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제17대 대선 직후 한 무크지에 ''잡탕' 개혁세력과 선을 긋고 '실력'을 키우자'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200자 원고지 80여 매에 이르는 장황한 글이었지만, 요약하면 이런 말이었다. 1.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쳐오는 동안 '진보·개혁세력'은 온갖 사이비와 기회주의자들이 뒤섞인 '잡탕'이 돼버렸다. 2. 그런 잡탕 속에서 세력다툼에만 몰두해온 진보는 강자독식주의(소위 신자유주의)자들의 '선진화' 전략에 대항할 진보적 대안을 내놓지 못함으로서 '실력없음'마저 들통나고 말았다. 그 후 7개월이 지났고 전국을 뜨겁게 데운 촛불집회 열기가 식지 않고 있지만, 지금도 내 생각은 변함이 없다. 오히려 운동권의 주도성이 철저히 배제된 촛불집회야말로 진보세력의 '들통난 실력없음'과 '잃어버린 신뢰'..