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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본 세상 1803

여학생이 직접 그린 2MB 카툰

지난 14일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는 안티2MB 카페에서 나온 자원봉사자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들은 가슴에 '자원봉사' 명찰을 달고 있었고, 검은색 티셔츠로 통일하고 있었습니다. 7~8명쯤 되어 보였는데, 깃발을 든 깃돌이도 한 명 있더군요. 물어봤더니 고등학생도 있고 대학생도 있다더군요. 얼굴은 공개되면 안 된답니다. 행사 중에는 촛불과 손팻말을 나눠주고, 행사 후에는 쓰레기를 줍고 길에 떨어진 촛농을 벗겨내는 일을 하고 있답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그림이 있었는데, 티셔츠 등에 핀으로 꽂고 있더군요. 다가가서 보니 대량인쇄물인 것 같진 않아 물어봤습니다. 함께 나온 여학생 중 한 명이 직접 그렸다네요. 그걸 복사하고 코팅하여 이렇게 만들었답니다. 그림 실력이 대단했습니다. 돈다발 ..

광우병 소 수입 반대 펼침막 보내기에 동참하는 방법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그동안 저희 전국언론노동조합 경남도민일보지부의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펼침막 보내기 운동에 관심과 성원을 보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희는 이명박 정부의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심정이 간절하지만, 이를 어떻게든 표현해 볼 방법을 찾는 여러 분들을 위해 펼침막 보내기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처음 500장 정도면 충분하리라 생각하고 5월 20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24일부터 신청이 폭증해 처음 예상보다 10배가량 많은 4700장이 나갔습니다. 이렇게 뜨거운 호응은 저희에게 큰 힘과 용기를 주시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시간이 지날수록 돈 문제에 부닥치게 만들었습니다. 배송료 3000원만 받고 무료로 나눠드리는 한편 6월 2일부터는 성금도 함께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적자..

창원 촛불도 KBS로 향했습니다

14일은 다시 창원 촛불집회에 가봤습니다. 이날은 평소와 달리 노동자들의 조직적인 참여가 거의 없었습니다. 취객들의 소동에 대비해 파업 중인 화물연대 노동자 7명이 빨간조끼와 모자를 쓰고 무대 주위를 지키고 있는 것 외에는 작업복 차림의 노동자를 볼 수 없었습니다. 촛불집회의 주역인 학생들과 더불어 주말이어서인지 특히 가족이나 연인의 참여가 두드러지게 많더군요. 참가자는 평소보다는 좀 적은 약 300여명 남짓 되어 보였습니다. 이날 촛불집회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문화공연과 시민자유발언으로 진행됐습니다. 오후 9시가 좀 넘어 그대로 해산하는가 했더니, 사회자가 "인도를 따라 KBS창원총국으로 갑시다"고 안내를 하더군요. 일어선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걷기 시작했습니다. 창원의 촛불집회 참석자들은 그동안 상남상..

촛불 반대세력은 네이버를 좋아한다?

광우병 소 펼침막 보내기운동 청원에 참여합시다.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donation/view?id=50596 지난 10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렸던 보수단체들의 촛불시위 반대 집회에서 특이한 펼침막을 발견했습니다. 촛불집회의 성지가 다음 아고라라는 것은 익히 아실테고, 그래서인지 이날 보수단체의 집회에서는 네이버가 전면에 등장했더군요. 네이버 검색창 이미지를 바탕그림으로 하여 제작한 펼침막이 그것입니다. 선명한 네이버의 모자마크와 로고가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펼침막의 검색창에는 '촛불시위 반대'라는 검색어가 적혀 있었습니다. 이 분들이 네이버 외에도 유난히 태극기를 좋아하시더군요. 얼마 전 특수임무수행자횐가 하는 단체도 서울시청 광장을 온통 소형 태극기로..

촛불도 들지 못하는 이들은 심정이 어떨까?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면서도 정작 촛불집회에는 갈 수 없는 이들은 심정이 어떨까요? 저도 여태 생각해 보지 못했습니다. 하마터면 그런 생각 한 번 못하고 이번 국면을 지나칠 뻔 했습니다. 수입 반대 펼침막 보내기 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말입니다. 저희 전국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가 5월 중순 경기도 과천에 처음 걸린 이 펼침막이 전국으로 퍼져나간다는 얘기를 두고 이런저런 의논을 한 끝에 ‘일단 한 번 해 보자.’ 해서 하게 된 일입니다. 홈페이지로 신청을 받았습니다. 신청이 그리 많지는 않을 줄로 짐작하고 배송료 3000원만 받고 공짜로 나눠드린다고 알렸습니다. 그랬는데 생각과 달리 나흘째부터는 전국에서 폭주를 했습니다. 한편 신이 나면서 한편 이상하기도 했습니다. 펼침막이 단지 집에 걸어놓는 물건일..

어르신들이 촛불집회 반대하는 이유

10일 오후 3시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보수단체가 서울시청 광장에서 개최한 촛불시위 반대집회를 오랫동안 지켜봤습니다. 그들의 논리가 궁금해서였습니다. 역시 어르신들의 집회라 전국 각지에서 온 관광버스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더군요. 시청 광장에 들어선 어르신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단체들이 설치한 천막 사이를 어슬렁거리며 분위기를 살펴봅니다. 연단 앞에 늘어선 손팻말들을 보니 '광우병 사람 감염확률은 무시해도 될 정도'랍니다. 또 '광우병은 광견병처럼 쉽게 옮는 병이 아니'랍니다.그러면서 '촛불입니까? 다이너마이트입니까?'라는 제목 아래 '아직 민주주의와 근현대사를 배우지 못한 중학생들을 선동하였'답니다.그래서 '선동정치'는 안 되며 '국민이 들고 있는 촛불은 국민이 꺼야' 한답니다. 뜬금없이 '헌..

손쉽게 파업할 수 있는 특권노조 탄생

노동조합이 단체행동을 하려면 재적(在籍) 인원 과반 참석에 재적 인원 과반 찬성을 얻어야 합니다. 노조 규약에도 그리 돼 있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에도 그리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렇게 하지 않아도 파업할 수 있는 특권적 노조가 거꾸로 사용자로 말미암아 탄생했습니다. 재적 과반 찬성 규정을 두고 권력이 노조가 파업하기 어렵게 하려고 일부러 그리 만들었다고 해석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파업을 비롯한 단체행동이란 노조에서는 아주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그리 한다고 여깁니다. 파업 같은 단체행동은 가장 마지막에 쓰는 가장 커다란 무기이기 때문에 적어도 과반은 동의를 해야 할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렇습니다. 조직 해산을 빼면 바로 단체행동 여부가 노조에서는 가장 중요한 의사 결정..

"내 촛불의 배후는 내 마누라다"

10일 오후 경찰은 세종로 이 충무공 동상 앞에 컨테이너 박스를 이층, 이중으로 쌓고 용접을 했습니다. 그것도 불안했는지, 구리스라는 기름을 바르더군요. 미끄러워 올라오지 못하도록 하는 거겠죠. 그러나 집회가 본격화되자 예비군복을 입은 사람들이 컨테이너 앞에 늘어서서 비폭력을 사수하자며 참가자들의 접근을 막았습니다. 경찰의 우려는 그야말로 기우가 된 거죠. 집회 참가자들은 컨테이너를 넘으려는 시도 대신 각자 하고 싶은 말을 담은 손팻말과 스티커를 빼곡히 붙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내 촛불의 배후는 내 마누라다"는 글이 눈에 띄더군요.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한 대목인데, 아마 마누라님이 아이들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남편더러 나가 싸우라 했나 봅니다. '광우장성'이라는 글자로 눈길을 끕니다. 중국 만리..

전경에게 위로편지 쓰는 여성들

10일 밤 세종로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 이중, 이층으로 컨테이너 박스가 가로놓였습니다. 그 뒤로는 전의경의 소위 닭장차들이 늘어섰죠. 차 안은 불이 꺼져 있었지만, 알고 보니 그 안에 전의경들이 있더군요. 그들은 불꺼진 버스 안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여성 두어 명이 닭장차에 대고 뭔가를 쓰고 있군요. 가까이 가서 봤더니 "힘들죠? TT 곧 끝날 겁니다..."로 시작되는 위로편지였습니다. 여성들은 이 편지를 닭장차에 꽂아놓고 떠났습니다.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 상세보기 김주완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지역신문 기자의 고민과 삶을 담은 책. 20여 년간 지역신문기자로 살아온 저자가 지역신문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기자생활을 하면서 겪은 일들을 풀어낸다. 이를 통해 서로..

촛불집회와 진보세력의 무능

답답했다. 항쟁의 지도부도 없고, 통일된 요구도 없는 시위라니. 기약도 없는 시위, 전술도 전략도 없는 투쟁의 끝이 궁금했다. 집단이성과 우발적 변수들이 시위의 향방을 결정하는 광화문 촛불시위 현장을 직접 보고 싶었다. 9일 무작정 배낭을 쌌다. 카메라와 충전기, 양말 3족, 수첩 두 개, 책 한 권을 챙겨넣고 서울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역시나 광화문은 '해방구'였다. 집회현장도 따로 없었다. 아무나 종이컵에 촛불을 끼워 불만 붙이면 됐다. 해가 지기도 전에 그냥 혼자서 촛불을 들고 길을 가는 여성들, 직접 쓴 손팻말을 들고 길거리에 걸터앉아 있는 사람들, 리어카에 10여 개의 촛불을 세워두고 컵라면과 김밥, 쥐포를 팔고 있는 노점상들이 즐비했다. 광화문에서의 1박2일 시청 앞 광장은 각종 단체와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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