지 않은 길을 오르느라 맺힌 땀방울이, 여기 물가에 앉으면 얼마 안 가 가뭇없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3일 오전 10시 30분께 창녕 읍내 군내버스 터미널에서 9시 4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1500원에 타고 10시 10분 즈음 옥천에 닿았습니다. 벌써 사람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평일 아침나절인데도 사람이 곳곳에 박혀 있으니 지금이 한창 피서철이기는 한가 봅니다. 이쪽저쪽 펑퍼짐한 바닥이나 그늘 아래에는 이미 텐트들이 들어서 알록달록합니다. 물웅덩이에는 남녀노소 여러 사람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고무공을 갖고 놀고 다른 ..

가본 곳 2011.08.12

시내버스로 가는 명물 탁족처 마산 골옥방

골옥방을 지나가는 75-1번과 76번 시내버스는 이토록 좁은 길에도 저토록 커다란 버스가 다닐 수 있음을 실증하고 있습니다. 도로 너비가 눈으로 봤을 때 3m정도밖에 안 되고 양쪽 길섶으로 잘 자란 풀들이 넘실거리지만 우리 용감한 시내버스는 조심조심 씩씩하게 잘도 다닌답니다. 대정마을에서 옛 국도 2호선과 갈라져 들어오는 1029번 지방도는 처음에는 그래도 왕복 2차로 너비를 유지하다가 의산마을에서부터 왕복 1차로도 안 되는 정도로 좁아집니다. 승용차 한 대가 지나가도 양옆으로 풀들이 차체를 간질일 정도인데 여기를 대형 시내버스가 다니는 것입니다. 어쩌다 맞은편에서 크든 작든 자동차가 한 대 들어오면 길섶이 넓은 데까지 어느 한 차가 후진을 해야 할 정도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스콘으로 포장된 길인데도 마..

가본 곳 2011.08.06

함양 여름 명물은 산도 계곡도 아니더라

경남의 함양군내버스터미널에서 종점인 칠선계곡 한가운데 있는 추성마을까지는 27km 정도밖에 되지 않는답니다. 자가용 자동차로 '휘리릭' 가면 천천히 달려도 30분이면 충분한 거리라니다. 그런데 군내버스를 탔더니 1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추성마을까지 3900원을 받는 이 군내버스가 가는 길에 함양군 곳곳을 들르기 때문이랍니다. 이를테면 먼저 추성마을과 방향이 완전 반대편인 유림면 화촌리까지 갔다가 나온답니다. 게다가 추성마을 쪽으로 가다가도 왼쪽으로 의탄교를 건너 바로 가지 않고 곧장 앞으로 나아가 마천에 들어갔다가 돌아나오지요. 아울러 사람이 내릴 때 버스가 멈춰섰다가 다시 달리는 뜸도 상당하답니다. 주로 타고 다니는 이들이 동네 어르신들이기 때문입니다. 완전히 멈춰선 다음 어르신들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가본 곳 2011.07.3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