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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본 세상 1803

봉하마을에 촛불이 켜지고 있습니다

봉하마을에 와 있습니다. 오후 5시 27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운구차가 들어왔습니다. 지금은 염을 하고 있느며 분향소를 차리는 중입니다. 오후 8시쯤부터 조문이 가능하겠다는 방송 안내가 있었습니다. 오후 6시45분부터 촛불을 든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습니다. 본부에서 김해 진영읍 인근의 초를 모두 사왔는데, 약 1000개 정도밖에 안된답니다. 그래서 이후 봉하에 오실 분들이 있다면 연락하여 초를 좀 많이 사와달라고 부탁하는 안내방송도 있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운구가 들어오기 전 지역구 의원인 민주당 최철국 의원 일행이 동네 어귀에까지 나가 정세균 대표를 영접했습니다. 정 대표는 운구차를 기다리며 도열해 있는 시민들 가운데로 걸어들어왔는데, 여기 저기서 욕설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어 진보신당 노..

그래도 황석영에게 기대를 거는 까닭

대개 전쟁은 너무 쉽게 일어난다. 게다가 전쟁은 민중의 뜻과는 전혀 무관하게 일어난다. 그러나 그 전쟁의 참화는 고스란히 민중의 몫이다. 당장 59년 전 한국전쟁에서도 수백 만 남북한 민중이 학살되고 전사했으며, 헤아릴 수 없는 여성들이 능욕당하는 참상을 겪었다. 그러나 북쪽의 김일성과 남쪽의 이승만은 털끝만큼의 정치적 손해도 입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들은 전쟁을 철저히 이용했다. 정치적 경쟁자와 반대자를 일시에 제거하고, 자신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구축했던 것이다. 나는 전쟁을 직접 겪은 세대는 아니지만, 일본군 '위안부' 피해여성들과 한국전쟁 민간인학살 희생자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전쟁이 민중의 삶을 얼마나 참혹하게 파괴하는지를 절절히 느꼈다. 그래서 나는 한국사회의 모든 문제를 '분단모순'으로 ..

'언론 특권의식' 비판, 반응은 이랬습니다

5월 16일 한국언론정보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에서 제가 주제 발표를 하는 자리가 있었다고 앞서 말씀드렸습니다. '특별 세션 1 현업 저널리스트, 언론학계와 시민사회에 딴지를 걸어보다'가 주제였습니다. ※발제문 전문 : 언론노동자 특권의식, 과연 문제없나 여기서 저는 여러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 가운데 이른바 '언론인'의 급여와 특권의식에 대해서도 한 마디 얘기를 올렸습니다.(여기 '언론인'은, 제 표현에서는 '보도 매체 종사자'가 됩니다만.) 급여는 많은 편이고 특권의식도 아주 크다는 요지였습니다. 급여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올해 2월 통계청이 '2007년 근로자 한 달 평균 임금이 257만7000원'이라 발표했는데, 매체 종사자 급여는 그 평균 임금의 80~90% 수준이면 알맞다고 본다. 매..

우주에서 벌레랑도 교감하는 시인

최종진이라는 시인이 있습니다. 제가 최종진(53) 시인을 처음 만난 때는 2001년입니다. 이라는 시집을 냈다는 얘기를 듣고 그이가 사는 경남 양산으로 찾아갔더랬습니다. 최종진은, 예사 시인이 아니었습니다. 나쁜 뜻도 아니고 좋은 뜻도 아닙니다. 보통 보기 드문 그런 시인이라는 말씀입니다. 첫째 전신마비 장애 시인입니다. 둘째 더없이 절실한 심정으로 시를 씁니다. 셋째 시집을 평생에 걸쳐 딱 한 권만 내겠다고 했습니다. 전신마비 장애는 89년 무슨 벼락처럼 닥쳐왔습니다. 출근길에 교통사고가 나는 바람에 목 아래는 아예 움직이기도 어렵게 됐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여서, 혼자 힘으로는 '꼼짝'밖에 할 수가 없습니다. 감각이 거의 없어져서, 왼손으로 글을 쓰기도 합니다만 어림짐작으로 그리는 수준이라 해야 맞을..

서울로 수탈당한 경남 문화재들

1. 루브르는 안되고 중앙박물관은 괜찮다? 외규장각 도서는 프랑스에서 약탈해 루브르 박물관에 들어가 있습니다. 직지심체요절도 프랑스에 있다는군요. 그렇다면 대한민국 안에서는 사정이 어떨까요? 제자리를 잃고 떠도는 경남 '출신' 문화재들은 얼마나 될까요? 경남뿐만 아니라 전라도나 충청도 또는 강원도 '출신' 문화재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국립중앙박물관이 있는 서울에서 타향살이를 적지 않게 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전시가 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고 수장고에 쳐박혀 있는 것이 훨씬 더 많습니다. 문화재 보호법 제3조는 "문화재의 보존·관리 및 활용은 원형 유지를 기본 원칙으로 한다"고 돼 있습니다. '원형 유지'를 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원래 있던 자리에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어설프게나..

해군 창설 주역 전호극 소령 학살당했다

1946년 해군 창설에 참여했고, 해군교육사령부의 전신인 해방병단과 해안경비대, 항해학교 등에서 교관과 소령으로 복무했던 한 군인이 한국전쟁 발발 직후 마산형무소 재소자 학살 때 함께 살해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군인의 유족은 "아버지가 백범 김구 선생과 가까웠다는 이유로 이승만 정권이 누명을 씌워 구속시켰고, 그로부터 3개월 후 백범 선생이 암살당했다"고 주장해 주목된다. 즉 이승만 정권이 사전에 백범과 가까운 군부 내 고급장교들을 제거한 다음, 암살을 실행했다는 주장이다. 유족 "백범 선생과 가까웠다는 이유로…" 한국전쟁 발발 직후 마산형무소에 복역 중이던 아버지 전호극(1913년생·해군 소령) 씨를 잃은 딸 전술손 씨는 "아버지가 1949년 2월 29일 진해의 관사에서 갑자기 끌려가 마산형무소..

"국가가 우리 아버지를 죽였습니다"

진주민간인학살 희생자 합동위령제 현장 59년 만에 처음 열린 진주 민간인학살 희생자 합동위령제에서 원불교의 진혼의식인 천도독경이 막 끝난 직후였다. 사회자인 서봉석 전 산청군의원이 다음 순서를 안내하려는데, 갑자기 한 꼬부랑 할머니가 지팡이에 의지한 채 비틀거리며 제단으로 올라갔다. 유족회 김태근 회장이 급히 달려가 할머니를 부축했다. 할머니는 지팡이를 흔들며 울부짖었다. "진주시장은 왜 와서 사과하지 않능기고! 경찰서장은 왜 안 와! 내 이런다꼬 잡아갈라면 잡아가라 이놈들아!" 할머니는 정말 잡혀갈 각오를 하고 있는 듯 했다. 아무 죄없는 사람을 끌고가 산골짜기에서 무참히 죽여버린 나라에서, 진주시장과 경찰서장을 욕하면 당연히 잡아갈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 같았다. 제단에 차려진 음식에 대해서도 불만을..

황석영에게 실망하지 않는 방법

소설가 황석영 때문에 세상이 떠들썩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방문에 동행해 이런저런 얘기를 통해 자기 생각을 밝혔다지요. 광주 항쟁을 광주 사태라 했다고도 하고 이명박을 일러 중도·실용이라 했다고도 합니다. 그리고 협력을 하겠다고도 했다지요. 세상 사람들이 이를 두고 변절이니 뭐니 하며 실망했다는 얘기를 하지만 저는 전혀 실망을 하지 않았습니다. 14일 아침 에서 황석영 관련 기사를 봤는데 저는 그냥 무덤덤하게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게 황석영에 대한 기대가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예전에는 있었습니다. 소설 는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문학 작품입니다. 그이의 소설 작법을 꼼꼼하게 읽은 적도 있습니다. 실망은 기대의 반작용입니다. 기대가 있어야 실망을 합니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

습지 보전 반대하는 이상한 스님들

정작 앞서 보전해야 하는 습지보호지역은 팽개쳐 둔 반면, 조금 늦어도 되는 습지보호지역 바깥만 복구됐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여길까요? 당연히 이상하게 생각하겠지요. 그것도 스님이 들어서 그리 됐다 하면 사람들은 더욱 이상하게 여기겠지 싶습니다. 이런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밀양시 단장면 구천리 재약산 산들늪 일대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생긴 까닭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산들늪 일대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있는 표충사 등이 지난해까지는 복구에 동의했다가 올해 들어서는 부동의로 돌아섰기 때문이랍니다. 산들늪 일대(0.58㎢=17만7620평)는 보전 가치가 높다고 인정돼 2006년 12월 28일 환경부에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습니다. 산들늪 몇몇 군데는 1960년대 박정희 대통령 시절 작전도로가 만들어졌..

블로거 향한 문자스토킹, 어찌하오리까?

제가 이명박을 비판하면, 그냥 노무현 편인 줄로만 아시는 어떤 덜 떨어지신 분께서 제게 문자를 보내 주셨네요. 5월 11일로 맞은 경남도민일보 창간 10주년을 축하한다시면서요. 보시고 판단해 주십사 하면서 그대로 한 번 옮겨 보겠습니다. 거의 사고능력이 없으신 분 같기는 하지만, 예전에 제게 문자로 스토킹하실 때 밝힌 대로라면, 돈은 좀 버시는 축에 드는 모양입니다만 지금 하시는 행동으로 보면 아마 곱게 버시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다른 한 편으로 보면, 한글맞춤법을 틀리지 않으시는 것처럼 하면서 사실은 곳곳에서 잘못 쓰시고 있는데, 이런 면에서는 대한민국 정부가 한글 교육을 제대로 해 왔는지가 갑작스레 미심쩍어지는군요. 하하. "늦었지만, 도민일보 창간 10주년 축하합니다. 도민일보를 구독한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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