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것은 난개발된 도시와 파괴된 환경뿐이었다. 도시의 회생을 위해 지역의 리더들은 과거의 영화를 회복하는 데만 몰두했고 그 과정에서 마찰과 갈등은 심해질 수밖에 없었다.

민관 대립의 근본 원인은 도시 발전의 방향과 방식에 대한 상반된 입장에 있는 것이고, 지자체와 주민 주민 사이에 반복되는 갈등의 근저에는 관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 방식과 주민들의 사익 추구 행태가 가로놓여 있다.

그래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대안적 발전의 모색 없이는 이러한 갈등과 대립은 쉽게 해소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마산의 현실 진단을 바탕으로 여러 대안들을 제시하여 많은 동조자도 얻었지만 정책 담당자들에겐 한 마디로 '쇠귀에 경 읽기'였다. 그래도 지속적으로 활동했다. 조직의 타성과 상명하복에 익숙해온 우리의 공무원들에겐 하루아침의 대오각성이 무리한 요구라는 걸 잘 아니까."

"그동안 쏟아낸 글과 말들을 바탕으로 생각을 다시 정리해 책으로 내기로 했다. 나의 구상을 시민 모두에게 펼쳐 보이고 시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대화하는 열린 소통의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서익진 경남대학교 경제무역학부 교수가 문화를 주축으로 삼아 마산을 되살리는 방안을 담은 책 <마산, 길을 찾다>를 펴냈습니다. 마산을 중심으로 지역과 지역의 발전을 향한 내용을 담은 단행본을 꾸준하게 내겠다는 '리아 프리즘 문고'의 첫 걸음이기도 하답니다.

그런데 이 책은 황철곤 마산시장 덕분에 발행된 측면이 있습니다. 여기 있는 내용들을 마산을 살리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고 되풀이 되풀이 얘기했는데도, 전혀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마산을 살리려면 공장이나 아파트 짓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새로 바다와 문화 술을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고 해도 끝내 듣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역 주민들과 얘기하고 그이들에게 알려나가자는 생각으로, 이렇게 책을 펴내게 됐답니다. 그러니까 마산시장 황철곤이 이 책이 나오게 한 일등 공신이라 할만 합니다.

<마산, 길을 찾다>는 1장 머리말 2장 오늘의 마산, 퍼즐 만들기 3장 내일의 마산 퍼즐 풀기 4장 끝말 : 도시재생 성공을 위한 조건으로 짜여 있습니다. 머리말은 서 교수가 <마산, 길을 찾다>로 제안한 바가 실현됐을 경우를 가상해 그려 보인 미래 현실이랍니다.

2장은 '현실에 대한 객관적인 진단과 냉철한 평가가 선행되고' '기존 발전 정책과 사업 및 추진 방식을 반추한 후' '도시 변화 트렌드를 검토하여' '마산의 새로운 발전 비전을 모색해야' 한다는 내용이랍니다. 따옴표 안은 죄다 1절과 2절과 3절의 제목입니다.

서 교수는 여기에서 △재개발·재건축 수요는 급증하지만 체계적인 도시 관리 정책은 미흡 △경제·환경·문화·교육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생활·정주를 위한 여건이 미흡 △도심 공동화 지속 △경제적 활력 회복 지지부진 △과거 영광에 집착함으로써 변화에 맞서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는 창조적 대응 못함을 문제로 짚었습니다.

3장에서 서 교수는 재산업화 전략을 부정하고 신산업화 전략을 내세웠습니다. 과거로 돌아가자는 재산업화는 몰역사적이고 환경친화적이지 못하며 지역 이기주의가 내재돼 있을 뿐 아니라 창원시에나 적합한 전략이라고 못박았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앞날을 개척하자는 신산업화 전략을 내놓았습니다. 이를 두고 단순한 '경제와 환경의 조화'라든지 '환경 친화적 개발'이 아니라 '환경·문화 중심적 개발'로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조금 참조하는 정도가 아니라 통째로 판갈이를 하자는 말씀이지요.

이를 구체적으로 표현해 서 교수는 '미항(美港)·수향(水鄕) 프로젝트'라 했습니다. "마산은 세계 4대 미항에 못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가지고 있음과 동시에 양조업과 주류업의 전통과 호수같은 바다를 낀 항구"라는 여건을 충분히 살려야 한다는 얘기입지요.

서 교수는 끝말에서 마산의 현실을 따갑게 한 번 더 꼬집습니다. "몸에 해당하는 경제는 정체되고 피에 해당하는 돈은 돌지 않는다. 머리에 해당하는 지도부는 창조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 다수 시민들은 과거의 영광에 집착하고 새로운 방식을 채택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는 걸 껄끄러워 한다. 이래도 죽은 도시가 아닌가? 이래도 재생이 필요하지 않은가?"

참담합니다. 그러나 절망은 아니랍니다. "이제 마산은 '바닥을 쳤다'. 따라서 '희망이 없다'가 아니라 '희망만 남았다'. 꿈은 이미 있다. 실천만 남았다." 원래 희망이라는 말에서 희(希)는, '바라다'는 뜻도 있지만 '드물다'는 뜻도 있답니다. 제 식으로 헤석하자면, 드무니까 바란다, 가 아닐까 싶습니다.

10일 오후 6시 경남대학교 평생교육원 3층 AMP강의실에서 출판기념회도 치렀습니다. 그리고 16일 저녁 7시에 저희 경남도민일보 강당에서 독자모임 강연회도 서 교수를 불러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강연회 듣고 나서 올리겠습니다.

247쪽. 8000원. 그런데, <마산, 길을 찾다>는, 일반 서점에서는 구할 수 없는 귀한 책입니다. 필요하시면 마산에 있는 출판사 리아미디어로 연락하셔야 합니다. 전화 번호는 055-244-2067 입니다. 하하.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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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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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poossinique.tistory.com 늘푸르른... 2009.12.17 18: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태어나서 대학 오기 전까지 20년을 마산에서만 살았던 사람으로써, 정말 관심이 많이 가는 책, 관심이 많이 가는 포스팅이네요. 고향 갈 때마다 마산만이 가진 독특한 색깔이 있는데, 그걸 계속 지우고만 있는 듯 해서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마창진 통합이라는 게 새로운 지역발전 모델이라기 보단 창원에 흡수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도 있구요... 하지만 '미항'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물음표 하나 조심스레 찍어봅니다... 빙 둘러 쌓여 물이 잘 돌지 않는 마산만에, 수출자유지역 때문에 전국 오염도 1위인데... 바닷물 다 퍼내고 오니, 슬러지 다 퍼내지 않는 한 회생 가능성이 있을까 싶은 생각마저 하고 있는 참이라...^^;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09.12.17 19: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술과 바다와 문화를 중심으로 삼아 마산을 새로 짜자는 얘기죠.

      한 번 사 보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마산뿐 아니라 마산과 사정이 비슷한 여러 다른 도시의 정책 관련자들에게도 피가 되고 살리 되는 그런 책이랍니다.

  2. dream 2009.12.17 20: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향사람들은 마음 아프겠어요.....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09.12.18 21: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마산 사람들 가운데 많은 이들은 왜 망하는지 모르고 있어요.

      황철곤 마산시장 같은 이는 끊임없이 매립을 추진하고, 거기다 STX 같은 공장이나 지으려 하고 그러지요.

      아주 갑갑하답니다.

  3. Favicon of http://neodol.tistory.com 너돌양 2009.12.17 23: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은 몇년동안 창원을 떠나있고, 앞으로도 갈일은 없지만, 그래도 창원은 제가 10년동안 살던 곳이였습니다. 마산은 아시다시피 창원과 같은 생활권이였죠. 창원에 롯데백화점 들어서기 전까지는 창원애들 합성동이나 창동에 많이 놀러다녔고, 저역시 중학교때까지는 창동에 많이 갔었죠~

    불과 제가 9살에 서울에서 창원으로 이사왔을 때까지만해도 마산이 더 도시다웠죠. 창원은 그저 썰렁. 하지만 제가 점점 자라다보니 창원은 너무나도 많은 발전을 이룬 반면에 마산은 점점 쇠퇴하게되었죠. 물론 창원에 대기업 공장들이 다 있고, 워낙 계획도시이고 도청소재지이기때문에 점점 번영할 수 밖에 없었고, 마산은 기존의 인구와 인프라마저 창원에 빼앗기고 있었고요. 아무튼 어릴 때가 지금은 창원을 떠났지만, 그래도 창원,마산 이야기하면 관심이 가네요~

  4. Favicon of http://www.jin-hyang.com 류진향 2009.12.19 08: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무원자의 특권 이기주의가 도가 넘었지요.
    민원을 제시하면 중복민원으로 답장만 하면
    만사 형통으로 알고
    간부들은 모르쇠로 일괄하는 곳입니다.

    공직자가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곳이고
    불법을 해라고 부추기는 곳이며
    건축법을 이용하여
    서로 각 부서에 미루어
    잘못을 회석시켜
    공무원 지탱만 하면 되는 철밥통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 곳이지요.

    허가부서에 잘못을 지적을 하면
    협조한 부서가 해라고 해서
    허가를 했다고 하면 되고
    협조부서는 판단은 허가부서에서 한다는 것이라면
    고소를 해도 처벌을 할 곳이 있나요.

    이래 놓고서 강패 비슷한 소장을 보내어
    불법을 하면서 주민들이 말을 하면
    패 버리고 자신들이 맞았다고
    진단서 첨부하고
    업무방해라고 하면 된다고 우기는 되는
    마산시의 우회적인 철밥통 협력 시스템이지요.

    건축주나 허가부서는 안보면 된다고
    책상에 죽치고 앉자 있으면 되고
    민원 올라오면 중복 민원이라고 답장이나 하는 곳.

    아무리 해 봐라, 철밥통 시스템이 부서지나
    자부심이 대단한 마산시.

  5. 구양회 2009.12.19 15: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남대학교에서 교수님의 경제학 원론 강의를 계절학기로 수강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평소 어렵다고 생각되는 경제학 이론들을 아주 쉬운 용어로 명쾌하게 실례를 들어 강의해 주시는 교수님의 수업도 참으로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듯 큰 일을 하실줄은 몰랐습니다. 교수님과 같은 마산시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주실 분들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해주셔서 꼭 마산이 통합 이후에는 실질적인 발전 방향 모색하고 실천적인 대안을 가지고 적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글 잘읽었으며 책을 꼭 구입해서 봐야겠습니다.

  6. Favicon of http://blog.daum.net/ahssk 유림 2009.12.22 09: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산 토박이로서 때론 안타깝고 아쉽고 갑갑할때가 많았습니다.
    지금도 물론 그렇지요.
    어제도 잠깐 골목 탐방을 이곳저곳 다니면서
    아쉬웠고 저러지 말았음 좋겠다하는 소심한 생각을 혼자서 해보았답니다.

    매번 걸을때마다 마산이 왜 이러나....합니다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09.12.22 11: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유림님, 고맙습니다.~~~

      마산은 개발을 통한 재흥이라는 꿈을 버려야 살 수 있습니다.

      일제 시대에 창포 해수욕장의 꿈을 사라지게 한 저 난폭한 개발을, 8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 되풀이 되풀이할 수는 없는 노릇입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