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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양리 민간인학살 암매장 동원됐던 박전규 씨

“그 쪽만 쳐다보면 항상 마음에 걸렸어” 마산시 진전면 여양리 옥방마을 뒷산에서 한국전쟁 개전 초기 학살된 민간인들의 유골이 세상 밖으로 드러나는 데는 꼭 52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그것도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간 태풍 ‘루사’의 도움을 받아서였다. 학살된 유골이 그곳에 암매장돼 있다는 사실은 이미 3년전부터 세상에 알려졌다. 99년 10월26일 의 발굴보도 이후, 2000년 7월16일에는 MBC 을 통해 전국으로 알려졌다. 이에 민간인학살문제 해결을 위한 경남지역모임(대표간사 서봉석 산청군의원)과 피학살자 부경유족회(회장 송철순)에서도 각각 이 지역을 답사한 뒤 발굴조사를 계획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 사이를 참기 힘들었던 것일까· 무거운 돌무더미 속에 눌려 52년간 신음하던 유골들은 마침내 태풍의 도움..

[최초보도]여양리 민간인학살, 어떤 사건인가

마산 여양리 뼈무덤의 비밀"비가 억수로 쏟아졌지. 그때가 아마 음력 6월 중순쯤 됐나 몰라. 그러고 나서 한달도 채 못돼 여기서도 전투가 벌어졌으니까."마산시 진전면 여양리 옥방마을의 박모씨(68)는 이렇게 49년전의 기억을 더듬어 냈다. 그의 기억에 따르면 진주가 인민군에게 함락되지 전이었으니까 적어도 음력 6월 17일(양력 7월 31일) 이전이다. 어쨌든 1950년 7월 하순쯤이었던 건 분명한 것 같다. 오전 8시쯤이었다. 진주시 반성면에서 국도를 따라 10여대의 군용트럭이 흙먼지를 자욱하게 일으키며 발산고개를 넘고 있었다. 트럭 적재함에는 모시한복을 입은 민간인들이 가득 타고 있었고, 그들은 모두 손을 뒤로 한 채 묶여 있었다. 발산고개를 지난 트럭의 행렬은 봉암리를 지나 양촌리 대정마을로 접어들었..

여름 담양-멋진 정원, 정겨운 담장, 시원한 그늘

전남 담양에는 나들이할 데가 많다. 전통 정원의 으뜸으로 이름 높은 소쇄원, 담양 죽물(竹物)에 착안하여 새로 꾸민 죽녹원, 가로수도 오래 묵으면 톡톡히 한 몫 한다는 메타세쿼이아가로수길 등등 그럴 듯한 데가 곳곳에 그득하다. 이런 가운데 명옥헌에서 삼지내마을을 거쳐 관방제림으로 이어지는 담양 나들이길은 당일 다녀와도 괜찮고 하루 묵는다 해도 좋은 코스다.담양 하면 소쇄원을 떠올리는 이가 많지만 소쇄원 말고도 멋진 전통 정원과 정자가 많은 데가 담양이다. 오히려 소쇄원은 너무 알려져 손을 많이 타고 저잣거리처럼 북적이는 바람에 한적함과 아늑함이 가셔버렸다.명옥헌 트인 마루하지만 풍경·건물은 물론 분위기·인기척까지 옛날 그대로인 명옥헌은 사람 사는 마을 너머에 있다. 들머리 주차장에서 내려 아담한 저수지를..

가본 곳 2017.08.17

자치단체發 기사에서 '경남도는~'이라 칭하는 게 옳은가?

몇 년 전 우리 기자 한 명이 경남도청의 행정행위를 보도하는 기사에 관행적으로 '경남도는~'이라는 주어를 쓰는 데 대해 내부망을 통해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다.'경남도'는 법인격의 행정기구이기도 하지만, 행정구역이고, 도본청 말고도 다양한 구성단체와 기관, 법인, 또다른 하위 행정구역과 사람들이 존재하는 공동체인데, 과연 경남도청이라는 행정기구를 칭하면서 '경남도'라고 하는 게 맞냐는 취지였다. 이는 '창원시는~'이나 '진주시는~'도 마찬가지다.박근혜 정부나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발 기사에서 '대한민국은~'이라 하지 않는 것처럼 '경남도는~'이 아니라 행정기구의 뜻으로 '경남도청은~'이라 표기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것이다. '경남도교육청' '경남지방경찰청' '창원지방검찰청' 등도 '청'을 쓰고 있으니 그게..

지역신문에서 사건기사가 중요한 까닭

지역신문에서 보도하는 수많은 유형의 기사 중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것은 뭘까? 사람마다 관심사는 다르겠지만, 공통적으로는 사건·사고 기사의 주목도가 가장 높다.지난 상반기 경남도민일보에서 조회수 1위 기사는 ‘양산 아파트 밧줄 절단 사건’이었고, 2위는 ‘창원 모 골프연습장 납치 살해 사건’이었다. 특히 밧줄 절단 사건은 페이스북 ‘부산공감’ 페이지에서 3만 1000명 이상의 공감과 414회 이상의 공유, 6813개의 댓글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도달수는 200만, 기사 조회수도 100만이 넘었다.다른 사건기사도 이만큼은 아니지만 정치·행정·경제·문화·스포츠 기사보다는 훨씬 주목도가 높다. 이건 무엇을 뜻하는 걸까? 나는 이것을 ‘전통적인 뉴스 가치(value)의 부활’이라고 본다. 사실 내가 처음..

해인사의 소원 장사와 법주사의 소원 장사

해인사의 소원 장사지난 6월에 ‘해인사 이런 소원팔이는 좀 심하다’는 글을 블로그에 올린 적이 있다. 해인사가 국사단 앞에 소원나무를 한 그루 만들어 놓고 거기에 매다는 소원지를 한 장에 1만원씩 받고 판다는 얘기였다. 국사단은 가야산 산신령 정견모주를 모신 전각이다. 국사단 앞 소원나무에 가면 이렇게 적혀 있다. “이곳은 가야산 산신(山神)이 깃든 곳으로 예로부터 널리 알려져 왔다. …… 이처럼 이곳은 가야산에서 신령스럽고 영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소원을 적고 국사단에서 간절히 기도하시면 소망하시는 일이 꼭 이루어질 것입니다.” 과연 소원나무에는 소원을 적은 노란색 소원지가 빽빽하게 달려 있다. 절간이 부처님도 아니고 산신령을 내세워 소원팔이 장사를 하는 현장이다. 법주사의 소원 장사이번에 충청도 ..

부석사에 담긴 인공의 자연미 세 가지

내가 보기에 부석사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스러움’이다. 부석사의 자연스러움은 인공이 없거나 적어서 생기는 자연스러움이 아니다. 그것은 인공 자체가 자연스러운 데서 생기는 자연스러움이다. 인공의 자연미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보기로는 먼저 축대를 들수 있겠다. 부석사에는 축대가 아홉이 있고 계단은 셋이 있다. 들머리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 축대 셋 계단 하나, 천왕문에서 범종루까지 축대 셋 계단 하나, 범종루에서 안양루까지 축대 셋 계단 하나. 올라가면서 축대를 이루고 있는 돌들을 살펴본 적이 있다. 큰 돌이 큰 돌끼리, 작은 돌이 작은 돌끼리, 그리고 큰 돌과 작은 돌이 서로 어우러지면서 만들어내는 대중없는 무늬가 아름다워 보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냥 사진만 몇 장 찍고 지나치려 했다. 그런데 얼..

가본 곳 2017.08.06

영화 군함도를 보니 전두환 정권이 떠올랐다

한국 사회 폭력성의 뿌리 어린 시절에 대한 나의 기억은 폭력과 동행하고 있다. 개인적인 폭력이 물론 많지만 집단적인 폭력도 있었다. 10대였던 70년대는 물론 20대였던 80년대도 한국 사회는 폭력이 지배했다. 개인이 감당해야 했던 폭력도 많았고 우리 사회가 공동으로 짊어져야 했던 폭력도 공존하고 있었다. 우리 사회가 공동으로 감당해야 하는 폭력은 특정 집단만을 대상으로 삼지 않는 경우였다. 가족 구성원으로부터 당하는 폭력은 당연히 개인의 몫이었다. 군부독재정권에 대항했기 때문에 당하는 폭력도 어쩌면 개인의 몫이었다. 대항을 포기하면 폭력도 멈추기 때문이다.한국 사회 구성원이면 무조건 당해야 하는 폭력이 있었다. 사람은 태어날 때 자기 나라를 선택할 권리가 없다. 그냥 태어난다. 그 결과로 당해야 하는 ..

군함도 깎아내리기, 일본 우익만 해도 충분하다

황정민을 다시 보게 해 준 영화사실 나는 여태까지 영화배우 황정민이 부담스러웠다. 그동안 그이가 주연으로 나온 많은 영화에서 부풀려진 오버액션을 숱하게 보아왔기 때문이다. 이번에 영화 에서 황정민을 보고는 그런 부담감을 떨쳐낼 수 있었다. 게다가 여태까지 보여준 오버액션도 황정민한테 고유한 속성이 아니라 감독의 요구를 충실히 실행에 옮긴 결과임도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만큼 에서 보여준 황정민의 액션이 그럴 듯했다. 황정민은 이 영화의 사실상 원톱 주인공이었다. 나는 이렇게 황정민이라는 영화배우에 대하여 ‘다시 보기’ ‘바로 보기’를 하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영화 를 칭찬할 용의가 있다. 돋보인 이정현·김수안·이경영 는 전체적으로 잘 만들어진 영화였다. 황정민 말고도 빛나는 연기들이 많았다. 강제동원된 ..

우리 모두의 문제 핵피폭 유전병, 탈핵이 복지다

지방의회 최초 핵피폭 유전병 관련 발언한은정 창원시의회 경제복지여성위원회 위원이 7월 24일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피폭 대물림, 그 끝없는 고통을 함께 공감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얘기했다. 의원 본인의 생각을 내용과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발표하는 자리다. 1945년 8월 6일과 9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미군이 잇달아 터뜨린 핵폭탄으로 말미암은 핵피폭 유전병의 대물림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한은정 의원의 이번 발언은 핵피폭 유전병 관련으로는 우리나라 모든 지방의회를 망라하여 가장 먼저가 아닐까 싶다. 한은정 창원시의원의 이날 5분자유발언 전문은 이렇다. 핵피폭 2세가 제외된 원폭 피해자 지원법존경하는 김하용 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안상수 시장님을 비롯..

노무현 인터뷰에서 멍청한 질문을 했던 기자의 고백

월간 는 사람 잡지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인터뷰 기사가 많습니다. 마침 한 후배가 '인터뷰 잘 하는 방법'을 묻기도 해서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지난 2001년 3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불쑥 경남도민일보를 방문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경남도민일보 주주였습니다. 주식 증권도 받을 겸 신문사에 인사차 온 것이었습니다. 저에게 갑자기 노무현 장관을 인터뷰하라는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그의 동향은 이런저런 언론을 통해 대충 알고 있었지만, 미리 계획된 인터뷰가 아니었던 만큼 그가 사장실에서 차를 마시는 동안 급하게 머리를 굴려 질문을 준비했습니다. 첫 질문은 아마 이랬습니다. "대선 출마설이 많은데 실제 출마하실 계획입니까?" 그러자 그는 특유의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이..

정자의 공자 그림과 성당의 예수 수난 그림

선조를 업어 피란시킨 장만리공자의 일대(一代)를 그린 그림들이 함양 화림동 계곡 동호정에 가니까 붙어 있었다. 동호정은 기록을 보면 장만리(章萬里)라는 인물의 후손이 장만리를 기리기 위하여 1890년대 지었다. 동호정(東湖亭)에서 동호는 장만리의 호(號)라고 한다. 장만리는 임진왜란 때 임금 선조가 의주까지 몽진(蒙塵)할 때 십수리를 업어간 공적이 있다고 한다. 장만리는 그 덕분에 전쟁이 끝나고 호성원종공신으로 책봉되었다. 정작 본인은 이를 못 누리고 1593년 마흔 나이로 피란 도중에 죽기는 했지만. 임금의 피란을 뜻하는 몽진은 먼지(塵)를 덮어쓴다(蒙)는 말이다. 몽진은 임금이 겪어서는 안 되는 특별한 위기 상황이다. 봉건시대 임금은 어떤 일이 있어도 먼지나 티끌조차 뒤집어써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 ..

가식과 위세가 없으면 왜 심신이 편해질까?

밀양 삼랑진읍 삼랑리 상부마을에 갔더니 ‘후조창 유지 비석군’이 있었다. 옛적 고을 수령 선정을 기리는 이른바 선정비들이다. 삼강사비 있는 오우정으로 올라가는 언덕배기 꺾어지는 길목이다. 후조창은 1765년 여기에 설치되었던 조창인 삼랑창을 일컫는 말이다. 조창(漕倉)은 지역에서 조세로 곡식·면포·특산물을 걷어모아 쌓아두는 창고를 말한다. 경남에는 사천 가산창과 마산 마산창(또는 석두창, 1760년 설치)과 더불어 삼랑진 삼랑창 셋이 있었다. 가산창은 임금이 있는 서울에서 볼 때 오른쪽에 있기 때문에 우(右)조창, 마산창은 그 왼쪽에 있어서 좌(左)조창, 삼랑창은 바다가 있는 앞쪽이 아니라 그 뒤쪽인 내륙에 있었으므로 후(後)조창이라 했다고 한다. 가장 안쪽에 바위가 하나 있다. 거기에는 崇梅臺(숭매대)..

가본 곳 2017.07.30

함양 동호정을 개떼처럼 유린한 산악회

한 주일 전 7월 16일 마침 시간이 나기에 함양으로 걸음했다. 8월 초순 몇몇과 물에 발 담그는 약속을 했는데 함양 화림동 골짜기가 알맞은지 알아보자는 생각이었다. 화림동 들머리 농월정은 주차장에 늘어선 대형 버스들을 보고는 질려버렸다. 줄잡아도 50대는 넘을 것 같았고 자가용 승용차도 적지 않았다. 주차장만 보고도 콧잔등에서 다른 사람 땀냄새가 났다. 물론 이렇게 농월정을 지나친 것은 화림동 상류 동호정·거연정·군자정에 대한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정자들은 농월정처럼 엄청난 인파가 몰릴 수 있는 지형이 못되었던 것이다. 생각은 틀리지 않아서 농월정처럼 사람이 많이 몰려 있는 정자는 없었다. 그러나 서너 사람이 물에 발 담그고 쉴만한 장소는 한 군데도 없었다. 몇몇(그래도 100명은 넘어 보였다)..

1953년 마산YMCA 사진 찾았다

당시 마산 상남동의 YMCA 회관 앞이다. 설명이 붙어있지 않아 정확한 날짜를 알 수는 없지만, 당시의 신문보도 등을 볼 때 1953년 5월 3일로 추정된다.당시 마산Y는 서울여자의과대학(현 고대 의대)의 김영택 박사를 초청해 '육아 강연과 좌담회'를 열었는데, 이 행사를 전후해 찍은 것으로 보인다.초창기 마산YMCA의 상황과 활동을 알려주는 사진으로 앞에 앉은 이가 당시 마산YMCA 총무 남행수 선생이다.이 사진은 바로 남행수(1917-1997) 선생의 유품 중에서 찾은 것이다. 남행수 선생은 경남 산악계의 대부로 불리는 산악인으로, 초창기 마산YMCA에서 총무로 활동하기도 했는데, 그 당시의 사진이다.그가 남긴 각종 등산장비 등의 유품과 산악회 활동자료 등이 국립산악박물관에 기증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겨울엔 삼겹살 상추쌈 먹지 말라는 전희식

를 재미있게 읽었다. 이 부제로 붙어 있다. 세상을 보는 상식을 뒤집어 주었다.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해 주었다. 새로운 관점과 가치관도 일러주었다. 어쨌거나 지은이 전희식 선배가 얼마나 대담하고 웅장한지 이번에 좀더 잘 알 수 있게 되었다. 내용을 모두 소개할 능력은 내게 없다. 다만 읽는 도중에 눈길이 가고 마음이 끌렸던 대목을 드문드문 적어보겠다. 1. 처음부터 현실이었던 현실은 없다 “상상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상상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모든 현실은 상상에서 시작된다. 꿈같은 상상이 현실화되어 온 것이 문명의 역사다. 논리적 타당성과 역사적 정당성이 있으면 상상은 현실화될 수 있다. 여기에 세계사적 보편성까지 있다면 말이다.”(68쪽) 2. 120년 전 농민들은 자기 문제로 징징대지 ..

핵피폭 유전병에 대한 한은정 의원의 관심

1. 한은정 의원의 전화 연락7월 13일 저녁 더불어민주당 한은정 창원시의원한테서 연락이 왔다. 예상하지 못한 전화였다. 내가 경남도민일보 7월 11일자에 데스크칼럼으로 쓴 ‘김형률특별법과 탈핵’을 읽었다면서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의논하자는 전화였다. 2. 핵피폭2세 김형률의 유전 불치병 김형률은 핵피폭2세다. 어머니 이곡지가 1945년 8월 9일 일본 나가사키에 떨어진 핵폭탄에 노출되었다. 다섯 살 나이였다. 그러나 겉으로 보기에는 탈이 없었다. 이곡지가 결혼하여 낳은 자식이 김형률이었다. 전체 여섯 남매 가운데 넷째였다. 김형률은 1970년 태어나면서부터 핵피폭 유전병을 앓다가 2005년 5월 숨을 거두었다. 면역력과 호흡기능이 거의 없는 불치병(‘면역글로불린M 증가에 따른 면역글로불린 결핍증’)이었..

김형률 특별법과 탈핵

1945년 8월 6일과 9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이 떨어졌다. 현지에 69만 명 남짓 있었다. 7만 명이 조선 사람이었다. 4만 명이 죽고 3만 명은 죽지 않았다. 2만3000명은 돌아오고 7000명은 남았다. 다섯 살 여자아이 이곡지도 이 때 돌아왔다. 아버지와 언니는 나가사키 일터에서 숨졌다. 이곡지는 어머니와 함께 합천 외가에 와서 누구나 가난하던 시절 눈칫밥을 먹으며 자랐다. 이곡지는 겉보기에 문제가 없었다. 1960년대 두 살 많은 합천 남자 김봉대와 결혼하여 부산에서 살면서 4남2녀를 두었다. 위로 세 자녀와 여섯째 막내는 탈이 없었지만 1970년 태어난 넷째·다섯째 쌍둥이는 달랐다. 동생은 1년 반 만에 폐렴으로 죽었고 형 김형률은 선천적으로 병약했다. 결석을 밥 먹듯 한 끝에 초·중..

학대받는 늙은 모던보이 진주역차량정비고

진주역차량정비고는 등록문화재 제202호로 근대문화유산이다. 일제강점기 지어진 건축물로 진주역 폐역(진주시 강남동 245-225)에 있다. 한국철도공사(이른바 코레일)가 소유하고 있는데 붉은 벽돌 건물에 화강암이 조금 더해졌다. 고풍스러우면서도 현대풍인 건축물 일제강점기 만들어진 서양식 건축물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꽤 높다랗고 튼튼한데다 고풍스러운 느낌까지 준다. 오른쪽 위편에는 살짝 홈이 패여 있는 자죽마다 풀이 자라고 있는데 이는 6.25전쟁 당시 총탄 자국이라 한다. 일제 강점에 더해 한국전쟁의 역사까지 함께하는 현장이다. 진주역차량정비고는 주변 풍경과 잘 어울린다. 특히 가을과 겨울에는 바로 옆에 늘어서 있는 은행나무들이 한껏 멋을 더해준다. 살짝 이국적인 느낌이 나면서도 어쩐지 편안한 한편으로..

공민배 지지모임 '공감포럼' 참석자 면면을 보니...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 후보로 출마가 유력시되는 공민배 전 창원시장의 외곽 지지모임으로 보이는 '공감포럼'이 11일 오후 5시 창원 미래웨딩캐슬에서 열렸다. 영상 취재차 거기에 다녀온 후배 임종금 기자에 따르면 약 350여 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일단 기록 차원에서 공감포럼에서 배포한 웹포스터와 현장 사진을 여기 올려둔다. 웹포스터에는 공감포럼 설립목적과 공민배 전 시장의 인사말, 고문, 자문위원, 상임대표, 공동대표, 이사, 감사, 준비위원, 사무총장 등의 명단이 나와 있다. 김두관 국회의원(전 경남도지사)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현장에 참석하진 않았지만, 영상으로 축하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또 권정호 전 경남교육감이 참석해 축사를 했다고 한다. 공민배 전 시장은 한국지적공사 사장과 김두관 경남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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