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찮게 최근 전남 여수에 두 번이나 다녀왔습니다. 지난 7월 3일 블로그 강의를 위해 한 번 갔었고, 22일엔 2012년 여수엑스포 홍보를 위한 블로그 팸투어단의 일원이었습니다. 두 번 다 먹어본 여수의 향토음식이 간장게장과 돌산 갓김치였습니다. 간장게장의 경우 한 번은 향일암 아래의 한 식당에서 먹었고, 두 번째는 오동도 인근의 식당에서 먹었습니다.

여수에서 여수의 대표음식이 뭐냐고 물으면 한결같이 간장게장과 갓침치를 꼽더군요. 그런데,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이 두 음식은 그냥 밥반찬이지 독립적인 요리메뉴가 되기엔 부족함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관련 글 : 외지인이 미리 본 여수엑스포 먹·볼거리)

물론 두 음식은 전국 어디서나 흔히 먹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충분히 지역경쟁력은 있습니다. 특히 갓김치는 그 알싸하고 톡 쏘는 맛이 일품이어서 돼지수육이나 삼겹살과 함께 먹어도 궁합이 잘 맞을 것 같았습니다. 갓김치의 톡 쏘는 맛은 겨자 성분 때문이라는데, 그렇다면 더욱 돼지고기와 어울릴 것 같습니다. 겨자가 고기의 누린내를 없애주는 역할도 한다니까 말입니다.

여수 돌산갓김치. 1년 6개월 묵은 김치와 6개월, 그리고 금방 담근 게 각각 특유의 맛을 자랑한다. 물김치도 정말 시원했다.


따라서 여수시는 그냥 밥반찬으로서 갓김치가 아니라, '묵은지 갓김치 돼지보쌈' 같은 술안주 메뉴를 개발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거기에다 '개도막걸리'도 함께 먹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겠지요.

그리고 현지에서 반장게 또는 돌게라고 부르는 걸로 담근 간장게장은 알고보니 꽃게보다는 작은 민꽃게장이더군요. 그것도 먹을만 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꽃게장에 비해선 좀 맛이 떨어졌습니다. 물론 꽃게장은 너무 비싼 게 흠이지만, 거기에 맛을 들인 사람에게 민꽃게장은 아무래도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저는 게 특유의 향이 강한 참게장을 좋아합니다. 관련 글 : 참게 잡는 법, 그리고 참게탕의 맛)

그런대로 먹을만 했지만, 다리는 너무 단단해 먹을 수 없어고 담아내는 정성도 부족해보였다.


게다가 꽃게보다는 싸서(1인분 게장정식 7000원) 그런지, 그릇에 담아내는 것도 별로 정성이 없어보이더군요. 대충 딱지와 다리를 뜯어 플라스틱이나 스텐 그릇에 담아 내놓더군요. 한마디로 게장과 손님에 대한 예우가 부족해보였습니다. 비싼 꽃게보단 흔하니까 이렇게 푸대접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몇 개월 전 대전에서 먹은 꽃게장을 한 번 볼까요? 대전시 서구 용문동 한국방송광고공사 대전지사 맞은편에 있는 할머니 꽃게탕집의 꽃게장(1인분 1마리 1만5000원)입니다. 사진을 잘 찍진 못했지만, 각각 꽃게 한마리씩의 온전한 모습이 그대로 유지된 상태로 보기도 좋고 먹기도 좋게 나옵니다.

대전 할머니꽃게탕집의 간장게장.

게딱지와 몸통, 그리고 다리가 온전하게 배열돼 있고, 그 위에 풋고추와 깨소금을 뿌렸습니다. 사진에는 자세히 보이지 않지만 다리도 각각 가위로 길을 내어 단단한 껍질을 쉽게 떼어낸 후 빨아먹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담아낸 용기가 플라스틱이나 스텐그릇이 아니라 도자기여서 더욱 음식의 품격을 높여줍니다.

더욱이 게장 국물에 싸먹을 수 있도록 바삭한 돌김도 함께 줍니다. 사실 제 생각에 간장게장에는 김이 필수입니다. 그러나 여수에선 두 번 다 김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또한 여수의 민꽃게장은 그냥 딱지와 다리를 뜯어줄 뿐 다리에 가위질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웬만큼 강한 이빨을 가지지 않은 이는 단단한 집게발이나 다리는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깝지요.

물론 여수의 간장게장은 무한리필입니다. 그게 후덕한 인심으로 볼 수도 있지만, 싸구려 취급하는 걸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긴 어차피 간장게장은 짜기 때문에 많이 먹을 수 없습니다. 특히 중부지방의 꽃게장에 비해 여수의 민꽃게장은 짜더군요. 짜게 담갔다는 것은 더 오래 보관하기 위한 걸까요? 그렇다면 더 맛이나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 개인의견일수도 있겠지만, 여수 간장게장도 접시에 보기좋고 먹기좋게 잘 배열하여 내놓는 방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꽃게보다 크기가 작아서 그게 쉽지 않다고요? 그렇진 않을 겁니다. TV홈쇼핑에서 보면 가끔 돌게장이 나오는데, 거기선 그렇게 배열하여 보여줍니다. 훨씬 먹음직스럽지요.

그리고 애초 담글 때 함께 넣었던 고추뿐 아니라, 내놓을 때도 풋풋한 새 고추와 깨소금이라도 좀 뿌려주면 한결 신선해보일 것 같습니다. 보기좋은 떡이 맛도 좋다고 하니까요.

여수 오동도 근처에서 먹은 간장게장 기본 상차림. 별 특징이 없고 맛도 좀 아니었다.


또 지난 22일 오동도 근처에서 먹었던 여수 간장게장은 함께 나오는 밑반찬들이 정말 수준이하였습니다. 뜨내기 손님들만 상대하는 시외버스터미널이나 역 근처의 질낮은 식당들 음식수준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지난 7월 4일 향일암 아래에서 먹었던 게 훨씬 나았습니다. 간장게장의 맛은 별로 차이가 없었지만, 묵은 갓김치와 새 갓김치, 그리고 갓으로 끓인 시래기국 등이 맛을 보완해주었기 때문입니다. (관련 글 : 관광지 음식, 먹을만한 것도 있다)

향일암 아래의 한 식당에서 먹은 간장게장.

향일암 아래 식당에서는 묵은 갓김치와 바로 담근 갓김치, 그리고 갓으로 끓인 시래기국을 푸짐하게 줬다.


그래서 여수 간장게장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밑반찬에서부터 여수의 진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나름대로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기준을 가지고, 여수시가 행정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식당을 대상으로 음식 인증마크 제도를 도입한다든지 한다면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엑스포) 때 전국의 미식가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아울러 간장게장이나 갓김치 말고도, 돗병어회라든지, 노란가오리회, 갯장어(하모) 샤브사브 등을 다양하게 특화한다면 세계박람회를 계기로 여수는 그야말로 맛의 도시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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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 서구 용문동 | 할머니꽃게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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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기록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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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27 09: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Favicon of http://bicof.tistory.com 비코프 2009.08.27 09: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돌삿갓김치!!! 진짜 맛있는데요^^
    군침이 꿀꺽꿀꺽

  3. Favicon of http://dehol.kr DeHol 2009.08.27 10: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대로 된 곳에서 드셨으면 참 좋으셨을텐데.. 아쉽네요. ^^;
    여수 간장게장은 봉산동에 있는 황소식당이랑 두꺼비식당이 최고지요.
    그리고 교동에 있는 칠공주식당도 추천합니다. 장어구이를 참 잘하죠. :)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기록하는 사람 2009.08.27 11: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네요. 저흰 현지인들의 안내로 갔으니 그냥 잘하는 집인 줄로 알았습니다. 아래서 맛객님이 '글쎄'라고 하셨으니 기다려보겠습니다.

    • Favicon of http://lalawin.tistory.com 라라윈 2009.08.28 02:25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 집이 좀 별로였던 것 같아요...
      저는 두꺼비 식당에서 게장백반을 먹고
      그 맛에 반해서 게장백반 먹으러 여수에 몇 번을 더 가게 되었을 만큼
      게장백반이 맘에 쏙 들었었는데...

      저 음식점의 게장백반은 너무나 아쉬웠어요....ㅜㅜ
      어느 집을 가도 맛집이라는 여수의 명성을 해치는 집이었던거 같아요....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기록하는 사람 2009.08.28 08: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군요. 다음에 갈 기회가 있으면 반드시 두꺼비식당이나 황소식당에 가봐야겠습니다. 라라윈님 포스트에서 두꺼비식당 보니 확실히 다르긴 하네요. 고맙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현지인들이 왜 그집으로 안내했을까요? 이해하기 어렵네요.

  4. Blackengine 2009.08.27 10: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수에서 제대로 된 간장게장 집은 유명한 곳이 황소식당이고 그 아래 두꺼비 식당도 좀 유명하지요.

    그런데 유명하지 않은곳에 구 시내쪽에 진남 식당이라고 있는데 여기가 최곱니다 :)

    꽃게탕에 양념게장 간장게장 서대 등... 푸짐하게 먹거리가 나오죠 ^^

  5. 2009.08.27 10: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6. Favicon of http://blog.daum.net/cartoonist 맛객 2009.08.27 10: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확한 지적이십니다. 관계자분들이 글을 볼 확률이 높을텐데 귀담아 듣고 행정을 펼쳐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구.. 황소식당, 두꺼비식당이 최고라는 댓글들이 보이는데... 글쎄요... 이유는 따로 제 블로그에 작성토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참! 그날 뵈어 반갑더라구요 ^^

  7. Favicon of http://ilsikymca.tistory.com 김일식 2009.08.27 13: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력만큼이나 헤안이 넓은 글입니다. 정말 내공이 느껴지는군요... 열심히 쫒아 배우겠습니다. 그리고 전 여수갈때가 종종 있는데 진남관 앞의 진남식당을 갑니다. 그곳의 간장게장이 잴 맛있는 것 같구요.. 그리고 주인이 진주사람이라서.... 진주서 왔다면 정말 많이 주더라고요...

  8. 보라매 2009.08.28 01: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적으로 동감. 맛글 많이 쓰시는 이유를 알겠네요.

    관광객을 위한 음식에 관한 한 제 개인적 생각은...
    맛과 모양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 모두들 이렇게 생각하시나요?
    모양이 더 중요합니다. - 강조어법 - 제 생각입니다.

    위에서 보면 대전 간장게장이 99점 (백점은 너무 속보이니까.)
    다른걸 보면 콩자반도 흩어지지 않게. 도라지 나물도 주변에 묻치지 않고.
    국물이 있는건 국물로 그림을 그려서 멋지게...주문이 너무 많나요? ^^
    암튼 모양이 더 중요합니다.
    맛은....

    물론 좋아야죠.

    간장게장먹고싶다.간장게장먹고싶다.간장게장먹고싶다.간장게장먹고싶다.간장게장먹고싶다.간장게장먹고싶다.간장게장먹고싶다.간장게장먹고싶다.간장게장먹고싶다.간장게장먹고싶다.간장게장먹고싶다.간장게장먹고싶다.간장게장먹고싶다.간장게장먹고싶다.간장게장먹고싶다.간장게장먹고싶다.간장게장먹고싶다.간장게장먹고싶다.간장게장먹고싶다.간장게장먹고싶다.간장게장먹고싶다.간장게장먹고싶다.책임지세요

  9. Favicon of http://harufashion.tistory.com/ 하루양 2009.08.28 10: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악 점심시간이 다가오는군요.... 정말 사진 보기 고문이네요.. 간장게장을 너무 좋아하는데말이죠

    저도 여수에 가서 간장게장을 먹었는데, 두꺼비식당이었나? 정말 최고더군요..

    아.....먹고싶다

  10. Favicon of http://bada92.tistory.com 무릉도원 2009.08.28 10: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그날 점심은 먹고 나서도 허기를 느꼈습니다....
    다행히 먹고 나오다 받아든 시루떡 때문에 허기를 면했지만요.....ㅜㅜ.....
    대부분 사람들이 다 공감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행복한 시간 되세요....*^*

  11. gnfptnl 2009.08.29 15: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수게장 하면 황소식당 입니다. 제가 여수 살다가 지금 강남으로 이사를 온지가 꽤 되는데요 강남에 좋다는 곳 많이 찿아 다녔지만 여수 만큼 음식이 맛있고 푸짐한 곳은 없더군요. 여수집 전라도집 하면서 흉내는 내는데 인색하고 깊이가 없더군요. 그리고 여수에 가면 오동도 앞이나 향일암 앞에는 지나가는 뜨내기 상대하는 곳이라 푸짐하지도 맛있지도 위생적이지도 않을때가 정말 많더군요. 저도 처음에 여수에 이사가서는 여수 음식을 탐방하느라 주로 오동도 등등 관광지 앞으로만 다녔고 실망했고 그랬습니다. 다음에는 글쓴님 제대로 된곳을 안내 받으셔서 행복한 추억 간직하세요

  12. nayajj 2009.09.30 09: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수게장하면 황소식당입니다가 아닙니다.
    진짜 게장맛을 못보셨군요?
    황소식당은 수입산을...특히 중국산을 많이 사용하다 적발되었습니다.
    중국산은 끓여 먹어야하는것을 생으로 게장을 담근게 화근이지요.게다가 국산이라고 광고를 해댔으니...
    황소식당이나 두꺼비식당이 몰려있어서 그쪽이 많이 홍보된것이 사실이기는 하나
    일명 입맛이 장금이인 제 입에는 한블록 더 떨어져있는 등가식당의 등가게장이 맛나더군요.
    게장의 맛이 정말 일품이었습니다.게장의 맛은 장맛아니겠습니까?
    한약재가 들어가있어서인지 냄새도 좋았고 특히 남은 장에 깻잎을 절여 먹어도 맛이 좋더군요.
    등가게장에 한번 가보십시요.제철에는 돌게장이 일품이고 제철이 아닐때에도 게장맛은 변함이 없더군요.
    물론 친절과 봉사 어쩌고 저쩌고 하는것도 좋지만 음식맛은 제대로 된곳에서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요?저는 입맛 까다로운 사람이고 물론 여수에서 삽니다.
    게장을 참 많이 좋아해서 여러곳에서 먹어봤습니다만...제가 먹어봤을적엔 게장맛은 등가가 최곱니다.
    참고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