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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기행 105

잘 나가는 고깃집 사장을 만나봤더니...

'삼가황토한우' 이민희 대표 성공비결은 긍정과 칭찬의 바이러스 한국만큼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곳도 드물다. 특히 식당은 너무 많다. 경남도민일보가 지난해 창원시내 식당을 조사해봤더니 일반음식점만 1만 3141개였고, 그 중에서도 마산합포구가 2949개 업소로 가장 많았다. 전체인구 62명당 음식점 1개꼴이고, 경제활동인구로 치면 28명당 1개꼴이었다. 당연히 장사가 안 돼 개업 후 1년 안에 묻을 닫는 비율도 가장 높았다. 이런 곳에서 단기간 안에 가장 잘 나가는 쇠고기 전문 식당으로 자리잡은 '삼가황토한우식당'이 있다. 2008년 개업한 후 밀려드는 손님을 감당하지 못해 창원 의창구에 넓은 가게를 하나 더 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 마산여성회관 맞은편 '삼가황토한우식당'은 창원에서 가장 잘 나가는..

맛집 기행 2012.07.23

을지면옥과 필동면옥, 그리고 진주냉면

사람의 입맛과 식성은 아마도 성장 과정에서 결정되는 요인이 클 것이다. 태어나서 자라는 동안 어머니가 만들어준 음식을 먹으면서 각자 자기 입맛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물론 그 지역에서 많이 나는 식재료도 큰 영향을 줄 것이다. 나는 경상도, 그 중에서도 남해군에서 태어났다. 대체로 남해안 지역은 음식 맛이 짜고 자극적이다. 초중고등학교는 부산에서 보냈다. 부산 음식도 짜고 자극적인 건 남해와 비슷할 것이다. 내가 냉면을 처음 먹어본 것은 아마도 고등학교 시절이었던 듯하다. 그게 냉면이었는지 밀면이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밀면보다는 냉면이 좀 더 질겼다는 기억은 있다. 맛은 거의 비슷했던 것 같다. 돌돌 말아올린 면 위에 여러가지 고명을 얹고 빨간 양념장과 시원한 배, 그리고 삶은 계란 반토막이 있었던 ..

맛집 기행 2012.07.17

마산 통술 부럽잖은 진해 선술집 '이대포'

알고 찾아간 집이 아니었다. 가족과 함께 애초 블로거 실비단안개 님이 소개해준 진해 경화시장의 한 선술집에 가볼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 집은 수리 중이었다. 별 수 없이 다른 식당을 기웃거렸다. 다행히 시장 안에는 '대포'라는 간판을 단 선술집이 서너 곳 보였다. 그 중 한 곳이 '이대포 생선구이'였다. 실비단안개 님의 블로그에 올려진 '꼬막 무침' 메뉴도 있었다. 우선 그것부터 시켰다. 한 접시 1만 원. 솔직히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1만 원 짜리 안주에 뭘 기대하랴. 못 먹을 정도만 아니길….' 1만 원 짜리 안주라고 얕보지 마라 기다리는 동안 밑반찬이 깔렸다. 달래무침과 깍두기, 빨간양파, 생배추 등이 깔끔했다. 막걸리를 두 잔째 마실 무렵, 도자기 접시에 수북이 담긴 꼬막 무침이 나왔다. 한..

맛집 기행 2012.06.05

깔끔한 가오리찜이 있는 오동동 묵도리

마산의 창동 오동동이 제게 특별한 추억이 있는 그런 거리는 아니랍니다. 물론 1986년 마산 창원에 온 뒤로 창동의 이 거리와 오동동의 저 골목에 있는 술집들에서 이런저런 선배 후배 동료들과 어울려 술을 마신 적은 많습니다만. 또 부림시장 먹자 골목이나 창동 쪽의 고갈비 골목에 집회나 시위를 마친 뒤에 들러 시국을 논하고 앞으로 펼쳐질 정세를 진지하게 가늠해 보곤 한 기억도 없지는 않습니다. 어쨌거나 마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지도 않았고 청년 시절을 보내지도 않은 저 같은 사람에게는 창원 또는 마산에 지금 살고 있다 해도 창동이나 오동동이 아련한 얘깃거리로 떠오르지는 않습니다. 다만 오히려 먹을 만한 거리가 곳곳에 박혀 있는 그래서 그런 먹을거리를 맛보고 싶을 때 한 번씩 찾아가는 그런 곳이라고 해야 알..

맛집 기행 2011.11.09

한우와 붕어에 패배한 대장경밥상

합천은 참 복도 많습니다. 합천 하면 떠오르는 대표 먹을거리가 세 가지씩이나 되기 때문입니다. 합천댐에서는 빙어가 납니다. 튀김이나 무침 등등을 해서 먹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겨울에만 나기 때문에 좀 아쉬운 느낌이 있습니다. 같은 합천댐에서 붕어나 잉어도 납니다. 잉어찜이나 붕어찜이 빙어와 함께 합천 명품 먹을거리로 꼽힙니다. 크기도 대단하려니와 맛도 그럴싸합니다. 충분히 묵혀 흙냄새를 빼는데, 그래도 완전히 없애지 않고 적당하게 역겹지 않을 정도로 흙냄새가 나는 편이 낫답니다. 여기에 갖은 양념을 해서 찌는데요, 합천댐 붕어 등은 큰 편이기 때문에 칼집을 제대로 넣어서 양념맛이 깊숙한 데까지 스며들게 하는 것이 또 중요하답니다. 물론 합천댐 둘레 음식점에는 이런 붕어찜 잉어찜 말고도 여러 먹을거..

맛집 기행 2011.10.20

여름철 입맛 없을 땐 멍게비빔밥과 미역국

요즘 같은 무더위엔 뭘 먹으면 좋을까? 덥다고 해서 매일 냉면이나 밀면만 먹는 것도 지겹다. 몸에도 별로 안 좋을 것 같다. 고민 끝에 마산의 전통적 맛집인 해안횟집에 가기로 했다. 횟집이므로 생선회가 주종목이긴 하지만, 특히 이 식당은 회 말고도 입맛 없을 때 먹을만한 메뉴가 많다. 내장탕도 맛있고, 생멸치 쌈밥도 좋다. 가끔 2명 이상이 가면 병어조림도 먹는다. 아래 메뉴판에는 없지만, 최근에는 여름별미로 물회도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은 시원하고도 깊은 맛이 나는 미역국을 먹고 싶었다. 해안횟집은 미역국에는 도다리 한 마리가 들어가는데, 그 담백하고도 구수한 맛이 참 좋다. "음~, 뭘 먹을까? 미역국도 괜찮고..."라고 혼잣말처럼 이야기했더니 종업원 아주머니가 "멍게비빔밥을 드시면 미역국도 함께 나..

맛집 기행 2011.07.30

경주 양북시장에 가면 왕능국밥이 있다

4월 15일 감은사지 가는 길에 양북시장에 들렀습니다. 양북 일대는 한국수력원자력 본부 유치를 두고 말이 많은 모양인데요, 원래는 여기 지으려 했다가 경주 시내로 옮기기로 하는 바람에 말썽이 된 것 같았습니다. 월성 원자로와 신월성 원자로가 모두 경주에 있는데 양북면 바로 옆 양남면에 들어서 있는 줄 저는 압니다. 그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한수원 본부를 여기 두기로 한 모양인데, 그것 가지고 정치는 장난을 치고 주민들은 또 휘둘리고 있었습니다. 주민들 처지에서 보자면 갖은 불안과 불이익을 무릅쓰고 원자력발전소에 자리를 내줬는데, 그 대가로 주어지는 한수원 본부는 경주시장이 경주 도심으로 가져가려 하니 속이 터질 노릇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어쨌거나, 제가 지나간 날이 15일이 아니고 16일이었으면 여기 ..

맛집 기행 2011.06.01

진안의 특미 흑돼지 삼겹살을 맛보다

지난 연말연시에 아들녀석과 둘이서 마이산 등반을 했다. 떠나기 전 마이산이 있는 진안군의 특산 음식을 검색해봤더니 '흑돼지'라고 한다. 흑돼지 삼겹살과 '애저'라는 새끼돼지 찜이 특미란다. 시외버스를 타고 전주까지 간 후, 다시 진안 가는 버스를 타고 진안읍에 도착하니 오후 5시쯤 되었다. 읍에 있는 모텔에서 잘까, 마이산 아래 북부주차장의 민박이나 모텔에서 잘까 잠시 망설이다가 아침 일찍 등산하려면 아무래도 산 아래가 좋겠다는 판단 하에 택시를 타고 북부주차장까지 갔다. 그러나 한겨울 날씨가 너무 추워서인지 손님을 받는 민박집이 한 군데도 없었다. 모두들 미리 난방을 해놓지 않아 방이 냉방이어서 손님을 받을 수 없다는 거였다. 결국 입구에 있는 에덴장모텔에 방을 잡았다.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영업 중..

맛집 기행 2011.01.11

겨울철 별미 물메기를 회로 먹는다

드디어 물메기 철이 돌아왔습니다. 올해는 예년보다 조금 늦게 물메기 회와 탕을 먹었습니다. 매년 겨울이 되면 제 고향 남해의 시장에서 물메기 한 두 마리를 사서, 포를 뜬 후 아버지 어머니께 대접하는 게 연례행사 비슷했는데, 올 겨울은 어머니도, 아버지도 계시지 않습니다. 그래서 겨울 들어 고향에 갈 일이 없었고, 엊그제 아내와 모처럼 시내에 나갔다가 횟집 수족관에 물메기가 헤엄치고 있는 걸 보고 메기 철이 왔음을 깨달았습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신마산에 있는 횟집은 아무데나 가도 물메기가 있습니다. 저희도 아무 횟집이나 골라 들어갔습니다. 점심 때였습니다. "물메기 한 마리 잡아서 살은 회로 먹고, 나머지는 탕으로 해주시면 얼마 받습니까?" "그러면 3만 5000원은 받아야 하는데요." "그렇게 해주세..

맛집 기행 2010.12.20

막걸리의 고급화, 이렇게도 가능하다

얼마 전 편집국에서 막걸리 파티(☞신성한(?) 편집국에서 막걸리 파티를 열다)를 하던 중 지난 3월 19일 서울 나들이를 갔을 때 들렀던 홍대 앞 막걸리 바 '월향'이 생각났습니다. 그 때 담아온 사진도 있었는데, 당시 포스팅하려다 미뤄뒀던 것도 떠올랐습니다. 다시 사진을 찾아보니 아직 남아 있더군요. 또 미루면 영원히 사장되어버릴 것 같아 사진을 끄집어 냈습니다. 오늘 포스팅의 주제는 '막걸리의 고급화'입니다. 제가 아는 형이 한 분 있는데, 박영주라는 우리지역의 재야사학자입니다. 그 분은 요즘 우리사회의 막걸리 열풍에 대해 '경제적 자신감에서 비롯된 우리 술의 재평가'라고 진단하더군요.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경제적 열등감에 젖어있을 땐 웬지 없어보인다는 피해의식 때문에 막걸리를 마시지 않던 사람들이 ..

맛집 기행 2010.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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