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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창원 성산에서 얻은 것과 잃은 것

일찌감치 써둔 글입니다만, 노회찬 득표에 악영향을 끼칠까봐 투표 종료 시점에서 1시간이 지난 4월 13일 오후 7시에 올립니다. 노회찬과는 옛날 한솥밥을 먹기도 했었습니다. 2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진보정당이 없는 조건에서 진보정당운동을 한 적이 있었고 당시 노회찬은 전국 단위 지도부의 일원이었으며 저는 지역 단위 집행부의 일원이었습니다. 1992년 총선에 민중당으로 참전했다가 참담한 패배와 더불어 민중당은 해산되고 말았던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는 그래도 진보정당의 꿈을 버리지 못해 ‘진보정당추진위원회(진정추)’라는 조직을 만들어 작으나마 운동의 한 모퉁이에 있었더랬습니다. 물론 그 때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희망을 잃고 조직을 떠나갔지만 노회찬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진정추의 대표를 맡아 굳센 의지로 ..

안철수와 박근혜, 같은 점과 다른 점

1. 안철수의 '국민'은 어떤 사람일까? 2012년 안철수가 서울시장 후보와 대통령 후보로 떠오르며 정치 전면에 등장한 뒤로 벌써 4년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안철수가 무슨 정책 어떤 법안을 내놓았고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습니다. 안철수는 시종일관 ‘새’ 정치를 내세웠고 지금도 그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새누리당의 ‘나쁜’ 정치와 더불어민주당의 ‘낡은’ 정치를 뛰어넘어 ‘새’ 정치를 하겠다는 취지로 국민의당을 만들었는데, 정작 그 새 정치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하나도 밝혀놓은 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이번에 나온 ‘책자형 선거공보 제20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를 보아도 해답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 해답을 내놓고 지지를 구하는 대신 (총선..

합천의 뇌룡정 복원과 영암사지 귀부 세척

합천에 있는 문화재 가운데 뇌룡정과 영암사지 귀부(동·서 제각각 하나씩)가 수리 또는 보수를 받았습니다. 더 많은 문화재가 수리·보수를 받았을 수 있지만 제가 아는 범위에서 그렇다는 말씀입니다. 삼가면 외토리 남명 조식 선생 생가(외가) 마을에 있는 뇌룡정은 선생이 김해 처가살이를 마치고 돌아온 1548년 지어져 가까운 단성 덕산으로 나간 1961년까지 13년 동안 제자들 가르쳤던 공간입니다. 일제강점 직전 1900년대에는 의병장 왕산 허위 등이 고쳐 짓기도 했다는 건물입니다. 허위 선생은 일제의 민비 시해로 일어난 을미의병(1895년) 그리고 고종 폐위와 군대 해산으로 일어난 정미의병(1907년)에 모두 떨쳐나선 인물로 1908년 일제에 붙잡혀 교수형을 당합니다. 1890~1900년대 나라가 어려운 시..

보름밤 아니라도 월연대는 멋지다[밀양]

2015년 10월 28일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 지원을 받아 ‘경남 도민 생태·역사기행’ 여섯 번째를 진행했습니다. 그러고는 경남도민일보 지면에는 글을 내보냈는데 이를 블로그로 갈무리해 놓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칠칠맞아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한 탓입니다. 늦게나마 여기 올려 누구가 편하게 쓰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2015년 마지막 생태·역사기행은 가까운 밀양으로 향했습니다. 밀양은 산도 좋고 들판도 좋고 인물도 좋은 고장입니다. 자연과 인물이 어우러지니 그럴 듯한 문화유산은 절로인 듯 생겨납니다. 아침 8시 40분 창원 만남의 광장을 출발한 일행의 발걸음이 처음 닿은 데는 월연대였습니다. 월연대는 밀양강이 동천과 합류하는 지점에 있습니다. 가지산에서 시작된 동천은 재약산에서 발원한 단장천을 ..

가본 곳 2016.04.12

가파른 증가세 청년 투표율, 이번엔 어떨까?

30대 이하 청년층의 투표율에 대해 우리는 대부분 많이 낮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 현실을 보면 맞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지에 대해서는 좀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2014년 9월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제6회 지방선거 투표율 분석 결과’에는 재미있는 내용이 들어 있었습니다. ‘최근 선거의 연령대별 투표율 변화’ 그래프였습니다. 지난 10년 사이에 치러진 지방선거 세 차례(2006, 2010, 2014)와 총선 두 차례(2008, 2012) 그리고 대통령선거 두 차례(2007, 2012)에서 나타난 투표율을 연령대별로 정리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냥 뒤섞어 놓고 보니까 잘 나타나지 않았는데, 종류별로 선거를 나눠 놓고 다시 보니 한 가지 뚜렷한 성향이 눈에..

활동성 높은 청년층에 딱 맞는 사전투표제

2014년 9월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제6회 지방선거 투표율 분석 결과’를 보다가 사전투표와 관련해 재미있는 내용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사전투표제란 다들 아시는대로 지금 수요일로 정해져 있는 본투표일의 앞 주 금·토요일 이틀 동안 아침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사전에 투표를 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2013년 4·24 재·보궐선거에서 처음 도입됐고 같은 해 10·30 재·보궐선거에서 두 번째 실행된 다음 세 번째인 2014년 6·4 지방선거 때는 전국 단위에서 전면적으로 진행됐습니다. ①유권자라면 누구나 ②자기 주민등록이 어디에 돼 있는지 관계없이 ③전국 모든 읍·면·동에 설치된 사전투표소 아무 데서나 ④신분증(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여권 등)만 갖고 가면 투표를 할 수 있습니다.(자기 주민등..

약자엔 군림하고 강자에겐 비굴한 기자와 정치인

월간 피플파워 4월호 독자에게 드리는 편지 제가 처음 기자 생활을 시작할 때였습니다. 사회부 경찰서 출입을 명받았습니다. 한 선배는 일단 경찰서에 들어가지 말고, 사나흘 걸리더라도 그 경찰서를 '조지는' 기사를 찾아 신문에 한 방 터뜨리라고 지시했습니다. 그 기사가 신문에 나온 날, 경찰서장실을 발로 차고 들어가라고 했습니다. 그리곤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아 담배를 피워 물고 '새로 온 출입기자'라며 인사를 하라고 했습니다. 물론 그 선배가 시킨 대로 하진 않았지만, 당시에는 그게 초짜기자를 훈련시키는 방법이었습니다. 경찰 고위직에 기죽거나 주눅 들지 말라는 뜻이 담겨 있는 지시였습니다. 또한 "너는 초짜이고 나이도 어리지만, 신문사를 대표하여 나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말도 자주 했습니다. 그래..

내가 가본 가장 저렴하고 푸짐한 맛집 코코분식

마산맛집 시락국밥 2500원, 국수 2000원 참으로 오랜만에 맛집 포스팅을 한다. 근래 가본 집 중에서 가장 저렴하고 푸짐한 식당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마산역 옆길 역전시장 쪽에 있는데, 이름은 '코코분식'이다. 내가 굳이 홍보해주지 않아도 워낙 손님이 많은 곳이지만, 그래도 좀 더 널리 알릴 필요가 있어서 쓴다. 아래 메뉴판을 보시라. 국수가 2000원, 곱배기는 3000원이다. 칼국수도 3000원, 4000원인데, 소(小) 3000원 짜리라고 해서 양이 적을 거라고 생각해선 큰 코 다친다. 국수도 마찬가지다. 내 정량으론 소(小)도 다 먹기 버거울 정도였다. 시락국밥은 2500원으로 라면이나 냄비우동 값과 같다. 제일 비싼 게 찹쌀새알수제비다. 새알이 굳이 필요없다면 손수제비(3000원)를 먹으면 ..

맛집 기행 2016.03.28

인용보도에 출처표기 안하는 비겁한 한국언론

아래 글은 2002년 5월에 쓴 글이다. (커뮤니케이션북스, 2007)라는 책에도 들어 있는 글이다. 이 글은 당시 에 실리기도 했다. 십수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남의 기사를 베껴 쓰거나 인용보도를 하면서도 출처 표기에 인색한 한국언론의 못된 관행이 답답해 다시 한 번 올린다. 우리 경남도민일보 기자들은 이런 못된 관행에 물들지 않기를 바라면서…. ‘모언론’ ‘모일간지’ ‘한 시사주간지’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언론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표현들이다. 상대매체의 이름을 우리 매체에 실을 수 없다는 속 좁은 관행 중 하나다. 상대언론에 대해서는 비판도, 칭찬도 하지 않겠다는 ‘침묵의 카르텔’의 한 방편이기도 하다. 특히 자기보다 작은 매체의 보도를 인용할 땐 더 심하다. 아예 ‘모언론’..

도심 교통대란 유발하는 3.15마라톤 과연 괜찮나

올해도 변함 없이 3.15의거 기념 마라톤대회가 열렸다. 역시 변함 없이 마라톤 코스는 도심의 주요 도로다. 교통 중심지 중 하나인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어린교 오거리에 위치한 삼각지공원에서 출발, 하프반환점인 두산엔진 뒷길, 수출후문~해안도로 일원, 수출정문 관통로~창원홈플러스 구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통제됐다. 도심 교통대란을 유발하는 마라톤대회, 괜찮은 것일까. 생각해보자. 3.15 기념 행사가 굳이 마라톤이어야 할까? 정말 이 마라톤에 3.15 민주항쟁 정신을 계승하고자 하는 시민들이 참석하기나 하는 걸까. 아무리 3.15의거를 내세웠다고 하지만, 마라톤은 그냥 스포츠이고, 참석자들에겐 취미나 운동이다. 그들의 취미나 운동을 위해 도심 교통을 막고 교통대란을 감수하라고 강요해도 되나..

경상도 할매할배와 전라도 할매할배

2012년 12월 19일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박근혜가 당선되었음이 확인되는 순간 저는 기가 막혔습니다. 독재가 확실하게 되살아나는 반면 민주주의는 숨통이 제대로 끊어지겠구나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독재자 박정희의 딸 박근혜가 아버지 박정희를 더할 나위 없이 정확하게 재현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던 것입니다. 박정희는 제가 고1 때 죽었습니다. 박정희는 다른 것도 마찬가지였지만 학교까지 감옥으로 만들었습니다. 일거수일투족을 어떻게 하라고 규정하고는 그것에 어긋나면 엄벌했습니다. 심지어 변소 가서 쪼그리고 앉아 똥을 눌 때도 허리를 굽히지 말고 꼿꼿하게 세워야 한다고 저는 배웠습니다. 국민교육헌장을 제대로 외우지 못하면 뺨따귀를 얻어터져야 했으며 학교 정문 드나들 때마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

마산에 전국적 노동운동가가 있었지만 묻힌 까닭

소담(昭潭) 노현섭(盧玄燮) 풍천 노 씨 곡안리 민간인학살사건|마산 민간인학살 진상 규명운동|마산 여양리 민간인학살지 1921 구산면 안녕마을 출생1944 일본 중앙대 법대 졸1946 마산보통상업학교 교사1950 마산부두노조위원장1952 마산고등공민학교 교장1954 전국자유연맹 위원장1955 마산시 교육위원1956 마산노동병원 병원장1960 양민학살 전국유족회장1991 사망 [정의]1960년 4·19혁명 직후 마산에서 처음으로 양민학살유족회를 결성하여 민간인학살 진상규명운동에 나섰으며 전국유족회장을 맡았으나 1961년 5·16쿠데타 직후 연행되어 용공 혐의로 징역 15년을 받고 복역한 사회운동가이자 항운노조의 전신인 자유노련을 이끌었던 노동운동가. [가계]아들 노치웅(전 경남에너지 총무·기획이사) 씨 등..

마산에 전국단위 통일운동단체가 있었다

[정의]1960년 경상남도 마산을 중심으로 활동한 ‘한국영세중립화통일추진위원회’의 통일운동과 이듬해 5·16쿠데타로 간부들이 구속되고 단체가 와해된 과정. [경과]1960년 마산에는 기존의 통일 방식과는 사뭇 다른 ‘영세중립화 통일’을 주장하는 단체가 등장했다. 4·19혁명으로 이승만 정권이 붕괴한 이후 발족된 ‘한국영세중립화통일추진위원회(중립위원회·위원장 김문갑)’가 그것이다. 중립위원회는 마산 무학초교에서 모두 3차례에 걸쳐 집회를 열었다. 5·16쿠데타 직후 ‘혁명검찰’의 공소장에 의하면 1960년 11월 6일 발기대회에 500여명의 청중이 모였고, 12월 2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위원회 등록보고대회에는 10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중립위원회는 또한 1961년 장면정권이 반공법과 데..

홍창신 출판기념회 참석자들에게 드린 말

지난 18일 저녁 7시 진주 경남과학기술대학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홍창신 칼럼집 출판기념회가 있었다. 주최측인 '홍창신의 친구들' 대표인 이정옥 여사로부터 며칠 전 전화가 와서 "펴낸이의 인사말을 넣어두었으니 간단히 한 말씀해달라"고 해왔다.어떤 말을 할까 생각하다, 아무래도 출판기념회 자리인 만큼 이 책을 좀 많은 분들께 알려달라는 부탁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그래서 아래와 같이 준비했다. 중간 중간 내 딴에는 '유머 코드'를 배치한다고 했는데, 기대보다 별로 많은 사람이 웃어주진 않았다.하지만 참석자 중 많은 분들이 SNS에 저자 사인 받은 책과 출판기념회 행사 사진을 올려주셨다. 결과적으로 성공! 펴낸이의 인사말정말 많이들 오셨네요. 정말 진주 사람들 참 대단합니다. 여기 오신 분들은 모두 홍..

홍창신 출판기념회에서 '공동체'를 봤다

나는 그동안 한국사회 농촌공동체가 붕괴된 이후, 새로운 도시공동체는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고 생각해왔다. 우리나라 도시의 역사가 서구보다 짧을 뿐 아니라 너무 빠른 도시화와 산업구조의 변동, 그리고 자본주의화 과정에서 물신풍조의 팽배 등이 그 원인이라고 봤다. 또한 지역언론이 시민의 의제를 담아내는 공론장(Public sphere)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도 지역공동체(Local community) 형성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말해왔다. 가치와 지향을 공유하는 공동체가 형성되지 못하고 모든 시민이 파편화해 있는 사회는 민주주의도 이뤄질 수 없다. 그런 시민은 기득권 세력이 속여먹고 이용해먹기 좋은 상대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금요일(18일) 나는 '공동체'를 봤다. 그날 저녁 진주 경남과기..

마산 혁신운동의 역사, 시민은 분열된 진보를 믿지 않는다

관련 인물 : 김문갑, 노현섭, 김성립, 이봉규, 윤시형, 조억제 [역사적 배경] 마산은 1948년 정부 수립 직후부터 ‘야당도시’라 불릴 정도로 혁신 세력에 대한 지지가 높은 지역이었다. 1952년 8월 5일 치러진 제2대 대통령선거에서 마산의 유권자들은 진보개혁의 기치를 들고 출마한 조봉암 후보에게 1만 1262명이 표를 몰아줬다. 당시 마산의 유효 투표자 수는 3만 3559명이었으니 33%의 시민이 조봉암을 밀었던 것이다. 이는 전국 평균 조봉암의 지지율(11%)보다 훨씬 높았다. 당시 창원군민들도 총 7만 7332명의 투표자 가운데 2만 2630명이 조봉암을 찍어 29%의 지지율을 보였다. 1956년 3대 대선에서도 이승만은 2만 2770표, 조봉암은 2만 156표를 얻었다. 당시 마산의 유효 투..

박근혜는 거짓말쟁이다 그런데 어쩌라고?

다들 아시는대로, 박근혜 대통령은 거짓말쟁이입니다. 2012년 대통령 후보 시절 발표한 공약들을 대부분 어겼습니다. 노동자들 해고 요건을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실제를 보면 이렇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이른바 저성과자 해고를 일상에서 가능하도록 하는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아시겠지만 ‘성과가 나고 말고’는 노동자 책임이라기보다는 사용자 책임입니다. (물론 사용자가 제대로 일하지 못하는 노동자를 채용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사람을 걸러낼 수 있도록 수습기간을 두고 있는 줄 압니다. 적어도 저희 경남도민일보는 한 번 수습기간만으로 적합한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울 때는 한 차례 수습기간 연장도 가능하도록 돼 있습니다.) 노동자는 이렇게 노동을 제공하면 그것으로 자기 몫을 다합니다. 사용자는 그 노동에 대..

기자는 견(見)하지 말고 관(觀)해야 한다

홍창신 칼럼집 인생역경대학 추천의 글 기자는 견(見)하지 말고 관(觀)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겉모습만 보지 말고 그 속에 숨겨진 본질을 꿰뚫어 봐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요즘 언론에서 관(觀)하는 기자를 보기는 참으로 어렵다. 견(見)이 넘쳐나는 시대에 홍창신 칼럼은 관(觀)하는 글이 뭔지를 보여준다. 그의 칼럼은 요즘 유행하는 말로 목마른 사람에게 ‘사이다’였다. 그의 글에는 자연과 사물에 대한 섬세한 시선과 사람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스며있다. ‘못재’나 ‘너우니’, ‘솔티’, ‘다솔사’ 등에서 있었던 기억을 풀어 쓴 글을 보면 어떻게 그리 디테일하게 복원, 묘사할 수 있는지, 그리고 전쟁 통에 생사를 오르내리는 상황까지도 그토록 아름답게 그려낼 수 있는지 놀라울 뿐이다. 그는 또한 유명인사들의 ..

핵발전소 으뜸 적지는 바로 서울이다

원자력발전 그러니까 핵발전이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은 경험을 통해 현실 속에서 확인됐습니다. 모레면 5년이 되는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참사가 그 생생한 증거입니다.(2016년 1월에는 경북 경주 월성핵발전소 가까이 사는 주민 모두에게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억합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참사가 한창 벌어지고 있을 때였습니다. 대한민국 핵발전 당국자는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시설은 일본보다 더 튼튼한 공법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했습니다. 앞으로도 핵발전소를 더 짓고 계속 가동하겠다는 소리입니다. 가장 오래된 핵발전시설 고리 1호기가 상업운전 40년만(2017년)에 가동을 중단한다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것 말고도 23개 핵발전시설이 돌아가고 있습니..

우포늪생태관광, 마을에서 보물찾기부터

2015년 12월 25일 창녕우포늪생태관광협회 부탁으로 우포늪(소벌)을 둘레에 있는 신당·주매·장재·세진 네 군데 마을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저마다 마을을 알리는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이를 확인하고 소개해 달라는 취지였습니다. 네 마을을 종일 돌아다녔는데, 저로서는 나름 보람도 재미도 있었습니다. 시들어가는 시골마을들이 어쩌면 조금 피어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물론 이런 생각이 ‘사실’이기보다는 ‘희망’에 가깝다는 정도는 잘 알고 있습니다. 마을이든 길이든 무엇이든 사람이 복닥거려야 되든지 말든지 할 텐데, 지금 우리나라 모든 시골은 그런 복닥거림과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기 때문입니다. 제가 어릴 적에는 밥 짓는 연기가 고샅고샅 깔리는 저녁 어스름이 지나도록 들판이든 마당이든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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