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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본 세상 1803

저탄소 녹색 성장? 개 풀 뜯는 소리

11월 12일 경남도의회 의사당에서 경남도의회 환경연구회 주최로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경남 환경 정책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주최하는 족에서 저를 불러줘서, 영광스럽게도 말석에 가 앉을 수 있었습니다. 주제 발표는 아니고, 발표한 주제에 대해 견해를 말하는 토론이 제 몫이었습니다. 저는 주최하는 이들이 저같은 보도 매체 종사자를 뭣 하러 불렀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아무래도 이른바 전문가다운 식견을 바라지는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틀에 박히지 않은 새로운 시각이랄까를 바라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평소 생각이기도 한 것을 그리 많이 포장하지 않고 토론문을 내었습니다. 토론문을 한 번 올려 봅니다. 토론을 7분으로 제한했기 때문에 여기 적힌 내용을 풍성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었습니다..

다산 정약용이 '어엿브게' 여긴 여자

[책] 날개도 없이 어디로 날아갔나 - 정약용, 김려 서사시 '어엿브다'는 말이 있습니다. '불쌍하다'의 옛말입니다. 말이 참 재미있지 않습니까? 어엿브다는 '예쁘다'의 예스러운 말 '어여쁘다' 하고도 닿아 있습니다. 저는 이리 생각합니다. 이 둘은 원인과 결과로 묶이는 사이입니다. "불쌍하니까 어여쁘다." 동시에, "어여쁘니까 불쌍하다." 조선 시대 양반 사대부 남자들은 여자를 사람으로 여기지 않은 줄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대를 지배한 시대 정신이 유교였으니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지배집단에 밉보여 박해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당대 여자들을 '어엿브게' 여길 줄 알았습니다. 어엿브게 여기는 근본은, '여자도 같은 사람으로 보는 태도'입니다. 여자를 ..

텔레비전 보다가 전유성이 좋아졌다

10월 20일 아침 텔레비전을 보다가 저는 전유성이라는 사람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제가 모셨던, 그리고 때로는 대거리도 했던(노조 지부장이어서리) 허정도 경남도민일보 전직 사장 출연하시는 프로그램이라 봤는데, 거기서 무슨 얘기를 제가 들었습니다. 엄용수라는 코미디언이 있지 않습니까? 전유성보다 후배인 모양인데요, 이 이가 허정도 사장 출연한, KBS1 TV 아침마당 에서 '약방 감초' 노릇을 맡고 있더군요. 이야기가 진행되는 도중에 군데군데 기름칠을 해 주고 너스레를 떨어줘서 지겹지 않게 하는 구실 말입니다. 우리 허정도 사장은 이라는, 책에 대한 책을 펴낸 계기로 에 초대받았는데 그러니까 엄용수가 책 이야기를 하게 됐겠지요. 전유성의 책 얘기를 했습니다. 이런 식이었습니다. "아 그 선배는, 책도 많이..

산재·자살보다 신종플루가 더 무서운가?

천주교 마산교구에서 펴내는 9월 20일자에서 '신종 플루가 두려운가?'라는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요즘 날마다 쏟아지는 소식이 바로 신종 플루 관련인지라 눈길이 저절로 거기에 가 머물렀습니다. 글은, 신종 플루도 결국 사람으로 말미암은 문제라고 짚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신종 플루에 우리 사회의 관심이 쏟아지는 데 대한 꼬집음으로 옮아갔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탓에 멀쩡한 사람들이 숨지자 우리 사회가 떠는 것 또한 어찌 보면 고약한 인심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에서 하루에 자살하는 사람이 30여 명이라고 말한다. 그 중에 청소년이 몇 명이라고 생각하는가? 매일 2만5000여 명이 전 세계에서 굶어죽는다는 사실은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물론 굶어죽는 사람의 대부분은 어린아이들이다. '신종 플루..

동화 '신데렐라'는 조작된 가짜다

◇신데렐라는, 신데렐라가 아니다 "야, 이것 봐! 가 라네요." "그래 맞아요. 신데렐라는 재투성이로 나오지요. 동화에서 말입니다. 책도 안 읽어 보셨어요?" 이런 이야기가 나올 법합니다. 그런데 독일 동화 원문과 프랑스 동화 원문에는 '신데렐라'라는 낱말이 아예 없다고 합니다. 독일 동화를 영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이런 작명이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조작이고 가짜일까요? "널리 알려진 것만도 둘이다. 프랑스 작가 샤를 페로Charles Perrault가 지은 , 독일 작가인 그림 형제가 지은 가 그것이다. …… 두 이야기 어디에도 '신데렐라'란 낱말이 없다는 게 눈에 확 띈다. '신데렐라'란 낱말이 프랑스 원어나 독일 원어에 있는 말이겠거니 여기겠지만, 그렇지 않다." "'재투성이'로 옮긴 프랑스..

새우 연구로 학자들 뺨친 초등학교 교사

거제 계룡초등학교 선생님 변영호가 여태 조사·연구·발표한 주제는 물고기와 잠자리 긴꼬리투구새우 세 가지입니다. 이 가운데 대중적·학술적으로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경우는 바로 긴꼬리투구새우랍니다. 변영호는 2005년 '거제도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 긴꼬리투구새우 생태 및 서식지 조사'를 발표해 제51회 전국과학전람회에서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관련 글 1. 게으른 학자들이 수도권에 몰리는 까닭 2. 초등학교 교사들의 엄청난 연구 성과 1. 긴꼬리투구새우를 조사연구한 계기 말씀 드린 세 주제 가운데 물고기와 잠자리는 예전부터 미리 정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긴꼬리투구새우 조사·연구는 갑작스레 시작됐습니다. 2003년 6월 12일 거제 일운초교 4학년 학생 소우민이 '듣보잡'도 아닌 이상한 생물을 잡아 온 ..

드라마로 본 시대의 감수성과 성감대

. 시청률 40%를 넘나들며 사람들 관심을 끌어당기는 텔레비전 드라마들입지요. 이들을 두고 끊임없이 이야기가 생산됩니다. 이야기가 생산되는 장소는 다양하답니다. 학교 사무실 공장 연구실 밥집 술자리…….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 대부분이 그렇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이처럼 이야기가 된다는 것은 이들 드라마에서 사람들이 공통되는 무엇을 느낀다는 말씀입지요. "스타들에 대한 가십이나 스캔들이 그러하듯, 드라마 역시 사람들 사이에 끊임없이 공통의 화제를 제공한다. 마치 마침 그것이 없다면 할 얘기가 없다는 듯이. 드라마에서 영화로, 영화에서 연예가 뒷담화로." 그러나 사람들은 이들 드라마가 실제로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 일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빠져 듭니다. "우리들은 우리의 세계와 전혀 무관한 허구라는..

20년 활동하며 27권 시집 낸 동인

"노동문학은 살아 있다." 이렇게 또박또박 그리고 묵직하게 말하는 모임이 바로 '객토문학' 동인입니다. 이 동인이 이번에 일곱 번째 동인 시집을 냈습니다. . "멀쩡하게 살아 있는 사람을 놔두고 기존에 노동문학을 좀 했다는 사람들이 다들 돌아 앉아 무관심하게 있으니, 여기저기 이름을 내고 다니던 분들이 어느 날 몸과 이름을 다르게 색칠하고 나자 아예 이름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노동문학은 노동문학 축에도 들지 않으니 '노동문학은 죽었다'는 표현이 사실 맞는 말인지 모른다." "그러나 엄연히 노동문학을 하는 몇몇 그룹이 전국에 흩어져 있는데도, 어느 누구 하나 노동문학은 죽었다는 말에 반대하지 않는다. 또한 다시 예전에 명성이 좀 있는 사람이 노동문학에 관심을 보이게 되자 노동문학이 다시 살아난다고들 ..

전라도 사대주의와 경상도 사대주의

올 여름, 여수에 사는 이들이 불러주신 덕분에 여수를 다녀왔습니다. 1992년인가 들른 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 때는 남의 결혼식 축하하러 간 걸음이어서 둘러도 보지 못하고 그냥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하루 묵으면서 이곳저곳 다녀 볼 수 있었습니다. 오동도에 갔습니다. 뙤약볕을 쬐면서 콘크리트길을 걸어갔습니다. 때때로 시원하게 바닷바람이 불어오기도 했습니다. 나무그늘에 앉아 있으니 몸이 절로 시원해졌습니다. 토요일이고 휴가철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이리저리 거니는데, 쓰레기 모아놓은 뒤쪽으로 시비 비슷한 빗돌이 눈에 띄었습니다. 무엇인가 싶어 가까이 갔더니 麗水八景(여수팔경)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竹島淸風죽도청풍 봄바람에 푸른 물결 넘실거리는 오동도 姑蘇齋月고소재월 맑게 갠 가을 밤에 달빛 ..

헌재 미디어법 관련 결정 패러디

헌법재판소가 이번에 이렇게 결정했다지요. "제정 절차는 잘못이지만 법률 효력은 인정된다." 이런 패러디가 많이 뜰 것 같네요. 아니 이미 실제로 사람들 입에 많이들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 도둑질은 했지만 소유권은 인정된다. ○ 집에 들어가지 않고 모텔에서 잤지만 외박은 아니다. ○ 강간은 했지만 성폭행은 아니다. ○ 성폭행은 맞지만 성범죄는 아니다. ○ 바람은 피웠지만 간통은 아니다. ○ 커닝은 했지만 부정 행위는 아니다. ○ 출근은 안 했지만 결근은 아니다. ○ (헌법재판관들이) 머리에 든 것은 많지만 똑똑한 것은 아니다. ○ (헌법재판관들이) 정권 눈치는 봤지만 비겁한 짓은 아니다. ○ (헌법재판관들이) 결정 절차는 맞지만 결정 내용은 틀렸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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