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본 곳

80년대 음악다방, 주점으로 부활하다

기록하는 사람 2009. 7. 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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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일) 마산 창동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후, 동행했던 블로거 파비(정부권) 님과 함께 막걸리를 한 잔 했습니다. 회사 후배인 김두천 기자와 함께였는데요, 재미있는 술집을 하나 개척했습니다.

청석골이란 주점이었는데, 과거 70~80년대의 '민속주점'과 80년대에 많았던 이른바 '음악다방', 90년대의 '가라오케', 그리고 2000년대의 '7080 라이브카페'를 혼합한 듯한 곳이었습니다.

동동주와 소주, 맥주를 모두 팔고, 파전과 정구지 부침, 두부김치에서부터 참치 마구로와 오리훈제, 돼지바베큐와 후라이드 치킨에 이르기까지 별의별 안주가 다 있으며, 인테리어도 민속주점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DJ부스가 있고, 실제 DJ가 있으며, LP레코드판이 있습니다. 당연히 신청곡을 받아 LP판으로 틀어줍니다. 시험삼아 핑크풀로이드의 Another Brick In The Wall와 레드제플린의 All My Love를 신청해봤습니다. 과연 틀어주더군요.

바깥에서 본 주점 외관입니다.

실제 디스크자키가 LP판으로 신청곡을 틀어줍니다. 이종환 DJ 좀 닮은 것 같지 않나요?


재미있는 건 Another Brick In The Wall의 경우 핑크풀로이드의 원곡이 아닌 신디로퍼가 부른 공연실황을 영상과 함께 틀어주더군요.

저녁 9시부터는 라이브 스테이지 시간이었습니다. DJ가 물러가고 MC겸 기타리스트가 등장하더니 먼저 포크송 한곡을 부릅니다. 그런 후 자리에 앉아 술을 마시던 손님들을 테이블 별로 한 명씩 나와 노래를 부르게 합니다. 원래 노래를 부르겠다고 신청하면 노랫값 2000원을 내도록 돼 있는데, 신청자가 없을 땐 그렇게 그냥 불러내 부르게 합니다.

우리 테이블에서도 김두천 기자가 불려나가 공짜로 한 곡 불렀고, 파비 님은 2000원을 내고 나가 '부산갈매기'를 불렀습니다. 라이브 스테이지 시간이 지나자 다시 DJ가 등장하여 역시 7080 가요와 팝송을 틀어주더군요.

이렇게 화면을 보며 다른 손님들 앞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은 '가라오케'와 같았고, 포크송 가수가 노래를 불러주는 것은 7080라이브카페와 다름없었습니다.

아쉬운 것은 막걸리 종류가 동동주 하나 외에는 없더라는 겁니다. 하다못해 마산공동탁주에서 나오는 생탁이라도 팔았으면 좋으련만, 보관기간 때문에 어렵다고 하더군요. 할 수 없이 동동주를 시켜 마셨는데 크게 나쁘진 않았지만 단맛이 좀 많은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안주는 정구지 부침을 시켰는데, 땡초도 적당히 들어가 먹을만 했습니다. 다 먹고 골뱅이무침을 또 시켰습니다. 국수를 비벼 먹었는데, 그 역시 그런대로 먹을만 하더군요.

가끔씩 울적할 때 들러 음악도 듣고, 기분이 동하면 노래도 한 곡 부르면 좋을만한 주점이었습니다. 다음에 아내와 함께 한 번 가봐야 겠습니다.

김두천 기자와 파비 님의 노래 부르는 모습, 동영상으로 찍어놨는데, 극구 올리지 마라고 하는군요.

하긴 올려봤자 귀만 어지럽힐테니 영상 대신 사진만 기록용으로 올려두겠습니다. 대신 주점 분위기를 알 수 있는 짧은 동영상 하나도 첨부해둡니다.

부활이 불렀던 '사랑할수록'을 열창하는 김두천 기자.

'부산갈매기'를 열창하는 블로거 파비 님.

이 아가씨는 종업원이랍니다. 초상권 보호를 위해 일부러 흐릿한 사진을 썼습니다.

신청곡을 써내라고 주는 메모지와 볼펜.

주점으로 오르는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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