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본 곳

외딴섬 폐교엔 청포도가 주렁주렁

기록하는 사람 2009. 8. 30.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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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시 화정면의 외딴 섬 사도(沙島)에는 현재 약 20여 가구 40여 명이 살고 있다고 한다.(현재 화정면사무소 홈페이지엔 34가구 59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와 있다.) 많을 땐 80여 가구가 살기도 했다는데, 그래서인지 이 섬엔 1954년부터 1996년까지 약 42년간 초등학교가 있었다. 여산국민학교 사도분교가 그것이다.

지난 22일 전국에서 모인 20여 명의 블로거들과 사도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그 때 혼자서 우연히 폐교상태로 남아 있는 사도분교를 찾았다. 입구에 '전남대학교 사도수련원'이란 명패가 붙어 있는 걸로 보아 현재는 전남대 소유인 것 같다.

그러나 폐교를 둘러본 결과 수련원 용도로 개축하지도 않았고, 그다지 많이 사용한 흔적도 없었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뛰놀던 놀이기구들도 녹슨 채 운동장 한켠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사도마을회관. 이 뒤쪽으로 사도분교가 있다.

사도의 땅 대부분은 외지의 한 자본가가 매입한 상태라고 한다. 그 자본가는 사도와 함께 인근의 낭도, 중도를 포함한 거대한 '타임아일랜드'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계획대로라면 콘도미니엄과 호텔, 테마전시관, 세계 최장의 집트랙(Zip Track)과 출렁다리 등이 들어서게 된다. 그렇게 되면 사도의 현재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 지도 모른다.

폐교로 남아 있는 사도분교 역시 어떤 형태로든 재개발될 것이다. 다시 볼 수 없을 지도 모르는 여산국교 사도분교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다.

학교 가는 길.

정문.

오른쪽 현관 위에 청포도 넝쿨이 보인다.

미끄럼틀도 아직 그대로 남아 있다.

흉물스러워 보이는 이승복 동상.

반공소년 이승복.

동상을 세워준 이는 이충열, 장재순이란다. 아마 마을 유지였을 게다.

무궁화 속에 갇혀 흉물스럽게 보이는 이승복 동상.

재래식 변소. 남녀 각각 한 칸씩이다.

재래식 푸세식 변소. 오른쪽 돌출부분의 덮개를 열고 똥을 푼다.

골마루.

교실. 수련장 용도로 쓰기 위해 장판을 깐 듯 하지만, 그리 많이 사용한 것 같진 않다. 쓰레받이와 빗자루가 걸려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교사 뒤편.

나도 어릴 때 이런 유리창 참 많이도 닦았다.

교실 미닫이 문.

93년 대전엑스포 홍보 스티커. 2012년엔 여수엑스포가 열린다.

아마 교장선생님 사택이었을 것이다. 내가 다니던 남해군 대서국민학교 교장 사택도 꼭 이처럼 생겼었다.

주렁주렁 매달린 청포도. 아무도 손대지 않은 채 익어가고 있다.

포도 넝쿨 아래에서 본 운동장.

기우뚱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 놀이기구.

방치된 놀이기구. 저걸 타고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뱅뱅 돌았을까?

학교 안쪽에서 본 교문.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돌담.

학교에서 나오면 바로 이런 바다가 나타난다. 이 해변도 사도분교 아이들의 놀이터였을 것이다. 이 학교 출신들은 지금 최소한 20대 이상의 성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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