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지역에서 본 세상 1803

알고 보면 에로틱한 화장품 사용설명서

농담입니다. 하하. 선배가 후배한테 묻습니다. "어이 자네, 아내랑 한 달에 몇 번이나 하나?" 후배가 대답합니다. "에이~ 선배님도. 같은 집안 식구끼리 어떻게 거시기를 한단 말입니까!" 서로 사랑해 결혼했으면서도 얼마 지나지 않아 서로에게 데면데면하게 구는 부부들이 많다고들 합니다. 성(性)으로 포장되기는 했지만, 이런 현실을 나름대로 꼭 집어내는 그런 농담입니다. 같이 산 지가 오래돼 서로를 그냥 예사롭게만 대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한결같은 부부라면, 이런 책 하나 장만해 놓고 같이 읽으면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입니다. 저야 물론 화장품을 얼굴에 거의 대지 않지만, 요즘은 남자들도 화장품을 많이들 쓴다니까 아내 말고 남편에게도 조금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1. 지난..

게으른 학자들이 수도권에 몰리는 까닭

1. 지천에 깔린 자라풀이 '희귀식물'이라니 자라풀이라고 있습니다. 잎이 자라 모양으로 생겼고 꽃은 대체로 하얗게 피는, 물 위에서 사는 풀입니다. 환경부는 이 자라풀을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라 1993년 특정야생식물로 분류했습니다. 1998년 법률을 고치면서('특정'을 '멸종위기'와 '보호'로 구분) 모니터링 등을 하는 대상에서 뺐습니다. 대신 산림청이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에 따라 2006년 희귀식물 217가지에 집어넣었습니다. 그러나 이 자라풀이, 중부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지 모르지만 제가 사는 남부 지역에서는 흔하디 흔한 물풀입니다. 물론 특정야생식물이나 희귀식물로 지정한다 해서 나쁠 것은 없지만, 지정하는 본래 취지에는 전혀 걸맞지 않습니다. 제대로 된 조사가 무엇보다 관건인데,..

봉쇄 푼 수녀님들이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추석 연휴를 마치고 돌아와보니 반가운 소식이 메일로 들어와 있네요. 바로 이 블로그를 통해서도 여러 번 알려드렸던 '수정 트라피스트 수녀원'의 수녀님들이 '제4회 가톨릭환경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입니다. 그동안 알려드렸듯이 트라피스트 수녀원은 '봉쇄수도원'입니다. 한 번 들어가면 평생 속세로 나오지 않고 수도만 하는 곳이라는 거죠. 그런데 이 수녀님들이 봉쇄를 풀고 22년 만에 바깥세상으로 나왔습니다. 바다를 메우고 매립지 인근의 주민들을 쫓아내면서까지 조선기자재 공장을 유치하겠다는 마산시의 개발행정에 항의하는 마을 주민들과 고통을 함께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관련 글 : 블로거들에게 취재 호소하는 수녀와 할머니 ※관련 글 : 봉쇄 수녀들, 수녀원 박차고 나선 이유 ※관련 글 : 수녀원 앞에..

대통령이 외면한 진실을 실천하는 군수

진수가 지은 '방통전'을 보면 백리지재(百里之才)라는 말이 나옵니다. "유비는 형주를 다스리게 되자 방통에게 종사 신분으로 뇌양현 현령을 대행하게 했는데, 방통은 현에 재임하여 치적을 쌓지 못해서 면직되었다. 오나라 장수 노숙이 유비에게 편지를 보내 말했다. '방사원은 백리지재가 아닙니다. 치중이나 별가의 임무를 맡겨야 비로소 뛰어난 재능을 펼칠 수 있습니다.'" 사원은 방통의 호라 하지요. 에도 나오는 이 이야기의 이어지는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유비는 방통을 새로 불러 군사 중랑장으로 삼습니다. 천리지재한테 걸맞게 천리를 맡긴 것입지요. 백리지재는 사방 백 리쯤 되는 땅을 다스릴만한 재주라는 뜻이니, 요즘으로 치면 기초자치단체 시장이나 군수쯤 되겠습니다. 물론 백리지재는 전혀 나쁜 뜻이 아니랍니다. 보..

선비는 청렴한데 관리는 왜 부패할까?

땅 투기, 탈세, 병역 기피, 법률 위반…… 이명박 정부 들어서 고위 관직에 오르려면 오히려 이런 정도 부정은 저질러야 되는 것으로 인식될 정도입니다. 공직 윤리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갈피조차 잘 잡히지 않을 지경이지요.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 등에 대한 국회 청문회를 보면 절로 드는 생각입니다. 9월 18일 오후 경남 진주 경상대학교 남명학관 남명홀에서 '선비정신과 공직자의 윤리' 학술대회가 열렸습니다. 알맞은 시기에 알맞은 주제를 내건 덕분에 눈길이 확 끌렸습니다. 한 나절을 통째로 써야 하는 일정인데도 창원에서 가방을 챙겨 진주까지 갔습니다. 1. 조선 시대 선비와 요즘 공직자들 제 문제 의식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조선 시대 선비라면 청렴결백이 떠오르는데 왜 조선 시대 관리는 부패 타락만 생..

여자 다리 있는 곳, 남자 바지 있는 곳

8월 10일 열린 지면평가위원회에서, 7월 10일자 4면에 나간 기사 제목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요지는 "'MB악법 철회, 정리해고 철회, 4대강 사업 중단, 대북 대결정책 중단'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인데, 제목을 너무 가볍게 달았다"는 것입니다. '너무 가볍게 단' 제목은, "장바구니 날로 가벼워져 - 경남 지역 여성 333명 시국 성명"이었습니다. 이를테면 '장바구니 날로 가벼워져'라는 표현은 "이들이 한 발언 중의 한 대목일 뿐이고, 전체를 봤을 때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여성 이미지'에 끼워 맞춘 제목이라는 말씀이었지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꼬집음이다 싶었고, 다음부터 더 조심해야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튿날 해당 신문을 찾아 한동안 물끄러미 내려다봤습니다. ..

씩씩한 남자가 되면 무엇이 좋을까

국민, 민족, 국가 등 근대 이후 갖은 이데올로기 문제를 다뤄온 박노자가 이번에는 남성성을 정면으로 헤집었습니다. 국민 민족 국가 이데올로기가 개인을 얽어매고 억눌렀듯이 남성성 이데올로기도 같은 노릇을 했다는 결론입니다. 알려진대로 이데올로기란 특정 사실(들)을 바탕으로 지배계급의 이해 관계에 따라 덧칠된 생각이기도 하고, 그런 생각들의 조합이기도 하답니다. 이데올로기는 또 어떤 경우에는 사실 그 자체로 오인되기도 합지요. 박노자의 에 달린 부제는 '한국의 이상적 남성성의 역사를 파헤치다'라고 돼 있습니다. 그리고 그 첫머리에 '소년 남자'라는 노래가 나옵니다. "무쇠골격 돌근육 소년 남자야 애국의 정신을 분발하여라. 만인대적萬仁大敵 연습하여 후일 전공 세우세. 절세영웅 대업이 우리 목적 아닌가". 19..

신라유적 경주, 수학여행이 뚝 끊긴 이유

저는 요즘 한국사회에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일 중 하나가 바로 '신종플루 때문에 지역의 축제나 행사를 취소 또는 연기'하는 겁니다. 물론 정부가 당초 '연인원 1000명 이상이 참석하고 2일 이상 계속되는 행사는 원칙적으로 취소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가 번복하여 다소 완화시켰다곤 하지만, 이미 상당수 지역축제나 행사가 취소된 뒤였습니다. 단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축제라고 하여 취소시켜야 한다면, 인구밀도가 높은 서울의 도심 같은 곳은 사람들을 소개(疏開) 또는 분산시켜야 할 것이며, 지하철이나 버스도 모두 운행중지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된 데는 만에 하나 지자체의 행사로 인해 신종플루가 확산될 경우 책임지지 않으려는 공직자의 보신주의에서 비롯되었을 겁니다. 게다가 지난 7월 김태호 경남도지사가..

도심의 숲속길, 걷고 싶은 길이 되려면…

며칠 전 모처럼 아내와 함께 마산 팔용산의 봉암저수지(옛 수원지)에 다녀왔다. 저수지 둘레길도 아직 완전히 정비사업이 마무리된 건 아니었지만, 진입로 정비도 한창 진행 중이었다. '희망근로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는 진입로 정비사업은 길가에 배수로를 내고, 군데 군데 코스모스와 국화길을 만드는 한편 나무다리(목교)를 가설하는 사업이었다. 이 사업은 8월 1일부터 11월 말까지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공사가 마무리되면 현재의 모습은 옛 사진 속에서나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공사안내판에 자세한 내용이 적혀 있지 않아 이 진입로를 흙길 그대로 조성할 것인지, 아니면 시멘트나 아스팔트 포장을 할 것인지가 궁금했다. 폐보도블록이 쌓여 있는 것으로 보아 보도블록으로 길을 덮을까 걱정도 되었다. 요즘 대부분의 관광지..

현대판 공적비와 다름없는 문화재안내판

경주 대릉원 안에 있는 천마총 앞에 가면 '천마총 사적비'라는 비석이 있습니다. 박정희 군사쿠데타정권 시절인 1976년 10월 문화공보부 문화재관리국에서 세운 것인데, 그 내용이 숫제 '박정희 공적비' 또는 '송덕비'에 가깝더군요. 비석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관련 글 : 경주에서 발견한 박정희 송덕비) "이곳은 국토통일의 기상이 넘치고 민족문화가 찬란하게 꽃핀 신라의 천년고도 서라벌의 옛터다. 박정희 대통령께서는 신라의 통일정신을 오늘에 되살리고 찬란한 민족문화를 기리 보존하기 위하여 경주지구 개발의 대영단을 내리셨다. (...중략...) 우리 민족문화의 전통을 발전 한국의 위대한 기상 속에 재현코져 하는 그 드높은 뜻을 여기 새겨서 기리 전하고져 한다." 비록 쿠데타로 집권한 인물이지만, 그가 우리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