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요즘 한국사회에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일 중 하나가 바로 '신종플루 때문에 지역의 축제나 행사를 취소 또는 연기'하는 겁니다. 물론 정부가 당초 '연인원 1000명 이상이 참석하고 2일 이상 계속되는 행사는 원칙적으로 취소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가 번복하여 다소 완화시켰다곤 하지만, 이미 상당수 지역축제나 행사가 취소된 뒤였습니다.

단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축제라고 하여 취소시켜야 한다면, 인구밀도가 높은 서울의 도심 같은 곳은 사람들을 소개(疏開) 또는 분산시켜야 할 것이며, 지하철이나 버스도 모두 운행중지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된 데는 만에 하나 지자체의 행사로 인해 신종플루가 확산될 경우 책임지지 않으려는 공직자의 보신주의에서 비롯되었을 겁니다. 게다가 지난 7월 김태호 경남도지사가 월드콰이어챔피언십(그냥 세계합창대회라고 하면 될 것이지)을 무리하게 치렀다가 홍역을 치른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그 행사의 경우 실내 공연행사였고, 신종플루가 만연되고 있던 동남아지역 외국인들을 대거 초청했으니 당연히 욕먹을 일입니다.

분황사에서 본 가족단위 여행객들. 그러나 수학여행객은 단 한 팀도 없었다.


하지만 김태호 경남도지사의 오판이 옥외에서 열리는 전국 모든 지역의 축제까지 취소시키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생각해봐야 할 점이 있습니다.

특히 지난 18~19일 경주에 가보니 정말 상황이 심각했습니다. 예년같으면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수학여행객이 집중적으로 몰릴 시기이지만, 이틀동안 모든 유적지에서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은 단 한 개 팀도 보지 못했습니다. 간혹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단위 여행객들 말고는 정말 눈을 씼고 봐도 없더군요.

매표소 직원이나 인근 식당 주인들에게 물어보니 한결같이 "신종플루 때문에 올해 경주관광업계는 죽을 쒔다"고 울상을 짓더군요.

요즘 경주의 웬만한 유적지에는 이런 손 세척기가 설치되어 있다.


다녀온 뒤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니 한국관광공사 이참 사장도 "미국과 프랑스, 독일, 일본, 중국, 태국, 홍콩, 대만, 호주 등 신종플루가 만연하고 있는 각국에서 국제 행사나 지역 축제 등 관광 관련 행사가 취소된 사례가 거의 없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보신주의에 볼멘 소리를 했다는군요.


사실 그럴겁니다. 학교 교장이나 교사들도 자칫 단 한 명이라도 여행 중 환자가 발생하면 책임질 일이 두렵겠지요. 그러나 좀 이성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경주의 웬만한 유적지나 관광지에는 들어가는 입구에 손 세정기가 마련되고 있는 등 나름대로 위생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수학여행에서 전염될 위험이나, 학교의 교실에서 전염될 위험이나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식으로 전국의 모든 학교가 수학여행을 취소하는 것은 아무래도 이성적 판단이라기 보다는 교육관료와 교장, 교사들의 보신주의에서 기인한 탓이 큰 것 같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신라밀레니엄파크에서 손을 씼고 있는 블로거 커서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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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기록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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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ebizstory.com 강팀장 2009.09.24 17: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종플루 후유증 중에서도 또 이런 문제점이 있군요.... 음.....

  2. 커서 2009.09.24 17: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잘 팔린다 커서! ㅋㅋ

  3.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t__nil_login=myblog 실비단안개 2009.09.24 18: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요즘 어딜가나 손 세척기가 있더군요.


    아이들이 부산에서 지하철을 타고 기침을 하니, 옆의 승객들이 피하더랍니다.
    정부의 늦장 대처가 낳은 결과같습니다. 지금은 지나치게 반응하고.

    암튼 모두 조심해야 겠습니다.

  4. Favicon of http://minimonk.tistory.com 구차니 2009.09.24 18: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포마켓팅의 극치가 아닐까 생각이 되긴 합니다만..
    공중 보건을 무시할수는 없고.. 참 난해한 문제라고 생각이 됩니다.

  5. Favicon of http://www.humornara.kr 유머나라 2009.09.24 19: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히 공포스럽다 해야 하겠어요.
    이러다 모든 일상활동이 중단되는 건 아닐까 걱정스러워요~

  6. 2009.09.24 19: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학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학여행을 추진하여 잘 다녀왔지요. 하지만 가기전까지 한두 학부형이 핍박이 얼마나 심했는지 모릅니다. 플루가 유행하는데 수학여행간다고 교육청에 전화하고 정부기관에 전화하고 대단치도 않았지요. 참 기가 막혔더랬습니다.

  7. Favicon of http://blog.daum.net/jhy1001 혜영이 2009.09.24 19: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종 플루 조심 하세요.....나도 수학겨행 못가는데.....

  8. 메로니아 2009.09.24 20: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종플루 걸리고 거기에 사망할 확률은

    수학여행 가는 길에 교통사고 나서 죽을 확률보다 낮습니다.


    교통사고로 하루 평균 20여명이 사망을 하고 있습니다.

    1년에 6천여명이 세상을 떠나고 있죠.

    하지만 신종플루로 유명을 달리 하신 분은 4개월동안 10명입니다.

    그 중에 건강한 사람이 사망한 경우는 더욱더 적죠..



    교통사고로 사망할 확률 정도로 신종플루 사망자가 나온다면

    티비 뉴스에도 나오지 않을 겁니다.

    오늘도 20명, 내일도 20명, 모래도 20명 죽을 것이니간요..

    뉴스거리도 안되죠...


    외국은 독감환자로 인한 사망자 수를 통계 내는데

    울나라는 독감환자의 통계나 사망자 수를 집게도 안했었죠.

    우리가 모르는 사이 한해 독감으로 수십명이 죽었을 겁니다.

    지금의 신종플루 사망자처럼요...

    신종플루 조심해야겠지만 독감보다 그리 무서운 병은 아닙니다.

    오버하지 맙시다.


    아마 신종플루로 사망한 사람보다 성형수술하다 사망한 사람이 더 많을듯...

    • ;;; 2009.09.24 21:45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게 안이한 대책으루 결국 이런결과가 빚어지지 않았습니까;;그런생각을 가지고 전염병을대처하면 어떤병도 막지 못할듯하구, 신종플루가 무서운점은 이리저리 옴겨다니면서 변형된다는것...ㄷㄷ

  9. Flika 2009.09.24 21: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읽었습니다. 실제로 지나친 공포감 조성이 문제이긴 하네요..
    하지만 단순 방문도 아닌 최소 2박 3일 (3박 4일이던가요?)을 같이 먹고 자고 해야니까 그런게 아닐까요? 학생들을 통한 지역감염의 확산은 매우 빠르니까요..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약도 모자라고 대처가 늦었으니 확산만큼은 방지해야 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10. 지구사랑 2009.09.24 22: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환자발생하면, 신문에서 당장 어떻게 쓸까요?
    보신주의라고 표현하기에는 그러한 결정에 담긴 염려들의 무게가 만만찮습니다.
    너무 쉽게 생각하시는군요

  11. 지구사랑 2009.09.24 22: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환자발생하면, 신문에서 당장 어떻게 쓸까요?
    보신주의라고 표현하기에는 그러한 결정에 담긴 염려들의 무게가 만만찮습니다.
    너무 쉽게 생각하시는군요

  12. 2009.09.25 03: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는 것은 그렇게 신종 플루를 무서워하면서 지하철에서 마스크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

  13. Favicon of http://bbeater.tistory.com 도화사 2009.09.25 04: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좀 거친말로 한마디 하자면,

    높은 자리에 앉아서 등따시고 배부르고 걱정없으시다보니,
    자리 보전하는데만 급급하신 높은 나리들의 헛짓거리죠.
    (요약하면, Byungsin 삽질이다 이겁니다...)

    정확한 상황 파악과 적절한 대처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무슨 걸리면 그냥 대책없이 죽는병마냥 공포 분위기 조성질이나 하고
    그 와중에도 백신이나 치료제는 맞으면 무조건 낫는거마냥 분위기 조성중이시더군요.
    (백신제조사들은 좋겠네요. 주가부양하나는 제대로 되는거 같습니다)

    이래놓고는 검사비 보세요.
    그 돈 기꺼이 내고 검사받을 사람보다 돈 아까워서 검사 못받을 사람이 더 많습니다.
    뭐가 선이고 뭐가 후인지 구분도 못하는 (아니, 구분은 되겠지만 의도적으로 방치한걸수도)
    그런 것들한테 뭘 바라겠습니까. 그냥 3년아 빨리 흘러라 할뿐.

  14. 실화입니다. 2009.09.29 09: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학생들을 소풍보냈던 교장에게 지역신문사 몇군데서 찾아가서 얘들 신종플루 걸리면 책임질것이냐. 소풍보낸 이유가 뭐냐, 추궁했더랍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보신하는게 당연하죠.

  15. 실화입니다. 2009.09.29 09: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고, 당장 저런 행사장, 수학여행 가게 되면 학부모들이 항의하고 난리가 납니다.

    지나친 공포심 문제죠... 문제는 사안이 발생하면 책임져야 하는것입니다.

    로또보다 희박한 당첨률이라 할지라도 당첨된 학교에겐 폭탄이죠.

    폭탄을 안고 전진할 수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요. 아니 다시 말하자면 폭탄을 껴안고 다닐 이유

    자체가 없죠. 그 폭탄이 로또당청되는 것보다 희박한 확율로 폭발 한다 할지라도 폭탄은 폭탄입니다.

  16. 실화입니다. 2009.09.29 09: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태호 경남도지사가 월드콰이어챔피언십(그냥 세계합창대회라고 하면 될 것이지)을 무리하게 치렀다가 홍역을 치른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그 행사의 경우 실내 공연행사였고, 신종플루가 만연되고 있던 동남아지역 외국인들을 대거 초청했으니 당연히 욕먹을 일입니다.


    =====================

    글 쓰신 분도 위에 글 같이 쓰셨잖아요. 다른 사안 들은 안 그럴것 같습니까? 어차피 귀에 걸면 귀걸이,코에 걸면 코걸이 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