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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73

촛불, 중앙일보와 사진 비교해보니

27일 밤에도 서울 태평로에서는 어김없이 촛불집회가 열렸습니다. 그날 저녁 저는 프레스센터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며 집회현장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우연히 중앙일보를 봤더니 제가 찍은 것과 거의 같은 위치에서 찍은 사진이 1면에 나왔더군요. 그런데 시민들이 앉은 자리가 너무 듬성듬성해보이는 것이었습니다. 28일에 비해 27일은 참여한 시민의 수가 훨씬 작긴 했습니다. 하지만 제 눈대중으로 봐도 중앙일보의 사진만큼은 아니었는데, 이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찍은 사진을 찾아서 대조해 봤습니다. 분명히 같은 위치에서 비슷한 포커스로 찍은 것 같은데, 중앙일보의 사진에서 훨씬 참가자의 숫자가 적어보이지 않습니까? 저는 사진에 대해 문외한입니다. 전문가님들, 사진의 비밀을 찾아주세요. 대한민국..

촛불집회 필수장비 된 헬멧

요즘 촛불집회에는 헬멧을 쓴 기자와 시민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그만큼 위험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겠죠. 아마도 헬멧을 가장 먼저 쓰기 시작했던 이는 사진기자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뒤 시민들도 하나 둘 헬멧을 준비해오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어떤 커플은 앙증맞은 '커플헬멧'을 맞춰 썼네요. 민중의 소리 생중계팀도 헬멧으로 무장했습니다. 물대포도 머리에 정통으로 맞으면 치명적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민과 경찰간의 충돌이 격화되면 경찰도 시위대를 향해 뭔가를 마구 던지기 때문입니다.

모처럼 듣는 80년대 운동가 두 곡

28일 저녁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재단 앞 길에서 모처럼 80년대 운동가요를 듣게 됐습니다. 연주한 이들은 '이름하여, 시-민-악-단'이랍니다. 그냥 모르는 시민들끼리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이라고 하네요. 첫 번째 곡은 유명한 김지하의 시에 곡을 붙인 '타는 목마름으로'입니다. 두 번째 곡은 '구국의 강철대오'로 불렸던 '전대협 진군가'입니다. 시민악단이 전대협 진군가를 부르자, 부산에서 온 블로거 커서님이 함께 따라 부르네요. 옛 생각이 났던 모양입니다.

부위별로 본 대한민국 SRM

27일 서울시청 광장에 있던 촛불집회 참가단체들의 천막이 강제철거됐지만, 시청 공사장 가림막에 가득 붙어 있던 시민들의 손팻말과 구호 등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 중 누군가가 직접 그린 듯이 보이는 쇠고기 부위별 대한민국 SRM(특정위험물질) 포스터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기발하면서도 창의력이 번득이지 않습니까? 특히 핵심인 두뇌부를 '2MB'와 '조중동'으로 설정한 게 제 마음에 꼭 드네요. 조중동이 두뇌를 형성하고 있으니까 민심이 자꾸 왜곡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새벽에 벌어진 흥겨운 촛불잔치

지금 서울에 와 있습니다. 어제(27일) 낮에 와서 촛불집회 현장을 지켜봤습니다. 경찰이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고, 어젯밤에도 수차례 경고방송을 통해 강제해산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경찰버스도 예전의 이 충무공 동상 앞에서 코리아나호텔까지 전진배치시켰습니다. 한 때 경찰버스를 뒤로 빼고 경찰을 시위대와 마주서게 함으로써 충돌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끝까지 시민들이 자제함으로써 강제진압의 빌미를 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날 밤은 별다른 충돌없이 평화적으로 집회를 마쳤습니다. 경찰은 아마도 28일 대규모 집회를 앞두고 괜히 폭력진압 시비를 불러 발끈한 시민들이 더 많이 집결할 것을 우려했는지도 모릅니다. 오늘 새벽 2시경부터는 촛불집회장이 즐거운 놀이판을 방불케 했습니다. 흥에 겨운 시민들이 처..

인간 잔인함의 뿌리는 도대체 무엇일까

1. 모든 사람은 무지할 때 잔인하다 어린 시절 기억입니다. 잔디밭에서 땅거죽을 파면서 놀고 있습니다. 아니면 마당 한 쪽 구석이 될 수도 있습니다. 땅 속에는 개미집이 있습니다. 개미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습니다. 개미집을 손에 든 나뭇가지 따위로 이리저리 들쑤셔 놓습니다. 개미들은 난리라도 난 듯이 갈팡질팡합니다. 저는 또 침을 뱉거나 오줌을 누거나 해서 물 속에서 개미들이 허우적대는 꼴까지 들여봅니다. 그러다 재미가 없어지면 개미들을 발로 쓱 뭉개고 일어납니다.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조금 더 자란 시점입니다. 잠자리를 잡았습니다. 꽁지에다 화약을 박아 넣고 불을 붙이고는 날립니다. 자유를 얻은 잠자리는 좋아라 날아갑니다. 날아가다가 화약이 팍 터질 때 잠자리도 터져 죽습니다. 어린 저는 그렇게 터지..

촛불의 진짜 배후는 '진보의 무능'

나는 지난 4·9총선 직후 '국민도 식겁 먹어봐야 한다'(http://2kim.idomin.com/127)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 등 공공부문 사영화와 대운하 파뒤집기, 무한경쟁 교육정책, 혁신도시 축소 등 이명박 정부의 무작스런 정책이 드러났음에도 한나라당에 몰표를 준 선거 결과를 개탄하며 쓴 글이었다. 아무리 그 상황이 개탄스러웠다 하더라도 '식겁' 운운 표현은 지나쳤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걸로 우리 지면평가위원회에서도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표현이나 예의의 문제에 앞서 상황설정 자체가 틀렸었다. 10명 중 7~8명은 찍지 않았다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득표율은 48.7%였지만, 투표율(63%)을 감안한 전체 유권자..

까칠한 아내, 검찰에 잡혀갈까 두렵다

내 아내는 좀 까칠한 편이다. 얼마 전 동네에 있던 비디오대여점이 이웃 동네로 이사를 갔다. 1만 원씩 선금을 맡겨놓고 비디오를 빌려보던 아내는 "아직 칠천 원이나 남았는데, 돌려주지도 않고 가버렸다"며 씩씩댔다. 기어이 이사 간 곳과 전화번호를 알아낸 아내는 몇 번씩이나 전화로 실랑이를 하더니, 함께 돈 받으러 가잰다. 등살에 못이겨 따라나서긴 했지만, 속으론 은근히 겁이 났다. 전화로도 해결하지 못했다면 직접 가더라도 순순히 돈을 내줄 리 없을텐데, 고작 7000원 때문에 나보다 덩치 큰 아저씨와 입씨름을 하는 게 영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는 도중 아내에게 "언성 높이지 말고 차분하고 점잖게 이야기해라"며 몇 번이고 다짐했다. 아니나 다를까 비디오대여점 아저씨는 이사할 때 컴퓨터 기록이 사라져 ..

촛불민심, 배후엔 여성들이 있었다

여성의 힘이 대단하다. 촛불문화제 참가자의 50~60%가 여성이다. 과거의 시국관련 집회가 거의 남성들의 독무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촛불문화제는 '여성 혁명'이라 할 만하다. 5월 2일 제일 먼저 광장에 촛불을 켠 이들은 10대 여학생들이었고, 집회의 대표 캐릭터도 '촛불소녀'다. 촛불과 손팻말, 유인물을 나눠주고 쓰레기를 줍는 자원봉사자들도 거의 여성이다. 시민자유발언대에 나서는 이도 남학생보단 여학생이 많다. 21일 창원 문화제 현장 무대 뒤편에서 손팻말 시위를 벌이던 '부산·경남 아고라인모임' 카페 회원들도 여성 6명, 남성 4명이었다. 반면 남학생들은 선뜻 대열에 합류하지 못하고 주변에서 쭈볏거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10대 여학생들에 이어 엄마들도 유모차를 끌고 광장으로 나섰다.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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