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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통 없었어도 아주 멋졌을 봉하·화포천

김해 진영 봉하마을은 노무현 대통령을 빼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곳이지요. 16대 대통령을 지내다가 2008년 퇴임하고 나서 돌아온 고향 마을입니다. 그이는 여기서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고 화포천을 비롯한 생태 보전에 힘을 보탰습니다.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고향으로 돌아와 밀짚 모자를 쓰고 다니며 개울에 몸소 들어가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이, 그이 앞에는 없었고 앞으로 적어도 5년 안에는 있기 어렵게 됐습니다. 그런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1년 남짓만인 2009년 5월 23일 새벽 고향 마을 뒤편 봉화산에 올라가 부엉이바위에서 몸을 던졌습니다. 그이 잘잘못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당시 그렇게까지 검찰이 수사를 벌였어야 했다고 여기는 이는 많지 않은 듯합니다. 그래서 그이의 서거를 안타까워하는 이들이 넘..

가본 곳 2011.12.19

김진숙 "박근혜는 아버지 재산 내놓아라"

오늘(16일) 오후 4시 30분 부산일보 앞에서 집회가 열립니다. 정수재단을 사회에 환원하라고 촉구하는 전국언론노조 연대집회입니다. 아시다시피 정수재단은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의 아버지 박정희의 '정', 어머니 육영수의 '수' 자를 따서 만든 재단입니다. 정수재단은 부산일보를 사실상 강탈하여 100% 소유하고 있고, MBC 지분도 30%를 소유하고 있죠. 이런 정수재단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투쟁하고 있는 언론노조 부산일부 지부 이호진 위원장은 회사측으로부터 해고당했고, 이런 실상을 부산일보 지면을 통해 보도한 이정호 편집국장까지 사실상 직위해제된 상태입니다. 저도 오늘 부산일보 앞 집회에 가보려 합니다. 제가 부산일보에 어떤 힘이 되기 보다는, 이정호 편집국장과 언론노동자들의 용기있는 투쟁에서 제 스스로 ..

서울 사람들은 왜 고개를 들지 않을까?

저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봅니다. 들판이나 산이나 바닷가로 나갈 때뿐만 아니라 일터에서 일을 할 때도 종종 고개를 치켜들곤 합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가슴이 절로 펴져 웅크져 있던 마음까지 활짝 넓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면 심호흡까지 저절로 쉬어지지요. 일하다가도 복도나 계단에 나가 가까운 팔룡산이나 멀리 무학산을 바라봅니다. 겨울에는 눈도 보이고 가을에는 단풍도 눈에 들어오고 봄에는 연둣빛 신록과 알록달록 꽃들이 보입니다. 여름에는 짙은 초록에 눈을 아리기도 합지요. 그런데 서울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물론 모든 서울 사람들이 빠짐없이 그렇다는 뜻은 아닌데요, 가만 돌이켜 생각하니 저 또한 서울에서 살 때는 고개를 하늘로 향한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왜 그런..

남자는 무와 닮았고, 여자는 배추와 같다

며칠 전 산청에 갔는데 이런 무가 눈에 띄었습니다. 무 밭에 있었는데요, 이 녀석 말고도 이렇게 널려 있는 무가 많았습니다. 아니 밭에 있는 모든 무가 이런 신세였습니다. 물론 아직 캐내지 않은 무도 많았습니다만, 캐낸 녀석들은 이처럼 무 몸통이 버려져 있었고 다만 무청만 커다란 포대에 담겨 있었습니다. 요즘 무가 제 값을 못 받는 탓이지 싶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되는 모양입니다. 무 몸통은 이렇게 버려지고 무청만 선택을 받는 것이지요. 여기 무들이 모두 몸통이 조그마한 데 비춰보면, 어쩌면 여기 무들은 무청을 건지기 위해 길러진 것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버림받은 무 몸통을 보면서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저 무가 마치 남자 같다고 말입니다. 몸통이 둘로 갈려져 있고 그 가운데에 무슨 튀어나온 부분..

겨울에도 걷기 좋은 마산 둔덕 골짜기

여항산은 마산과 함안을 가른답니다. 여항산 북쪽은 함안군 여항면이고 남쪽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이랍니다. 비가 내리면 여항산 마루가 분수령이 돼서 함안쪽으로는 함안천 물줄기를 이루고 마산쪽으로는 진전천으로 물이 모여 흐릅니다. 함안천은 함안 일대에 평야와 습지를 이룬 다음 남강과 낙동강을 거쳐 바다로 풀려나가고, 진전천은 바다로 곧바로 나가면서 둘레에 사람들 부쳐먹을 농토와 더불어 창포만에다가 너른 갯벌을 베풉니다. 여항산은 골짜기가 깊은 덕분에 거기서 발원한 이 두 물줄기에 네 철 거르지 않고 풍성하게 물을 내어줍니다. 진전면 둔덕에서 의산 마을 이르는 골짜기가 두루 여유로운 까닭이 여항산에 있는 셈입니다. 둔덕은 여항산 마산쪽 비탈에서 가장 깊숙한 데 있는 마을이랍니다. 마을 뒤쪽 산자락에는 함안..

가본 곳 2011.12.12

방과후학교에 진출한 갱상도 문화학교

1. 한국교육개발원의 언론기관 방과후학교 공모 교육과학기술부 주문으로 한국교육개발원이 진행한 '언론기관 참여 방과후학교 2차 시범 사업 주관 기관' 공모에서 경남도민일보가 선정됐습니다. 모두 아홉인데, 그 가운데 하나로 뽑혔습니다. 11월 15일 공고가 났고 같은 달 27일 신청 마감이 됐으며 12월 6일 결과 발표가 나왔습니다. 경남도민일보와 내일신문, 코리아타임즈, 헤럴드미디어, MBC아카데미CNM, 경인방송, 광주일보, 대전일보, 무등일보입니다. 전체 지원금 규모는 12억5000만원입니다. 이번에 뽑힌 아홉 개 매체에 기본 비용을 똑같이 배정한 다음 진행하는 프로그램 숫자에 따라 일정 금액을 추가로 매체별로 나눠주는 형식이 될 것이라 합니다. 2. 경남도민일보와 마산YMCA의 컨소시엄 저희는 마산Y..

갱상도 문화학교 추진단, 돈은 별로 안 됐네

되짚어 보니 제가 '갱상도 문화학교 추진단' 단장으로 발령받은 때가 2011년 9월 20일이네요. 물론 시민사회부 데스크 노릇을 하던 때인 7월 어름부터 제 명함에는 '갱상도 문화학교 추진단 단장'이라는 직책이 찍혀 있기는 했습니다만. 올 한 해를 보내면서 지난 일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경남도민일보에서 처음 하는 일이고, 또 '갱상도 문화학교'가 별도 법인으로 사회적 기업 창업을 목표로 삼고 있기에 기록을 남긴다는 차원에서도 필요하겠다 싶습니다. 1. 합천 활로 스토리 콘텐츠 제작 사업 갱상도 문화학교 추진단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합천 활로 스토리콘텐츠 제작 사업'입니다. '합천 활로(陜川 活路)'는 "합천의 관광지들을 연계한 루트화 전략의 컨셉트로서 관광객이 느끼고 체험하고자 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

자본에 버림받은 인간을 구할 대안은 뭘까?

경남도민일보와 창원대학교 사회적기업지원센터가 진행하는 사회적 기업가 학교 창업 입문 과정 아카데미 열두 번째 마지막 강의가 11월 12일 경남도민일보 강당에서 있었습니다. 2009년과 2010년 경남도민일보 사장을 지냈던 서형수 사회적기업학교 교장(한겨레 전 대표이사)이 강의를 해 주셨습니다. 제13강도 있었지만 조별 토론과 발표 위주여서 여기 옮기지 않았습니다. 앞서 10월 29일 있었던 제9강 '사회적 기업의 창업 전략과 사업타당성 분석 및 사업계획서 작성 실습'도 토론 위주여서 여기 올리지 않습니다.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1. 남는 것은 사람뿐이더라 저도 사회적 기업 관련해 많이 교육을 받았지만 내용은 전혀 생각이 나지 않고 사람만 남았습니다. 그 사람들이랑은 지금도 만나고 있습니다. 세상이 바..

기자인 내가 기자협회를 부끄러워하는 이유

저는 기자지만 기자협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첫째 투명하지 못하고, 둘째 기자윤리 문제에 대한 자정(自淨) 능력이나 의지가 없을뿐 아니라, 셋째 오히려 기자들의 특권(特權) 의식을 조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기자협회는 1964년 당시 박정희 독재정권의 언론 통제에 저항하기 위한 투쟁의 구심체로 창립된 단체입니다. 실제 기자협회는 노동조합이 없던 시절 노동조합도 하기 힘든 대정부 투쟁을 이끌며 많은 간부들이 투옥되는 등 고초를 겪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988년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생기면서 정권의 언론 통제에 맞선 투쟁은 노동조합의 몫이 되었고, 상대적으로 기자협회는 많은 짐을 덜게 되었습니다. 그 때부터 기자협회는 광고와 '촌지', 해외연수 등 온갖 특혜로 기자를 통제하려는 자본권력에 맞서..

창업 선배가 말하는 사회적 기업의 살 길

전창현 경남사회적기업협의회 수석 부회장이 맡아 진행한 제11강은 11월 5일 치러졌습니다. 전창현 부회장은 사회적 기업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수강생들에게 바로 도움이 되는 얘기들을 많이 했습니다. 주제는 '경남 사회적 기업의 실태'였습니다. 전창현 부회장은 사회적 기업이 협동조합 같이 운영되면 좋겠다는 애기를 되풀이 말했습니다. 주식 민주주의가 아니라 자본 민주주의가 아니라 인간 민주주의를 얘기하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 사회적기업은 고용노동부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서 사회적 목적 실현도 해야 하고 일반 영리 활동도 해야 합니다. 물론 당연하게도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협동조합과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면 좋겠다고 말하는 까닭은 이렇습니다. 그래야 (돈에 휘둘리지 않고) 지역 사회에 필요..

그라민은행, 유누스, 한국, 사회적기업

창원대학교 사회적 기업 지원 센터와 경남도민일보가 진행하는 경남 사회적 기업가 학교 창업 입문 과정 아카데미가 지난 10월 8일 개강했습니다. 오늘 올리는 제10강은 11월 5일 있었습니다. 이 날 경남도민일보 3층 강당에서 박종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가 이 강의를 맡아 했습니다. 앞서 10월 29일 있었던 강의 가운데 제9강은 모두 토론과 발표 위주여서 여기 올리는 데서는 빠졌습니다. 사회적기업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무하마드 유누스가 있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 그라민은행이라는 것을 만들어 냈던 사람입니다. 실제 기업을 하려면 재무적으로 신경 써야 하는 대목이 많습니다. 리스크 관리도 해야 합니다. 이번에 마련된 강의안에서 앞쪽은 비전이랄까 성공한 사람들이 어떻게 해서 가능했는지를 살펴봅니다. 뒤쪽은 알..

함안의 푹신한 은행길과 상큼한 고분길

8일 날씨는 흐렸지만 춥지는 않았습니다. 걷기 알맞은 날씨랍니다. 아침 8시 조금 넘어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중리삼거리 버스 정류장으로 갔습니다. 8시 20분이 지난 시점에 114-1번 버스가 왔습니다. 8시 50분쯤 함안군 가야읍 가야 농협 중앙회 앞에 내렸습니다. 오늘 걷는 길은 여기서 함안면에 있는 이수정까지 갔다가 돌아오면서 도항리 고분군과 함안박물관과 말산리 고분군을 거쳐 함안군청과 가야시장까지 들르는 5km 남짓한 걸음이랍니다. 2. 텅 빈 들판을 가로지르는 은행길 읍내에서 이수정까지 이어지는 79번 국도는 양쪽에 은행나무 가로수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나무는 읍내에서 머리를 짧게 깎였지만 거기 벗어나 들판 언저리로 접어들면 달라집니다. 원래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래 된 절간이..

가본 곳 2011.11.17

창동 실비집 만초에 있는 것과 없는 것

'마산 오동동의 보석 같은 실비집 만초' (http://2kim.idomin.com/2061)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이것이 '창동 오동동 이야기' (http://www.masanstory.com)에 실리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몇몇 분들이 이 글을 보고 만초집을 몸소 찾아가기도 했다고 들었습니다. 11월 11일 여기를 다시 찾았습니다. 무슨 얘기를 할 일이 었어서 저를 포함해 세 사람이 밤 9시 늦은 시각에 들렀습니다. 사람들이 한 바탕 다녀갔는지는 모르겠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손님이 딱 한 분밖에 없없습니다.(앞엣글에서는 만초집이 있는 데를 오동동이라 했는데 알고 봤더니 거기가 창동이더군요.) 안주로는 김치와 마른 멸치와 우엉무침과 생두부와 밀감과 과자 부스러기와 파전이 나왔습니다. 아, 고..

몬드라곤, 사회적 기업, 민주주의, 인간

경남도민일보와 창원대학교 사회적 기업 지원센터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사회적 기업가 학교 제5강 내용입니다. 주제는 '사회적 기업의 인적 자원 관리와 조직 문화'였습니다. 10월 15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경남도민일보 강당에서 있었습니다. 강의는 전수욱 경남사회적기업연구회 경영학 박사가 맡았습니다. (전수욱 박사가 이 자리에서 얘기를 많이 했지만, 지금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려는 사람이라면 구성원들과 모든 문제에 대해 터놓고 자주 많이 지나치도록 얘기를 주고받으라는 것이 강의의 핵심이었습니다. 지금 일러주는 다른 얘기들은 나중에 일을 해 나가면서 참고할 만하면 참고할 수 있는 그런 정도라고 했습니다.) 앞 시간에 사회적 기업가가 가져야 할 정신에 대해 학습하셨지요? 보니까 몬드라곤이 약간 들어 있더라고요..

서해갯벌보다 남해갯벌이 풍성한 까닭

1. 특별하지 않아도 좋을 특별한 손님들 경남도람사르환경재단과 경남도민일보가 함께 주최하고 갱상도 문화학교 추진단이 주관하는 2011 세 번째 생태·역사기행이 지난 4일 있었습니다. 9월 경북 문경 새재와 10월 창녕 우포늪(소벌)·김해 화포천을 찾은 데 이어 11월에는 하동 진교 술상갯벌과 사천 용현 종포~대포 바닷가를 찾았답니다. 이번 기행에는 특별한 손님이 함께했습니다. 마산용마고등학교 특수학급 학생과 선생님 17명이 버스를 타고 같이 떠난 것입니다. 덕분에 45인승 버스가 한 자리 빼고 가득차 버렸습니다. 참여한 사람들은 버스에서 손뼉으로 따뜻하게 이들을 맞았습니다. 이날도 참여한 이들 가운데 몇몇이 지난 두 번째 기행과 마찬가지로 새참거리를 마련해 왔습니다. 삶은 달걀과 감귤과 단감이었습니다. ..

가본 곳 2011.11.15

주남저수지, 제대로 한 번 봐얄텐데...

블로거 팸투어 덕분에 주남저수지를 몇 번 가볼 기회가 생겼다. 그러나 제대로 주남저수지를 둘러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이번에도 그냥 입구 언저리에만 왔다 갔다 하다가 왔다. 사실 두어 달 전, 아내와 아들녀석을 꼬셔 버스를 타고 주남저수지에 갔는데, 내려야 할 정류장을 지나쳐버리는 바람에 초반부터 김이 팍 새버렸다. 게다가 더운 날씨여서 금방 지쳐버렸다. 주남저수지를 제대로 둘러보는 건 고사하고, 그냥 입구의 한 식당에서 매운탕만 먹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언제 기회가 되면 김훤주 기자가 안내하는 주남저수지를 제대로 한 번 보고 싶다. 습지에 대한 설명도 듣고....ㅎㅎ 그냥 사진 몇 장 올려놓는다. 언제 다시 가보게 될까?

가본 곳 2011.11.14

지역을 사랑한다면 SNS를 합시다

솔직히 몰랐다. 창원이 전국 최대의 단감 주산지라는 것을. 전국 단감 생산량의 50% 이상이 경남에서 생산되고, 그 중 절반 가까운 물량이 창원 동읍과 북면, 대산면에서 나온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29·30일 전국의 파워블로거 20여 명이 창원에 모였다. 동읍농협이 주최한 창원단감 팸투어(Familiarization Tour)였다. 나도 블로거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블로거들은 '공업도시'로만 알고 있었던 창원에 주남저수지와 같은 천혜의 자연유산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그런 환경에서 자란 창원단감에 또 한 번 놀랐다. 이들 블로거는 각자 자신이 보고 체험한 것들을 다양한 시선으로 블로그에 올릴 것이다. 예년의 경험으로 볼 때 최소 60건 이상의 글과 사진이 생산되어 인터넷에 유통될 것이다. 지금은 포털..

깔끔한 가오리찜이 있는 오동동 묵도리

마산의 창동 오동동이 제게 특별한 추억이 있는 그런 거리는 아니랍니다. 물론 1986년 마산 창원에 온 뒤로 창동의 이 거리와 오동동의 저 골목에 있는 술집들에서 이런저런 선배 후배 동료들과 어울려 술을 마신 적은 많습니다만. 또 부림시장 먹자 골목이나 창동 쪽의 고갈비 골목에 집회나 시위를 마친 뒤에 들러 시국을 논하고 앞으로 펼쳐질 정세를 진지하게 가늠해 보곤 한 기억도 없지는 않습니다. 어쨌거나 마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지도 않았고 청년 시절을 보내지도 않은 저 같은 사람에게는 창원 또는 마산에 지금 살고 있다 해도 창동이나 오동동이 아련한 얘깃거리로 떠오르지는 않습니다. 다만 오히려 먹을 만한 거리가 곳곳에 박혀 있는 그래서 그런 먹을거리를 맛보고 싶을 때 한 번씩 찾아가는 그런 곳이라고 해야 알..

맛집 기행 2011.11.09

청도 반시보다 더 달콤한 창원 동읍 반시

씨 없는 반시(盤枾)를, 청도가 아닌 창원 동읍에서 만났습니다. 반시라면, 그것도 씨 없는 반시라면 경북 청도에서만 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또 창원 동읍에서는 단감만 나는 줄 알았는데 그 또한 아니었습니다. 세계에서 씨 없는 반시가 나는 데가 청도뿐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청도 감나무랑 품종도 같다고 했습니다. 품종 이름은 '도근'이었습니다. 창원 동읍에서 10월 29일 열린 제10회 창원 단감 축제 행사장에서 김형수 금산농원 대표를 만났습니다. 그이는 한 켠에서 반시 반건시(半乾枾)와 감말랭이를 팔고 있었습니다. 김형수 대표는 말했습니다. "반시가 청도에서만 난다고 잘못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창원 우리 금산농원에서도 키우고 있습니다. 청도하고 마찬가지로 씨도 없습니다." "..

단감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1. 거름을 많이 줄수록 좋을까? 김종출 동호농원 대표 단감밭에 갔더니 감이 모두 알이 굵고 좋더라는 얘기를 했더니 "그거 거름만 듬뿍 주면 되는 것 아니야?" 이런 식으로 되묻는 사람이 전부였습니다. 저도 이번 10월 29일과 30일 창원 단감 블로거 탐방을 하기 전에는 그렇게 알았습니다. 아니었습니다. 거름은 무작정 많이 준다고 좋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김종출 대표는 '알맞게' 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알맞게'를 물량으로 계량해서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아야 하는데, 그것은 오래 나무를 돌본 농사꾼의 손 끝이 결정할 것 같았습니다. 많이 줘도 좋지 않은 까닭은 까닭은 단감나무도 '종족 보존 원리' 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데 있었습니다. 거름을 적게 주면 광합성을 통해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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