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김주완 선배와 달리 먹는 데서 크게 즐거움을 느끼지 못합니다. 하하, 좀 이상하죠? 어쨌거나, 그 뿌리를 더듬어 보니까 할아버지 영향이 아주 큰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릴 적에 할아버지한테서 들은 말씀이 이렇습니다. "반찬은 밥을 먹을 정도만 되면 그만이다." "밥도 많이 먹으면 안 된다. 시장기를 감출 정도면 됐다." 어머니한테는 이런 명령을 내리신 적도 있습니다. "김치는 반 쪽으로 밥 한 술 뜰 수 있을 정도로 짜게 담가라."

어머니 아버지도 비슷하셨습니다. "음식 맛을 탐하면 안 된다, 사람 도리가 아니다. 없는 사람 생각도 해야 한다." 옛날에는 그랬겠지요. 식은 보리밥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시절이었으니까요.

이렇게 해서 맛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체질로 길들여져 있다 보니 음식과 관련해서는 글을 쓴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7월 11일 서울에 갔다가 들른 한 밥집에서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들이랑 딸이랑 갔는데요, 이번이 두 번째였습니다. 생선구이 집이었는데요, 앞서 갔을 때 서울에 있는 다른 음식점들과는 달리 간이 짭조롬해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났기 때문이지요. 겉은 노릇노릇하니 알맞게 익었으며 속도 구석구석 맛이 들어 있었습니다.

물론, 아무리 짭조롬하다 해도 노는 바닥이 서울이어서 그런지 우리 경상도 입맛에는 성이 차지 않았고, 그래서 따라 나온 간장 종지를 '개 죽사발 핥듯이' 깔끔하게 비우기는 했습니다만.

굴비구이랑 고등어구이에 더해 김치찌게 하나 주문을 했는데요. 나중에 보니까 삼치도 덤으로 얹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랑 아이들은 배 부르게 밥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밥은 다 먹고 생선만 남아 가시랑 뼈를 말라내어 가며 뜯어먹었습니다.(찌게도 깨긋하게 비웠답니다.)


여태까지는 어쩌다 서울에 가면 대부분 밍밍한 음식을 먹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동대문 시장 근처(청계천으로 치면 전태일 흉상이 있는 근처)에서 이 '전주식당'이 얻어걸려 저는 기분이 좋습니다. 나올 때 1만7000원을 치렀습니다.


신문사에 몸 담고 있다 보니 서울 출장을 가면 한국언론재단에서 주로 일을 봅니다. 덕수궁이랑 서울시청 옆에 있는데, 찾아보니 주소가 중구 태평로로 나옵니다. 걸어서 밥 먹으러 다닐만한 거리가 될까 싶어 걸어봤더니 한 시간남짓 걸리더군요.

안 되겠습디다. 그래서 일 마친 뒤 창원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을 타고 들를 수 있으면 들러야지, 마음을 바꿔 먹었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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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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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duam.net/ahssk 유림 2009.07.28 19: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저런 곳이 있었군요

    매번 서울가면 맛집 찾아서 가는데 영 입에 맞지 않아
    피자나 스파게티류만 먹었더니

    이번에 서울가면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09.07.29 10: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근처에는 전주식당 말고도 생선구이를 하는 밥집이 여럿 있는 것 같았습니다. 어디에 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Favicon of http://lalawin.tistory.com 라라윈 2009.07.29 05: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맛있게 구워진 생선이 군침돌게 만드는데요~+_+
    동대문 쪽에 가게되면 들려봐야겠습니다~~ ^^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09.07.29 10: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산골 출신이라서인지 생선 졸임이나 생선구이 같은 음식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회는, 어릴 때 자주 먹지 못해 지금도 많이 못 먹습니다. 하하.

  3.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t__nil_login=myblog 실비단안개 2009.07.29 18: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저희는 전어와 갈치구이를 먹을 때, 조선간장을 구운 생선위에 부어
    생선을 막 부숩니다.
    짜게 먹으면 좋지않지만, 그렇게 먹어야 전어와 갈치구이를 먹은 것 같거든요.

    우야든둥 잘 드시고 살 좀 찌셔요!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09.07.30 11: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맛 있겠어요. 저한테는 딱 어울리겠습니다만, 저희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식구들 취향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랍니다.
      아들 현석이는 덩치를 크게 해서 씹는 느낌을 좋아하는 것 같고, 딸 현지는 음식이 입안에서 구르는 느낌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상관이 없지만 말입니다. 저마다 자기가 먹고 싶은 방식으로 먹을 수 있게 되도록 원래대로 두고 손대지 않는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