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이 단체행동을 하려면 재적(在籍) 인원 과반 참석에 재적 인원 과반 찬성을 얻어야 합니다. 노조 규약에도 그리 돼 있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에도 그리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렇게 하지 않아도 파업할 수 있는 특권적 노조가 거꾸로 사용자로 말미암아 탄생했습니다.

재적 과반 찬성 규정을 두고 권력이 노조가 파업하기 어렵게 하려고 일부러 그리 만들었다고 해석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파업을 비롯한 단체행동이란 노조에서는 아주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그리 한다고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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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같은 단체행동은 가장 마지막에 쓰는 가장 커다란 무기이기 때문에 적어도 과반은 동의를 해야 할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렇습니다. 조직 해산을 빼면 바로 단체행동 여부가 노조에서는 가장 중요한 의사 결정 대상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아도 파업할 수 있는 특권을 경남에 있는 여러 노조가 얻었습니다. 경남의 삼성이라 일컬어지는 stx 그룹(회장 강덕수)의 노조들과, 단체장이 제왕 이상으로 권력을 휘두르는 마산시(시장 황철곤)를 사용자로 하는 노조가 그렇습니다. 이들 노조는 앞으로 과반이 안 되는 찬성률로도 충분히 파업할 수 있는 특권을 사용자한테서 받게 됐습니다.

찬성이 절반 안 됐어도 가결 선언한 마산시장

왜냐하면, stx 조선기자재 공장의 수정만 입주를 놓고 벌인 주민 찬반투표에서, 절반에 못 미치는 사람이 참여했고 따라서 당연히 절반에 못 미치는 찬성률이 나왔는데도 “주민들의 찬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된다.”고 못 박아 버렸기 때문입니다. 반대 주민 의사는 그대로 묵살이 됐습니다.

수정 일대 주민들의 찬반투표가 치러진 날은 5월 30일입니다. 시장 황철곤은 이날 바로 가결을 선언했습니다. 1150명 투표권자(그것도 마산시가 일방적으로 정한) 가운데 570명(49.6%)만 투표했고 또 520명(45.2%)만 찬성했는데도 그리 했습니다. stx중공업도 마산시의 행태에 발맞춰 6월 5일 ‘전체 주민 뜻에 따라’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금속노조 stx조선지회나 stx엔진지회 같은 stx 계열사 노조나, 마산시장이 사용자인 민주노총 경남본부 마산상용직(환경미화) 지회는 이제 그야말로 살판났습니다. 대충 아무렇게나 찬반투표를 해놓고는, 그냥 지회장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가결이라고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stx그룹과 마산시가 저지른 행태대로 한다면, 앞으로 절반을 밑도는 조합원이 참여했어도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할 수 있고, 또 거기서 절반이 안 되는 찬성률이 나와도 파업을 벌일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주민 생존권이 노조 파업권보다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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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생각할 때, 지역 주민들의 생활 터전을 내어놓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는, 일개 단위 사업장 노조 조직의 파업 실행 여부는 물론, 다른 어디에서도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중요하다고 봐야 마땅할 것입니다. 그러니 가결 결정 기준 또한 더 높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뒤집어 말하자면, 생활 터전을 어떻게 하느냐 하는 문제를 전체 주민의 절반도 참여하지 않은 투표에서 전체 주민의 절반도 찬성하지 않은 결과로 결정한다면, 그보다 중요도가 떨어지는 파업 여부는 이를테면 3분의1 정도 참여에 4분의1 정도 찬성만으로도 결정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마산시장 황철곤과 stx그룹 회장 강덕수는, 전체 주민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찬성밖에 얻지 못했는데도 이를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찬성 의사라 간주했으므로, 해당 노조의 단체행동 찬반 투표에는 당연히 이보다 헐렁한 규정을 적용하거나 최소한 같은 정도로만 적용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사용자가 만들어준 특권 노조

노동조합에서도 나름대로 지켜지는 민주주의 일반 원칙을 stx그룹 회장 강덕수와 마산시장 황철곤은 한 순간에 무너뜨렸습니다. 그렇게 무너뜨린 민주주의 일반 원칙은, 그러므로 마산시와 stx그룹에서만큼은 마찬가지로 무시돼야 할 것입니다. 노동조합 파업 결정을 좀더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특권을 보장해 줘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마산시장 황철곤과 stx그룹 회장 강덕수는 자기네 편한 대로 민주주의를 고무줄처럼 늘였다 줄였다 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런 비난이 일어난다 해도, 눈치 보거나 움츠러들 그런 존재들이 전혀 아니리라 여겨지기는 합니다만.

김훤주(전국언론노동조합 경남도민일보지부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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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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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상우 2008.06.12 21: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절차적 흠결로 볼수있을꺼같은데

  2. Favicon of http://www.khan-jino@hanmail.net 강진오 2008.06.12 23: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특권만들기 참 쉽네요^^시장이 했으니 공권력은 투입이 안되셨을거고 암튼 거기에 노조도 같이 축하드립니다 뭐라하기 어렵고 경사났네^^마산 마창진이라고 광역시 만들거라고 들었는데 그건 다음 문제고 암튼 축하드립니다 뭐를 축하드려야 하는지는...^^*시장???아니면 노조???아니면stx?암튼 전부 축하드립니다.글구 원인제공 참 멋지게 하셨네 붕신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08.06.13 00: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마산에 밥벌어먹는 공장이 있다는 사실이 부끄러울 때가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지방자치가 갉아먹고 목졸라 죽일 때가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토호들의 지방독재, 한나라당의 지방독재가 지방자치라는 이름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매체는 언제 생길는지 참 갑갑하기만 합니다.

  3. 나종옥 2008.06.13 01: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빨리 인터넷 투표를 실시해요야..

  4. 지니 2008.06.13 02: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목에 낚여서 들어왔습니다. ^^ 기사 재미 있게 읽고 있습니다....

  5. 허영호 2008.06.13 03: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이해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요.
    stx랑 마산시의 절차나 결정이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합니다만
    그것이 어째서 특권노조와 관련되는지 위의 글만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stx노조나 마산시 노조가 이 투표에 관련해서
    일방적으로 회사나 시청의 편을 들어 파업에 관한 특권을 따낸 것이라면 모르겠으나
    그와 관련된 여타의 부분들이 나오지 않아 어떠한 근거로 판단을 하게 되신 것인지 잘 모르겠네요.
    위에서 제기한 stx나 마산시가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한 것은
    분명 비민주적인 것으로 지탄받아야 마땅할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지탄받아야 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굉장히 보편적인 민주적 절차를 깨뜨렸다는 것에 있고 그것으로 인해 사회의 많은 부분에 해악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조가 파업을 쉽게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굉장히 부분적인 일이며 그것을 결론으로 삼기에 윗 글로만은 설명이 부족한 것 같으며 제목으로 적절하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부가설명이나 답변 부탁드립니다.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08.06.13 08: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그렇다는 말씀이고요, 손쉽게 파업할 수 있는 특권이 현실에서 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문맥이 그렇게 돼 있습니다.

      마산시장 황철곤과 stx회장 강덕수가 수정 주민들의 찬반투표에 적용한 기준을, 그이들을 사용자로 하는 노조 조직에도 똑같이 적용한다면 그리 된다는 꼬집음입니다요.

  6. 참 웃기는 세상 2008.06.13 06: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하는 사람이 내 돈내면서 일하기; 싫으니깐 난 파업한다 이런 소리를 넌 주민들은 생각 안하냐 이소리.
    내밥그릇도 챙기기 힘든데 남 밥그릇을 어떻게 챙기냐?

  7. 흠... STX... 2008.06.13 09: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선업을 기반으로 요즘 좀 뜨는 가 싶더니...
    여러가지 무리한 일들을 많이 벌리는군요.
    좀 좋게 봤었는데... 이젠... 뭐... 그다지...
    이런 기업들이 오래가지 못하는 꼴들을 많이 봤지만...

  8. 대통령이 CEO가 아니듯이 2008.06.13 11: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산시장도 사용자가 아니네요...

    열명 중에 여섯명이 투표하고 그중에 반 즉

    열명중에 3명만이 뽑은 대통령도 대통령이듯이.....


    투표참석자 570명 중에 520명이면 90%가 찬성이군요...



    물론 전체 유권자 1150명중에 520명이면 50%가 안되어 (45%)라고 쓰있지만-----> 이건 문과에서 배우는 공통수학의 통계방식이네용... 적어도 수학 II-2를 배운 이과계라면 이런글 안쓸텐데...

    이건 유권자 10명 중에 3명만 찍은 이명박이는 대통령하면 안된다는 소리하구 똑같습니다...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08.06.13 13: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반어법을 쓰신 것이겠죠?

    • 더불어 2008.06.17 22: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노조의 파업에 대한 의사결정의 필요정족수는 투표권자 과반수의 출석과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한데 투표권자 과반수에 이르지 못하였기에 당연히 위법한 것이죠
      그런데 대통령선거에서는 후보자가 여러명이 나오니 투표권자의 30%나 그 이하이더라도 절차상의 문제는 없는 것이겠지요
      노조파업이나 주민투표자가 과반수에 미치지 못한다면 절차상의 문제가 생기는 것이므로 이를 강행한다는 것은 위법한 것이지요

  9. 문과 이과란말은 2008.06.13 11: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통계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느냐의 차이라는 비유입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