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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기행 105

미역국이 특히 시원한 조개구이집

창원 반림동 럭키아파트 들머리 상가에 '제부도'라는 조개구이 집이 있습니다. 새우구이도 하면서 술을 파는 집인데요. 맛이 그럴 듯합니다. 저는 맛을 잘 모르지만 많은 이들이 맛있다고 하니까 틀림없이 그럴 것입니다. 저도 이 집을 좋아하기는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조개를 먹다가 돌이나 모래를 씹은 적이 이 집에서는 한 번도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조개구이 집에서는 종종 그런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여기 이 집은 아무래도 조개를 다른 데보다 좀더 깨끗하게 다듬어서 내놓나 봅니다. '제부도'는 조개구이나 새우구이만 잘 하는 집이 아닙니다. 오히려 중3인 우리 딸 현지나 현지 친구들은 이 집에서 내놓는 달걀 찜을 더욱 좋아합니다. 앉은 자리에서 그대로 다 퍼먹은 적도 있을 정도랍니다. 저는 여기 이렇게 찌그러..

맛집 기행 2009.10.17

마산 토박이들이 즐겨찾는 식당 메뉴는?

요즘 들어 부쩍 자주 찾는 식당이 있습니다. 생선찌게가 주종목인 마산의 평범한 식당인데요. 마산시 동성동 코아제과 옆 주차장 뒷골목에 있는 도원식당입니다. 평범한 식당이지만 역사가 꽤 오래되어 마산 출신의 조각가 문신 선생도 단골로 찾았던 식당이랍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이 식당의 주요고객은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또 마산의 토박이들 외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외지 관광객들도 잘 모르는 식당이죠. 그러나 생선을 재료로 하는 요리를 좋아하신다면 나이에 구분없이 찾을 수 있는 곳입니다. 저렴하고 푸짐하면서도 정성이 느껴지는 음식을 맛보실 수 있습니다. 메뉴도 생선회(2만 원), 아귀수육(2만 원), 생선국(6000원), 생선찌게(6000원) 등 마산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

맛집 기행 2009.09.30

동네식당의 아주 특별한 고객관리 비법

작년 연말께 '동네 식당의 귀여운 친근마케팅' 이라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세 자매가 운영하는 밥집의 재미있는 광고전단지에 대한 글이었는데요. 개인적으로 감자탕이나 뼈다귀탕을 그다지 즐기지 않아 자주 가진 않았지만, 그래도 올들어 서너 번은 다녀왔습니다. 식당을 운영하는 세 자매에 대한 친근감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음식 맛이 별로라는 것은 아닙니다. 뼈다귀탕을 즐기시는 분이라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친근감이라~. 제가 세 자매와 원래 아는 사이냐고요? 아닙니다. 이 식당의 '배후 사장'을 자처하는 블로거 '유림' 님의 차별화한 고객관리 덕분에 아는 사이가 된 것입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이 식당은 '오가네 세자매 밥집 이야기'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그냥 음식메뉴나 올..

맛집 기행 2009.09.25

5000원짜리 가정식 백반, 이쯤은 되어야지

마침내 대학원 석사과정 영어시험(9일)과 종합시험(10일)을 마쳤다. 홀가분하고 기분이 좋았다. 종합시험 마지막 시간에 감독관으로 들어오신 교수님께서 마치고 점심이나 함께 먹자고 하셨다. 시험을 마친 학생들과 모두 함께 교수님이 안내한 식당으로 갔다. 경남대 인근에 있는 약초갈비라는 식당이었다. 나는 교수님이 점심 때부터 갈비를 뜯자고 하시는 줄 알았다. 그러나 교수님은 자신만만하게 '정식'을 시켰다. 아, 그런데 나오는 음식을 보니 요즘 웬만한 식당에선 먹기 어려운 그야말로 '가정식 백반'이다. 반찬 하나하나가 감칠맛이 있었고, 정성이 느껴졌다. 어떤 식당에선 고등어조림을 한꺼번에 조리해놓고 식은 걸 내놓기도 하는데, 이 집은 제대로 뜨거웠고 고등어도 싱싱했다. 갓 조린 맛이었다. 가지나물도 맛있었고,..

맛집 기행 2009.09.12

가을의 진미 전어회 맛있게 먹는 법

서울 지방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요즘 남쪽 지방은 온통 전어철이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생선회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가을 전어가 반갑다. 그도 그럴 것이 한여름 더울 때에는 '비브리오 패혈증'이 무섭기도 하지만, 대개 여름 회는 살이 물러서 맛도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런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 올 때쯤 살이 단단하고 기름진 전어가 잃었던 입맛을 살려준다. 또한 전어는 '봄 도다리'에 비해 가격이 훨씬 싸기 때문에 서민들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어종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어회를 활어 상태로 식당이나 횟집에서 팔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내 기억으로는 횟집 수족관에 전어가 살아있는 상태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약 10여 년 전쯤인 것 같다. 지금도 성질..

맛집 기행 2009.09.04

여수 간장게장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우연찮게 최근 전남 여수에 두 번이나 다녀왔습니다. 지난 7월 3일 블로그 강의를 위해 한 번 갔었고, 22일엔 2012년 여수엑스포 홍보를 위한 블로그 팸투어단의 일원이었습니다. 두 번 다 먹어본 여수의 향토음식이 간장게장과 돌산 갓김치였습니다. 간장게장의 경우 한 번은 향일암 아래의 한 식당에서 먹었고, 두 번째는 오동도 인근의 식당에서 먹었습니다. 여수에서 여수의 대표음식이 뭐냐고 물으면 한결같이 간장게장과 갓침치를 꼽더군요. 그런데,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이 두 음식은 그냥 밥반찬이지 독립적인 요리메뉴가 되기엔 부족함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관련 글 : 외지인이 미리 본 여수엑스포 먹·볼거리) 물론 두 음식은 전국 어디서나 흔히 먹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충분히 지역경쟁력은 있습니..

맛집 기행 2009.08.27

비오는날 장어구이 거리 가보셨나요?

올 여름엔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다. 그래서인지 마산 사람들은 횟집보다 남성동 해안가의 장어구이 거리를 많이 찾는 것 같다. 여름이면 장어구이 거리로 바뀌는 이곳은 원래 횟집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곳이다. 그런데 약 10여 년 전부터 여름철 비브리오 파동으로 횟집의 매출이 격감하자 횟집 주인들이 여름 한 철 대안으로 장어구이 메뉴를 선보이면서 그렇게 되었다. 사실 여름 장마철엔 비브리오가 아니더라도, 회가 무르고 별로 맛이 없다. 지난 2003년 후배기자를 시켜 이곳 취재를 시킬 때만 해도 장어구이를 파는 집은 20여 개 업소였다. 그런데 지금은 줄잡아 약 40여 개소는 되는 것 같다. 얼마 전 비오는 날 아내와 아들녀석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 비바람이 치는 저녁이었지만, 천막마다 손님이 꽉꽉 들어차 ..

맛집 기행 2009.08.15

막걸리를 좋아하면 이런 재미도 있다

나는 술을 아주 좋아하지만, 두주불사, 주종불문형은 아니다. 소주 이외의 다른 술은 잘 마시지 못한다. 특히 맥주를 마시면 마치 위가 물을 넣은 고무풍선이 된 것처럼 무거워짐을 느낀다. 걸으면 출렁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 10여 년 전 사상의학에 대해 좀 아신다는 한 교수님이 진맥을 해보시더니 "술은 맥주보다는 독주가 체질에 맞다"고 말해준 적이 있다.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위스키 같은 양주는 이상하게 입맛에 맞지 않는다. 특유의 냄새가 싫다. 그래서 결국 가장 내 입맛에 맞는 것은 소주 뿐이다. 외국에 나가봐도 소주만큼 좋은 술은 없다. 일본소주는 닝닝한데다 쓴맛밖에 느끼지 못해, 어쩔 수 없이 1만 원이 넘는 돈을 주고 한국 관광소주를 사 마시기도 했다. 그나마 중국은 북경 ..

맛집 기행 2009.08.02

중국집 냉면, 혹시나 했더니 역시였다

오늘 아이들과 함께 중국집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할 일이 있었다. 아이들은 주로 자장면이나 짬짜면, 간자장 등을 시켰다. 그 중 둘이 냉면을 시켰다. 나도 모처럼 중국집에서 냉면을 먹어보고 싶었다. 과거 70년대 말 중국집에서 먹은 자장면의 추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당시엔 중국집에서도 직접 메밀을 반죽하여 기계로 면을 뽑아 냉면을 내놓았다. 그때 중국집 냉면에는 필수 과일인 배는 물론 수박도 얹어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이날 창원대 앞 중국집 냉면은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직접 면을 뽑지도 않았고, 육수는 어딘가에서 납품받은 봉지육수였다. 아마 면도 비닐에 포장된 것을 그대로 삶아 내놓았을 것이다. 육수에는 열무 맛이 진하게 났다. 면은 질긴 맛이 전혀 없었고, 국수보다 쫄깃하지도 못했다...

맛집 기행 2009.08.01

서울 전주식당의 짭쪼롬한 생선구이

저는 김주완 선배와 달리 먹는 데서 크게 즐거움을 느끼지 못합니다. 하하, 좀 이상하죠? 어쨌거나, 그 뿌리를 더듬어 보니까 할아버지 영향이 아주 큰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릴 적에 할아버지한테서 들은 말씀이 이렇습니다. "반찬은 밥을 먹을 정도만 되면 그만이다." "밥도 많이 먹으면 안 된다. 시장기를 감출 정도면 됐다." 어머니한테는 이런 명령을 내리신 적도 있습니다. "김치는 반 쪽으로 밥 한 술 뜰 수 있을 정도로 짜게 담가라." 어머니 아버지도 비슷하셨습니다. "음식 맛을 탐하면 안 된다, 사람 도리가 아니다. 없는 사람 생각도 해야 한다." 옛날에는 그랬겠지요. 식은 보리밥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시절이었으니까요. 이렇게 해서 맛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체질로 길들여져 ..

맛집 기행 200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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