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가파른 증가세 청년 투표율, 이번엔 어떨까?

김훤주 2016. 4. 5. 07:30
반응형

30대 이하 청년층의 투표율에 대해 우리는 대부분 많이 낮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 현실을 보면 맞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지에 대해서는 좀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2014년 9월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제6회 지방선거 투표율 분석 결과’에는 재미있는 내용이 들어 있었습니다. 


‘최근 선거의 연령대별 투표율 변화’ 그래프였습니다. 지난 10년 사이에 치러진 지방선거 세 차례(2006, 2010, 2014)와 총선 두 차례(2008, 2012) 그리고 대통령선거 두 차례(2007, 2012)에서 나타난 투표율을 연령대별로 정리한 내용이었습니다. 


연령별 투표율 변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그냥 뒤섞어 놓고 보니까 잘 나타나지 않았는데, 종류별로 선거를 나눠 놓고 다시 보니 한 가지 뚜렷한 성향이 눈에 띄었습니다. 바로 20~30대 젊은 청년층 투표율의 비약적 증가였습니다.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19세는 빼겠습니다.) 

20대 전반 투표율을 보면 지방선거 세 차례에서 38.3%→45.8%→51.4%로 크게 높아졌습니다. 총선 두 차례에서도 32.9%→45.4%, 대선 두 차례에서도 51.1%→71.1%로 견줄 수조차 없을 정도로 크게 올랐습니다. 


20대 후반(지방선거:29.6→37.1→45.1%, 총선:24.2→37.9%, 대선:42.9→65.7%)과 30대 전반(지방선거:37.0→41.9→45.1%, 총선:31.0→41.8%, 대선:51.3→67.7%)이 모두 마찬가지였습니다. 


30대 후반(지방선거:45.6→50.0→49.9%, 총선:39.4→49.1%, 대선:58.5→72.3%)도 2014년 치러진 지방선거 투표율만 앞전 선거 투표율에서 0.1%포인트 처질 뿐 크게는 다르지 않았습니다. 


6.4지방선거 연령별 투표율. 20~30대가 낮은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반면 40대 이상은 달랐습니다. 투표율이 들쭉날쭉하거나 갈수록 처지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40대는 지방선거(55.4→55.0→53.3%)에서 적으나마 처지는 추세였다가 총선(47.9→52.6%) 대선(66.3→ 75.6%) 각각 5·9%포인트 올랐습니다. 


50대도 40대처럼 지방선거(68.2→64.1→63.2%)에서는 미세하게 처졌고 총선(60.3→62.4%) 대선(76.6→82.0%)에서는 오르는 경향은 같았지만 가파른 정도는 훨씬 덜했습니다. 


60대 이상은 지방선거(70.9→69.3→74.4(60대)·67.3%(70대 이상))은 투표율이 들쭉날쭉했고 총선(65.5→68.6%)과 대선(76.3→80.9%)에서는 증가율이 크지 않았습니다. 


결론 삼아 말하자면 30대 이하 청년층은 투표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에 있는 반면 40대 이상 장·노년층은 투표율이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조그맣게 상승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투표율이 낮은 청년층은 축소대표되고 투표율이 높은 장노년층은 확대대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그래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그 까닭이 무엇일까 짐작해 보니까 이렇습니다. 장·노년층은 투표율이 더 이상 늘어날 여지가 없을 정도로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청년층은 그러면 왜 투표율이 늘어날까 가늠하기 어려운데, 아마도 기권을 언짢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 확산, 중·고교 교육 과정에서 참정권 또는 참여하는 유권자에 대한 교육 강화, 사전투표제 등 투표에 접근하는 편리성 강화 등이 한데 어우러진 결과가 아닐는지 생각해 봅니다. 


그렇다면 이번 20대 총선에서는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요? 저는 여태까지처럼 청년층 투표율이 치솟을 수도 있고 아니면 오히려 반전해서 꺾여질 개연성도 있다고 봅니다.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같은 데서 지역구나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싸고 벌인 난장판을 보면 투표율이 떨어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민사회 등 여러 차원에서 여태껏 꾸준하게 진행돼 온 투표 참여 운동 또는 선거관리위원회 등에서 애써온 투표 기회 확대를 위한 여러 조치들을 보면 늘어날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중요한 핵심은 청년들의 스스로에 대한 동기부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투표를 하찮게 여기고 참여하지 않으면 정치에서 스스로를 축소대표하도록 만드는 것임을 바로 알아차린다면 청년층 투표율이 떨어지지는 않겠지요. 


이와 함께 (세대갈등을 일으키려는 뜻은 아닙니다만) 청년층을 위한 공약보다 노인세대를 위한 공약이 더 많이 생기는 까닭이 무엇인지 자문자답을 해 보면 투표 참여가 마땅한지 기권해도 좋은지 분명한 답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3월 3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이런 추세는 이번 20대 총선에서도 그대로 이어지지 싶습니다. 적극 투표 의향이 20대와 30대는 크게 높아졌고 40대는 조금 늘어난 반면 5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오히려 줄었습니다.


(19대 총선과 20대 총선을 견준 결과입니다. 20대 이하는 36.1→55.4%로 +19.3%포인트, 30대는 47.159.6%로 +12.5%포인트입니다. 40대도 56.363.2%로 +6.9%포인트입니다. 하지만 50대는 67.465.4%로 -2.0%포인트, 60대 이상은 76.972.8%로 -4.1%포인트를 보였습니다.) 


당면한 투표율, 현재 적극 투표 의향도 중요합니다만, 제가 보기에는 이렇게 바뀌어가는 세대별 연령별 추세 또한 그 못지 않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김훤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