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방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요즘 남쪽 지방은 온통 전어철이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생선회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가을 전어가 반갑다. 그도 그럴 것이 한여름 더울 때에는 '비브리오 패혈증'이 무섭기도 하지만, 대개 여름 회는 살이 물러서 맛도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런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 올 때쯤 살이 단단하고 기름진 전어가 잃었던 입맛을 살려준다. 또한 전어는 '봄 도다리'에 비해 가격이 훨씬 싸기 때문에 서민들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어종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어회를 활어 상태로 식당이나 횟집에서 팔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내 기억으로는 횟집 수족관에 전어가 살아있는 상태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약 10여 년 전쯤인 것 같다. 지금도 성질이 급한 어종이라 수족관에서 하루만 지나면 죽어서 떠오르는 전어가 많은데(그런 전어는 횟집에서 구워 서비스로 준다.), 10여 년 전만 해도 살아있는 상태로 운반하는 기술이 없었다.

동네 분식집에서 주인 아줌마 친구들의 계모임 상차림에도 회가 준비되었다. 접시의 절반은 전어회였다.


그래서 예전에는 비록 죽은 전어지만 싱싱한 놈을 시장에서 사와 그냥 집에서 비늘을 긁고 지느러미를 자른 후, 숭숭 썰어 회로 먹곤 했다. 가을 전어는 살이 단단한데다 뼈가 물러 굳이 포를 뜰 필요도 없이 뼈째 썰어먹어도 되기 때문이다.


보통 집에서 전어회를 먹을 땐 미나리와 양파 등을 함께 썰어넣고 초고추장으로 비벼서 회무침으로 먹었다. 이른바 '막회'다. 하지만 그렇게 먹으면 아무래도 고기에 물이 배어들어 살이 물러진다. 부드러운 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렇게 먹어도 좋겠지만, 단단한 육질과 고소함을 느끼고 싶다면 그냥 회로 먹는 게 낫다.

마산시 산호동 만석초밥의 전어회 막장.


전어를 회로 먹을 때도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사람들이 있지만, 남쪽 지방에서는 주로 된장에 마늘과 고추를 잘게 썰어넣고 참기름을 두른 막장에 찍어먹으면 더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가을에 특히 고소한 것은 봄에 부화하여 여름내내 성장한 것이 가을에 살이 오르고 지방질이 1년 중 가장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면 이 시기에는 뼈가 연해지기도 한다니 회로 먹기에 가장 좋은 어종이라는 것이다.

만석초밥의 전어회 상차림.

만석초밥의 전어회. 다양한 방식으로 썰어준다.


그래도 이가 좋지 않아 뼈째 먹기 어려운 사람은 미리 '포를 떠 달라'고 부탁하면 그렇게도 해준다. 나는 주로 반반씩 해달라고 주문하는 편이다.


엊그제는 회사 앞 일식집(만석초밥)에서 전어회를 하기에 먹어봤는데, 다양한 방식으로 썰어주어서 여러가지 전어맛을 맛볼 수 있었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 포를 떠서 넓적하게 썬 것도 있고, 가늘게 썬 것도 있으며, 뼈째 썰어준 것도 있다.

만석초밥의 소라고둥.

만석초밥의 꽁치구이와 골뱅이 무침. 이를 주지 않고 꽁치를 줄까? 죽은 전어가 없었나?


이 한 접시를 둘이서 다 먹고 좀 모자라 추가주문을 했는데, 나올 때 계산을 해보니 횟값 4만 원과 소주 두 병 8000원이었다. 역시 일식집이라 일반 횟집보단 좀 비쌌지만 만족도는 높았다. 야채 샐러드와 소라 고둥, 꽁치구이 서비스와 조용한 독방의 자릿값을 더한다면 괜찮은 편이었다.


마산의 전통식당인 도원식당의 전어회.

도원식당 입구.


그보다 앞서 마산이 낳은 세계적 조각가 문신 선생도 생전에 자주 찾았다는 마산의 전통적인 도원식당에서도 전어회를 먹었는데, 그곳은 전어 한 접시에 1만 5000원이었다.

도원식당은 초고추장과 막장을 함께 내놨다. 입맛대로 찍어먹으라는 것이다. 그날 1960년 민간인학살 전국유족회장이었던 노현섭 선생의 아들 노치웅 씨와 함께 먹었는데, 둘 다 초고추장은 손도 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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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마산시 산호동 | 마산 만석초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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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기록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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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semiye.com 세미예 2009.09.04 15: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어회 철이 돌아왔군요. 식욕이 왕성해지는데요. 잘먹고 갑니다.
    그런데 누가 드실꺼죠.

  2. 푸른옷소매 2009.09.04 15: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어회 먹고 싶어요. 사주세요 ㅋㅋ.

  3. Favicon of http://blog.naver.com/lovessym 크리스탈 2009.09.04 15: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쪽 사람들은 된장을 더 좋아하드라구요.
    저는 아직까지 초고추장이 더 맛있든데... ㅎㅎㅎㅎㅎ

  4. Favicon of http://ourvillage.tistory.com 촌스런블로그 2009.09.04 17: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된장에 전어회, 생각만해도 군침이 도는데 사진가지 보니 참기 힘드네요.
    내일은 꼭 전어회 맛 봐야 겠습니다^^

  5. 변영미 2009.09.04 17: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생님~!!
    저 영미에요...
    요즘은 기사거리가 온통 맛있는 것만 나온것 같아요~!!!!^^
    저도 얼마전에 전어회를 먹었는 데,,, 정말 맛있었어요..
    그런데 사진을 보니깐 또 먹고싶은 거 있죠?? ㅎㅎ
    그럼 안녕히게세요~!!
    자주 방문 할께요..^-^

  6. Favicon of http://go.idomin.com 파비 2009.09.04 17: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이그~ 약 올리시는 것도 아니고... 아유, 고파라 ^-^

  7. Favicon of http://neowind.tistory.com 김천령 2009.09.04 17: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어회가.....
    지난 번에 구이만 맛보았는데, 입맛 당깁니다.

  8. 임현철 2009.09.04 19: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입맛만 다시다 속 디비지고 갑니다.
    에구에구~ 컴퓨터에 앉아서 댓글달고...

  9. Favicon of http://http://pgs1071.tistory.com 피오나 2009.09.04 2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녁 맛있게 먹었는데..
    전어회 보니 또 먹고 싶어지네요..^^;;;
    너무 맛나 보여요~.

  10. 성우제 2009.09.04 21: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훤주 보러 마산 가면 뭘 먹을까 한참 고민해야 할 것 같네요.
    예전에 출장을 전라도 지역으로 갈 때는 먹거리 때문에라도 좋아라 했는데
    경상도 쪽으로 가면 그런 기대를 접었었지요.
    못 찾은 것 탓하지 않고 그저 음식이 맛없다고만 여겼으니...

    문신씨 만나러 간 적도 있었는데 음식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습니다.

    커피에 관한 추억은 있어요.

    여관에서 사진 기자와 둘이 잠을 자는데, 야밤에 갑자기 어떤 남자가 "커피 보낼테니 드시라"는
    전화를 해와서 질겁을 했던...ㅎㅎ. 그 커피가 뭘 뜻하는지도 모르고 여관 주인한테 달려가서
    "우리 커피 시킨 적 없으니 절대 들여보내지 말라"고 당부까지 했었죠. 여관 주인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더만... 하하.

    하긴 문신미술관 앞에 고층 아파트 세우는 문제를 취재하러 갔었기 때문에
    지역 건달이 해꼬지 하는 건 아닌가 하고 겁도 났었죠.
    지금 생각하면 그때는 참 순진했어요. 불과 십수년 전의 일인데...

    이번에 가게 되면 맛나는 곳좀 골라주세요.

  11. Favicon of http://pplz.tistory.com 좋은사람들 2009.09.04 2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것이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그 전어!;;

    저도 구이로 먹는걸 좋아 합니다.ㅎㅎ ^^

  12. Favicon of http://lovetree0602.tistory.com 초록누리 2009.09.05 01: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어려서 가끔 어머니가 숭숭썰어 주신 전어를 먹고 자랐습니다.
    '가을 전어는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고 하던데 전어 굽는 냅새는 좋은 줄은 모르겠던데 맛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히지요.
    전어회 정말 군침도네요..

  13.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t__nil_login=myblog 실비단안개 2009.09.05 10: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어제 용원에 가니 전어가 kg당 1만 5천원 하더군요.
    비싸야 더 고소한데 - ^^

  14. Favicon of http://timshel.kr 괴나리봇짐 2009.09.05 14: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난번부터 느낀 거지만 니콘으로 바뀌고 나서 사진 퀄리티가 훨씬 나아보입니다.
    캐논이 좀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면, 니콘은 샤프한 느낌이 드는데요?
    카메라 바뀌면서 촬영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하신 건 아닌지???
    아우~ 입에서 군침이 막 도네요.^^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기록하는 사람 2009.09.10 13: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래보인다니 다행이네...ㅎㅎ
      아마 두 가지 이유가 다 맞을 것도 같고...
      캐논이 따뜻한 건 맞는 것 같고, 니콘도 알고 보면 따뜻하게 찍는 법도 있더라는...

  15. hhcc5947 2009.11.16 13: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가을 전어로군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