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본 곳

사천 용섬서 본 도둑게

김훤주 2008. 8. 18.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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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해 전 8월 막내처제 막내동서 식구들과 함께 사천 비토섬 앞바다 진도(辰島)에서 2박3일을 지낸 적이 있습니다. 홀로 되신 장인 어른을 모시고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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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게가 사는 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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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들어앉아 있는 도둑게. 마치 노려보는 듯합니다.

진도는 우리말로 용섬이라고 이르는데, 딱 한 집이 살고 있었습니다. 민박 등으로 살아가는데, 도시서 살다가 아이들 아토피 때문에 들어와 씻은 듯이 고쳤다고 했습니다.

막내처제네 둘째도 아토피가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겸사겸사 온 셈인데, 저는 취재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로 하루밖에 같이 지내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이 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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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붙어 있는 것들은 갯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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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아닌 곳도 돌아다니는 도둑게.

우리는 섬을 한 바퀴 두르는 일이 잦았습니다. 섬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한 시간 남짓이면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로질러 가는 길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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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서 눈을 빛내고 있는 도둑게.

가장 신기한 것은 도둑게였습니다. 옛날에는 발에 밟힐 정도로 흔한 존재였는데, 해안도로 따위로 뭍과 물의 경계가 차단되면서 둥지가 망가지는 바람에 엄청 줄었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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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 아래 흙에도 구멍을 뚫고 집을 지었습니다.

도둑게는 집이 갯벌에 있지 않습니다. 돌틈이나 흙벽 따위에 뚫린 구멍에 둥지를 틉니다. 도둑게는 물기가 어지간히 없어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도둑게라는 이름은 옛날 바닷가 사람 사는 집안에 들어와 부엌에서 밥을 훔쳐 먹는다고 해서 붙었습니다. 그 때 찍은 사진을 몇 장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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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마다 촘촘하게 들어앉은 도둑게들.

게를 일러 밥도둑이라 하는 것은 게장 따위가 맛이 아주 좋아 밥을 많이 먹게 한다는 데서 왔는데(인간 중심적이지요), 도둑게와는 상관없는 얘기입니다.

그 때는 두어 마리 잡아서 집에 가져와 기르다가 죽였습니다.(후회스러운 기억입니다. 아이들도 후회하고 있습니다.) 지금 같으면 도둑게가 사는 자리를 뜨도록은 절대 하지 않을 것입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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