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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창동 희망나무와 열린 공간의 보람

마산 창동에 가면 희망나무가 있다. 창원시도시재생지원센터 김경년 팀장이 기획해 지난 3월 15일 심었다. 김경년 팀장은 하여간 이런 일들을 쉬지 않고 벌이면서 지역 주민 참여를 끌어낸다. 이태 전에도 3·15꽃길을 만들었다. 3월 15일은 57년 전인 1960년 자유당 이승만 정권이 부정선거를 저지르자 이에 맞서 마산에서 시민들이 의거를 일으킨 날이다. 마산 3·15의거는 4·19혁명으로 이어져 우리나라 역사에서 시민이 권력을 꺾고 승리한 최초 사건이 되었다. 희망나무는 마산 창동 학문당서점 맞은편 위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나온다.(3·15꽃길은 그 아래쪽 골목이다.)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으로 처음 꺾어지면 오른편 담벼락에 나무가 두 그루 그려져 있다. 희망나무다. 이런저런 글귀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

독자가 더 똑똑한 시대, 전문성 없는 기자는 죽는다

김익현 지디넷코리아 미디어연구소장이 11일 경남도민일보에 왔다. 우리 사원들을 상대로 '디지털시대의 저널리즘-달라진 풍속도, 그리고 달라져야 할 기자들'이란 제목의 강의를 위해서였다. 그는 미첼 스티븐스 을 번역한 뉴미디어 분야의 전문기자다. 나는 전에도 김 소장의 강의를 두 번 들었다. 한 번은 언론진흥재단 연수에서, 한 번은 미디어오늘이 주최한 컨퍼런스에서였다. 그러나 조금씩 버전이 달랐고, 오늘 강의도 좀 더 업그레이드된 버전이었다. 강의 내용을 정리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독자들과도 공유하기 위해 여기에 올린다. 아래는 김익현 소장 강의 내용 요약과 들은 소감. -시대가 바뀌었고, 뉴스 가치도 달라졌다.-독자들의 뉴스 소비 패턴도 달라졌다. 과거엔 정해진 시간에 뉴스를 보거나 신문을 봤지만, 지금은..

자유총연맹? 이런 단체를 왜 세금으로 지원 육성해야 하나

지난 주말 부산 어린이 전문서점 ‘책과 아이들’에서 열린 출간 기념 북토크쇼에 사회자 자격으로 다녀왔다. 는 김해지역 국민보도연맹원 학살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학살대상자들을 산골짜기로 실어 나르던 GMC 트럭의 눈으로 아픈 역사의 현장을 보여주는 그림동화책이다. 이 책을 쓴 임경섭 작가와 소설 조갑상 작가, 그리고 내가 민간인학살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는데, 60여 명의 참석자 중 상당수는 우리나라에서 그런 대규모 학살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에 놀라워했다. 실제 우리나라 사람들은 독일 나치의 유태인 학살,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일제의 관동대학살은 알지만 이승만 치하에서 벌어진 민간인학살은 대부분 알지 못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책에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스로 현대사에 관심을 갖고 일부러 찾아보지..

연일 충격적인 흉악범죄, 우리사회는 책임 없을까요?

"참으로 안타깝네요. 아파트 도색 작업 중 밧줄 절단으로 숨진 40세 노동자에겐 아내와 어린 자녀 5명이 있다고 하네요. 내용을 보니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41세 일용노동자도 안타깝긴 마찬가지… ㅠㅠ" 위의 글은 지난 6월 13일 제가 '국민 경악에 빠트린 양산 아파트 옥상 밧줄 절단 사건'이라는 기사를 페이스북에 링크하며 올린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달린 댓글 중에는 "범인이 왜 안타깝느냐"고 따지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제가 안타깝게 여긴 것은 이 사건이 단순히 인성 나쁜 한 개인의 악질적인 범죄라기보다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불평등 구조가 연관되어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범인은 그날 새벽 인력시장에 나갔으나 일감을 구하지 못하자 되돌아와 아침부터 소주를 마셨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는 이미 2012..

진주 가스차 탈취 시위가 6월항쟁 최대고비였던 까닭

LPG가스차 위에서 횃불 들고 "죽자! 죽자!" 해방 이후 세대가 과연 이런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해방의 그날이 오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두개골이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겠다고 노래한 심훈의 심정을 말이다. 마찬가지로 민주화 이후의 요즘 세대가 87년 LPG 운반차량 위에서 횃불을 들고 "죽자! 죽자!"라고 외치며 진격하던 선배들의 비장했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랬다. 87년 6월 17일 남해고속도로에서 LPG 차량탈취 시위를 벌이던 학생들의 구호는 '죽자'였다. ◇러닝셔츠로 횃불 만들어 = 87년 8월 1일자로 발행된 월간 부록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몇 차례의 공방 끝에 고속도로를 점거한 학생들은 오후 7시쯤 경찰가스차 2대와 LPG운반차 2대를 빼앗았다. 학생..

우포늪 드높은 품격 좀먹는 저질 습지 복원

묵정논 가득 채운 부들의 장관 2015년 12월이었다. 우포늪에 들렀다가 색다른 풍경을 보았다. 난생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부들이었다. 나는 보고 나서 장관이라는 말밖에 하지 못했다. 카메라 다루는 솜씨가 좋지 않아 지금 이 사진으로는 그 때 그 느낌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는다. 창녕 유어면 세진리 우포늪생태관이 있는 주차장 근처였다. 가장 바깥 주차장 끄트머리(지금은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이 들어서 있다.)에 자동차를 세우고 우포늪생태관 쪽 말고 창녕우포늪따오기복원센터 쪽으로 가니까 나왔다. 거기서 따오기복원센터 방향으로 가지 말고 쪽 바로 가서 마을 앞을 지나면 나오는 야트막한 산과 산 사이에서 보았다. 빈틈없이 빽빽하게 우거져 있는 부들, 지는 해가 흩뿌리는 빛을 역광으로 받으..

전국 놀라게 한 경상대생 고속도 가스차 탈취 시위

◇태도 달라지기 시작한 경남신문 3만여 명이 참여한 마산 6·10대회를 사회면에 2단 짜리 기사로 보도하면서 '시민 반응 냉담'이라는 제목을 달아 시민의 분노를 샀던 도 15일 시위를 기점으로 보도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16일자 사회면에 가로 제목으로 뽑은 '전국 59개 대 격렬시위-경남·경상·창원대생 시가지 진출'이라는 기사를 통해 전국은 물론 마산과 창원·진주의 시위 소식을 비교적 자세히 전했다. 또 17일자 사회면은 처음으로 시위소식을 7단 사이드 톱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날 보도의 중심은 단연 16일의 진주 시위였다. '경상대생 2천여 명 진주시가지 격렬시위-파출소 등 6곳 기습 불태워-남해고속도 점거 한때 교통마비-시민 2명 최루탄 맞아 부상'이라는 자세한 제목과 함께 고속도로를 점거한 사진..

4·19 이후 진주 최대 시위…항쟁 '재점화'

87년 6월 15일 시위 거점, 마산에서 진주로 6·10대회의 경남지역 거점은 마산이었지만, 진주·거창·진해에서도 소규모 집회가 있었다는 것은 앞에서도 썼던 바 있다. 이들 소규모 집회마저 원천봉쇄하려던 일선 공무원들의 노력은 가히 필사적이었다. 물론 그 공무원들도 위에서 시키니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독재정권 아래에서 일하는 공무원의 비애였다. 요즘 같으면 경찰 외에 행정직 공무원이나 농협 직원이 시위 저지에 나서는 일은 생각할 수도 없다. 하지만 그 땐 그랬다. 87년 당시 거창군농민회(회장 표만수)가 발행한 (87년 7월 15일자) 창간호를 보면 그들이 거창 6·10대회를 막기 위해 얼마나 안간힘을 썼는지를 적나라하게 알 수 있다. ◇공무원 6명이 농민 1명 감시 = 이 신문의 기록에 의하면 앞서..

6.10항쟁 대통령 기념사 핵심은 '불평등 해소'

문재인 대통령이 6·10민주항쟁 30주년 기념사에서 '소득과 부의 극심한 불평등'을 이야기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우리의 새로운 도전은 경제에서의 민주주의이며, 민주주의가 밥이고, 밥이 민주주의가 되어야 한다"면서 '소득과 부의 극심한 불평등'을 제기한 것이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의 기조와 과제가 좀 더 분명히 드러났다. 대통령이 언급한 '더 넓고, 더 깊고, 더 단단한 민주주의'는 곧 '소득과 부의 불평등 해소'를 말한 것이다. 창원 촛불집회에서 한 24살 청년 전기공이 "박근혜가 물러나면 내 삶이 바뀔 수 있느냐"고 절규하던 질문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답이다. 문 대통령은 오늘 기념사에서 "민주주의가 구체적인 삶의 변화로 이어질 때, 6월 항쟁은 살아있는 현재이고 미래"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

마산만 적폐 청산-몸통을 흔든 꼬리

마산만에 신포동 매립지가 있다. 창원 마산합포구 신포동 1가 76번지다. 항만배후부지 확보를 위하여 1994년 당시 마산시가 현대산업개발을 시켜 2003년까지 바다를 메웠다. 지금은 거기 4만5600평에 마산음악관·마산소방서·정부마산지방합동청사·창원연안크루즈터미널과 마산만아이파크 아파트(780가구)가 들어서 있다. 아파트는 3분의1에 해당하는 1만3400평이다. 원래는 준공업지역이라 아파트를 지을 수 없었으나 2006년 1월 아파트 건축이 가능한 도시개발구역으로 바꿔주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 첫 번째 사례다. 가포신항이 있다. 가포동 612번지 일대 바다를 메워 2015년 1월 개장했다. 3만t급 대형 선박이 드나들게 수심 12.5m로 항로 바닥을 긁어냈다. 결론 삼아 말하자면 물동량이 없어 필요가 없..

해인사 이런 소원팔이는 좀 심하다

가야산 산신령을 모시는 국사단 합천 가야산 해인사에 가면 국사단(局司壇)이 있다. 가야산 산신령을 모시는 전각이다. 천왕문(=봉황문)을 지나면 오른편에 앉아 있다. 우리 토속신앙에서 산신령은 산에 있는 모든 생명과 무생물의 질서를 관장하는 신령이면서 동시에 토지에 관한 모든 것을 관장하는 토지신이다. 국사단은 외래종교인 불교가 우리 토속신앙과 타협한 자취가 된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해인사를 짓기 위하여 땅을 빌리는 대신 가야산 산신령을 국사대신으로 모셨던 것이다. 국사단은 원래 해인사 중심 전각인 대적광전의 왼편 학사대 전나무가 있는 아래 언덕에 있었다. 2007년 11월 그 자리에 대비로전이 들어서면서 지금 자리로 옮겨 왔다. 대가야와 가락국 임금의 어머니 통일신라시대 해인사에서 세상을 떠난 고운 최치..

내 월급은 대한민국 상위 몇%일까요?

한국일보가 2015년 5월 웹과 모바일로 제공한 ‘우리들의 일그러진 월급통장-당신의 월급은 대한민국 몇%입니까?’라는 인터렉티브 기사가 있다. 우리나라의 소득, 임금 불평등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기 위해 만든 기사다. ☞링크 : 당신 월급은 대한민국 몇%? 여기에 자신의 세전 월급 액수를 쳐 넣으면 ‘당신은 대한민국 임금근로자 중 상위 ○%의 월급을 받고 있습니다’라는 결과가 뜬다. 200만 원을 넣으니 상위 50%, 300만 원은 상위 28%, 400만 원은 상위 17%라고 나온다. 2013년 말 고용노동부 통계를 바탕으로 딱 중간인 50%에 해당하는 월급이 203만 3000원일 때를 기준으로 만든 건데, 지금도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실제 통계청이 지난 4월 발표한 ‘2016년 하반기 지역별 고..

끔찍한 반공이데올로기 : 이북면/북계리/김무장

이북 새끼들과 북괴 놈들 이태 전인 2015년으로 기억된다. 창원동읍농협 김순재 전 조합장을 만난 적이 있다. 주남저수지 일대에 남아 있는 역사문화유적을 알아보는 과정에서였다. 무슨 말 끝에 김순재 선수가 이런 말씀을 했다. “김해에 이북면이 있었어예. 와, 북한을 이북이라 한다 아입니꺼. 그래서 사람들이 ‘이북 새끼들 다 나쁜 놈들이야’ 하는 식으로 말하다 보이 느낌이 좋지 않다 캐서 이름을 바깠다 아입니꺼.”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가만 생각해 보니 ‘이북초등학교’를 본 기억이 났다. 김해시 한림면에 있는데 진영 쪽에서 화포천습지생태공원전시관으로 가다 보면 오른편에 나온다. 그래 “아, 이북초등학교는 본 적이 있어예.” 했더니 김순재 선수는 나를 쓱 한 번 보더니 다른 말을 이어갔다. “북계리도 있었..

제주 4.3학살 주범 박진경 대령이 현충일 경남대표라고?

깜짝 놀랐다. 현충일 경상남도 추념식에서 대표인물로 내세운 위패가 박진경 대령이라니. 오늘 현충일을 맞아 경남에서도 추념식과 현충탑 참배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한은정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을 보니 박진경 대령의 위패가 현충탑 중앙에 단독으로 서 있고, '경남도 대표'라고 적혀 있다. 왜 하필 박진경이 경남대표인가? 그는 1948년 제주 4.3사건 진압 사령관이었다. 그의 전임 9연대장 김익렬 대령은 시위대와 평화협정을 해야 한다는 온건파였다. 그러나 후임으로 부임한 박진경은 "우리나라 독립을 방해하는 제주도 폭동사건을 진압하기 위해서는 제주도민 30만을 희생시켜도 무방하다"며 무자비한 소탕작전을 지휘한 학살 주범이다. 그는 또 "양민과 폭도의 구별이 곤란하다"는 이유로 중산간 마을 주민들을 무..

홍준표는 ‘전 경남지사’가 아니다

홍준표는 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에서 국회의원과 당대표를 하다가 어찌어찌해서 끈이 떨어졌다. 2012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동대문을 선거구에 출마했다가 국회의원 4선에 이르지 못하고 낙선한 것이다. 홍준표는 그 길로 잊히고 묻힐 뻔 했으나 김두관 당시 경남도지사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서면서 사퇴하는 바람에 살아났다. 2012년 대선과 함께 치러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새누리당 후보로 나서 당선이 되었다. 홍준표는 2016년 지방선거에서 재선된 뒤 2017년 5월 9일 치러졌던 이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4월 9일 경남도지사를 사퇴했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냄새를 지우려고 이름을 바꾼 자유한국당에서 대선 후보가 되었기 때문이다. 홍준표는 5월 9일 대통령선거가 끝날 때까지 ‘후보’로 일컬어졌..

광려천 오염과 미나리·노랑꽃창포 심기

5월 31일 오랜만에 광려천을 걸었다. 광려천은 내가 살고 있는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에 있다. 직선거리로 1km 남짓, 롯데마트 내서점 앞 삼계사거리 광려천교에서 상곡사거리 상중교까지였다. 엔진오일을 바꾸러 자동차를 서비스센터에 갖다 맡기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광려천교에서 상중교까지에는 공장(오른편/동쪽)과 왼편 상가·주거지(왼편/서쪽)가 밀집되어 있다. 이런 조건에서 하천을 하천답게 유지하려면 하천으로 흘러드는 물줄기들을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해당 구간에서 광려천으로 흘러드는 물줄기들은 내가 보기에 모두 표면이 복개되어 있었다. 물은 관거(管渠)를 타고 흘러나오고 있었다. 회색을 띠고 있는 것이 다른 물질이 틀림없이 섞여 있지 싶었다. 물이끼라 해야 하나 녹조류라 해야 하나 모르겠는데 짙은 ..

이제 왕국을 허물고 민국을 세울 때가 되었다

삼강행실도의 무시무시한 그림들 거제 칠천량해전공원 전시관에 가면 무시무시한 그림들이 있다. 조선시대 삼강(三綱)을 강조하기 위해 만든 열녀도들이다. 에서 가져왔다. 삼강은 알다시피 임금에 대한 신하의 도리, 남편에 대한 아내의 도리, 어버이에 대한 자식의 도리 셋을 이른다. 주인은 임금과 남편과 어버이다. 종속된 것은 신하와 아내와 자식이다. 는 광해군 시절 만들어졌다. 앞서 세종 때는 , 중종 때는 가 만들어졌었다. 광해군 시절은 임진왜란이 끝난 지 얼마 안 되는 시점이다. 임진왜란은 참혹한 전쟁이었다. 그래서 충신·효자·열녀가 많이 배출되었다. 열녀·충신·효자가 많은 시절은 살기 팍팍한 시절이었다. 살아남기 위하여 목숨을 걸어야 하는 시절이었다. 그림을 보면 전쟁이 얼마나 끔찍한지 저절로 알게 된다...

경남 단체장들과는 품격이 달랐던 원희룡과 염태영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와 (사)제주출판인연대가 주최한 2017 제주 한국지역도서전에 다녀왔다. 내가 일하는 경남도민일보 도서출판 피플파워도 회원사여서 우리 책도 함께 전시, 판매되었고, 영광스럽게 우리가 펴낸 책 (권영란 저)이 제1회 한국지역출판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상금은 저자 100만 원, 출판사 200만 원이다. 아래에 붙인 글은 시상식에서 내가 말한 수상소감인데, 여기에도 언급했듯이 이번 도서전 개최지인 제주특별자치도 원희룡 지사와 내년 개최예정지인 수원시 염태영 시장은 지금까지 내가 보고 겪어온 경남의 시장, 군수, 도지사와는 사뭇 다른 품격이 있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염태영 수원시장이 각각 도정과 시정에서 내걸고 있는 슬로건에는 공통적인 단어가 있었는데, 그건 바로 '사람'이었다. 제주..

‘법무사’란 낱말로 전쟁범죄 은폐하는 일본

1. 일본 후쿠오카 호국신사 동갑내기 몇몇과 함께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일본 후쿠오카 일대를 둘러보았다. 후쿠오카에는 호국신사(護國神社=고고쿠진쟈)가 있었다. 첫째 날 후쿠오카성과 무슨 호수를 둘러본 다음 저녁 무렵에 찾았다. 들머리에는 커다랗고 멋진 도리이(鳥居)가 서 있었다. 한 눈에 보기에 호국신사는 아름다웠다. 아름드리나무가 곳곳에 늘어서서 숲을 이루고 있었다. 곱게 잔디가 깔린 마당에서는 비둘기가 무리 지어 다니고 있었다. 올려다보는 하늘은 맑았고 내리쬐는 햇살은 다사로웠다. 한켠에는 봉납(우리나라 가톨릭 식으로 하면 봉헌, 불교식으로 하면 시주) 받은 술통들이 쌓여 있는 모습은 이색적이었다. 여태 몇 차례 일본에 갔을 때 보았던 여느 신사와 다르지 않았고 오히려 그 이상으로 안온하고 평화..

이 시점에 도시 스토리텔링이 필요한 까닭

도시 스토리텔링, 시민과 함께 해나가겠습니다 제가 아무래도 지역신문사에 근무하다 보니 '지역공동체(local community)'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공동체를 '특정한 사회적 공간에서 공통의 가치와 유사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이라 정의하고 있습니다. 지역공동체야말로 지역신문이 존립할 수 있는 바탕이 되고, 그 속에서 공론장(public sphere)의 역할을 잘 하는 것이 지역신문의 존재이유이기 때문입니다. 제주도나 강원도의 지역신문 구독률이 경기도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경기도의 인구 많은 도시들은 대부분 서울의 배후 위성도시여서 거기에 사는 사람들은 자신이 경기도민이라는 소속감이나 공동체 의식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굳이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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