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지역에서 본 세상 1803

49년만에 부활된 위령제 취재해주세요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 7~8월 사이 무려 2000여 명의 마산시민이 군경에 의해 무참히 학살된 사실을 아시나요? 당시 이승만 정권은 전시라는 혼란을 틈타 자신의 영구집권에 방해가 될 정치적 반대세력을 제거할 목적으로 마산에서 2000여 명의 민간인을 구산면 원전 앞바다인 '괭이바다'에서 수장, 학살했습니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1960년 4·19혁명 직후 마산을 비롯하여 전국 곳곳에서 유족들의 진상규명 요구가 잇따랐으나, 이듬해 5·16쿠데타 세력은 유족회를 강제해산시키고 간부들을 구속시켰으며, 유족들이 어렵게 찾아 안장한 합동묘를 파헤쳐 유해마저 없애버리는 부관참시까지 자행했습니다. 이로 인해 유가족들은 국가권력에 의해 입도 벙긋하지 못하도록 철저한 침묵을 강요당했습니다. 그러나 끝내 진실은 ..

참여정부 장관들, 행정구역 통합 물었더니…

그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마산·창원·진해·함안 등 행정구역 통합 문제가 가장 큰 지역이슈로 떠올라 있지만, 과거 참여정부 시절의 장관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기 때문이다. 기자의 기억으론 참여정부 때도 행정구역 개편에 대한 로드맵이 있었지만, 오히려 한나라당에 의해 무산된 측면이 크다. 2003년 7월, 당시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이 '마창진 통합'을 포함한 행정구역 개편을 언급한 데 대해 경남도는 '경남을 공중분해하려는 음모'라며 반대기자회견을 열고 경남도의회는 통합반대 결의안까지 채택하는 등 법석을 떨었던 것이다. 당시 김두관 장관은 기자와 인터뷰에서 '공중분해' 주장에 대해서는 부인하면서도 참여정부의 행정구역 개편 계획을 숨기진 않았었다. 당시 그의 이야기다. "지금의 행정구역..

초등학교 교사들의 엄청난 연구 성과

온 몸으로 지역 생태를 풀어내는 이들이 있습니다. 전문가랍시고 거들먹거리는 대학 교수들은 아마 이렇게 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것입니다. 예산 지원이 없으면 아예 움직이지도 않을 존재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거제 계룡초등학교 변영호·박훈구·최규태·원진안 교사로 이뤄진 남방동사리팀은 예산 지원이 없어도 움직입니다. 8월 국립중앙과학원에서 열린 제55회 전국과학전람회에서 '거제도의 담수어류상과 분포상의 특징 탐구'라는 주제로 교원 분야 대통령상을 받았습니다. 이번 거제도의 민물에 사는 물고기 조사·연구에서 이룩한 이들의 성과는 전문 학자들조차도 내기 어려운 수준이라 합니다. 사라진 물고기와 새로 발견된 물고기를 확인했습니다. 이런 작업을 그 절반만큼이라도 해낸 이가 있는지 저는 모릅니다. 1. 거제도 미기록종 ..

시장 후보들에게 짓궂은 질문해보니…

내년 지방선거에서 마산시장 출마를 준비중인 사람에게 마산·창원·진해 또는 함안과 행정구역 통합에 대한 견해를 묻는 것은 상당히 짓궂은 질문이다. 인근 도시와 통합이 결정되면 그들이 준비해온 마산시장 선거에 상당한 변화 또는 차질이 생길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 후보들이 대놓고 통합에 반대한다고 말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통합에 찬성하는 시민들의 여론이 상당히 높은 상태에서 자칫 반대입장을 밝혔다간 '자기 욕심을 위해 저런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찬성하는 시민들에겐 표를 잃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런 입장을 알면서도 굳이 묻고 싶었던 것은 공직에 뜻을 둔 준 공인으로서 지역의 최대 이슈에 대해 그들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기록해둘 필요가 있었기 ..

대학 교수 찜쪄 먹는 초등학교 교사

1. 현장 조사 연구에 대한 심각한 푸대접 대학 교수는, 머리가 텅 비어 있어도 무슨 전문가라고 권위를 쉽게 인정받습니다. 모든 대학 교수가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니까, 제 말이 지나치다고 여기실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대학 교수 훨씬 뛰어넘는 전문가가 세상에는 많습니다. 그이들은 대학 교수가 아니고 전문 연구 기관에서 일하는 연구원이 아니라는 까닭만으로 지나치게 푸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그이들 직업 때문입니다. 푸대접을 하는 주체는 둘로 나뉩니다. 하나는 보도 매체들이고 다른 하나는 여태 별로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전문가로 인정받아온 대학 교수와 전문 연구 기관 연구원입니다. 보도 매체는 보도 내용을 더 믿음직스럽게 만들려고 그런 권위에 쉽게 기댑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실속을 갖췄으나 직업이..

손지갑에 박혔을 안타까운 손톱 자국

요즘 들어 날씨가 부쩍 쌀쌀해졌습니다. 아침 저녁으로는 겉옷 걸치지 않고 나가면 오소소 소름이 돋습니다. 오늘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날씨가 달라지다 보니, 여름에 예사롭던 풍경도 이제는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했습니다. 오토바이 타고 다니는 풍경입니다. 이 사람은 어제 아침 여덟 시 즈음 일 나가는 길에 중국집 철가방을 실은 오토바이가 앞에 지나가더라 했습니다. 노란 플라스틱 바구니에 하얀 철가방이 담겨 있고, 운전하는 아저씨 뒷자리에 모자 눌러쓰고 목도리 두른 아줌마가 타고 있더라 했습니다. 쌀쌀한 아침에 어디로 가는 길이었을까요? 아저씨는 어디 중국집이나 분식집에서 음식 배달을 하고, 아줌마는 아무래도 가내 공업이나 마찌꼬바 같은 작업장으로 일을 나갈 것입니다. 아닐 수도 있지만요. 바람 새롭게 차가..

교사 폭력에 대한 감수성의 세대 차이

1. 1972년 국민학교 3학년 때 경험 학교 선생님들 폭력을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세대에 따른 차이가 있다는 점을 알고는 조금 놀랐습니다. 제 경험을 떠올리고 저보다 열대여섯 아래 사람들의 기억을 듣고 제 딸의 경험을 보태니 그랬습니다. 감수성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세대 차이도 있겠지만, 개인 차이 또한 없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1963년 생입니다. 제가 선생님께 크게 혼난 적이 있습니다. 국민학교 3학년 때, 1972년입니다. 자습을 시키고 있는 담임 선생님께, 나름대로 반장이라는 의무감에서 저는 조용하게 시켜 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첫 번째는 "알았다"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아무 달라짐이 없기에 다시 가서 같은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선생님이 갑자기 화를 내시더니 "이..

아빠 위해 몇날며칠 고생한 우리 딸

8일 저녁 8시가 살짝 넘었을 때 딸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딸, 무슨 일?" "언제 들어오세요?" "글쎄 많이 늦지는 않겠는데, 11시까지 가지." "히~잉 지금 오실 수 없어요?" "안 되는데, 노벨 문학상을 우리나라 사람이 못 받아서 말이야." "노벨문학상이 뭐예요?" "아니야, 그냥 농담이야. 이따 보자." 올해 중3인 우리 딸이 이렇게 손수 전화를 걸어 언제 들어오는지 물어보는 일은 참 드뭅니다. 보통은 문자를 보낼 뿐이지요. 이렇게 일찍 들어오라고 닦달하는 일은 더욱 드뭅니다. 보통은 몇 시까지 들어오는지 문자로 묻고 그냥 '예' 그럴 뿐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그 때 알아챘어야 했습니다. 저는 당연히 술을 한 잔 마시고 꽤 취해서 집에 들어갔습니다. 11시를 넘기지는 않았습니다. 문을 열고..

그 여자가 사창가로 돌아간 까닭

1. 캄보디아의 버림받은 여자아이 아주 어려서 가족에게서 버림받은 한 여자아이가 있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산림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아버지 어머니 외할머니가 차례로 떠나갔습니다. 아이는 다섯 살 어름이었습니다. 얘기입니다. "숲은 벌목되고 있었고 마을에 남은 오두막은 12개뿐이었다. 한 가족이 커다란 오두막 한 채에서 함께 사는 경우가 많았다. 내 오두막은 없었다. 다른 가족이 없던 나는 혼자 그물 침대 위에서 자야 했다." "키 작은 야만인처럼 살았다. 아무데서나 잠자고, 먹을거리가 있으면 바로 먹어치웠다. 내 보금자리는 어디에나 있었지만 결국 아무 데도 없었다. 캄보디아에서 고아는 그리 드물지 않다. 놀랍게도 아주 흔한 일이다." 언제 태어났는지도 잘 모릅니다. 1970년 아니면 1971년이리라 짐작할..

우리말 살려쓰면 공직 부패 크게 줄까?

9월 18일 진주 경상대학교 남명학관에서 열린 학술대회 '선비 정신과 공직자의 윤리'에서 백미(白眉)는 바로 최봉영 한국항공대 한국학 교수의 주제 발표였습니다. 그이 발제 '조선시대 선비와 의리, 그리고 우리'의 요지는 '같은 성리학을 했어도 조선과 중국의 토양은 달랐다', '중국의 바탕은 이고 조선의 바탕은 다', '성리학의 의리는 어디까지나 현실이 아닌 이상이었다'였습니다. 와 의 대비는, 속되게 보면 겨레붙이를 이상화하고 미화하려는 말장난으로도 비치지만, 발표에서 그런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학자 최봉영의 발언이 그런 정도 자신과 설득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여겨졌습니다. 마침 장관·총리 후보자 국회 청문회가 잇달아 열리고 있었습니다. 청문회서는 후보자들의 불법·비리·투기 사실들이 고구마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