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힘이 대단하다. 촛불문화제 참가자의 50~60%가 여성이다. 과거의 시국관련 집회가 거의 남성들의 독무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촛불문화제는 '여성 혁명'이라 할 만하다.
5월 2일 제일 먼저 광장에 촛불을 켠 이들은 10대 여학생들이었고, 집회의 대표 캐릭터도 '촛불소녀'다. 촛불과 손팻말, 유인물을 나눠주고 쓰레기를 줍는 자원봉사자들도 거의 여성이다. 시민자유발언대에 나서는 이도 남학생보단 여학생이 많다.
지난 10일 세종로 '명박산성'에 붙은 손팻말. '내 촛불의 배후는 마누라다'는 글이 눈에 띈다. /김주완
반면 남학생들은 선뜻 대열에 합류하지 못하고 주변에서 쭈볏거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10대 여학생들에 이어 엄마들도 유모차를 끌고 광장으로 나섰다. 서울은 물론이고 마산과 창원·진주 등 경남도내 촛불문화제 현장에도 아이와 남편을 데리고 나온 엄마들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촛불집회 현장엔 이렇게 가족끼리 나온 참가자가 많다. /김주완
특히 이들 엄마들은 [조선일보] 등 거대언론의 악의적 보도에 맞서 광고주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광고가 현격히 감소한 <조선일보>는 이들 사이트 관리자에게 공문을 보내 '법적 대응'을 경고했지만, 오히려 더 거센 반발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선 교장 출신의 한 장학관은 "10대 여학생들의 정신적인 성숙이 남학생보다 빠른데다, 부당한 일에 대한 자기 표현도 훨씬 적극적"이라며 "특히 학교급식 등 먹거리 문제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촛불소녀들이 거리로 나선 배경을 분석했다.
창원 집회현장에서 만난 20대 여성은 "남자들은 상하관계에 익숙해 있다보니 여성보다 포기를 쉽게 하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음 아고라나 82쿡 등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섭렵하고 전파하는 것도 대부분 여성들의 세심한 특성에서 나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병하 경남진보연합 공동대표는 "아무래도 가족의 건강과 식탁 안전을 챙기는 여성들에게 가장 밀접한 먹거리 문제여서 그런 점도 있겠지만, 과거의 딱딱하고 획일적인 집회 형식에서 탈피한 점도 여성의 참여가 많아진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창원 20대 여성 인터뷰] "조중동과 뉴라이트, 80년 광주와 똑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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