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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오동동의 보석 같은 실비집 만초'
(http://2kim.idomin.com/2061)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이것이 '창동 오동동 이야기'
(http://www.masanstory.com)에 실리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몇몇 분들이 이 글을 보고 만초집을 몸소 찾아가기도 했다고 들었습니다.
11월 11일 여기를 다시 찾았습니다. 무슨 얘기를 할 일이 었어서 저를 포함해 세 사람이 밤 9시 늦은 시각에 들렀습니다. 사람들이 한 바탕 다녀갔는지는 모르겠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손님이 딱 한 분밖에 없없습니다.(앞엣글에서는 만초집이 있는 데를 오동동이라 했는데 알고 봤더니 거기가 창동이더군요.)
안주로는 김치와 마른 멸치와 우엉무침과 생두부와 밀감과 과자 부스러기와 파전이 나왔습니다. 아, 고구마도 나왔군요. 앞엣글에서 일러드린대로 우리가 골라 주문한 것이 아니고 주인 내외 마음대로 내어 오신 것들입니다.
만초집에는 술이 소주와 맥주와 막걸리가 있는데 우리는 소주와 맥주를 주문해 마셨습니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서도 마시고 소주 따로 맥주 따로도 마셨습니다.
우리는 셋이서 서로 얘기를 주고받으며 즐겁게 어울렸습니다. 물론 크게 떠든 기억은 없었고 주인 어르신 내외가 특별하게 배려하지도 않았지만 주변 분위기 따위에 신경쓰지 않고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는 말씀입니다. 그러고 나서 한 잔 더 마시려고 자리를 옮기게 됐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주인 어르신께 얼마냐고 물었습니다. 주인 어르신은 우리 술자리를 한 번 훑어보시더니 "3만원" 이러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니까 소주병과 맥주병이 모두 합해 여덟 개였습니다.
만초집은 안줏값은 받지 않는 대신 술값을 한 병에 4000원씩 받으니까 계산을 하자면 3만2000원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계산을 하려다 말고 "아닌데요, 3만2000원인데요" 했겠지요. 그랬더니 주인 어르신은 그냥 웃기만 하셨습니다.
우리는 이미 거둔 3만원에 1만원을 더해 주인 어르신께 드렸습니다. 주인 어르신은 받지 않겠다시며 계속 손사레를 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술을 여덟 병이나 마시고도 3만원밖에 들지 않는 데가 어디 있느냐"면서 안겨 드리고 나왔습니다.
만초집에는 이처럼 얼마 되지도 않는 술값조차 깎아 주려는 주인의 인정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런 인정을 다시 돌려서 원래 술값보다 조금 더 얹어 드리려는 손님의 인정도 있습니다.
물론 만초집에는 없는 것도 있습니다. 안주를 선택할 권리가 손님에게는 없습니다. 그런 권리는 주인에게만 있어서, 손님은 주인이 그날그날 만들어 주는 안주를 그대로 먹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 날 2차 술자리에서는 길 가다가 얻어 걸린 공장 식구 두 사람이 더해져서 다섯이 어울렸습니다. 저는 거기서 외국산 맥주를 몇 잔 마시고는 기분 좋게 취했습니다.
김훤주
(http://2kim.idomin.com/2061)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이것이 '창동 오동동 이야기'
(http://www.masanstory.com)에 실리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몇몇 분들이 이 글을 보고 만초집을 몸소 찾아가기도 했다고 들었습니다.
11월 11일 여기를 다시 찾았습니다. 무슨 얘기를 할 일이 었어서 저를 포함해 세 사람이 밤 9시 늦은 시각에 들렀습니다. 사람들이 한 바탕 다녀갔는지는 모르겠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손님이 딱 한 분밖에 없없습니다.(앞엣글에서는 만초집이 있는 데를 오동동이라 했는데 알고 봤더니 거기가 창동이더군요.)
안주로는 김치와 마른 멸치와 우엉무침과 생두부와 밀감과 과자 부스러기와 파전이 나왔습니다. 아, 고구마도 나왔군요. 앞엣글에서 일러드린대로 우리가 골라 주문한 것이 아니고 주인 내외 마음대로 내어 오신 것들입니다.
늦게 나온 파전이 여기 있습니다.
만초집에는 술이 소주와 맥주와 막걸리가 있는데 우리는 소주와 맥주를 주문해 마셨습니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서도 마시고 소주 따로 맥주 따로도 마셨습니다.
우리는 셋이서 서로 얘기를 주고받으며 즐겁게 어울렸습니다. 물론 크게 떠든 기억은 없었고 주인 어르신 내외가 특별하게 배려하지도 않았지만 주변 분위기 따위에 신경쓰지 않고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는 말씀입니다. 그러고 나서 한 잔 더 마시려고 자리를 옮기게 됐습니다.
왼쪽에 손님이 한 분 있었습니다. 담배를 피우며 등을 돌리고 텔레비전을 보시는 이가 주인 어르신입니다. 만초집에는 갖은 노래 테이프와 사진과 그림들이 많이 걸려 있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주인 어르신께 얼마냐고 물었습니다. 주인 어르신은 우리 술자리를 한 번 훑어보시더니 "3만원" 이러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니까 소주병과 맥주병이 모두 합해 여덟 개였습니다.
만초집은 안줏값은 받지 않는 대신 술값을 한 병에 4000원씩 받으니까 계산을 하자면 3만2000원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계산을 하려다 말고 "아닌데요, 3만2000원인데요" 했겠지요. 그랬더니 주인 어르신은 그냥 웃기만 하셨습니다.
우리는 이미 거둔 3만원에 1만원을 더해 주인 어르신께 드렸습니다. 주인 어르신은 받지 않겠다시며 계속 손사레를 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술을 여덟 병이나 마시고도 3만원밖에 들지 않는 데가 어디 있느냐"면서 안겨 드리고 나왔습니다.
만초집에는 이처럼 얼마 되지도 않는 술값조차 깎아 주려는 주인의 인정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런 인정을 다시 돌려서 원래 술값보다 조금 더 얹어 드리려는 손님의 인정도 있습니다.
물론 만초집에는 없는 것도 있습니다. 안주를 선택할 권리가 손님에게는 없습니다. 그런 권리는 주인에게만 있어서, 손님은 주인이 그날그날 만들어 주는 안주를 그대로 먹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 날 2차 술자리에서는 길 가다가 얻어 걸린 공장 식구 두 사람이 더해져서 다섯이 어울렸습니다. 저는 거기서 외국산 맥주를 몇 잔 마시고는 기분 좋게 취했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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