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6일 한국언론정보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에서 제가 주제 발표를 하는 자리가 있었다고 앞서 말씀드렸습니다. '특별 세션 1 현업 저널리스트, 언론학계와 시민사회에 딴지를 걸어보다'가 주제였습니다.

발제문 전문 : 언론노동자 특권의식, 과연 문제없나

여기서 저는 여러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 가운데 이른바 '언론인'의 급여와 특권의식에 대해서도 한 마디 얘기를 올렸습니다.(여기 '언론인'은, 제 표현에서는 '보도 매체 종사자'가 됩니다만.) 급여는 많은 편이고 특권의식도 아주 크다는 요지였습니다.

급여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올해 2월 통계청이 '2007년 근로자 한 달 평균 임금이 257만7000원'이라 발표했는데, 매체 종사자 급여는 그 평균 임금의 80~90% 수준이면 알맞다고 본다. 매체 종사자 급여를 어느 수준으로 할지는 매체를 우리 사회에서 어떤 집단과 맞출지를 결정하는 문제다."

그러면서 "기자들이 시내버스를 타면 시내버스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자가용 자동차를 많이 몰고 다니면 자가용 자동차 기사가 많아진다. 언론을 산업으로만 보면 이런 논의는 아예 의미가 없겠지만 공공성과 공익성을 좇는다는 측면에서는 어떤 급여 수준이 적당한지를 진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른편 뻘쭘하게 서 있는 녀석이 바로 저랍니다. '미디어오늘'의 안경숙 기자가 찍어주셨습니다.

특권의식에 대해서는 이랬습니다.

"똑같이 불법을 했는데도 'MBC'본부장은 구속되지 않은 반면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은 구속이 됐다. 본부장이 구속돼 실형을 살아야 옳다는 얘기가 아니고 오히려 거꾸로다. 다른 모든 노동운동가도 민주주의 활동가도 본부장과 같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특권의식에 대한 문제제기다. 한 나라 노동조합 총연맹의 대표를 이토록 마구잡이로 구속하는 데 대해 비판하는 보도는 본 적이 없다. 당연하게 여긴다는 얘기다. 이러는 한편으로 'MBC'본부장이 구속되지 않거나 'YTN'지부장이 금방 풀려나는 데 대해서도 당연하게 여긴다."고 얘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KBS 이강택 PD는 이렇게 토론했습니다. 이강택 PD는 잘 알려진대로 미국소의 광우병 위험을 프로그램으로 문제 제기한 '원조'입니다. 그 대가인지, 지금은 수원 무슨 연수원으로 쫓겨나 '여유롭게'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여러 문제가 누적돼 있다. 이런 문제점을 극우세력이 미디어 재편을 추진하면서 비판을 하고 활용을 한다. 임금, 광고, 수신료 등등이 그렇다. 이런 문제에 대해 우리는 쉽게 하는 말로 '민감한 사안'이라면서 의제에서 배제시켜 왔다.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배부른 주체들이다. '이대로'라고 외친 사람이 누구냐? (입으로는 어떻게 했는지 몰라도) 다들 몸으로는 그렇게 외치지 않았느냐?"고 되물었습니다. 활발하게 비판을 제기해 잘못이 있다면 몸과 마음으로 고쳐나가야 한다는 얘기였습니다.

이근행 MBC 노조 본부장은 달랐습니다. 박성제 직전 본부장을 제가 거론한 데 대해, 임금 문제도 포함해서 말씀하기를, "잘못된 접근법이다. 그런 관점에서 잡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본부장 신병 처리는 우리가 아니라 저 쪽에서 하는 것이다."

어쨌든 그렇게 토론이 끝났는데, 저는 주제 발표를 한 저한테 다시 발언 기회가 오리라고 생각지 않았기에 그냥 이근행 본부장이 제 발언 취지를 잘못 파악했나보다 속으로만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회를 맡은 한국언론재단 소속 유선영씨가 얘기할 기회를 줬습니다. 그래 저는 이리 말했습니다.

"발제문을 보시면 바로 알 수 있듯이 본부장이 구속되지 않은 것이 잘못이라는 얘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 다른 노동운동가는 보통 구속되고 마는데도, 'MBC' 노조 본부장은 불구속을 당연하다 여기는 언론계 분위기에서 특권의식이 느껴진다는 말이다."

급여 수준에 대해서는 "급여는, 매체 종사자가 사회를 어떤 계층의 눈으로 보느냐는 문제일 수 있다. 나아가 사회 구조를 바꾸는 사안이기도 하다. 이리 말하면 '빨갱이' 소리를 듣겠지만 광부 월급이 대학교수보다 세 배나 많은 나라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얘기는 '빨갱이'가 아니라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나요? 이명박 대통령이 즐겨 말한, 황석영도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여준, '실용'이라는 관점에서 할 수 있는 얘기 아닌가요? 그 실용이, 대학교수의 실용이 아니라 광부의 실용이겠지만 말입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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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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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poem-society.tistory.com/ 산/들/바람 2009.05.19 20: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지적입니다.
    기자 또는 언론 종사자의 수입에서부터 몸에 밴 타성이 그렇게 만들어가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 기자 또는 언론인에 대한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정의감 불타는 기자는 현장에서 찾아보기 어렵더군요!
    저도 그런 기자생활 잠시 한 적이 있지만 쉬이 찾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물론 묵묵히 일하는 휼륭한 분들도 계시지만 서민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모습과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존재하는 게 사실이 아닐까요?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09.05.21 17: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마음이든 몸이든 한 자리에 머물면 굳어지나 봅니다. 그래서 나름대로는 자리를 일부러라도 옮겨보려 하는데 그리 썩 잘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2. Favicon of http://www.jr.kt 동감입니다 .. 2009.05.19 23: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자분들 ......너무 특권의식이 강하기로 유명하시죠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둔감하시면서

    본인들 .......자리에는 상당히 민감하시죠 ...미디어법, 예전에 취재지원선진화 방안이라든가 ...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도 .......연대하시는 ...큰 사고를 지니신 겸손한 기자님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3. 봄나무 2009.05.20 04: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는 MBC의 누가 토론자로 나왔다기에 그 사람이 네가 한 발제를 듣고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하는 것이 상당히 궁금했다.

    내 예상대로다. 하하.

    나는 MBC가 공영방송을 사수하기 위해 요즘 저렇게 '설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멀리서 보아하니 밥그릇 지키는 것에 불과하거든.

    물론 신문이 방송 영역에까지 진출하여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기도는 옳지 않겠으나
    MBC가 그것을 핑계 겸 방패로 삼아 변화를 거부하는 것 또한 보기에 좀 역겹다.

    좀 심하게 말하자면, 너의 발제에 대해 MBC 노조 본부장이라는 자가 발언하는 '꼬라지'를 봐라.

    네가 무슨 말을 했는데 저런 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인지, 바로 저 모습이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있다는 거다.

    다른 놈들은 똑같은 짓을 하고 다 잡혀가도 MBC는 아니다, 왜냐? 기자니까...
    우리가 언제 잡아가지 말라고 했나? 쟤들이 안잡아간 걸 나더러 뭘 어쩌라고?

    바로 이거지.

    그리고 MBC가 무슨 놈의 공영방송이냐?

    언제는 민방처럼 약게 굴더니, 또 언제부터 공영방송이라고 떠들어대는 걸 보노라면,
    세월이 지나도, 멀리서 보아도, 역겨울 때가 많다.

    나는 MBC가 조선일보와 참 많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담에 발제하러 갈 때는 상의에 신경 좀 썼으면 좋겠다.
    잠바떼기 걸치고 가면 무시 당하기 십상이다.
    토론하는 꼴을 보아하니,
    자기네 보기에 '지방지' 기자의 발제라고 상당히 불편해 하는 게 읽히기도 하는데..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09.05.21 17: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MBC노조 본부장말고는 그리 불편해 하는 사람이 없었어.

      한국언론정보학회가 원래 조금 삐딱한 것들이 모여 있는 데거든.

      앞으로는 잠바떼기는 걸치지 않고 가마. 하하하.

      그래도, 지금 상황에서는 MBC노조가 또 큰 힘이니 이 또한 무시할 수가 없는 측면도 있지. 현실은 언제나 이론보다 복잡하다네.

  4. 김승우 2009.05.20 08: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같은말도 글자하나 때문에 의미나 뉘앙스가 완전히 달라질수 있습니다.

    보도본부장 구속같은 어처구니 없는일도 당연히 문제제기해야 하지만 노조위원장 구속도

    같은 시각으로 봐야 할것 아닌가....이정도로 했어야 제대로 의사전달이 되었을듯 하네요...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09.05.20 09: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보도'본부장 구속은 아예 있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얘기하나요.

      노조 본부장도 구속되지 않았는데, 그리고 여기 이 자리에서는 노동조합 조합원조차도 그런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있다는 얘기를 하는 자리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