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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본 언론 522

블로거들이 후보자 합동인터뷰를 하는 이유

몇 년 전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전국의 지역일간지 기자들을 상대로 강의를 할 때였다. 두 시간짜리 강의였는데, 50분을 하고 10분간 휴식시간이었다. 강의를 듣던 기자들이 컴퓨터가 설치된 옆방으로 우르르 들어갔다. 뭘 하는지 봤더니 검색창에 내 이름 석자를 쳐넣고 있었다. 도대체 자기들 앞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자가 어떤 인물인지 궁금했던 게다. 요즘 사람들은 궁금한 게 있거나 필요한 정보를 찾으려 할 때 자연스레 인터넷을 연다. 그리곤 포털 검색창에 원하는 정보의 키워드를 친다. 관심있는 연예인의 근황이나 10년 전 헤어진 연인의 소식이 궁금할 때도 그렇게 한다. 마찬가지로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우리동네 후보자가 누군지 궁금하거나, 오늘 길거리에서 명함을 받은 후보자가 대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을..

"카메라의 눈은 보고싶은 걸 대변하는 것"

좀 많이 늦었습니다. 지난 19일 있었던 경남블로그공동체(경남블공) 주최 '시민을 위한 무료 블로그 강좌' 후기를 열흘이나 지난 지금에야 올리려니 말입니다. 구자환 강사의 강의 때 여기 저기 메모를 해놓긴 했지만, 그걸 봐도 그 때의 감흥이 잘 떠오르지 않고 기억도 가물가물합니다. 그래서 글이란 그 때 바로 써야 하는 건가 봅니다. 그래도 그냥 넘어갈 순 없어서 기록으로나마 남겨두려 합니다. 그날 구자환 기자의 강의에서 인상적이었던 말을 메모로 남겨두었는데, 그것부터 옮겨봅니다. "2008년 8월 27일 블로그에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일방적인 해고(계약해지) 문제를 고발하는 '인간시장으로 내몰린 사내하청 노동자'라는 글을 썼는데, 읽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같은 내용을 갖고 좀 쉽게 스토리텔링 ..

후보자들 블로그 펌질 관행이 사라졌어요

약 열흘 전쯤인 지난 16일 100인닷컴을 통해 지방선거에 출마할 예비후보들의 블로그가 저작권법을 위반하여 뉴스저작물에 대한 불법 '펌질'을 예사로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예비후보들 블로그, 저작권법 위반 '무법 천지') 또한 비판과 지적만이 능사는 아닌 것 같아 저작권법을 피하면서 자기 후보와 관련된 기사를 소개함으로써 오히려 후보를 더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글을 올린 바 있다.(☞예비후보 블로그들이 저작권침해 피하는 법) 그 후 100인닷컴에서 지적을 받은 예비후보들의 블로그는 어떻게 변했을까? 우선 한나라당 통합창원시장 예비후보로 뛰고 있는 황철곤 마산시장의 블로그 담당자는 100인닷컴의 해당 기사에 이렇게 댓글을 남겼다. "좋은 지적 수렴하도록 하겠습니다. 통합..

중부매일에서 지역신문의 미래를 봤습니다

지난 17일 충북 청주에 있는 중부매일 사원과 기자들을 대상으로 6시간짜리 강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4시간 강의는 종종 해봤지만, 하루에 6시간을 강의한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 강의에 열을 올릴 땐 몰랐는데, 마치고 나니 몸에 기(氣)가 다 빠져나간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도 저로서는 아주 즐거운 경험이었고, 새로운 깨달음도 얻었습니다. 강의 내용은 대략 아래와 같았습니다. ○전체 강의주제 : 뉴미디어 환경 적응을 위한 이론과 실무 10:00~12:00 블로그 저널리즘과 소셜미디어의 이해 : 종이신문의 미래와 관련해 현재 전 세계를 풍미하고 있는 소셜미디어의 흐름을 알아보고, 블로그 저널리즘이 앞으로 뉴스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알아본다. 또한 이런 뉴미디어 흐름 속에서 종이신문, 특히 지역..

뒤통수 치는 인터뷰 관행, 어떻게 생각하세요?

중앙일보의 문형배 판사 보도를 보고 떠오른 생각 중앙일보 이현택 기자와 만나 나눈 이야기가 엉뚱한 말로 바뀌어 보도됐다는 부산지법 문형배 부장판사의 글(☞중앙일보 보도 유감)을 읽으면서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문형배 판사는 자신의 글에서 "인사하러 온다길래 승낙하였고, 차를 대접하며 가볍게 몇 마디 한 것인데, 이를 마치 제가 기자와 인터뷰하는 것을 승낙하고 인터뷰를 한 것처럼 기사화하는 것이 저로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지만…"이라고 썼다. 바로 이 대목에서 7~8년 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우리지역의 시민운동 명망가 한 분에게 전화를 걸어 당시 지역사회에서 물의를 빚고 있던 다른 시민단체에 대한 비판성 코멘트를 받아 기사화한 적이 있었다. 기사가 보도되자 코멘트를 해준 그 분은 크게 당황하여 나에게..

기자에게 뒤통수 맞은 현직 판사의 항변

"진심을 보여주면 통할 것이라고 생각한 저의 순진함에 책임을 묻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제가 한 것처럼 기사화한 것을 저의 순진함에 책임을 물을려니 제가 참 억울합니다." 부산지법 문형배 부장판사가 중앙일보 이현택 기자에게 뒤통수를 맞았다. 문 판사는 23일 자신의 블로그 '착한사람들을 위한 법 이야기'에 올린 '중앙일보 보도 유감'이라는 글에서 중앙일보 22일자에 보도된 "우리법연구회, 좌파정부 거치며 겁없이 성장"이라는 기사는 '허위보도'라고 밝혔다. 이 글에서 그는 "중앙일보는 제가 '우리법연구회가 좌파정부를 거치며 겁없이 성장한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라는 말을 하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저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라면서 실제 자신이 했던 말을 아래와 같이 소개했다. "제가 한..

지방선거 여성후보들 블로그 살펴봤더니…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여성후보와 참모교육 어제(4월 21일) 서울 영등포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 다녀왔다.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상임대표 김경미)가 주최한 '6·2지방선거 여성후보 및 참모 교육 - 우리 후보 당선시키기' 프로젝트에 강의를 위해서였다. 내가 맡은 주제는 '선거 블로그 운영 노하우'였다. 사실 이 주제로 후보자와 선거참모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기엔 시기가 좀 늦은 감이 있다. 블로그는 선거를 한 두 달 앞두고 급조해서 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웬만한 정보를 인터넷에서 얻는 게 익숙해진 요즘, 후보자의 신상정보와 가치관, 정책·공약 등을 소개하는 웹페이지 하나 없이 선거에 임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래서 모든 후보자가 짧은 시간 내에 파워블로거가 될 수는 없지만, 블로그의 기본적..

현직 시장·군수 편들어주는 지역언론들

6·2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역방송사와 신문이 앞다퉈 예비후보 지지도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고 있다. 심지어 KBS창원·진주와 마산·진주MBC는 후보군이 정해지지도 않은 지난 2월에 성급한 조사를 했고, 역시 아직 정당 공천 후보가 정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조사결과를 보도했다. 일부 시ㆍ군에서는 지역주간지들도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고 있다고 한다. 지방선거에서 여론조사를 해선 안 될 이유 내가 볼 때 언론의 선거보도 가운데 가장 잘못된 게 바로 이 여론조사 보도다. 특히 기초단체장 선거에선 여론조사를 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한 번 따져보자. 전국의 모든 시장·군수 선거구에서 현직 단체장이 1등을 하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가 있는가? 만일 있다면 현직이 출마하지 않는 곳이거나 아주 특수한 경우뿐일..

사회운동, 블로그포럼, 그리고 아이패드 3G

어제(9일) 오후 7시 언론연대와 공공미디어연구소가 함께 주최한 '제1회 블로그포럼'에 패널로 다녀왔습니다. 저 말고도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원용진 교수 님과 고재열 기자, 허재현 기자, 그리고 블로거 라쿤, 한윤형 님 등이 참석했습니다. 사회는 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께서 봤는데요. 내용은 △나에게 블로그 and/or 트위터란 무엇인가? △대안매체, 대안적 교통수단으로서의 블로그와 트위터 △기자에게 있어서 블로그와 트위터, 블로그/트위터의 저널리즘으로서 의미와 가능성 △진보정치 또는 사회운동과 블로그 및 트위터 △블로그/트위터 매개 소셜네트워크의 문제점과 한계 등의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여기서 많은 이야기가 나왔지만, 그걸 다 정리하는 건 제 능력밖의 일인 것 같고요. 다만 저는 언론단체..

우리가 무료 블로그강좌를 시작하는 이유

기술이 발달하고 산업이 고도화하면 '글쓰기 능력' 따위는 별로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처음 컴퓨터가 나왔을 때, 굳이 자판을 두드리지 않아도 말만 하면 음성을 인식하는 기술이 나올 거라고 기대한 사람들이 많았던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그런 기대와는 반대로 인터넷이 삶의 필수도구가 되면서 오히려 글쓰기 능력은 현대인의 사회활동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되어버렸다. 텔레비전과 신문 등이 일방향적 수용매체였던 데 비해 인터넷은 쌍방향일 수밖에 없는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글을 통한 소통능력이 없는 사람은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당장 편지만 해도 예전엔 한 달에 한 두 번 쓸 일이 있었다면, 요즘은 전자편지(메일)를 하루에도 몇 통씩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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