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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52

경남 마산과 충남 조치원이 이토록 같다니

을 읽다가 눈물이 났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하는 말을 끌어 쓴 대목에서다. 이게 실은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얼마나 눈물겨운 말인지, 얼마나 하고 싶지 않은 말인지, 조금은 알기 때문이다. 도대체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닥쳤을 때, 차라리 죽음보다 못한 상황이 닥쳤을 때, 할 수 있는 말이 이런 것밖에 없다는 참담함……. 그러나 사실 대부분 인생은 이런 길밖에 없다. 개인이 아니라 집단이 이런 꼴을 당하면 어떨까. 강수돌은 그런 일을 쓰고 있다. 그런데 마산도 비슷한 일을 겪고 있다. 바로 황철곤 마산시장과 STX조선 그룹이 작당하고 벌이는 '수정만 매립지 STX 조선기자재 공장 진입'이다. 황철곤 시장은 2008년 공장 진입을 두고 찬반으로 갈려 있는 주민들에게 찬반 투표를 시키고 절반도 찬성하..

과연 모든 도시에 제조업이 있어야 할까?

5월 10일 전수식 통합 창원시장 후보에게 황철곤 지금 마산시장과 무엇이 다르고 같은지를 물었습니다. 다 듣지는 못했는데, 제조업 기반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을 비롯해 많은 부분이 같지만 '우선 순위'와 '경중'과 '완급'을 잘 조정한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를테면 STX 조선 기자재 공장의 수정만 매립지 진입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대해 자기는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찾아가서 대화로 풀겠다고 했습니다. 황철곤 시장처럼 밀어붙이지는 않겠다는 얘기였습니다. 1. "공장도 짓고 갯벌도 메우고, 환경도 살리고……" 지금 마산 양덕동에 지어지고 있는 메트로시티는, 아파트형 공장으로 했어야 하고 현동에 짓고 있는 토지주택공사의 9100세대 아파트도 2000평짜리 공장 200개가 들어서도록 했..

누나의 3월 : 비루한 욕망과 남루한 폭력

1960년 마산 3·15 의거를 다룬 이 18일 밤 전국 방송을 탔습니다. 3월 27일 마산MBC 권역 방송을 했을 때 전국 방송을 하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4월 혁명 기념일 4월 19일을 하루 앞두고 이렇게 방송에 나왔습니다. MBC가 고맙군요. 저는 3월 26일 마산 MBC 아트센터에서 한 시사회에 가서 봤습니다. 집에 텔레비전이 없기 때문에 정식 방송으로는 보지를 못했습니다. 그래도 전국 방송에 때맞춰 당시 제게 들었던 느낌을 좀 얘기하려고 합니다. 저는 이 잘 짜인 드라마에서 50년 전 상황을 아주 잘 구현해 냈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으로, 엉뚱하게도 제 감수성이 시대에 뒤떨어졌음과, 욕망에 대한 남자의 비열함과, 폭력에 대한 인간의 남루함을 느꼈습니다. 1. 시대에 뒤떨어진 나의 ..

해양도시 마산·여수, 이렇게 다를 수가?

지난 3월 26일부터 2박 3일간 전국의 블로거들과 함께 전남 여수시 팸투어를 다녀왔습니다. 다 좋았지만 여수는 바다가 특히 좋았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바다를 쉽게 조망하고 접근할 수 있는 수변시설과 공간들이 너무 좋았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여수의 바다는 맑기까지 했습니다. 그에 반해 제가 사는 경남 마산의 바닷물은 전국의 연안 중 가장 더럽습니다. 심지어 바닷가에 가면 퀴퀴한 냄새가 날 정도입니다. 그나마 수년 간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마산만살리기 운동을 벌여온 결과 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그러면 뭐 합니까? 제대로 바다를 접할 수 있는 곳이 시내에는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마산에 대해 마산사람들은 "해양도시 마산에 바다가 없다"고 자조적인 말들을 자주 합니다. 이처럼 마산도 바다를 끼고 있는 해..

가본 곳 2010.04.08

바다없는 항구도시 마산이 살아나려면?

3월 4일 오후 3시 마산상공회의소 4층 회의실에서 '마산항 수변 공간 개발 방안 모색을 위한 전문가 초청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마산상공회의소와 경남대 경남지역문제연구소가 공동 주관하는 '마산 21 포럼'의 스물네 번째 행사였습니다. 양도식 영국 도시건축연구소 어번 플라즈마 소장을 모시고 '어떻게 마산항을 발전시켜 나갈까' 생각해 보는 자리였습니다. 저는 여기에 토론자로 나가 말석에 앉았습니다. 세미나에 앞서서 경남대학교 서익진 교수에게서 메일을 한 통 받았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저는 마산21포럼 기획간사를 맡고 있는 서익진입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토론 사회라는 과분한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번 전문가 초청 세미나는 양도식 박사의 한국 방문을 틈타 급하게 조직되었는데도 토론자 제위께서 기꺼이..

마산 한일합섬 터에 섬유박물관이 왜 없지

2009년 12월 16일 저녁 경남 마산시 양덕동 경남도민일보 3층 강당에서 서익진 경남대 교수 초청 강연 '마산, 새로운 길을 찾다'가 있었습니다. 이날 저는 늦게 참여한 데다 무엇이 피곤했는지 꾸벅꾸벅 졸기까지 해서 제대로 내용을 챙기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제 정신으로 들은 부분만 해도 생각할 거리가 있는 것 같아, 늦었지만 몇 자 적어 올립니다. 제 일터가 있는 마산이 제대로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있는 데 더해, 더 많이 더 깊이 생각하는 서익진 교수에 대한 부채의식이 있었던 까닭도 있습니다. 서 교수는 자기가 쓴 책 에서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1970년대에 현재의 창원 중심부까지 편입시켰던 마산은 명실상부 전국 7대 도시의 명성을 얻었다. …… 마산은 1980년대 말까지 국가 ..

쇠락하는 도시 마산, 어떻게 살릴까?

"남은 것은 난개발된 도시와 파괴된 환경뿐이었다. 도시의 회생을 위해 지역의 리더들은 과거의 영화를 회복하는 데만 몰두했고 그 과정에서 마찰과 갈등은 심해질 수밖에 없었다. 민관 대립의 근본 원인은 도시 발전의 방향과 방식에 대한 상반된 입장에 있는 것이고, 지자체와 주민 주민 사이에 반복되는 갈등의 근저에는 관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 방식과 주민들의 사익 추구 행태가 가로놓여 있다. 그래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대안적 발전의 모색 없이는 이러한 갈등과 대립은 쉽게 해소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마산의 현실 진단을 바탕으로 여러 대안들을 제시하여 많은 동조자도 얻었지만 정책 담당자들에겐 한 마디로 '쇠귀에 경 읽기'였다. 그래도 지속적으로 활동했다. 조직의 타성과 상명하복에 익숙해온 우리의..

도시마다 반드시 공장이 있어야 할까

지난 19일 내가 관리자로 있는 경남지역 메타블로그 '블로거's경남'에 '마산역사 탐방대를 모집합니다'라는 모집공고가 떴다. 글을 전송한 곳은 '옥가실'이란 필명을 쓰는 경남대 인문학부 유장근 교수의 블로그였다. "그간 간헐적으로, 또 이 블로그를 통해 시도하였던 마산 역사 중심의 도시탐방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현재의 예정으로는 토요일 오후 2시쯤에 만나 5시 반쯤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예상기간은 10주 정도이며, 격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번 주말부터 발걸음을 떼려고 합니다." 호기심이 확 생겼다. 대개 교수들이란 누군가가 다 준비해놓은 자리에 '초빙'받아 강연을 해주고 사례를 받게 마련이다. 그런데 유장근 교수는 자신이 직접 사람을 모으고, 주말 오후 시간을 몽땅 투자해 역사 탐방 가이드를 자처한 ..

공장이 없어서 인구가 줄어든다고?

1. 5월 중순, 알고 지내는 한 분에게서, 마산에 살던 사람이 창원으로 이사를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젊은 주부였는데, 친구랑 창원 장미공원에서 약속을 해서 만난 뒤 곧바로 창원으로 집을 옮겼답니다. 아이랑 함께 갔는데, 상대 친구는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나와서 한참 동안 꽃 구경도 하고 나무 그늘 아래 의자에 앉아 얘기도 나우고 아이들 재롱도 보고 하다가 짜장면을 손전화로 주문해 먹고 왔답니다. 마산에는 아이들 데리고 나갈 데가 없답니다. 문만 나서면 바로 콧구멍에 매연 집어넣어야 하고 공원도 제대로 없고 보도도 좁고 울퉁불퉁해 유모차 끌기는커녕 걷기도 어렵다, 아이 위해서라도 집을 옮겨야겠다, 결심하고 단행했습니다. 2. 이를 입증하는 행사가 마산과 창원에서 나란히 있었습니다. 마산은 시화(..

정부 3만4천 일자리 창출, 내막 알고보니…

2월 25일 행정안전부가 전국 자치단체와 지방공기업 일자리 창출 사례를 발표했습니다. “지자체 일자리 나누기 바이러스 확산 중”이라고 제목이 달렸고 모두 3만4000개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했습니다. 추진 배경으로는 1월 15일 제2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임금을 안정시켜 실질 고용을 늘리는 잡 셰어링(job sharing)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시한 사실과, 21일 민생안정 차관회의에서 “잡 셰어링 촉진 방안을 논의한 것”을 꼽았습니다. 그러니까 한 달 만에 3만4000개 일자리를 창출한 셈입니다. 대단하지 않습니까? 100명짜리 중소기업 340개를 만든 셈이니까 말입니다. 행정안전부는 그러면서 ‘수범 사례’를 발표했습니다. △공공부문이 선도적으로 추진 사례 발굴·확산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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